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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솔빛 - [170호]‘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를 읽고 / 정영진(시각장애 1급, 부산시 동래구)

작성자담당자

작성일시2014-09-29 오후 6: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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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를 읽고

 

  정영진(시각장애 1급 / 부산시 동래구)

 

요즘 KBS 라디오 행복한 시니어에 화요일이면 이화여자대학교 명예교수, 정신과전문의 이근후 박사님이 나온다.

이근후 박사님은 우리나라 최초로 정신과 폐쇄병동을 개방병동으로 바꾼 것으로 유명하며 12년 전 네팔 자원봉사

당시 한 쪽 눈을 실명하기도 했다.

 

이근후 박사의 책 ‘나는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다’의 제목을 들었을 때 나도 모르게 피식 헛웃음이 나왔다.

그러면서도 ‘아! 나도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고 싶은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을수록 왜 이런 제목을 붙였는지

어렴풋이 감이 잡혔다. 이 책은 한 노학자의 인생사를 담은 내용이다. 3대에 걸친 13명의 식구가 한 지붕 밑에 모여 사는

이유와 정년퇴임 후 기나긴 여정을 이야기보따리를 풀어 놓듯이 구수하게 풀어 나간다.

 

이근후 박사님은 30년간 네팔 봉사활동과 40년간의 광명보육원 어린이 돌보는 일, 정년퇴임 후 가족아카데미 운영 등

80년에 걸친 개인의 역사를 편안하게 책으로 엮어냈다. 특히 현재의 살고 있는 모습을 들려주는 부분을 읽을 때는

가끔 소름이 돋았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꼼꼼한 계획, 꾸준한 노력과 모험심, 강한 호기심과 도전정신이다.

몸이 조금 불편하고 힘들어도 인내를 가지고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하면 된다고 한다.

 

책을 읽다 보면 이근후 박사님은 모든 일에 서두르지 않았으며 끈기와 유머도 넘치는 것을 알 수 있다.

책에서는 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 방법이 내가 배운 좋은 지식을 썩히지 말고 베푸는 것이라고 한다.

또 죽음이 다가오면 ‘내 먼저 가서 자리 잡아 놓을 테니 뒤에 와라.’라고 말할 수 있는 여유도 있다.

박사님의 강한 도전정신과 의지가 잘 두드러진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선생님의 도전정신, 강한 의지는 어디서 나왔을까?

언제나 말없이 바라보고 나무처럼 묵묵히 지탱해준 가정이라는 울타리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든다.

가족들의 보이지 않는 힘은 선생님이 먼 길을 갈 수 있는 자연스런 다리가 됐을 것이다.

이런 강한 협동심과 사랑이 지금의 이근후 박사님을 있게 했다. 물론 자신의 노력이 우선이었겠지만

가족이 주는 힘을 느끼게 해준다. 나에게도 좋은 식구들이 있다.

또한 자주는 아니지만 오랜 세월 변함없이 편안하게 대해주는 친구와 직장동료도 있다.

 

책을 읽어보면 이근후 박사님의 세월에도 시행착오가 많았다. 지금의 성공한 모습은 혼자서 해 낸 것이 아니다.

이근후 박사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장애와 일곱 개나 되는 병을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것은 아닐 것이다.

단지 힘들고 어려우면 조금 더 부지런하면 된다고 책에서 말한다. 한쪽 눈이 안 보이면 고개를 조금 옆으로 돌리면 된다.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이근후 박사님의 자세가 중요한 것 같다.

 

나 또한 긍정적인 자세로 책제목처럼 죽을 때까지 재미있게 살기를 바라며 상황을 즐기고 모험과 연구를

해나가야 할 것 같다. 책을 읽을수록 박사님이 부럽고 존경심이 생길 뿐이다.

나도 내 몸에 맞게 닮도록 베껴보고 응용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