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으로 읽는 국정 제189호 2023. 7 발행처: 문화체육관광부 www.mcst.go.kr 발행인: 박보균 발행일: 2023. 7. 1. 제작협력: (주)도서출판 점자 www.kbraille.net 문의: 070-4618-5016, 044-203-3014 음성 사서함: 02-2092-9000 (7511) 이 책자에 수록된 내용은 정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손끝으로 읽는 국정 차례 사람의 향기: KBS 제7기 장애인 앵커 허우령 씨 4 알짬 정보: 궁능유적본부, 장애인 대상 궁궐 관람 환경 조성 등 17 공감 정책 I: 바다로! 섬으로! 연안여객선 할인 최대 20~50% 29 공감 정책 II: 6070세대의 이야기 배틀 ‘오늘도 주인공’ 최후의 주인공은 누구? 34 공감 정책 III: 잠깐! 요리 전 손 씻으셨나요? 38 생활 뉴스: 7월부터 국산차 더 저렴해진다… 수입차와의 ‘개소세 차별’ 시정 등 43 몸 건강: 코끼리는 생각하지 않으려면? 54 BF 문화 한걸음: 짜릿한 일상의 순간 59 생활과 건강: 폐암, 극복 가능한 질병이 되다 68 세대 공감 K-Pop: 신나는 여름 시즌송 77 살며 생각하며: 맛있는 악수 84 문화재 이야기: 평창 월정사 석조보살좌상 94 사람의 향기 KBS 제7기 장애인 앵커 허우령 씨 - “다양성을 존중하며 소통하는 앵커가 되겠습니다” KBS는 차별과 편견 없는 공동체 형성에 기여하기 위해 지난 2011년부터 장애인 앵커를 선발하고 있다. 올해 제7기 장애인 앵커로 시각장애인 허우령 씨가 선발됐다. 그는 지난 4월부터 ‘KBS 뉴스 12’에서 생활뉴스를 진행 중이다. 안내견 하얀이와 매일 출퇴근길을 함께하고 있는 허우령 씨를 만나보았다. Q. 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 A. 감사합니다. 오랫동안 앵커를 꿈꿔왔기에 매일이 기쁩니다. 그래서 KBS로 출근할 때마다 가슴이 설레요. 이 기분은 원고를 받는 순간까지 이어집니다. 내용을 파악하고 카메라 앞에 설 때까지는 긴장감이 감돌고 뉴스가 끝나면 “오늘도 해냈다” 안도감이 찾아오지요. 생활뉴스는 날마다 새로운 소식을 알리고 전하는 코너입니다. 설레고 긴장하고 안도하는 나날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 같아요. 시청자가 이해하기 쉽도록 뉴스를 잘 전달하고 싶습니다. Q. 뉴스 준비하는 과정이 궁금합니다. A. 전달받은 뉴스 파일을 읽기 쉽게 고친 뒤, 이를 점자와 음성 해설로 변환합니다. 이후 음성을 들으며 대본을 최대한 외우지요. 나머지는 여느 앵커와 같습니다. 발음 연습과 모니터링을 빼놓지 않고 하지요. 입사 후 처음에는 애를 많이 먹었어요. 전문 용어에 익숙하지 않기도 하고, ‘솜방망이’ 같은 말이 입에 잘 붙지 않았던 때도 있었지요. 지금은 많이 나아졌어요. 한쪽 귀에 착용한 인이어로 PD님의 지시를 들으면서 점자정보단말기로 원고를 읽는 것이 익숙해졌습니다. 자연스럽게 올바른 보도에 대한 고민도 커졌어요. 해당 뉴스에서 전하려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시청자들이 알아야 할 정보는 무엇인지를 고민하면서 원고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Q. 갑작스레 시각장애를 갖게 되었다고 들었어요. A. 그렇습니다. 열네 살 때였어요.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다음 날 눈을 떠 보니 시야가 흐릿하더라고요. 처음에는 확실한 병명을 듣지 못한 채 스테로이드제 치료와 혈장 교환술 시술을 받았고, 이후 시신경염으로 병명이 바뀌었어요. 오른쪽 눈은 전혀 보이지 않고 왼쪽 눈이 시력이 조금이나마 남아 있는데, 사물 형체나 색깔을 약간 유추할 수 있어요. 하지만 중심 부분만 시력이 있는 터널 시야라서 글씨를 본다거나 하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시각장애인 생활에 적응하기까지는 시간이 꽤 필요했어요. 그러나 시각장애로 인해 좌절하고 무서워하기보다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내가 뭘 할 수 있을까 하는 부분을 고민했던 것 같아요. 이듬해 광주에 있는 맹학교에 입학했는데, 그때 처음 아나운서라는 꿈을 갖게 됐어요. 또한 그때 만난 친구들로부터 좋은 영향을 받았지요. Q. 좋은 영향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들을 수 있을까요. A. 중학교 2학년 때 선생님께서 방송부 활동을 해보지 않겠느냐고 물으셨어요. 처음에는 “제가 어떻게 해요?” 하며 고개를 저었습니다. 점자에 능숙하지 않았던 데다 그냥 대본을 읽기에는 시력이 좋지 않았거든요. 시각장애가 있으니 당연히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시각장애가 있으므로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너무나 쉽게 받아들이는 자신의 모습에 놀랐어요. 장애가 저를 소극적으로 만들었다는 걸 깨달은 거죠. 주변을 둘러보니 친구들은 무척 활발하고 적극적이었어요. 체육 활동, 독서 모임, 요리 실습 등 다소 위험할 수도 있고 다칠 수도 있을 듯한 활동을 망설이지 않고 참여하더라고요. 그 순간 ‘에이 모르겠다! 일단 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아침방송을 했을 때 “발음이 또박또박해서 듣기 좋았다” “방송으로 들으니까 목소리가 새롭더라”와 같은 칭찬과 응원을 많이 받았어요. 시각장애라는 이유로 할 수 없다고만 여겼던 인식과 태도를 깨뜨린 날이었습니다. 저는 누군가와 소통하는 걸 좋아해요. 그래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과 소식, 사회적인 문제를 알리고 전하는 앵커에 도전하기로 했죠. 건국대학교에서 미디어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습니다. Q. 시험 준비는 어떻게 했나요. A. 방송 전문 아카데미에서 공부했어요. 혼자 뉴스 원고를 구하거나 자세, 발음 등을 교정하는 데는 한계가 있으니까요. 강사님들께서 복식 호흡 및 발성을 공부할 때 직접 자신의 배를 만져보게 해주시기도 했고, 점자정보단말기로 원고를 볼 수 있도록 변환해주셨어요. 가장 크게 배운 건 이미지 트레이닝입니다. 카메라를 통해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내는 직업이다 보니 저에게 맞는 퍼스널컬러나 의상을 함께 고민해주셨지요. 말이 아닌 의상이나 손짓으로 표현하고 싶은 것을 드러내는 기술이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KBS 장애인 앵커 모집 공고는 방송국 누리집을 통해 접했습니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짧은 원고를 읽는 영상을 제출하는 1차 시험과 스튜디오에서 당일 받은 원고로 카메라 테스트를 하는 2차 시험, 면접을 거쳤어요. 지금 떠올려도 긴장되는 순간들이에요. Q. 유튜브 크리에이터로도 활동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A. 유튜브 크리에이터 활동이 앵커의 꿈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방송과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으니까요. ‘우령의 유디오’라는 채널을 개설해 라디오 진행자처럼 프로그램을 이끌어 가고, 자신의 일상을 기록하는 브이로그를 제작하고, 호소력과 문장력까지 요하는 내레이션도 했어요. 주로 시각장애인의 일상을 다루는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요즘에는 장애인 앵커로서의 일상을 주제로 영상을 올립니다. 시각장애 앵커가 출퇴근하는 방법, 뉴스 원고를 보는 법 등을 말이죠. 장애인이 마냥 어둡기만 한 삶을 사는 게 아니라는 걸 알려드리고 싶어요. 여느 젊은이처럼 열심히 하루를 살아가고 일상과 어우러지며 소통하는 존재라는 것을 보여드리려고 해요. 지난 2021년 장애인식개선 전문강사 자격을 취득했는데, 강단에 서서 인식개선 교육을 하는 것도 좋지만, 유튜브로 자연스럽게 생각을 공유하는 것도 인식개선의 한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Q. 안내견과 함께 출퇴근한다고 들었습니다. A. 삼성안내견학교를 통해 하얀이를 만났습니다. 흰지팡이로 보행을 하듯이 안내견 또한 시각장애인의 보행에 있어 든든한 파트너가 되어주는 친구들입니다. 제가 외우고 있는 길을 더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거예요. 가령 직선으로 걸어야 하는데, 흰지팡이를 이용하다 보면 방향이 어긋날 때가 있거든요. 안내견과 함께하면 그런 일이 생기지 않아요. 건물 출입구 찾을 때도 편하지요. 무엇보다 제 소중한 친구로서 일상의 피로를 풀어줍니다. 요즘은 안내견 에티켓도 많이 확산되었어요. 함부로 쓰다듬거나 사진을 찍는 등의 일이 사라졌지요. 식당이나 매장에서 출입 제한을 받을 때도 있지만, 점차 나아지리라 생각합니다. 안내견과 관련된 법적인 절차와 내용을 인지하고 또 안내견에 대한 인식도 개선되는 사회가 되길 바라요. 이 또한 장애인 앵커로서 꾸준히 소통하면서 풀어나가고 싶은 부분입니다. Q. 앞으로의 포부가 궁금합니다. A. 주어진 상황에 최선을 다할 겁니다. 앵커는 여러 뉴스를 종합해 읽고 해설하거나 현장에 직접 뛰어들어 보도의 다양성을 더하는 사람이에요. 앵커는 영어로 닻을 의미합니다. 배를 정박시킬 때 닻을 내리듯 뉴스의 중심을 잡고 마무리한다는 뜻에서 붙은 명칭이죠. 그 의미에 걸맞게 다양한 정보와 소식이 범람하는 사회에서 놓쳐서는 안 되는 것, 그냥 지나쳐서는 안 되는 부분을 알리고 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거예요. 앵커로서 균형 있는 보도를 위해 애쓰고, 정확한 정보가 전해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수정·신혜령 기자 알짬 정보 궁능유적본부, 장애인 대상 궁궐 관람 환경 조성 등 01. 궁능유적본부, 장애인 대상 궁궐 관람 환경 조성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와 서울관광재단이 시각장애인의 편리한 궁궐 관람을 위한 환경 조성에 나섰다. 궁능유적본부와 서울관광재단은 최근 협약을 맺고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신규 관광코스를 4대궁에 개발하고, 범용(유니버설) 관광 전문인력 양성과 파견을 위한 협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시각장애인이 청각·촉각 등 감각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전문해설사를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의 시각장애인 대상 안내해설 프로그램에 투입해 궁궐 관람 시 상세한 묘사와 방향, 거리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이를 통해 시각장애인들이 다양한 감각을 활용, 궁궐을 쉽게 이해하게 됐다. 궁능유적본부는 2019년부터 궁능 무장애공간 조성사업 계획을 수립하여 보행시설 정비, 촉각모형 제작, 안내체계 개선사업 등을 추진해 왔다. 문의 02-6450-3800 02. 카카오톡 시각장애인 접근성 높인다 카카오가 사진과 동영상을 전송할 때 편집 화면 하단에 캡션(사진 설명)을 달 수 있도록 업데이트했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은 사진 및 동영상 편집 화면 하단의 입력창에 50자 내외의 설명을 입력할 수 있게 됐다. 채팅창에 설명이 있는 이미지나 동영상이 전송되면 우측 하단에는 해당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마크가 보인다. 이는 시각장애인들이 채팅으로 주고받은 멀티미디어에 작성된 설명을 들으면서 글로 사진·동영상을 볼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이다. 카카오가 지속적으로 이행하고 있는 배리어프리의 사례다. 카카오는 지난해 디지털 접근성 강화를 위한 배리어프리 이니셔티브를 선언하고, 국내 IT기업 최초로 디지털 접근성 책임자를 선임하며 자사 서비스의 접근성 개선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1월에는 카카오톡 이모티콘에 대체 텍스트를 제공하는 기능이, 3월에는 카카오톡에 음성 메시지 수신 시 이를 자막처럼 텍스트로 표시해 주는 기능이 추가됐다. 문의 1899-1326 03.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장애인 노동시장 기초 조사 실시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고용개발원이 장애인고용패널조사와 장애인경제활동실태조사를 실시한다. 장애인고용패널조사는 장애인 경제 활동과 관련된 통계자료를 생산하는 조사로, 매년 동일한 표본(2016년 구축한 4,577명)을 대상으로 오는 8월 31일까지 진행된다. 장애인경제활동실태조사는 장애인 고용률, 실업률 등 국가통계지표 생산을 목적으로 한다. 표본은 장애인 고용정책 대상의 정확한 규모를 추정하기 위해 무작위로 추출한다. 15세 이상 등록 장애인 1만 1,000명을 대상으로 7월 16일까지 실시된다. 장애인 고용 통계 조사는 통계법 제33조에 의해 응답자와 응답 내용에 대한 비밀을 철저하게 보장한다. 수집된 자료는 통계작성 목적으로만 활용된다. 지난 장애인 고용 통계 조사 4종과 향후 조사 결과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누리집과 고용개발원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 1588-1519 04. 제8회 대한민국장애인국제무용제 8월 개최 제8회 대한민국장애인국제무용제가 8월 15일부터 8월 23일까지 아르코 예술극장 대극장·소극장, 이음센터에서 열린다. 이번 장애인국제무용제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독일, 일본, 인도네시아 등 8개국의 19개 작품이 상연된다. 이 가운데 국내 참여작은 장애무용예술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국내기획 및 공모 12개작으로 구성되었으며, 개막작으로 경기도무용단과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장애인 무용수들의 협업작 ‘메타프리즘’이 선정됐다. 국내 장애 무용계에서 오랫동안 활동해 온 남성 안무가들의 ‘장애인 안무가전’, 신인 장애 예술가들의 등용과 주도적인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신진 예술가전’이 스페셜 프로그램으로 신설되었다. 해외초청안무가워크숍, 국제포럼, 댄스필름상영회 등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도 열려 종합무용축제로서의 면모를 보일 예정이다. 문의 02-309-7922 05. 장애인 여행지원 ‘경기여행누림’ 신청 경기도가 장애인의 여행을 돕기 위해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대형 버스를 빌려주는 ‘경기여행누림’ 신청을 받는다. 경기도 내 장애인 관련기관·단체 등 장애인복지시설은 경기도장애인복지종합지원센터 누리집(www.ggnurim.or.kr)을 통해 신청하며, 여행 전월 1일부터 신청 가능하다.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대형 버스 2대가 평일·주말을 포함해 매일 운행한다. 이와는 별도로 월 2회 주말을 활용해 전국 등록 장애인과 동반인을 대상으로 한 ‘온동네경기투어버스’도 운영한다. 이는 도내 무장애관광지 코스를 선정해 버스와 함께 관광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차량 대여 서비스와 연계해 ▲관광 전문 사진작가 연계를 통한 여행자 사진 촬영 ▲시각·청각장애인을 위한 해설 서비스 등도 제공한다. 문의 1644-2599 06. 국립장애인도서관, 장애 아동·청소년 독후감 대회 공모 국립장애인도서관이 7월 31일까지 ‘제16회 장애 아동·청소년 독후감 대회’ 작품을 공모한다. 참가 대상은 전국 특수학교 및 일반 학교에 재학 중인 초·중·고 장애 아동·청소년이고, 응모 부문은 연령과 장애 유형에 따라 총 8개 부문으로 진행된다. 시상은 독후감 부문과 우수학교 부문으로 나눠 이뤄진다. 독후감 부문은 초등·중고등부 각각 대상을 비롯해 최우수상, 우수상 등 총 58명에게 수여하고, 우수학교 부문은 장애 유형별 각 1곳을 선정해 총 4개교에 수여한다. 최종 수상자는 오는 9월 26일 발표될 예정이다. 도서관 관계자는 “장애 아동·청소년들이 본 대회를 준비하면서 책과 더 가까워지고, 독서를 통한 성취감을 느끼게 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 1644-6044 07. 국립암센터, 시각장애인·다문화가정 위한 암 정보 책 배포 국립암센터가 시각장애인과 다문화가정을 위한 암 정보 책 ‘암을 알아야, 암을 이깁니다’를 발간해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다문화가족지원센터 등에 제공했다. 이 책은 시각장애인과 다문화가정이 정보 취약으로 암 관련 국가지원을 받지 못하는 현실을 개선하고자 제작됐다. 국민암예방수칙, 국가암검진사업, 중증질환 산정특례등록, 암환자의료비지원사업 등 암과 관련한 국가지원 내용이 상세하게 포함돼 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책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전국지부, 맹학교, 시각장애인복지관 등에 1,000부 무료 배포되었으며, 영어·중국어·베트남어 3개국 언어로 번역된 안내 책자는 전국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지부에 4,400부 무료 배포된다. 한편 암 정보 점자책과 언어별 안내 책자는 국가암정보센터 누리집에서 무료로 다운로드받을 수 있으며, 암정보상담전화로 문의하면 우편으로도 받을 수 있다. 또한 누리집에서 3개국 언어별 소리책(오디오북)도 지원하고 있다. 문의 1577-8899 공감 정책 I 바다로! 섬으로! 연안여객선 할인 최대 20~50% 때 이른 더위에 벌써 지친다고요? 그럼 기분도 전환하고 새로운 활력도 얻을 겸 바다로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때마침 정부도 연안여객선 할인이용권 ‘바다로’를 지원해 주고 있어요! 해양수산부가 지난 6월 1일부터 ‘바다로’ 판매를 시작했어요. ‘바다로’는 만 35세 이하 청년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우리 바다와 섬을 여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연안여객선 할인이용권이에요. 할인권 구매일을 기준으로 만 35세 이하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데요. 특히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이나 일상 회복을 맞아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도 이용할 수 있어요. 운임 할인율은 주중엔 최대 50%, 주말엔 최대 20%가 적용돼요. 할인권은 제주·인천·여수·통영·거제·목포 지역권 내에서 쓸 수 있는데요. 22개 선사가 운영하는 53개 항로, 69척의 여객선에 폭넓게 할인이 적용되니 바다 여행 계획이 있는 분이라면 혜택을 놓치기 아깝겠죠? 할인권을 사용할 수 있는 한도도 연간 12회나 돼요. 바다 여행을 자주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드는걸요? 다만 여름철 특별 수송기간(2023년 7월 17일~8월 18일)이나 명절 연휴 기간에는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없다는 점 참고하세요. ‘바다로’는 가족 여행 때 이용하기에도 참 좋아요. 구매자 본인을 포함한 가족 최대 5인까지 할인 혜택이 적용되는 덕이에요. 특히 올해는 가족이용권 구매자 연령이 기존 만 18세 미만에서 25세 이하로 크게 늘어났어요. 구매자 외 가족의 연령은 상관없어요. 특히 연중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연간이용권이나 연간가족이용권을 구매하면 할인 혜택이 더 늘어나니 추천해드려요! 더불어 일반권 외에 겨울철(11월 1일~2024년 2월 28일)에만 한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겨울이용권도 발행돼요. 겨울권·겨울가족권은 가격이 더 저렴하니 운치 있는 겨울 바다 여행을 계획해도 좋겠죠? 이처럼 다양한 여객선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데다 할인율도 큰 만큼 ‘바다로’의 인기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요. 2015년 12월 출시된 이후 연간 판매량이 2020년 8,450장, 2021년 1만 2,318장, 2022년 1만 6,914장 등으로 최근까지 이용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요. ‘바다로’를 이용하려면 ‘가보고 싶은 섬’ 누리집(island.haewoon.co.kr)에서 이용권과 함께 해당 섬으로 가는 여객선 승선권을 구매하면 돼요. 더욱 자세한 내용은 한국해운조합(02-6096-2043)에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어요. 더위로 지치기 쉬운 몸과 마음, 시원한 바다로 떠나 충전하고 오는 건 어떨까요? 정책주간지 공감 정책 II 6070세대의 이야기 배틀 ‘오늘도 주인공’ 최후의 주인공은 누구? 6070세대 버전의 스트릿 우먼 파이터가 시작된다. 6070 구연동화 아티스트들이 펼치는 매콤달콤한 이야기 경연 프로그램 ‘오늘도 주인공’을 통해서다. ‘오늘도 주인공’은 대한민국 최강 6070 이야기 예술인들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영상 심사로 선발된 50명 중 현장 오디션에 합격한 16명이 4명씩 4개 팀을 결성해 이야기 구연극 경쟁을 펼친다. 평균 4.9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이들은 누군가의 아내, 며느리, 엄마로 살아온 노년 세대의 문화 참여를 통해 새로운 도전을 보여준다. 진행은 방송인 박미선이 맡았다. 여기에 뮤지컬 배우 정영주, 개그맨 장동민, 뮤지션 육중완, 개그우먼 홍윤화가 팀장이 돼 참가자들과 함께 이야기 구연극을 만들어 간다. 뮤지컬, 국악, 밴드, 넌버벌 퍼포먼스(비언어적 요소로 구성한 공연 장르) 4개 분야의 융·복합 장르를 각각 담당하며 6070 이야기 예술인과 흥미로운 이야기 구연극을 탄생시킬 예정이다. ‘오늘도 주인공’은 6월 13일 오후 7시 tvN STORY에서 첫 방송을 시작으로 매주 화요일 총 6회 방송된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 티빙(TVING)에도 실시간 업로드된다. 이 프로그램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사업을 확대해 한국국학진흥원과 CJ ENM이 함께 만든 것으로, 문체부는 2009년부터 전국 유아교육기관에 6070 이야기예술인(이야기할머니)을 파견해 유아들에게 옛이야기와 선현의 미담을 들려주는 사업을 진행해 왔다. 제1기 30명 선발을 시작으로 매년 활동 규모를 확대해 올해는 3,000여 명이 약 52만 명의 유아에게 우리 옛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는 사업을 확대해 노년층이 창작예술인으로 활약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전통 이야기 구연을 대표적인 K-전통문화 콘텐츠로도 육성 중이다. ‘오늘도 주인공’ 최종 공연에서 선보인 4개의 이야기극은 소극장 무대에 맞게 각색해 올해 10월부터 전국 주요 도시에서 약 10회 공연할 예정이다. 해외에서도 ‘K-전통 이야기’를 즐길 수 있도록 외국어 자막을 지원, 9월부터 세종학당 누리집 등을 통해 보급한다. 정책주간지 공감 정책 III 잠깐! 요리 전 손 씻으셨나요? - 이른 더위 식중독 주의보 발령 최근 날씨가 더워지면서 세균성 식중독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최근 5년(2018~2022년)간 발생한 식중독 현황을 분석한 결과 식중독 환자는 7~9월 여름철에 35%로 가장 많이 발생했다. 주요 식중독 발생 장소는 학교, 어린이집 등 집단급식소와 음식점으로 나타났다. 여느 때보다 이른 더위가 찾아온 요즘 식중독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병원성 대장균으로 인한 식중독 발생 원인 식품이 확인된 사례 중에는 부주의하게 제조된 샐러드, 겉절이 등 익히지 않은 채소류 조리 음식이 많았다. 여름철 채소류는 세척 후 냉장 보관하거나 바로 섭취해야 한다. 대량으로 채소류를 조리할 경우에는 염소계 소독제(100ppm)에 5분가량 담갔다가 2~3회 이상 흐르는 수돗물에 헹군 다음 먹는 것이 좋다. 여름철에는 달걀로 인해 살모넬라식중독이 생길 수도 있다. 달걀을 만지고 나서 손을 씻지 않고 음식을 조리하거나 다른 조리기구를 만져 교차 오염된 경우 주로 발생했다. 살모넬라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달걀, 닭 등 가금류를 만진 후 반드시 세정제로 손을 씻은 다음 조리해야 한다. 또한 조리할 때는 75℃에서 1분 이상 가열한 뒤 섭취하는 것이 좋다. 씻지 않은 손으로 음식을 조리하면 황색포도상구균에 의한 식중독에 걸리기 쉽다. 따라서 음식을 만들 때는 일회용 장갑을 끼거나 세정제로 손을 깨끗하게 씻고 청결한 환경에서 조리해야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 퍼프린젠스균은 아미노산이 풍부한 환경에서 잘 자란다. 제육볶음이나 갈비찜 등을 대량으로 조리한 뒤 실온에 내버려 두면 퍼프린젠스균이 음식에 퍼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퍼프린젠스균으로 인한 식중독을 예방하려면 열로 조리한 뒤 온도를 60℃ 이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가열기구에 보관해야 한다. 또한 음식을 소분해 빠르게 식힌 다음 냉장보관하는 것도 좋다. 여름철에는 노로바이러스에 의한 식중독도 주의해야 한다. 이를 예방하려면 세정제로 손을 깨끗이 씻고 음식을 익혀 먹는 등 식중독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 정부도 식중독 발생을 막기 위한 대응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식중독으로 대규모 환자가 발생할 수 있는 급식시설을 합동점검할 계획이다. 또한 살모넬라식중독 발생을 막기 위해 달걀 취급업체를 점검하고 유통된 달걀을 수거·검사할 예정이다. 정책주간지 생활 뉴스 7월부터 국산차 더 저렴해진다… 수입차와의 ‘개소세 차별’ 시정 등 01. 7월부터 국산차 더 저렴해진다… 수입차와의 ‘개소세 차별’ 시정 오는 7월부터 국산차와 수입차의 개별소비세(개소세) 차별이 사라진다. 수입신고 단계에서 개별소비세가 부과되는 수입차와 달리, 국산차는 유통비용·이윤까지 포함된 출고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많은 세금이 매겨져 과세 형평성 측면에서 문제점이 제기돼 왔다. 국세청은 이러한 역차별을 없애기 위해 기준판매비율심의회를 개최, 7월 1일 이후 출고되는 국산차의 세금 부과 기준(과세표준)을 18% 하향 조정한다고 7일 밝혔다. 이번 결정은 향후 3년간 적용된다. 이에 따라 공장 출고 가격 4,200만 원인 현대차 그랜저의 과세표준은 기존보다 756만 원(4,200만 원×18%) 줄어든 3,444만 원으로 책정된다. 과세표준이 756만 원 감소하는 만큼, 출고가의 5%인 개별소비세 38만 원, 개별소비세에 부가되는 교육세 11만 원, 부가가치세 5만 원까지 더해 소비자 가격은 총 54만 원 줄어들게 된다. 기아 쏘렌토(출고가 4,000만 원)는 52만 원, 르노 XM3(2,300만 원)는 30만 원,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2,600만 원)는 33만 원, KG 토레스(3,200만 원)는 41만 원씩 소비자 가격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국세청은 제조자와 판매자가 동일한 가구 및 모피의 기준판매비율도 6월 중에 고시하고 3년간 적용할 예정이다. 문의: 국세청 법인납세국 소비세과(044-204-3392) 02. 7월부터 에너지 캐시백 확대… 에너지 바우처 지원 대상 30% 이상 확대 정부가 지난 6월부터 전기 사용량을 전년 동월 대비 10% 감축하면 현금 등으로 돌려받는 ‘에너지 캐시백’ 접수에 들어갔다. 정부는 이른 더위와 전기요금 인상(5월 16일) 등에 따른 에너지 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지원을 강화하고 에너지 절약 캠페인을 집중 추진한다. 이를 위해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7월부터 에너지 캐시백 제도를 확대한다. 이 제도를 이용하면 전기 사용량을 지난해 동월 대비 10% 감축 시 전기요금을 5월 인상 전과 같은 수준으로만 내면 된다. 에너지 캐시백은 온라인 포털 검색을 통해 신청 가능하며, 기존 6개월 단위로 환급되던 방식에서 월별 전기요금에서 차감 또는 현금으로 지급받을 수 있다. 전기 사용량과 요금 수준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다음 달 예상 요금을 사전 고지하는 등 정보도 제공하기로 했다. 취약계층을 대상으로는 에너지 바우처 지원 대상을 30% 이상 확대하기로 했다. 지원 단가도 지난해 4만 원에서 올해 4만 3,000원으로 인상할 예정으로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신청할 수 있다. 지난해 평균 사용량인 313kWh까지는 올해 요금 인상분 적용을 1년간 유예한다. 03. 공공분양주택 ‘뉴:홈’ 사전청약 확대… 1만 호 공급 예정 정부가 올해 공공분양주택 ‘뉴:홈’의 사전청약 대상지와 시기 등을 확정하고 본격적인 공급에 나선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사전청약 물량을 기존에 발표했던 약 7,000호에서 1만 호로 확대하고, 공급 시기도 2회(상·하반기)에서 3회(6·9·12월)로 늘리기로 했다. 공공분양주택 ‘뉴:홈’이 지난해 말 첫 번째 사전청약에서 평균 20.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큰 관심을 끌자 물량을 확대한 것이다. 시기별로는 6월 1,981호, 9월 3,274호, 12월 4,821호를 사전청약으로 공급한다. 유형별로는 청년특공이 포함된 ‘나눔형’은 5,286호, 6년 임대 후 분양을 선택할 수 있는 ‘선택형’은 2,440호, 기존 공공분양 형태인 ‘일반형’은 2,350호다. 선택형은 9월에 처음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지난 6월 사전 신청 대상 단지는 나눔형으로 남양주 왕숙(932호) 및 안양 매곡(204호), 토지임대부형으로 고덕강일 3단지(590호), 일반형으로 동작구 수방사(255호) 등이다. 오는 9월에는 하남 교산(452호), 안산 장상(439호), 마곡 10-2(260호)가 나눔형 공공분양주택으로 나온다. 구리 갈매 역세권(300호), 군포 대야미(340호), 화성 동탄2(500호)는 선택형으로 첫 공급된다. 또 일반형으로 구리 갈매 역세권 365호, 인천 계양 618호도 공급 예정이다. 오는 12월에는 한강 이남 300호와 함께 서울 내에서 대방동 군부지 836호가 일반형 공공분양주택으로 공급된다. 또 나눔형으로 남양주 왕숙2(836호), 마곡 택시차고지(210호), 위례A1-14(260호), 고양 창릉(400호), 수원 당수2(403호)의 사전청약을 받는다. 안양 관양 276호는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일반형 공공분양주택으로 공급한다. 사전 청약 신청 자격은 입주자모집 공고 시점을 기준으로 청약자격 등을 심사한다. 해당 지역 거주요건의 경우 공고일 현재 해당 지역에 거주하면 신청할 수 있으며 본 청약 입주자모집 공고일까지 거주 기간을 충족해야 한다. 권혁진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지난 사전청약 결과를 통해 청년과 무주택자들의 내 집 마련의 간절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내 집 마련 기회를 앞당길 수 있도록 사전청약을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의: 국토교통부 공공주택추진단 공공택지기획과(044-201-4529) 04. 에너지 취약층에 고효율 냉방기기 설치해 준다 올해 무더위를 앞두고 에너지 소외계층 1만 5,100가구와 사회복지시설 최대 190곳에 고효율 냉방기기가 설치 지원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996억 원의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저소득층 에너지 효율 개선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지난 6월 7일 밝혔다. 저소득층 에너지효율개선 사업은 저소득층 가구 및 사회복지시설을 대상으로 단열·창호 시공, 고효율 보일러 설치 등 난방지원과 고효율 에어컨 설치 등 냉방지원을 추진하는 사업이다. 올해 예산은 996억 원으로 작년보다 14.6% 늘어났다. 이 중 에어컨을 지원하는 냉방 사업 예산은 작년보다 17.5% 늘어난 114억 원이다. 보일러 교체 지원 등 난방 사업 예산은 32.8% 증가한 855억 원이다. 냉난방 기기 지원 대상은 기초 지방자치단체의 추천과 방문 조사 등을 거쳐 진행된다. 문의: 산업통상자원부 자원안보정책과(044-203-5246) 몸 건강 코끼리는 생각하지 않으려면? 건강검진을 하다 보면 “하세요”보다 “하지 마세요”라는 말을 많이 하게 된다. 초등학생들에게 “손 뜯지 마세요” “과자 먹지 마세요”부터 어른들에게 “담배 피우지 마세요” “술 드시지 마세요”까지. 그런데 습관을 바꾸는 것은 매우 어렵다. 하루는 잦은 음주로 간이 나빠진 50대 남자 환자가 내원했다. 두 손을 잡고 간곡히 부탁드렸다. “더 이상 술 드시지 마세요. 큰일 나요”라고. 환자가 다음 날 울먹이면서 찾아왔다. 밤에 술을 안 먹으려고 노력하긴 했는데 매일 마시던 술을 안 먹으니 잠도 안 오고 외로워서 힘들었다고, 그래서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다시 술을 먹게 됐다며 미안하다는 것이었다.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는 이름의 베스트셀러가 있다. 누군가에게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고 말하는 순간 듣는 사람의 머릿속에는 말하는 사람의 의도와 반대로 코끼리라는 단어가 저절로 떠오르게 된다는 얘기다. 의사가 환자에게 말할 때뿐만 아니라 스스로 다짐할 때도 마찬가지다. ‘앞으로 담배 피우지 말아야지’ ‘술 안 마셔’ ‘손톱 뜯으면 안 돼’ ‘과자 먹지 말아야지’라고 하는 순간 사람의 머릿속에는 담배, 술, 손톱, 과자가 저절로 떠올라 담배를 피우고 싶고, 술을 마시고 싶고, 손톱을 뜯고 싶고, 과자를 먹고 싶어진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불안을 다스리는 방법을 ‘방어기제’로 설명한다. 사람에게는 여러 가지 방어기제가 있는데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처럼 생각이나 욕망을 잊으려 하는 것을 억압이라고 한다. 가장 기본적이고 원시적인 메커니즘이며 사람들이 쉽게 선택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코끼리라는 단어를 듣자마자 코끼리가 생각나는 것처럼 억압은 잘 작동하지 않는다. 이를 반동형성이라고 한다. 억지로 누르면 풍선처럼 다른 곳이 더 튀어나오게 되는 것이다. 내가 근무하는 경기 의정부에는 젊은 군인 환자가 많이 찾아오는데 10명 중 7명은 담배를 피운다. 금연 상담을 할 때 매번 하는 말이 있다. “나쁜 여자 친구와 쉽게 헤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러면 “제가 먼저 차야죠”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나는 웃으면서 말한다. “더 좋은 여자 친구를 만들면 됩니다.” 나쁜 습관을 고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억압이 아니라 다른 습관으로 바꾸는 대치가 필요하고, 나아가 더 좋은 습관으로 바꾸는 승화를 해야 한다. 술을 끊고 싶다면 술을 참는 게 아니라 술 먹는 시간에 운동을 하든지 책을 읽어야 한다. 코끼리를 생각하지 않으려면 최선은 토끼를 떠올리는 것이다. 삶 또한 마찬가지다. 살다 보면 수많은 상처를 받으며 나쁜 기억을 안고 살아간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과거의 나쁜 기억을 미래의 좋은 기억으로 덮는 것이다. 양성관 전문의(의정부백병원 가정의학과) 정책주간지 BF 문화 한걸음 짜릿한 일상의 순간 ○ 오즈의 마법사 회오리바람에 휩쓸려 오즈의 나라로 내던져진 도로시는 집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오즈의 마법사를 만나기로 합니다. 도로시는 오즈의 마법사가 사는 에메랄드 시티로 향하던 중 세 명의 친구들-지능을 얻으려는 허수아비, 심장을 원하는 양철 나무꾼, 용기를 원하는 겁쟁이 사자를 만납니다. 긴 여정을 함께한 도로시와 친구들은 여러 가지 위기를 극복하면서 자신들의 가치를 발견합니다. 남이 아닌 내가 먼저 스스로 변화해야 한다는 걸 깨닫지요. 이 영화는 아름다운 OST ‘Over the rainbow’로도 유명한데요, ‘무지개 너머 푸르른 하늘 어딘가 그곳에서는 당신이 꾸는 꿈들이 모두 이루어지죠. 언젠가 나는 저 하늘의 별들에게 소원을 빌고 저 멀리 내 뒤에 있는 구름 속에서 깨어날 거예요’라는 가사가 참 아름답습니다. 정보 - 1939/미국/극영화/장편/104분/전체 관람가 - 감독: 빅터 플레밍 - 출연: 주디 갈랜드, 프랭크 모건, 레이 볼저 배리어프리버전 - 연출: 정윤철 - 내레이션: 황보라 ○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사라진 아빠와 집을 되찾기 위해 개를 훔치려는 열 살 소녀의 기상천외한 도둑질을 그렸습니다. 아빠는 사업 실패 후 도망가고 길거리로 나앉게 된 소녀는 엄마와 동생과 함께 봉고차에서 한 달을 보냅니다. 집을 되찾기 위해 소녀는 개를 훔친 뒤 전단을 붙이면 개를 돌려주고 돈을 받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계획합니다. 가족 해체와 가난 등 현실적인 문제가 나오지만, 아이들 특유의 재기발랄하면서도 순수한 모습이 미소 짓게 합니다. 폴란드 청소년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인 황금염소상과 선생님심사위원상 등 3관왕에 오른 바 있습니다. 정보 - 2014/한국/극영화/장편/109분/전체 관람가 - 감독: 김성호 - 출연: 이레, 이지원, 홍은택, 최민수 배리어프리버전 - 연출: 김성호 - 내레이션: 정겨운 * 배리어프리 영화 공동체 상영 이용 방법 -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 누리집(barrierfreefilms.or.kr) 접속 후 바로 신청하거나 신청서를 내려받은 뒤 이메일로 신청 - 문의: 02-6238-3200, barrierfreefilms@gmail.com ○ 누가 바다를 훔쳐 갔지? 주인공 에밀리가 밀물과 썰물의 비밀을 찾아 떠나는 내용입니다. 에밀리는 썰물 때 바다에 나갔다가 깜짝 놀랍니다. 어제만 해도 물장구를 치며 놀았던 바다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인데요, 에밀리는 “대체 누가 바다를 훔쳐 갔지?” 하며 스스로 바다를 찾아 나섭니다. 갯벌을 찾아간 아이라면 한 번쯤 해 볼 만한 질문을 통해 밀물과 썰물의 원리를 흥미진진하게 풀어냅니다. 바닷물을 막아 두는 마개, 바닷물을 모조리 마셔 버린 고래 등 아이의 기발한 상상력이 아름다운 그림으로 그려져 있지요. 책 말미에는 아이들이 직접 밀물과 썰물 시간표를 만들어, 갯벌이 드러날 때가 언제이고 또 바닷물이 깊어지는 밀물 때가 되기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스스로 알게 합니다. 정보 - 2013/글·그림: 안드레아 라이트메이어/발행처: 푸른숲주니어 - 소장기관: 한국점자도서관(점자자료), 빛들 전라북도점자도서관(점자자료) ○ 여름이 준 선물 순수하지만 각기 다른 아픔을 지닌 세 소년과 역시 아픈 기억을 간직한 채 세상과 벽을 쌓고 살아가는 할아버지의 만남을 그렸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류와 그의 친구 모리, 하라는 혼자 칩거 중인 한 할아버지를 보면서 죽음이 어떻게 찾아오는지, 죽은 후 사람 얼굴은 어떤 표정인지를 관찰하자고 제안합니다. 아이들이 드나들면서 우울했던 할아버지의 삶에 잠시 활기가 돌지만, 아이들과 함께 가꾼 정원에 코스모스가 피어날 때 할아버지는 세상을 떠납니다. 아이들은 “저세상에 아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 아주 마음 든든한 일이야”라고 말하면서 할아버지의 죽음을 받아들입니다. 누구에게나 아프고 힘들면서도 아름답고 소중한 어린 시절의 추억이 있겠지요. 죽음과 세대를 넘나드는 우정, 아이들의 성장이 가슴을 적십니다. 정보 - 1994/글: 유모토 가즈미/발행처: 푸른숲주니어 - 소장기관: 부산점자도서관(점자자료) * 도서관 이용 방법 - 이용 시간: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매주 토·일요일 및 국가공휴일 휴관) - 도서관에 방문하여 원하는 자료를 열람하거나, 도서관에 자료를 신청하면 우편으로 발송 - 문의: 02-3426-7411(한국점자도서관), 063-288-0046(빛들 전라북도점자도서관), 051-302-9010(부산점자도서관) 생활과 건강 폐암, 극복 가능한 질병이 되다 3년 전 호흡기 내과 병동에 의뢰된 폐암 환자를 뵈러 갔습니다. 그런데 평소와 다른 환자의 모습에 약간 당황하였습니다. 환자가 저를 보고 계시지 않고 다른 곳을 향해 인사를 하는 것입니다. 옆에 있던 남편이 말하였습니다. “집사람이 시력이 좋지 않아 사물을 거의 구분하지 못합니다. 좀 더 가까이 오면 선생님이 보일 거예요.” 저는 현장에서 여러 환자를 만납니다. 종종 신체 장애가 있는 환자를 진료할 때가 있는데, 시각장애인도 드물지만 있었습니다. 대개 폐암이 의심되는 환자에게 CT 사진도 직접 보여드리고, 수술 설명을 할 때는 그림을 그리곤 하는데, 이날 저는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지 조금 고민이 되었습니다. 아무리 설명을 잘한다 해도 환자의 머릿속에서 그 이미지가 그려질지 확신할 수 없었으니까요. “안녕하세요? 저는 흉부외과 의사입니다. 폐에서 혹을 관찰했고 폐암이 의심됩니다. 수술이 필요한 상황인데요, 혹시 담배 피우시나요?” “아니요, 저는 담배를 입에 대본 적도 없어요.” “그러시군요. 우리 몸의 오른쪽 폐는 세 개의 폐엽으로 나뉘어 있는데, 그중 하나에서….” 그런데 설명을 듣던 환자가 조심스레 이야기하였습니다. “그 사진을 직접 볼 수 있을까요? 가까이에서 보면 보일지도 몰라서요.” 직접 자기 눈으로 확인해 보고 싶은 마음이었겠지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상황이 여의치 않았고, 환자는 제 설명을 경청하는 걸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저는 최대한 이미지를 떠올리도록 시간을 들여 천천히 설명해드렸어요. 다행히도 무사히 흉강경 수술이 진행되었고, 근래에도 건강을 유지하면서 외래진료를 받고 계십니다. 폐암에 대한 최근 변화한 양상을 알기 쉽게 설명해드리고자 합니다. 일반적으로 폐암이 왜 생기는지 많은 분들이 궁금해 합니다. 암은 발암 물질에 오랜 기간 노출이 되거나 만성적인 염증이 반복적으로 생겼을 때 발생합니다. 대표적인 발암 물질이 담배입니다. 그래서 예전부터 “흡연을 하면 폐암에 걸리기 쉽다”라는 말이 나온 것이지요. 실제로 30년 전에는 폐암 환자의 90%가 흡연자였고, 남은 10%가 비흡연자였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비율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현재 폐암 환자를 조사하면 60% 정도가 흡연자이고, 나머지 40%가 비흡연자입니다. 담배를 피우지 않는데, 폐암에 걸리시는 겁니다. 이러한 현상은 여성 폐암 환자에게서 도드라집니다. 여성 폐암 환자를 분석하면 90% 이상이 비흡연자입니다. 따라서 이제는 더 이상 폐암의 원인은 담배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담배가 폐암의 원인이 될 수 있으나, 담배 이외의 다른 원인이 늘고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그러면 과연 무엇이 원인이 될까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실내 및 실외 대기 오염입니다. 우선 요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연기 중에 발암 물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중국에서 날아오는 미세먼지에도 다양한 중금속이 포함되어 있고,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에도 신체에 유해한 물질이 다량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실내·외 대기 오염에 장기간 노출되는 것이 때로는 담배를 피우는 것보다 더 악영향을 미친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한 증거도 꽤 있기에 이제는 “금연하면 폐암을 피할 수 있다”고 이야기할 수 없게 된 거죠. 그러므로 주방에서 요리할 때에는 환기를 잘 시켜야 하고,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외출을 삼가야 합니다. 황사방지 마스크를 쓰는 등 적극적인 대처를 해야 폐암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저 또한 방마다 공기청정기를 두고 있어 실내 미세먼지를 최대한 줄이고 있습니다. 최근 폐암의 변화 양상 중 또 다른 하나는 조기 폐암이 증가한다는 점입니다. 이는 건강 검진 등 폐 CT의 활용이 늘어남에 따라 예전에는 발견하지 못한 작은 폐 병변이 일찍 발견되기 때문인데요, 이렇게 조기에 발견되면 수술적 치료에 따른 효과도 극대화되어 완치의 가능성이 커집니다. 예전과 달리 폐를 많이 절제하지 않는 구역 절제술이 느는 것도 변화 양상입니다. 구역 절제술은 폐엽 절제술과 수술적 효과가 비슷할 뿐 아니라 기존 폐를 더 보존할 수 있기에 향후 폐렴 등 다른 폐질환을 앓을 때 환자를 보호하는 효과를 지닙니다. 앞서 언급한 환자도 구역 절제술을 시행하고 3년간 재발 없이 건강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항암제 개발을 들 수 있습니다. 표적 치료제, 면역 치료제가 폐암 치료제로써 효과를 보이고 있는데요, 이로 인해 예전에는 장기 생존을 기대하기 어려웠던 4기 환자 중에서도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항암제는 현재 4세대 개발을 진행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 좋은 신약들이 나올 것이라 믿습니다. 최근의 폐암은 원인, 병기, 치료 방법에 있어 큰 변화와 발전을 겪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폐암을 완치한다거나 장기 생존할 수 있다는 생각을 쉽게 가지기 어려웠으나, 이제는 폐암도 완치 가능하고 잘 치료하면 장기 생존도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로봇 수술의 발전, 신약 개발로 폐암 치료의 새 지평이 열릴 것입니다. 장효준 교수(한양대학교병원 흉부외과) 세대 공감 K-Pop 신나는 여름 시즌송 날씨가 더워지면서 옷차림이 가벼워졌다.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는 계절마다 대중의 사랑을 받는 곡, 이른바 시즌송이 유행한다. 여름철에는 달리는 차 안에서, 축제 현장에서 시즌송을 쉽게 들을 수 있다. 나는 밀짚모자를 쓰고 평상에 앉아 비가 오는 광경을 보면서, 여름 소리를 들으면서 흠뻑 취하곤 한다. 생각해 보면 예로부터 조상들도 계절과 관련된 곡을 꽤 많이 불렀을 것이다. 여름철 농사를 지으면서 노동요를 힘차게 불렀을 것이고, 매미 우는 소리와 장마철 맹꽁이가 우는 소리는 시조나 가사로 남겼을 것이다. 서양에서는 어떨까? 이탈리아 작곡가 안토니오 비발디는 ‘사계’ 중 ‘여름’에서 곧 폭풍우가 몰아칠 듯한 장마철의 오후를 표현했다. 1악장에서 시작된 폭풍전야의 느낌은 결국 3악장에서 대규모의 홍수와 우천으로 전개된다. 이 곡에는 소네트라고 불리는 짧은 시가 곁들여져 있다. “태양이 뜨겁게 내리쬐는 계절인 여름에 사람도 가축의 무리도 원기를 잃고 소나무도 바싹 마른다. 뻐꾸기가 울고 산비둘기도 검은 방울새도 그것에 맞추어 노래한다. 조용한 서풍이 분다. 그러나 북풍이 돌연 싸움을 걸어온다. 거친 북풍과 자신의 운명에 대해 두려운 나머지 목동은 눈물을 흘린다.” 여름이 주는 일반적인 관념인 ‘덥고 느리다’를 ‘가장 시원하고 민첩하고 격렬하다’로 표현한 듯하다. 저절로 모골이 송연해짐을 느낄 수 있는데, 이 곡을 들을 때 실제 밖에서 비가 세차게 내리고 천둥 번개마저 친다면 지구 종말의 느낌까지 들 것이다. 여름날의 새벽은 묘한 설렘을 준다. 시원하기도 하고 상큼하기도 하며 건강하고 포근한 느낌마저 든다. 독일의 작곡가 로베르트 슈만의 가곡 ‘시인의 사랑’ 중 ‘밝은 여름 아침에’라는 곡이 그 예이다. 슈만은 섬세한 표현을 잘하는 작곡가인데, 만일 이 곡을 여름 새벽에 듣는다면 여름의 신선한 공기가 감칠맛 있게 느껴질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가요에서는 어떨까? 1990년대 가요 중 대표적인 여름 노래로는 ‘해변의 여인’(쿨), ‘여름 안에서’(듀스), ‘여름 이야기’(DJ DOC), ‘바다’(UP), ‘Festival’(엄정화) 등이 있다. ‘해변의 여인’은 “와! 여름이다”처럼 직접적인 가사를 도입부에 넣어 여름 시즌송임을 확인시켜 준다. “사랑을 위한 여행을 하자. 바닷가로 빨리 떠나자. 야이 야이 야이 야이 바다로. 그동안의 아픔들 그 속에 모두 버리게”(‘해변의 여인’), “이제는 웃는 거야 Smile again. 행복한 순간이야 Happy days. 움츠린 어깨를 펴고 이 세상 속에 힘든 일 모두 지워버려. 슬픔은 잊는 거야 Never cry. 뜨거운 태양 아래 Sunny days”(‘Festival’)와 같이 쉽고 직접적인 이야기도 녹여냈다. 이때 발표된 곡들은 하와이를 연상하게 하는 우쿨렐레, 청명한 스틸 드럼 등 여름이 연상되는 악기를 두루 사용했다. 최근에는 어떤 시즌송이 유행했을까? 대중에게 많이 사랑받은 노래로는 ‘빨간 맛’(레드벨벳), ‘Why’(태연), ‘Loving U’(시스타), ‘여름여름해’(여자친구) 등을 들 수 있다. 이 곡들은 1990년대 곡들보다는 여름을 직접 드러내지 않았다. 다만 트로피컬 하우스 계열의 음악을 접목하고 통통 튀면서도 청량감이 느껴지는 전자악기 소리가 나게 했다.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도 이 악기 소리를 들으면 여름이 자연스레 느껴질 정도랄까. 가사 또한 달라졌다. 조금 더 세련된 방식으로 사물에 빗대어 여름을 표현했다. “빨간 맛 궁금해 Honey 깨물면 점점 녹아든 스트로베리 그 맛. 코너 캔디 샵 찾아 봐 Baby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여름 그 맛”(‘빨간 맛’), “엄엄엄엄지 척 은하수 건너서 별빛이 속삭이는 이 밤에 기대줘. 파파파파도가 부서진 바닷가 숨소리도 들리는 그곳에. 잊지 마 기억할게 가슴속에 묻어둔 이 여름밤”(‘여름여름해’) 등이 그러하다. 앞으로도 여름 시즌송은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될 것이다. 어떤 식으로 표현 방식이 바뀌는지, 어떠한 악기가 리듬을 만들어 내는지 살피노라면 여름이 한 발짝 물러나 있지 않을까. 임채섭(작곡가) 살며 생각하며 맛있는 악수 <맛있는 악수> 한 번도 본 적 없는 얼굴들이 온다 화난 얼굴 찡그린 얼굴 우는 얼굴 무표정한 얼굴들이 일제히 표정을 바꾸며 온다 해맑은 목소리들이 저마다 손을 내밀며 어김없이 내게 온다 달팽이관을 열면 모든 소리가 형체다 차 한잔을 나누면 빨주노초파남보 그윽한 무지개다 간혹 눈 뜨고도 눈이 부신 칠흑이다 밤이 더 깊을수록 또렷하게 켜지는 이름들이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그들이 환한 얼굴로 온다 달빛 속에서 햇빛 속에서 강물 속에서 숲속에서 먹구름 속에서 허공 속에서 맛있는 악수를 청하며 내게 온다 앞다투어 달려온다 떨리는 내 손을 잡으며 나를 만지며 나를 흔들며 나를 깨우며 파동이 되어 온다 볕이 되어 온다 향기로운 표정으로 내 몸을 일으키며 멈춤 없이 온다 까무룩히 꺼져가는 내 이름을 부르며 연거푸 그들이 온다 온몸으로 온다 - 손병걸, ‘맛있는 악수’ 전문 - 시력이 없는 내가 만난 사람들이 꿈속에 종종 나타난다. 선명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서른 초반에 실명한 나의 강력한 체험이다. 처음 만난 사람과 인사를 나누기 위해 악수를 할 때가 있다. 짧은 순간이었다. 그러나 나는 그 순간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목소리와 같이 손은 그 사람의 역사이다. 누구나 짧은 인사말과 함께 손을 한 번만 잡아도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성격과 마음을 알 수 있다. 목소리에서 얼굴을 알 수 있는 것과 같은 감각적 현상이다. 물론 오류일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 그러나 감각의 오류는 시각도 마찬가지이다. 오류를 비관으로 규정할 필요가 없다. 때로는 즐거운 오류가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상상의 나래를 활짝 펴게 한다. 위대한 예술을 낳기도 한다. 어느 날, 피카소의 친구가 말했다. “너는 왜 동그란 컵을 타원형으로 그리느냐?” 친구의 말은 옳았다. 피카소가 눈으로 보았을 때 컵은 분명히 동그란 모양이었다. 그런데 자기가 그린 그림은 그 모양과 다른 컵이었다. 피카소는 그날부터 고민에 빠졌다. 얼마간의 고민을 마친 피카소는 결국, 원근법을 버렸다고 한다. 말하자면 소실점을 버린 것이다. 그림은 당연히 괴이한 그림이 되었다. 보이는 그대로 옮긴 그림이 그림으로 보이지 않았다. 숱한 논란을 낳은 피카소의 그림들은 당시 외면당했다. 그러나 피카소가 세상을 떠난 뒤 찬사가 쏟아졌다. 물론 지금도 호불호가 갈리는 것이 사실이다. 피카소의 그림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다양하다. 굳이 그림에 평가를 따지자는 것이 아니다. 나는 다양한 의견들에 대해 주목하고 싶다. 서로 다르다고 해서 틀렸다고 간단히 정의할 수 있을까? 사람들은 저마다 인식할 수 있는 감각의 작동 방식이 다르다. 꼭 오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그야말로 다양한 감각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쯤에서 완강한 농담 한마디를 던지고 싶다. “백 번 듣는 것이 한 번 보는 것만 못하다”는 말은 낡은 말이다. 감각에 대한 결정적인 편견이다. 꼭 두 눈으로 보아야 믿을 수 있는 것만 있는 것이 아니다. 바람은 보이지 않는다. 소리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엄연히 존재하는 세상 속 풍경이다. 시각은 영상미디어 발달 속도만큼 이미 강력한 권력이 되었다. 현란한 화면 속에 다양한 감각을 가둬 버린다. 화면은 순식간에 바뀐다. 다른 감각이 열릴 틈을 주지 않는다. 타자를 염려할 짧은 여유를 주지 않는다. 공동체를 무너뜨린다. 혼자이게 만든다. 이웃의 고통과 동참할 수 없게 만든다. 풍부한 감정을 고립시킨다. 빠르게 소멸시킨다. 시각패권주의 속에서 소멸하는 감각들을 어떻게 살려낼 것인가? 이것이 문학이 펼쳐갈 화두이다. 그래서 중도 실명 이후 나는 반시각패권주의자가 되었다. 나는 귓가에 들리는 환한 풍경을 믿는다. 손가락 끝에 박힌 눈을 믿는다. 오감 이외에도 무수히 존재하는 감각을 믿는다. 내가 아직 느끼지 못한 드넓은 그 세계를 믿는다. 편견이 사라진 감각 공동체가 우리가 만들어야 할 아름다운 미래라고 믿는다. 손병걸(시인) 문화재 이야기 평창 월정사 석조보살좌상 강원도 평창군에 위치한 월정사 석조보살좌상은 현재 월정사 성보박물관에 전시되어 있으며, 1.8m의 크기이다. 팔각구층석탑의 남쪽 전방에 무릎을 꿇고 앉아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아 탑을 향해 무엇인가 공양을 올리는 자세를 갖추고 있다. 원래부터 탑과 공양보살상은 한 세트로 만들어진 것으로 추측 가능하다. 이 보살상은 고려 후기 민지(1248~1326)의 ‘오대산사적’ 중 ‘신효거사친견오류성중사적’에 “탑 앞에 약왕보살의 석상이 손에 향로를 들고 무릎을 꿇고 앉아 있는데, 전해오기를 이 석상은 절 남쪽의 금강연에서 솟아나왔다”라고 기록되었고, 이는 지금의 모습과 꼭 일치한다. 이 보살상은 대체로 ‘묘법연화경’ 권6 ‘약왕보살본사품’에 근거하여 조성된 ‘약왕보살’로 일컬어진다. 석조보살상은 전체적으로 양감이 강조된 모습이며, 안정되고 균형 잡힌 자세와 알맞은 비례를 갖추고 있으며, 보관과 귀걸이, 팔찌, 가슴 영락 장식 등 세부 표현도 화려하고 섬세하다. 이와 같은 탑전 공양보살상은 이전에는 찾기 힘든 고려 전기적 특징인 동시에 다른 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우리나라만의 독창적인 도상과 구성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가치와 의미를 지닌다. 아울러 강원도 지역에 집중적으로 조성되어 고려 불교조각의 지역성 연구에도 중요한 자료라 할 수 있다. 원통형의 높은 보관과 터질 듯이 부풀어 오른 얼굴, 호궤 자세를 한 모습이 바로 그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