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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솔빛 - [166호]시각장애인을 위한 교육, 맹학교의 역사를 찾아서

작성자담당자

작성일시2014-05-27 오후 5:4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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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을 위한 교육기관인 맹학교에서는 시각장애학생이 시각 외에 다른 능력을 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교육, 지도하며 특히 촉각과 청각을 활용한 교육효과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도 시각장애학생들을 위한 맹학교가 설립되어 있으며 시각장애의 특성에 맞춰 특수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시각장애인을 위한 특수 교육은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을까요? 이번 흰 지팡이 발자취에서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교육, 맹학교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퍼킨스 맹학교 전경 모습

 

세계에서 가장 최초로 생긴 맹학교는 1784년 파리에 설립된 파리맹학교입니다.

파리맹학교가 설립된 후 여러 나라에서 파리맹학교에서 시행하는 시각장애인 교육을 보고 큰 영향을 받는데요.

특히 미국의 안과의사 새뮤얼 하우는 프랑스 유학 당시 파리맹학교를 보고 시각장애인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해서

미국으로 돌아가 1830년에 미국 최초의 맹학교인 퍼킨스맹학교를 보스턴에 설립합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헬렌 켈러 역시 퍼킨스맹학교에서 교육을 받았는데요.

시각과 청각을 모두 잃은 헬렌 켈러는 퍼킨스맹학교에서 교육을 받은 후 청각장애학교에서도 공부하여 대학교 진학까지 성공합니다. 이처럼 퍼킨스맹학교는 미국 전역에서 가장 모범적인 시설로 손꼽히며 기숙사제도와 직업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퍼킨스맹학교는 영아원 시설부터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비장애인 교육과 다름없는 교육과정과 특수 직업교육과정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특수교육은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요?

1881년 일본에 파견한 신사유람단의 귀국보고서인 ‘일본문견사건’이나 유길준이 서양을 방문하고 작성한 ‘서유견문’을 통하여 다른 나라에서 실시되는 시각장애인 교육에 관한 이야기가 전해지자 우리나라의 지식인들은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유길준의 ‘서유견문’에는 당시 서양의 특수교육을 상세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정신지체장애학생을 대상으로 한 학교인 치아원, 시각장애인 교육기관인 맹인원, 농아인 교육기관인 아인원 등

장애의 특성별로 학생들을 교육하는 당시 서양 특수교육이 ‘서유견문’에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 우리나라에는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특수교육을 실시할 전문 인력이 없었고

교육방법에 대한 연구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우리나라를 방문한 선교사에 의하여 특수교육이

실질적으로 문을 열기 시작하는데요. 한국을 방문한 미국인 선교사 홀은 1894년 평양여맹학교를 설립하여 시각장애인 소녀 오봉래 양을 가르치기 시작합니다.

 

초기 평양맹아학교에서는 점자지도 외에 학생의 능력에 따라 성경, 지리, 음악, 직업교육을 실시하였으며 점차 국문, 생리학, 산술, 음악, 영어 등 다양한 과목이 편성되었습니다. 그러나 1910년 한일합방 후에는 점차 일본학교의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개편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 가지 놀라운 점은 그 당시에 맹학교에서 침, 구, 안마 등을 가르쳐 직업교육을 실시한 것인데요. 맹학교의 첫 제자인 오봉래 양은 동경맹학교 사범과에서 침안과를 졸업하고 귀국하여 직접 학생들에게 침, 구, 안마를 가르쳤습니다. 이러한 교육은 시각장애인이 점복자뿐만 아니라 다른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위해 실시한 것입니다. 또한 1910년대에는 현재 서울맹학교의 시초인 제생원 맹아부가 설립되었습니다. 다음 호에서는 제생원 맹아부의 역사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 시각장애인의 역사 (임안수, 2010년)」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