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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뉴스클리핑 - 시각장애인 2번 울리는 청와대 '앱' <머니투데이 20141.08.11>

작성자협회관리자

작성일시2011-08-12 오전 10:5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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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각장애인 김영미씨(32·여)는 최근 생일선물로 받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전기요금을 납부하기 위해 한국전력 공식 응용프로그램(앱)에 접속했다. 하지만 김씨의 귀에 들린 것은 뜻을 알아들을 수 없는 기계음 뿐. 40여분동안 스마트폰을 붙잡고 끙끙대던 김씨는 결국 납부를 포기했다.

김씨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보이스오버(Voice Over·텍스트를 음성화해 재생시켜주는 기능)가 장착돼 있다 해서 일부러 스마트폰을 구입했는데 이런 식이라면 무슨 소용이냐"며 "비싼 스마트폰을 사준 남편에게 미안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혁명'이라는 말처럼 스마트폰이 세상을 스마트하게 바꿔 놓고 있지만 시각장애인을 위한 자리가 없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스마트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는 정부 및 공공기관이 현실적으로는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비판도 대두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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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앱캡쳐
↑보건복지부 앱
 

특히 '공공기관 앱'은 시각장애인을 두번 울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월말 선보인 청와대의 공식 앱은 △뉴스/브리핑 △영상/사진 △소셜미디어 △푸른누리 △관람 등 5개의 메뉴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보이스오버 사용 시 메뉴들을 구분하지 못했다. 5개 모두 동일하게 '버튼'이라고만 읽을 뿐. 경찰청 실종아동찾기센터 앱도 비슷한 문제가 발견됐다.

보건복지부 앱은 더욱 심각하다. 시작화면인 병원검색 메뉴 5개를 모두 '버튼'이라고 읽었다. 세부 항목인 '병의원, 약국 찾기'에 들어가면 검색창을 모두 '서치바'라고 표현, 실질적으로 사용이 불가능했다. 또 '응급의료서비스'항목의 심폐소생술 요령 등은 설명부분이 텍스트가 아닌 이미지 파일이기 때문에 인식되지 않았다.

응급의료 서비스를 목적으로 하는 복지부 앱의 도움을 가장 필요로 하는 장애인들이 오히려 소외받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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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앱,경찰청 실종아동찾기센터 앱 캡쳐
↑청와대 앱(왼쪽), 경찰청 실종아동찾기센터 앱(오른쪽)
 
아이폰의 경우 보이스오버 기능은 텍스트로 된 부분을 음성으로 변형시킬 수 있다. 이미지 아이콘이나 동영상은 텍스트로 된 설명을 덧붙여줘야 제대로 인식 가능하다. 하지만 많은 앱들이 이같은 측면을 등한시하고 있다.

강완식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기획실장은 "스마트폰이 제공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시각장애인들이 자유롭게 이용하기는 쉽지 않다"며 "적어도 정부가 제공하는 서비스만큼은 장애인들에게도 차별 없이 열려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홍경순 한국정보화진흥원 정보접근부장은 "앱을 만들 정도의 능력이 있다면 보이스오버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며 "시간이 좀 더 필요할 뿐이지 시각장애인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앱을 만드는 일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