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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뉴스클리핑 - 시각장애인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건 대화 <일간스포츠, 2011-03-06>

작성자협회관리자

작성일시2011-03-07 오전 10:3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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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울림] 시각장애인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건 대화
입력 2011.03.06 17:31 .기사 내보내기 | URL 줄이기 글자크기 MSN미투데이구글트위터delicious페이스북기사 내보내기 레이어 닫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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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건 선수들 사이에 오가는 대화다. 눈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누며 경기를 한다. 특히 유일한 비장애인 골키퍼는 선수들 수비 위치를 지정해주기 위해 목청 높여 이름을 부른다.

또 수비 때 말을 안하면 경고를 받는 규칙도 있다. 바로 '보이(Voy)'다. 스페인어로 '나'이라는 뜻이다. 수비수가 공을 향해 달려갈 때 반드시 외쳐야 한다. 선수들끼리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시각장애인 축구장은 매우 소란스럽다. 하지만 잘하는 팀일수록 말이 적다. 중요한 순간마다 짧고 정확한 소통을 하면 된다. 반면 실력이 부족한 팀은 상황 파악이 안 돼 시도 때도 없이 '보이'를 외쳐댄다.

선수뿐만 아니다. 코치는 상대편 골대 뒤에 서서 선수들에게 상황을 설명하며 대화를 주고받는다. "골키퍼 앉아있다", "골키퍼 오른쪽에 있다", "오른쪽으로 공격하라" 등 다양한 지시를 내린다. 선수들은 매니저의 도움을 받아 최대한 빨리 공을 향해 뛰는 게 중요하다.

경기는 골키퍼를 포함해 총 5명이 뛴다. 골키퍼를 제외한 필드 플레이어는 반드시 안대를 착용해야 한다. 시력을 잃었다고 해도 사람마다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어떤 선수들은 눈 앞에서 벌어지는 상황이 희미하게 보이기도 한다. 반칙은 농구 규칙과 비슷하다. 5개 반칙을 저지르면 퇴장당하지만 다른 선수가 대신 들어온다. 단, 비신사적인 행동을 하면 한 명이 부족한 채로 경기를 치른다.

Tip…시각 장애인 축구 Q&A

Q : 시각장애인 축구를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하나. 나이 제한은 없나.

A : 20대 초반부터 40대 후반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즐기고 있다. 수도권에 거주한다면 '소차사(소리를 차는 사람들)'라는 동호회 인터넷 사이트(cafe.daum.net/2002sss)에 들어와 가입만 하면 된다. 서울 방이동에 있는 시각장애인축구장으로 찾아오거나 전화(02-2202-8144)를 해도 좋다. 초보도 가능하다. 서로 도우면서 축구를 즐기는 분위기다. 담당 선생님도 있어 기초적인 것부터 배울 수 있다. 비장애인들이 와서 골키퍼를 봐주는 것도 환영이다.

Q : 시각장애인 축구 전용 공은 어떻게 만드나.

A :"공이 굴러가면 방울 소리 비슷한 게 난다. 하지만 방울이 아니라 구슬이다. 구슬이 8~9개가 들어가 있는 주머니 6개가 공 안쪽에 군데군데 붙어있다. 또 공 안에는 국제 규격에 맞는 스펀지가 들어간다. 일반공보다 탄력을 줄이기 위해서다. 공 하나 가격은 10만원이다. 종종 구슬이 떨어져 고장도 난다. 특히 물에 젖으면 구슬 소리가 나지 않아 마를 때까지 공을 사용하지 못한다.

Q : 시각장애인 축구를 할 때 어려운 점은.

A : 한여름에는 경기를 하기 매우 힘들다. 매미 소리 때문이다. 축구공 구슬 소리와 매미 소리가 섞이면 방향 감각을 잃어 공을 다루기 힘들어진다. 또 소음때문에 축구공 소리가 들리지 않으면 부상 위험도 커 경기를 진행하지 못한다."

Q : 시각장애인 전용 축구장에 펜스가 있는 이유는

A : 좌우를 구분하는 역할이다. 어느 쪽 펜스가 더 가까운지에 따라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한다. 보지 않아도 감각으로 알 수 있다. 선수들의 안전을 지키는 역할도 한다.

출처 : 일간스포츠, 2011-03-06,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