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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뉴스클리핑 - 시각장애 학생 “대필 도우미 도움 받아요” <매일신문 2011.06.23>

작성자협회관리자

작성일시2011-06-23 오전 10: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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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대구대 한 강의실에서 시각장애 학생이 도우미가 읽어주는 기말시험 문제에 대한 답을 말하고 있다.

월 말이 다가오면서 지역 대학들의 기말시험이 마무리에 접어들고 있다. 이른바 ‘취업 스펙’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대학 중간`기말시험의 긴장감도 부쩍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각, 청각, 지체 장애를 겪는 학생들은 어떻게 시험을 치르는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 장애 학생들의 특별한 기말시험장을 찾아가봤다.

이달 17일 대구대 특수교육학과 학생들의 기말시험이 치러진 한 강의실. 시각장애학생들이 비장애학생들과 떨어져 ‘시험대필 도우미’와 함께 시험을 보고 있다. 도우미가 문제를 읽어 주면 시각장애학생은 문제에 대한 답을 작은 소리로 말한다. 그리고 도우미는 그 답을 답안지에 적는다.

시각장애학생들은 별도의 공간에서 시험을 보게 해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하지만 공간상의 문제나 시험 감독 등 인력상의 문제로 별도의 공간을 제공하지는 못하고 같은 공간에서 비장애학생과 떨어져 시험을 치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학 관계자는 “점자에 익숙하지 못한 일부 시각장애학생들이 처음 보는 도우미 앞에서 시험 문제에 대한 답을 말해야 하는 것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시험을 치르기 위해서는 이 방법밖에 없다”고 전했다.

점자에 익숙한 시각장애학생들은 점자정보단말기를 이용해 시험을 본다. 담당 교수가 시험문제를 파일로 제공하면 자유롭게 시험문제를 읽고 답을 적을 수 있다. 점자정보단말기는 언제든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 대여가 가능하다.

또 다른 한 강의실. 휠체어 전용책상에 앉아 지체장애학생이 노트북을 이용해 도우미 없이 혼자 시험을 치고 있다. 하지만 시험시간이 모두 끝나고 다른 학생들이 교실 밖으로 나갔지만, 이 학생은 계속 시험을 치고 있다. 답안지 작성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담당교수가 시험시간을 연장해 주었기 때문이다.

청각장애학생의 경우 시험 중 전달사항이 있을 때는 반드시 판서를 해 주어야 한다. 행정학과 2학년인 조현석(청각장애 2급) 씨는 “시험 중에는 수화통역 서비스가 지원되지 않는다”며 “예전에 혼자 시험을 보러 갔는데, 담당교수가 시험 유의사항과 전달사항을 구술로만 이야기해 당황했다”고 말했다.

비장애학생들에게도 이러한 모습은 이제 익숙하다. 필기가 어려운 지체장애학생에게 자신의 노트를 복사해 줬다는 장예은(국어국문학과 2년) 씨는 “장애우와 함께 공부하면서 그들이 얼마나 힘들게 공부하고 시험을 치는지 알게 됐다”며 “그들이 실력발휘를 할 수 있게 시험시간을 연장해 주거나 점자시험지를 제공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현재 192명의 장애학생이 수학하고 있는 대구대는 장애학생들이 캠퍼스에서 생활을 하고 수업을 듣는 데 전혀 불편함이 없도록 학습, 생활 도우미 서비스를 비롯해 다양한 장애 보조 기기를 지원하고 있다.

대구대 장애학생지원센터 곽성희 실장은 “이처럼 장애를 가진 학생들은 개인의 장애유형과 특성에 따른 맞춤형 교육 지원이 필요하다”며 “장애학생들이 대학에서 고등교육을 받고 취업에 성공해 사회구성원으로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대학 차원을 넘어 국가 차원의 다양한 정책 지원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