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으로 읽는 국정 제188호 2023. 6 발행처: 문화체육관광부 www.mcst.go.kr 발행인: 박보균 발행일: 2023. 6. 1. 제작협력: (주)도서출판 점자 www.kbraille.net 문의: 070-4618-5016, 044-203-3014 음성 사서함: 02-2092-9000 (7511) 이 책자에 수록된 내용은 정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손끝으로 읽는 국정 차례 사람의 향기: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에서 동메달 획득한 노재욱 씨 4 알짬 정보: KBO, 시각장애인 음성 중계 지원 시스템 구축 등 16 인터뷰: 배우리 한국땅이름학회 명예회장 23 공감 정책 I: 해외직구 관세환급 신청 스마트폰으로 해결 35 공감 정책 II: 1주택자 재산세 부담 평균 7만 2,000원 줄어든다 40 생활 뉴스: 5월 4일부터 조계종 65개 사찰 문화재 관람료 면제 등 44 마음 건강: 야구선수 오타니의 64가지 성공습관 51 BF 문화 한걸음: 건강한 날, 즐거운 삶 57 생활과 건강: 류마티스관절염이란 68 세대 공감 K-Pop: 화성악? 화성학! 75 살며 생각하며: 전쟁의 피해자는 누구인가 84 문화재 이야기: 한강대교 94 사람의 향기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에서 동메달 획득한 노재욱 씨 - “한 접시에 꿈과 행복 오롯이 담아내는 요리사가 될 겁니다” 지난 3월 말, 프랑스 메스에서 제10회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가 개최됐다. 장애인의 기능 수준 향상 및 개발 촉진을 위해 1981년 시작된 이 대회에서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들은 가구 제작, 귀금속 공예, 사진, 데이터 처리 등 총 34개 직종에 출전해 금 18, 은 4, 동 9개를 따 7연속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이 가운데 요리 부문에 출전한 시각장애인 노재욱 씨는 이번 대회 최연소 국가대표로 참가해 동메달을 획득하는 영광을 안았다. 호원대학교 호텔외식조리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노재욱 씨를 만났다. Q. 늦었지만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A. 감사합니다. 국가대표라는 자부심 속에서도 부담감을 상당히 느꼈는데,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어서 기뻐요. ‘결과에 연연하지 말자. 경험과 자기 향상을 위한 도전일 뿐이다’라고 되뇌었지만 자꾸만 결과에 신경 쓰는 저 자신을 발견하기도 했어요. 심판과 기술위원으로 동행해주신 홍인기, 조은혜 교수님의 조언으로 극복할 수 있었지요. 동메달을 수상하기까지 주변 많은 분들의 도움과 가르침이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Q.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 대회에서 선보인 요리가 궁금합니다. A. 개인부에서는 메인 요리와 디저트를 한 가지씩 조리했습니다. 둘 중 어느 한 가지만 잘하는 게 아니라 둘 다 완성도가 높아야 했지요. 메인 요리로는 토끼 고기를 활용한 롤라드, 디저트로는 프랑스 빵인 브리오슈를 만들었는데, 둘 다 모양을 잡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롤라드는 얇은 고기로 야채나 과일 등을 돌돌 말아서 오븐에 굽는 요리인데, 속재료가 번번이 흘러나와서 속재료 양을 조절하는 데 애를 먹었어요. 브리오슈는 버터와 설탕, 달걀이 많이 들어가는 빵인데, 눈사람 같은 귀여운 모양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요. 제빵에 익숙하지 않다 보니 반죽하는 게 고되었는데, 도전하는 마음가짐으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Q. 시각장애가 요리하는 데 어려움이 되지는 않는지요. A.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원인불명의 선천적 시각장애를 갖고 태어났습니다. 왼쪽 눈은 보이지 않지만 다행히도 오른쪽 눈은 건강한 시력을 유지하고 있어요. 소고기의 마블링, 생선의 아가미, 채소의 색깔 등으로 신선도를 판별하는데, 다행히도 전혀 무리가 없습니다. 또한 장애로 인한 불편함보다는 익숙함을 먼저 느껴요. 저는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 대해 비관하거나 우울해하지 않았어요. 요리할 때는 촉감을 많이 활용하는데, 가령 재료 손질 시 10센티미터 굵기로 썰어야 하는 경우, 손가락 마디를 활용해 크기를 가늠합니다. 무게를 잴 때 계량스푼이나 컵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숙달되면 손대중만으로도 판단할 수 있지요. 물론 그 경지에 이르려면 무수한 노력이 뒤따라야 하지만요. Q. 요리에 입문한 계기를 듣고 싶습니다. A. 할머니와 어머니의 손맛 때문이었죠. 두 분의 음식 솜씨가 정말 좋으시거든요. 어린 시절, 제가 음식을 먹으면서 엄지손가락을 들어 올리면 두 분은 굉장히 행복해하셨어요. ‘먹는 사람은 나인데 왜 할머니와 엄마가 기분 좋은 표정을 지으실까?’ 궁금할 정도였지요. 자연스레 요리에 대한 흥미가 솟구쳤고, 어깨너머로 요리하는 모습을 유심히 관찰하게 되었습니다. 중학생 때 요리를 배우고 싶다고 말씀드렸는데, 흔쾌히 “네가 하고 싶다면 해라. 너의 선택을 믿는다”며 지지해 주셨습니다. 이후 덕암정보고등학교에 진학해 본격적으로 양식 조리를 공부했습니다. 양식은 에피타이저, 메인 요리, 디저트 등의 코스로 나뉩니다. 육류를 주력으로 다루고 버터와 온갖 향신료를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지요. 가장 자신 있는 요리는 스테이크인데요, 그중에서도 양갈비 스테이크를 잘합니다. 운이 좋게도 ‘2020 KOREA 월드푸드 챔피언십’에 출전해 해양수산부 장관상을 받았고, 전국기능경기대회 요리 부문에서도 우수상을 받았습니다. 현재 양식과 한식, 중식 조리사 자격증이 있는데, 양식에 한식과 중식의 조리 기법을 접목하고 싶습니다. 추후 일식 조리사 자격증도 취득할 계획입니다. Q. 요리를 배우는 과정에서의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A. 흔히 요리를 ‘창의력과 기술의 조화’라고 말합니다. 모든 분야가 다 그러하겠지만, 요리 역시 창의성을 고민하기 이전에 기술적인 부분을 길러야 합니다. 그래야 완성도 높은 작품이 탄생하니까요. 숙달하기 전까지는 썰기, 굽기, 찌기 등의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해야 하죠. 달걀말이를 스무 번 이상 만든다거나, 죽순 채썰기를 하루 종일 반복하다 보면 힘든 순간이 훅 찾아오기도 해요. 하지만 성격이 털털하고 외향적인 편이라, 그 순간도 잘 견뎌낼 수 있었습니다. 장애에 연연하지 않고 그저 하나의 특성으로 바라봐 주신 부모님의 긍정적인 마인드도 제게 좋은 영향을 주었지요. 아낌없이 응원해 주시는 부모님께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 싶습니다. Q. 호텔외식조리학과에서는 어떤 것들을 배우나요. A. 요리에 대한 이론과 실습, 호텔 주방을 책임지기 위한 경영학적 부분을 배웁니다. 식재료의 성분과 재료 간의 조화, 소위 말해 궁합을 다루는 식품영양학 과목은 참 흥미로워요. 그러나 영화·드라마에 나오는 요리사와 현장에 있는 요리사의 간극은 꽤 큰 편입니다. 누군가 제게 요리사의 첫 번째 덕목을 묻는다면, 주저하지 않고 체력이라고 답할 거예요. 하루 종일 불 앞에 서 있고, 무거운 프라이팬과 칼을 잡아야 하기에 체력이 정말 중요하거든요. Q. 음식을 더 맛있게 먹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A. 요리는 맛도 중요하지만 건강과 영양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양식은 메인 요리가 육류인데, 그와 함께 접시 한쪽을 차지하는 중요한 요리가 있습니다. 바로 가니쉬라고 불리는 구운 호박이나 버섯, 가늘게 다진 파슬리, 한입 크기의 파인애플, 뭉근하게 익힌 아스파라거스 등입니다. 종종 장식으로 여겨지거나 외면받는 경우가 있는데요, 건강과 영양을 고려할 때 메인 요리에 곁들여 먹으면 매우 좋습니다. 가니쉬를 먹어야 더 많은 풍미와 식감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꼭 기억해 주세요. 아마 식사하는 기쁨도 더 커질 겁니다. Q. 앞으로의 포부를 듣고 싶습니다. A. 졸업이 코앞인 만큼 취업이 첫 번째 목표입니다. 큰 호텔의 양식 파트에서 근무하면서 많은 경험을 쌓고 싶어요. 나중에는 저만의 식당을 개점해, 세계적인 셰프 피에르 코프만처럼 미슐랭의 별도 따고 싶습니다. “한 나라의 요리를 먹는다는 건 그 나라의 문화를 먹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요리에는 요리사의 진심, 지역적·민족적 특징과 문화가 녹아 있습니다. 제 삶의 경험을 요리에 녹여내고 싶고, 그 요리가 손님에게 특별한 추억으로 남길 바랍니다. 한 접시에 꿈과 행복을 오롯이 담아내는 요리사가 되겠습니다. 김수정·신혜령 기자 알짬 정보 KBO, 시각장애인 음성 중계 지원 시스템 구축 등 01. KBO, 시각장애인 음성 중계 지원 시스템 구축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시각장애인 관람객 음성 중계 지원 시스템을 구축한다. 음성 중계 지원 시스템이란 실시간으로 경기 상황을 음성으로 중계해 주는 것이다. 방송 중계가 실시간 경기보다 늦게 송출되기 때문에 그간 시각장애인은 경기장 내에서 경기를 충분히 즐길 수 없었다. 득점 상황에서 관중들이 함성을 지르지만, 방송에서는 아직 중계되지 않아 구장에서 직관하는 시각장애인은 어떤 상황인지 알기 어려웠다. KBO는 서울 잠실구장, 부산 사직구장,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 관련 시스템을 설치하기로 하고 최근 업체 선정 작업에 돌입했다. 이를 통해 3개 구장에는 TV 중계방송 음성을 활용한 소출력 FM 라디오 시스템이 구축될 예정이다. 문의 02-3460-4600 02. 국립재활원-국립현대미술관, 장애인 게임 접근성 증진 위한 업무협약 국립재활원과 국립현대미술관은 장애인 게임 접근성과 문화예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함께 협력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주요 내용은 ‘게임사회’ 전시회를 통한 장애인 게임 접근성 증진, 장애인 문화예술 접근성 증진이다. 게임사회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5월 12일부터 9월 10일까지 개최하는 전시로, 게임의 미학이 동시대 예술과 시각문화, 더 나아가 삶과 사회에 미친 영향을 짚어보기 위해 기획됐다. 전시 작품은 뉴욕현대미술관(MOMA) 등 해외 미술관이나 공공의 영역에 소장된 초기 비디오 게임들이다. 국립재활원은 지난해 ‘같이게임, 가치게임’ 프로젝트를 통해 뇌병변장애인 가족과 전문가 등이 함께 게임 접근성 보조기기 활용 안내서를 개발했고 게임 보조기기의 설계도와 안내서를 보조기기 열린 페이지 누리집에 무상 배포한 바 있다. 문의 02-901-1700 03. 서울시, 사회적 약자 불편 해소하는 혁신기술 개발 지원 서울시는 장애인·노약자 등 사회적 약자의 일상 속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혁신기술 개발을 지원한다. 우선 서울시는 5월 4일까지 시민공모를 진행했다. 공모로 제안된 해결 과제 중 중요도, 선호도, 타당성, 공공성 등에 대한 전문가 심사를 거쳐 우수과제 6건을 선정해 서울시장 상장과 상금을 수여한다. 우선 해결과제가 정해지면 해당 기술을 개발할 기업을 공모하게 된다. 선정된 기업은 실수요자가 참여하는 리빙랩 방식을 적용해 사회적 약자를 위한 맞춤 기술을 개발한다. 서울시는 기술 개발·상용화 과정을 행정·재정적으로 지원하고 향후 판로 개척과 해외 진출까지 도울 계획이다. 기술 개발 과정에서 다양한 참여자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기업·전문가·시민 등이 참여하는 네트워크 체계를 구성해 운영한다. 문의 02-120 04. 삼성화재, 청소년 장애 이해 드라마 ‘갈채’ 제작 삼성화재가 시각장애인 안내견을 소재로 만든 청소년 장애 이해 드라마 ‘갈채’를 제작했다. 이 드라마는 후천적으로 시각장애를 갖게 된 태양이 안내견 갈채를 만나 일상을 회복하고 꿈을 이뤄나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시각장애인이자 안내견학교 직원인 유석종 씨가 훈련사로 출연했다. 삼성화재는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교육부,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와 함께 2008년부터 매년 청소년을 위한 장애 이해 드라마를 제작, 보급해 왔다. 자폐·청각·뇌병변·시각 등 다양한 장애 유형을 소재로 드라마가 제작되고 있으며, 올해는 삼성화재 시각장애인 안내견 사업 30주년을 기념해 제작됐다. 삼성화재는 1993년 안내견학교를 세우고 지금까지 한 해 12~15마리씩 시각장애인에게 무상 분양했다. 올해 3월 기준 총 274마리의 안내견이 분양됐으며 현재 73마리가 활약 중이다. 문의 031-320-8922 인터뷰 배우리 한국땅이름학회 명예회장 - “땅이름 보존은 나의 뿌리를 알고 고향을 찾는 일” 여의도(汝, 矣, 島)의 뜻을 한자대로 풀어보면 ‘너의 섬’ 또는 ‘너나 가질 섬’이란 뜻이 된다. 지금은 금싸라기 땅이 된 이곳을 너나 가지라니? 땅이름의 유래를 거슬러 옛 문헌 등을 살펴보면 여의도는 너른 벌의 섬이란 뜻의 ‘너벌섬’으로 불린 것으로 보인다. 즉 ‘여’는 ‘너’란 뜻의 한자를 취한 것이고 ‘의’는 옷의 옛말인 ‘벌’을 취한 후 같은 발음인 어조사 ‘의’로 한 번 더 변형된 것이다. 그래서 여의도가 너나 가질 섬이란 뜻에서 나왔다는 이야기는 한낱 근거가 없는 소리다. 비슷하게 독도 역시 홀로 외롭게 떨어져 있는 섬이란 의미가 아니라 바위섬이란 뜻의 ‘독섬’이 한자로 변형되면서 생긴 오해다. 임진강의 한 대지류인 한탄강은 얼마나 많은 이들이 이곳에서 한탄해 이 같은 이름이 붙었을까 싶지만 큰 여울이란 뜻의 ‘한여울’에 ‘여울 탄’자를 써 지금의 명칭으로 불리게 됐다. 주변 하천에 널빤지로 다리를 놓고 다니던 풍습이 있던 판교는 ‘넓은 다리’라는 이름 뜻처럼 사람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하는 플랫폼 기업들의 무대가 됐다. 한국땅이름학회 배우리 명예회장은 지난 2월 펴낸 <또 하나의 생활문화 지도, 땅이름>(마리북스)를 통해 이같이 다양한 지명의 어원을 풀어냈다. 청계천, 용산 등 서울 중심지부터 가재울이나 노루목과 같이 이제는 생소해진 토박이 지명의 생성과 변천 과정을 두루 담았다. 그는 “공룡이 살던 시대를 알기 위해 화석을 연구하듯 우리말과 옛 사람들의 생활 모습, 조상들의 생각을 알려면 옛 땅이름을 살펴보면 된다”고 말한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땅이름은 우리말의 화석”이라고 강조했다. - 60년간 전국 찾아다니며 땅이름 연구, ‘간첩’ 오해도 1938년생인 배 회장은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우리말과 땅이름을 연구해 온 토박이 땅이름 전문가다. 땅이름의 유래를 찾아 전국 방방곡곡 발로 뛰며 답사를 다녔다. 그 과정에서 ‘간첩’으로 오해받는 등 에피소드도 넘친다. “이 산 이름은 뭡니까. 그럼 저 산 이름은요?” 하며 묻고 다니는 흙투성이 낯선 젊은이가 사람들 눈에 이상한 것은 당연했다. 이후 보다 연구를 체계적으로 하기 위해 교수, 교사, 지리·언어·풍수학자 등과 손잡고 1984년 한글땅이름학회를 발족했다. 옛 우리 땅이름을 보존하고 연구하기 위한 학계의 구심체다. 지금도 1년에 네 번 학술발표회를 열고 연구 결과를 공유한다. 배 회장은 신도시, 지하철역 등 우리 땅이름을 제·개정하는 데도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서울시 교통연수원 교수와 국토지리정보원 중앙지명위원을 역임했고 2001년부터 18년간 국토교통부 국가지명위원회 위원을 맡았다. 서울 송파구와 경기도 하남·성남 지역 일부가 포함된 ‘위례신도시’, 광주광역시와 전남 나주시에 걸친 ‘빛가람혁신도시’가 그의 작품이다. ‘위례’는 순우리말로 우리(울애) 또는 담, 울타리를 뜻하고 ‘빛가람’은 광주의 ‘빛’과 나주 영산강의 ‘가람(강의 옛말)’을 합친 것이다. ‘청와대사랑채’도 배 회장이 직접 지었다. 이 밖에도 우리나라 최초의 우리말 이름 은행인 ‘하나은행’과 ‘한솔제지’ 등 사명도 그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하지만 노학자는 “갈수록 우리 땅이름이 사라져간다”며 안타까워했다. 한자·영어 이름에 밀려 우리말 땅이름이 설 자리를 잃어가는 건 물론 지역적 특색을 담아 만들어진 토박이 땅이름도 뜻이 왜곡되거나 전혀 다른 뜻을 지닌 이름으로 남아 불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토박이 땅이름이 사라지는 요인은 다양한데 배 회장은 그중에서도 가장 큰 원인은 ‘한자로 변형’이라고 짚었다. “곰나루의 ‘곰’은 크다는 뜻의 우리말 ‘검’에서 나온 건데 이걸 굳이 웅진으로 표기해요. 그러니 사람들은 곰이 건너다닌 나루였다고 믿는 거죠. 신사동의 옛말은 ‘모랫말(모래마을)’이에요. 신사동이 있는 한강변이 모래벌판이었다고 해서 그렇게 불린 거예요. 그런데 이걸 한자로 바꿔버리니 이젠 누가 신사동에서 모래를 떠올릴 수 있겠어요. 신사 숙녀가 많이 사는 동네라고 하지 않으면 다행입니다.” 식민통치 시절 일본이 행정구역을 개편하는 과정에서 원래 이름 뜻을 희석시키거나 여러 땅이름을 멋대로 합친 것 역시 큰 영향을 미쳤다. 이른바 ‘창지개명’이다. 배 회장은 “서울 시내 지명 가운데 50%는 일제 잔재”라고 꼬집는다. 일례로 서울 용산전자상가와 청파동을 잇는 욱천고가차도의 ‘욱천’이란 이름은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승천기의 ‘욱’에서 유래했다. 서울시에서는 몇 해 전 이를 옛 지명인 ‘만초천(덩굴이 무성한 풀의 내)’으로 되돌렸지만 여전히 고가차도 초입엔 욱천고가차도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원각사(절)가 있어 ‘절골’이라 불리던 인사동은 종로구에 있던 관인방의 ‘인’, 대사동의 ‘사’를 합쳐 만든 이름으로 바뀌면서 본래 뜻은 완전히 자취를 감춰버렸다. “가장 많은 마을이 모여 있었고, 마을마다 각각 이름이 있던 서울 종로구는 관철동, 궁정동 등 동 이름 가운데 30% 이상이 변형되거나 사라졌다”고 배 회장은 설명했다. - ‘애오개역’ 등 옛 땅이름 시설물에 새겨 복원 배 회장은 서울시 요청으로 4년 전 ‘서울의 토박이 땅이름 지도’를 만들었다. 사라져가는 우리 땅이름을 기억하고 되찾기 위한 일환으로 서울 시내 법정동의 옛 땅이름과 그 뜻을 일일이 밝혀냈다. 그러나 지명을 모두 옛말, 우리말로 바꾸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배 회장은 “지명을 바꿀 수 없다면 지하철역이나 공원, 고개, 다리 등 시설물 이름에 토박이말을 쓰자”고 제안한다. 서울 지하철 5호선 ‘애오개역’이 좋은 사례다. 애오개는 ‘작은 고개’라는 뜻의 우리말이다. 이를 한자로 바꾼 것이 ‘아현’으로, 역이름을 제정할 당시 이미 아현역이 있었기 때문에 남아현역, 북아현역으로 할 수도 있었던 걸 국가지명위원이었던 배 회장이 지역 특성을 담은 토박이 지명으로 할 것을 주장해 애오개역이 됐다. 배 회장은 “토박이 땅이름을 역 이름에 새겨놓으니 사람들 입에 돌지 않는가. 덕분에 사라질 뻔한 우리말이 살아났다”며 입술에 힘을 줬다. 이처럼 우리 땅이름은 지역 특성과 역사, 당시의 생활상을 반영한다. 배 회장이 옛 땅이름을 ‘무형의 문화유산’이라고 일컫는 이유다. 그는 “우리 땅이름을 보존하는 건 결국 나의 뿌리, 고향을 찾는 일”이라고 말한다. “KBS <전국노래자랑> 한번 봐요. 출연자들 이름 밑에 주소가 뜨잖아요. 사는 곳이 그 사람을 보여주는 거예요. 우리는 전부 길에서 태어났죠. 지명은 나의 뿌리를 찾는 근거가 되기도 해요. 그래서 땅이름은 고향을 인식하는 데 중요합니다. ‘거북골’, ‘새텃말’, ‘말죽거리’와 같은 옛 땅이름은 단번에 어느 동네인지를 인식하기도 쉽고 고향의 따스한 정취가 어감에서도 살잖아요. 토박이 땅이름 자체가 고향을 계속 기억하게 하는 거죠. 조상들이 만들어 놓은 땅이름을 버릴 수 있는 자격이 우리에겐 없어요. 그걸 보존하는 게 우리가 할 일입니다.” 정책주간지 공감 정책 I 해외직구 관세환급 신청 스마트폰으로 해결 다양한 상품을 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해외직구’. 다만 반품 시 세금을 돌려받는 절차가 다소 까다로웠는데요. 이젠 모바일로 간편하게 환급받을 수 있다고 하니 한번 알아볼까요? 국내 소비자의 해외직접구매, 이른바 ‘해외직구’가 최근 5년새 빠르게 증가하면서 2023년은 사상 최초로 구매건수가 1억 건을 넘을 것으로 예상돼요. 엄청난 숫자죠? 이처럼 해외직구를 이용하는 이들이 갈수록 늘고 있지만 반품할 때는 구매 시 납부한 세금(관세)을 돌려받는 절차가 다소 까다로워 불편하다는 목소리가 있었어요. 이에 관세청은 지난 3월 24일부터 ‘모바일 관세 환급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답니다. 앞으로 해외직구 물건을 반품하는 개인은 언제 어디서든 스마트폰을 통해 수입·세금 납부내역을 조회하고 이미 납부한 관세(수입부가세, 개별소비세) 등에 대해 환급 신청도 할 수 있게 됐어요. 앞서 관세 환급 신청을 하려면 개인용 컴퓨터를 사용해 전자통관시스템을 내려받은 뒤 공동인증서까지 등록해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했던 것을 생각하면 정말 간편해진 거예요! ‘모바일 관세청’ 애플리케이션(앱)을 스마트폰에 내려받은 뒤 간편본인인증만 받으면 쉽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요. 구체적인 이용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먼저 수입신고일로부터 6개월 이내 수입한 상태 그대로 다시 수출되는 자가 사용 목적의 해외직구 물품은 반품이 가능한데요. 앱에서는 이같이 최근 6개월 이내 수입신고·세금 납부내역을 자동으로 업로드해 보여줘요. 덕분에 이 중에서 반품할 상품을 선택하기만 하면 돼요. 그 뒤 환급 수량과 환급세액을 입력해요. 관세청에서는 ‘환급세액 계산 도움정보’를 제공하고 있어서 어렵지 않게 환급세액을 계산할 수 있어요. 구매·반품·반송·환불 확인서류, 통장사본, 수입·수출신고필증 등 첨부해야 할 증빙서류가 있다면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촬영한 뒤 업로드하면 돼요. 이제 ‘제출’ 버튼만 누르면 끝! 정말 간편하죠? 그래도 어렵다면 동영상, 챗봇, 이북(e-book) 등을 통해 제공되는 안내 매뉴얼의 도움을 받아보세요. 이뿐만이 아니에요. 이전까지는 환급 신청 처리 상황을 알려면 세관에 직접 문의해야 했지만 이제는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접수·심사·지급 완료 등 처리 과정도 손쉽게 조회할 수 있어요. 환급금이 지급되면 카카오톡이나 문자로 알려주기까지 하니 언제 돈이 들어오나 목 빼고 기다릴 일도 없다고요~ 매년 2만여 명이 해외직구 물건을 반품하는 상황에서 이처럼 편리하게 관세를 환급받을 수 있게 됐으니 더욱 즐겁고 똑똑하게 쇼핑을 즐겨보세요! 정책주간지 공감 정책 II 1주택자 재산세 부담 평균 7만 2,000원 줄어든다 올해 1가구 1주택자의 재산세 부담이 평균 7만 2,000원 줄어든다. 행정안전부는 5월 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지방세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번 개정안은 1주택자의 재산세 부담을 낮추기 위해 공시가격 6억 원 이하 주택에 대한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추가로 인하하는 것이 핵심이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세금 부과의 기준이 되는 과세표준을 정할 때 적용하는 부동산 공시가 비율이다. 이 비율이 줄어들면 재산세도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주택자의 공정시장가액비율을 60%에서 45%로 한시적으로 인하했다. 올해는 여기에 더해 6억 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43~44%를 적용한다. 공시가격 3억 원 이하는 43%, 3억 원 초과 6억 원 이하는 44%다. 6억 원 초과는 지난해와 동일하게 45%를 적용한다. 다만, 다주택자와 법인은 지난해와 동일하게 60% 수준을 유지한다. 행안부는 “올해 공동주택의 공시가격이 전년 대비 하락해 지난해와 동일하게 적용해도 세 부담은 줄어들지만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해 6억 원 이하 주택에 대해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추가 인하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이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조정되면서 납세자 부담은 전년 대비 적게는 8.9%에서 많게는 47%까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지난해 공시가격 2억 원 주택의 재산세는 19만 8,000원이었는데 올해는 공시가격이 1억 9,000만 원으로 하락해 세액은 17만 5,000원이 된다. 2만 3,000원(11.6%)이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공시가격 5억 원 주택의 재산세는 63만 9,000원에서 15만 4,000원(24.1%) 감소한 48만 5,000원이 된다. 올해 공시가격이 4억 2,000만 원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한편 올해 예상되는 주택 재산세 세수는 5조 6,798억 원으로 지난해 6조 6,838억 원보다 1조 40억 원(15.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7,275억 원(72.5%)이 1주택자 세 부담 경감분에 해당한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1주택자 1,008만 호를 기준으로 했을 때 가구당 세 부담은 평균 7만 2,000원가량 줄어든다. 지방세법 시행령 개정안은 7월, 9월에 부과하는 재산세부터 적용된다. 정책주간지 생활 뉴스 5월 4일부터 조계종 65개 사찰 문화재 관람료 면제 등 01. 5월 4일부터 조계종 65개 사찰 문화재 관람료 면제 지난 5월 4일부터 대한불교조계종 산하 65개 사찰에 입장할 때 징수하던 문화재 관람료가 면제됐다. 또 사찰의 기존 ‘관람료 매표소’를 ‘불교문화유산 관람안내소’로 변경해 불교문화유산 향유 문화 조성과 안전 관람을 위한 안내 역할을 하고 있다. 국가지정문화재 소유자 또는 관리자가 관람료를 감면하는 경우 정부나 지자체가 해당 비용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한 개정 문화재보호법이 5월 4일 시행되는 것을 계기로 사찰 입장객이 관람료를 면제받는다. 문화재청은 국가지정문화재 소유자 또는 관리단체로부터 6월 말까지 관람료 감면 비용 지원 신청서를 받는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국민들이 불교문화유산을 보다 부담 없이 향유할 수 있게 돼 문화향유권이 크게 증진되고, 나아가 불교문화유산의 관람객 증가로 인한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까지도 기대한다”고 밝혔다. 단, 국가지정문화재가 아닌 시도지정문화재를 보유한 일부 사찰의 경우 문화재 관람료를 계속 징수한다. 문의: 문화재청 정책총괄과(042-481-4852) 02. 재난적의료비 지원 한도 ‘3,000만 원 → 5,000만 원’으로 상향 정부가 국민의 과도한 의료비 부담 완화를 위해 재난적의료비 지원사업의 연간 한도를 현행 최대 3,000만 원에서 5,000만 원으로 확대하며 의료안전망을 한층 강화한다. 이번 개정은 지난 3월 28일 개정·공포한 ‘재난적의료비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른 것으로, 외래의 경우에도 질환에 관계없이 지원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희귀질환 진단·치료를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는 의료기기로서 국내에 대체 가능한 제품이 없는 의료기기를 구입한 비용도 재난적의료비 범위에 포함하는 등 제도 시행에 필요한 사항을 정비했다. 먼저 치료에 필수적이면서 1회에 수천만 원에 이르는 고가 약제 등 취약계층의 경제적 부담이 큰 의료 현실을 반영해 재난적의료비 지원 한도를 상향한다. 기존 연간 한도는 최대 3,000만 원이었으나 이를 3배 이내로 상향하고 고시 개정을 병행해 5,000만 원으로 규정한다. 외래진료 시에도 질환에 관계없이 지원받을 수 있도록 모법을 개정함에 따라 관련 규정을 정비했다. 기존에는 질환 제한이 없는 입원진료 지원과 달리 외래진료에 대해서는 중증질환으로 한정해 주사제 투여, 영상의학적 검사 등 외래 고액 의료비가 발생하는 경우 지원에 사각지대 발생 우려가 있었다. 이에 이번 개정으로 외래진료 때에도 원칙적으로 질환과 관계없이 재난적의료비 신청 대상을 늘려 제도 접근성을 확대함에 따라 적기에 필요한 지원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 밖에도 희귀질환 진단·치료를 위한 목적으로 국내에 대체 가능한 제품이 없는 의료기기를 구입한 비용도 재난적의료비의 범위로 포함한 모법 개정에 따라 관련 규정을 정비했다. 문의: 보건복지부 필수의료총괄과(044-202-2664) 03. 공무원 면접시험 때 대인관계·적극성 본다 인사혁신처가 ‘공무원임용시험령(대통령령)’을 개정해 내년부터 공무원 면접시험에서 대인관계 능력과 적극성 등을 중점적으로 보기로 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공무원 면접시험 평정요소에 소통·공감, 헌신·열정, 창의·혁신, 윤리·책임 등 공무원 인재상이 반영된다. 이에 의사소통 및 대인관계 능력, 창의력, 전략적 사고력, 책임감과 공정성 등이 면접자의 주요 평가 대상이 될 전망이다. 또 시험실시기관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평정요소를 면접시험에 추가할 수 있도록 함에 따라 직무에 필요한 전문지식 등도 면접 시 평가할 수 있다. 아울러 개정안은 부처 여건에 맞게 경력 인재를 채용할 수 있도록 경력경쟁채용(경채)시험 시 자격증 소지자의 필요경력 기준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개정 내용은 내년부터 적용된다. 정책주간지 마음 건강 야구선수 오타니의 64가지 성공습관 매일 두 아들을 걱정하는 어머니가 있었다. 비가 오는 날은 짚신 장수인 큰아들이 장사를 망칠까 봐 걱정하고 날이 좋으면 우산 장수인 작은아들이 장사를 못할까 봐 한숨을 쉬었다. 마침 길을 가던 한 현자가 어머니를 위해 조언했다. “비가 오면 우산 장수 아들을 생각하고 날이 좋으면 짚신 장수 아들을 생각하세요. 그러면 걱정이 사라질 겁니다.” 어머니는 현자의 말을 따랐고 어떤 날씨에도 두 아들을 걱정하지 않게 됐다. 우화는 매일 소소한 걱정에 휩싸여 사는 우리에게 관점의 변화가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키워드가 될 수 있음을 말해준다. 하지만 나는 이 글을 읽을 때마다 정말 어머니의 걱정이 사라졌을지 의문이 든다. 어머니가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꿔도 날씨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는 아들의 수입은 변함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이런 식의 조언이 아니라 좀 더 현실적인 해법을 제시해 줬으면 어땠겠냐는 아쉬움이 남는다. 예를 들면 두 아들이 힘을 모아 비 오는 날은 함께 우산을 팔고 해가 좋은 날은 짚신을 팔자고 제안했으면 어땠을까? 혹은 우산을 파는 아들에게는 밝은 날을 위해 양산을 준비하고 짚신을 파는 아들에게는 비가 오는 날에 대비해 나막신을 만들어보자고 해도 괜찮았을 것이다. 좀 더 현실적인 목표와 방법을 제시해줬다면 아들의 수입도 늘고 어머니의 걱정도 확실히 덜었을 것이다. 물론 관점을 바꿔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새로운 의미를 찾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내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불가항력의 상황에서 긍정적인 생각은 문제를 해결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게 전부여서는 안 된다. 충분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때조차 생각만으로 상황을 모면하려 한다면 현실을 외면한 채 자기 생각 속에 갇혀 사는 우물 안 개구리가 되기 쉽다. 대신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야 한다. 뚜렷한 목표는 실천을 위한 노력을 이끈다. 노력이 반복되면 습관이 되고 습관이 된 노력은 삶을 성장시키는 가장 큰 동력이 된다. 미국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뛰어난 선수로 평가받는 일본인 선수 오타니 쇼헤이도 고등학생 시절에는 수많은 걱정에 휩싸여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불투명한 진로 때문에 흔들리는 마음을 잡아야 했고 부족한 구위를 올리고 체력을 키워야 했다. 이런 걱정 앞에서 오타니는 잘될 거라는 막연한 희망이 아닌 구체적인 계획표를 만들었다. 먼저 프로구단 입단이라는 중심 목표를 세우고 몸 만들기, 제구, 구위, 변화구, 스피드, 정신력, 인간성, 운이라는 8가지 세부 목표를 정했다. 그리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64가지 실천 방법을 적어놓고 노력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오타니는 64가지 실천 방법 중 대부분을 자신의 습관으로 만들었다. 64가지의 다양한 이행 방법은 내가 아무리 실천에 취약해도 그중 한두 가지는 해낼 수 있는 성취의 가능성을 높여준다. 그렇게 끼워진 첫 단추는 다음 단추를 끼우게 하는 연결고리가 되고 언젠가는 중심 목표를 이루게 하는 기틀이 될 것이다. 지금 내 마음이 걱정으로 가득 차 있다면, 막연히 긍정 회로를 돌리는 것이 아닌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고 내가 할 수 있는 소소한 실천 방법을 점검해 보는 건 어떨까? 신기율 칼럼니스트(그루맘 교육센터장) 정책주간지 BF 문화 한걸음 건강한 날, 즐거운 삶 ○ 족구왕 복학생 만섭은 토익 점수 하나 없지만, 하고 싶은 일은 결코 포기할 수 없다는 강한 신념을 지닌 인물입니다. 족구장 신설 서명 운동을 펼친 만섭은 전직 축구 국가대표 선수와의 족구 경기에서 승리하고, 교내에 족구 열풍을 불러일으킵니다. 만섭은 캠퍼스 퀸카 안나에게 일대일 영어연극 파트너를 제안하는 등 적극적으로 구애를 펼치기 시작하고, ‘그저 그런 복학생’에서 순식간에 캠퍼스의 ‘슈퍼 복학생 히어로’가 됩니다. 이 영화는 20대 청춘의 성장통을 그리고 있습니다. 삶의 고민과 걱정이 족구 경기 우승으로 해결될 리가 없을 겁니다. 하지만 하루 종일 걱정만 하면서 살 이유 또한 없지요. 훗날 20대를 돌아보았을 때 ‘그때 참 즐거웠지!’ 하고 추억할 수 있다면, 한 템포쯤은 쉬어가도 좋을 겁니다. 안재홍의 연기가 일품입니다. 청춘의 도전이라는 공감 소재로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정보 - 2013/한국/극영화/장편/104분/15세 이상 관람가 - 감독: 우문기 - 출연: 안재홍, 황승언, 정우식 배리어프리버전 - 연출: 우문기 - 내레이션: 김경아(아나운서) ○ 모모와 다락방의 수상한 요괴들 우리 집 다락방에 요괴가 산다면 어떨까요? 열한 살 소녀 모모는 사고로 아빠를 잃고 천식이 있는 엄마를 따라 작은 섬 시오지마로 이사 옵니다. 모모는 이사 온 첫날 다락방에서 오래된 그림책 한 권을 발견합니다. 그날부터 다락방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리고, 냉장고 속 간식이 사라지고, 급기야 그림책 속 요괴들이 모모의 눈앞에 나타납니다. 요괴 이와, 카와, 마메는 모모 덕분에 봉인된 그림책에서 나왔다고 말합니다. 요괴들은 “원래 신이었는데 잘못을 저지르는 바람에 벌을 받아 힘을 빼앗기게 됐다”고 말하지요. 요괴들의 마지막 임무는 하늘나라에 있는 모모의 아빠에게 가족의 안부를 전해주는 것이에요. 즉, 모모와 엄마를 지켜주는 수호신이었던 겁니다. 영화 막바지에 “네가 애썼구나. 엄마를 부탁한다. 항상 지켜보고 있단다”라고 적힌 아빠의 편지가 나오는데요, 모모는 아빠에 대한 원망과 그리움을 한꺼번에 토해냅니다. 스튜디오 지브리 출신을 비롯한 일본 최고의 애니메이션 스태프들이 참여했습니다. 정보 - 2012/일본/애니메이션/장편/120분/전체 관람가 - 감독: 오키우라 히로유키 배리어프리버전 - 연출: 오성윤 - 내레이션: 전숙경(성우) * 배리어프리 영화 공동체 상영 이용 방법 -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 누리집(barrierfreefilms.or.kr) 접속 후 바로 신청하거나 신청서를 내려받은 뒤 이메일로 신청 - 문의: 02-6238-3200, barrierfreefilms@gmail.com ○ 내 삶을 바꾸는 조금 긴 쉼표, 한 달 살기 ‘한 달 살기’는 말 그대로 한 지역에 한 달을 머물면서, 그곳의 사람과 문화와 여유롭게 소통하고, 그 속에서 힐링하며, 충전과 성찰을 통해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는 여행입니다. 저자는 두 아이의 방학 기간, 즉 1년에 두 번 아이들과 함께 한 달 살기 여행을 떠납니다. “비용은 얼마나 들까?” “국내가 좋을까 해외가 좋을까?” “뭘 준비해야 하지?” “숙소는 어떻게 구하지?” 등등 한 달 살기 여행을 위한 실제적인 도움도 받을 수 있습니다. 작가는 “한 달 살기 여행은 치열한 삶을 버텨낸 나에게 주는 엄청난 선물이자, 우리 가족에게 일상의 모든 가치를 바꾸어 놓은 놀라운 터닝 포인트가 되어 주었다”고 말합니다. 쫓기는 삶에서 즐기는 삶, 배려와 여유를 갖는 삶으로 바뀌었고, 자존감과 자신감이 쑥 올라간 삶, 가족 간의 유대가 훨씬 깊어진 삶으로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불안과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해 주는 책, 무엇이든 해보려는 적극성과 주체적인 삶의 소중함을 느끼게 해주는 책입니다. 정보 - 2020/글: 류현미/발행처: 자유문고 - 소장기관: 마포점자도서실(DAISY자료) ○ 내 몸 내 뼈 이 책은 대만 문학상을 휩쓴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의사’인 저자가 내 몸과 장과 뼈 구석구석의 사생활을 유쾌하게 들여다본 이야기입니다. 무좀은 치료가 가능한지, 없어도 그만인 충수는 왜 있는지, 탯줄은 언제 자르는 게 좋은지 등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지요. 뿐만 아니라 머리 모양에 관한 기호, 누나와 정반대인 성장 스토리, 꽉 막힌 코로 하루를 시작하는 이야기 등 생활 속 잔잔한 이야기로 연민과 즐거움을 느끼게 합니다. 책은 머리와 목, 가슴과 배, 몸통과 사지, 골반과 회음으로 나누고, 다시 이를 32가지 부분으로 분류했습니다. 레지던트 시절에 집필했기 때문에 실제 진료 이야기가 다수 포함되었는데요, 의사로서 환자를 만나며 관찰하고 느낀 바를 전하고, 때론 환자가 되어 병원을 찾은 이야기도 전합니다. 누구나 가졌지만 아무도 모를 내 몸의 사생활! 변덕스럽고도 섬세한 내 몸에 관한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정보 - 2021/글: 황신언/발행처: 유노북스 - 소장기관: 하상시각장애인도서관(DAISY자료) * 도서관 이용 방법 - 이용 시간: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매주 토·일요일 및 국가공휴일 휴관) - 도서관에 방문하여 원하는 자료를 열람하거나, 도서관에 자료를 신청하면 우편으로 발송 - 문의: 02-338-0180(마포점자도서실), 02-451-6000(하상시각장애인도서관) 생활과 건강 류마티스관절염이란 우리 몸의 여러 감각은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안전하게 하며, 우리가 삶을 즐기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여러 이유로 감각 중 일부가 저하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 다른 감각이 저하된 감각을 대신하여 최대한 우리 몸을 유지하고자 노력한다. 시력은 여러 감각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감각 중 하나이다. 시력이 저하되었을 경우 촉각이 그 감각을 대신하여 일상생활에 도움을 준다. 촉각은 일차적으로 피부에서 감지해 뇌에 신호를 주는데, 이에 문제가 없어도 관절염이 있는 경우 지장을 받아 문제가 될 수 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많이 들어본 질환이지만 아주 흔하지는 않다.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골관절염, 즉 퇴행성관절염과 무엇이 다르냐고 물으면 선뜻 답할 수 있는 사람 또한 많지 않다. 흔히 두 질환을 혼동해 류마티스관절염도 나이가 들어야 생기는 병으로 오인되기도 하는데, 이로 인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발생한다. 류마티스관절염은 활막, 즉 관절을 싸고 있는 막을 침범하는 만성 염증성 전신질환이다. 내 몸을 지켜야 할 면역세포들이 내 몸을 나쁜 것으로 잘못 인식해 염증과 손상을 일으키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잠재적으로는 우리 몸의 다른 곳에도 염증과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다행히 흔한 질환은 아니어서 일반적으로 전체 인구의 약 1%가 앓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여성에게서 보통 2~3배 더 흔히 나타난다고 보고된다. 40대에 가장 많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어느 연령대에나 나타날 수 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여러 관절에서 통증, 뻣뻣함, 종창 등의 증상이 수 주에 걸쳐 서서히 나타난다. 환자의 약 2/3는 피로감, 식욕 부진, 전신쇠약감, 애매모호한 근육 및 관절 증상이 선행하고 뒤이어 활막염이 발생한다. 이런 증상은 수 주에서 수개월에 걸쳐 나타나며 이 단계에서는 진단이 어렵다. 손목, 가운뎃손가락 관절, 손목 관절 등 작은 관절에 나타나는 경우가 흔한데, 목뼈를 제외한 척추관절에는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염증이 있는 관절은 물이 찬 고무풍선을 만지는 듯한 부종을 보이고, 압통과 열감이 동반된다. 류마티스관절염의 진단에 가장 중요한 것은 관절을 싸고 있는 막의 염증인 활막염이 있는 것을 확인하는 것으로, 혈액 검사와 영상 검사가 도움이 된다. 진단 후에는 질병활성도와 손상 진행 정도 및 예후가 어떨지의 평가가 이루어져야 하고, 이에 따른 적절한 치료가 가능한 빨리 시작되어야 한다. 항류마티스제를 이용한 치료를 시작하여 증상 완화뿐 아니라 병이 진행하는 것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스테로이드제나 비스테로이드 진통소염제는 증상을 개선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병의 경과를 완화하거나 진행을 막을 수 있는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그래서 초기에 단기간 최소 용량으로 사용한 뒤 가능한 한 빨리 중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항류마티스제의 투여 없이 스테로이드나 비스테로이드 진통소염제만을 복용하고 증상이 좋아졌다고 오인하면 안 된다. 효과적인 약물치료도 중요하지만 비약물적 치료도 상당히 중요하다. 적절한 운동, 특히 유산소 운동과 관절 기능을 유지하기 위한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류마티스관절염이 있는 경우 장기적으로 심혈관 질환 발생의 위험도가 높아진다는 것이 잘 알려진 만큼 관리가 필요한데, 적절한 체중의 유지, 건강한 식사, 적절한 운동이 중요하다. 시각에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여러 약제를 복용해야 하는 류마티스관절염의 특성상 복약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에 약 복용에 더욱 큰 주의가 필요하다. 관절염으로 인해 손의 촉각에 지장이 있거나 손의 기능 저하로 인해 시각을 대신해야 할 부분을 충분히 해주지 못하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아직까지 뚜렷한 예방 방법은 없다. 다만 흡연이 발병에 연관이 있다는 것이 알려져 있어 금연하는 것이 중요하고 감기 등 균 감염 또한 연관성이 있어 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발병하더라도 조기에 진단을 받고 항류마티스제를 포함한 적절한 치료를 유지한다면 극복 가능한 질환이다. 최찬범 교수(한양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세대 공감 K-Pop 화성악? 화성학! 화성이란 화음을 시간에 따라서 배열하는 것이다. 화성학은 화음과 그것의 진행 방법에 대한 연구법이다. 나는 대학에서 작곡을 전공하였는데, 당시 병행 5도, 은복 5도 등 외워야 할 것들이 꽤 있었다. 소위 ‘고상한 음악’이라 불리는 클래식 곡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것들을 반드시 외워야 했는데, 다행히 화성학은 늘 A+를 받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당시 국내 화성학 서적은 물론이고 일본의 화성학 서적, 미국의 재즈 화성학 서적(), 버클리 음악대학의 교재도 읽었다. 과외를 해서 번 돈은 새로운 화성학 교재를 사는 데 사용했다. 그만큼 화성학에 진심이었다. 한 저자의 화성학 교재에서 “어떤 법칙은 좋으나 어떤 법칙은 금한다”고 나오면, 그것도 외우곤 했다. ‘음악’ 하면 흔히 절대음감, 상대음감에 대해 말하곤 한다. 나는 어릴 때부터 피아노곡을 많이 들어서인지 절대음감을 소유했다. 과거형으로 적어 놓은 까닭은 지금은 절대음감을 소유하고 있지 않아서이다. 음이 나뉘고 구분되어 들리기는 하지만 말이다. 고등학교 때 카세트테이프로 여러 음악을 들었던 게 생각난다. 적게는 100번, 많게는 1,000번 이상 테이프를 돌려 듣다 보니 테이프가 늘어져 버렸다. 이런 이유로 애매하게 음이 떨어진 음원을 듣다 보니, 결과적으로는 반음 정도의 오차가 나는 이상한 절대음감이 되어버렸다. 그 대신 상대음감이 생겼다. 따라서 지금 나의 음감 상태는 ‘반음 정도 오차가 나는 절대음감+상대음감’이라 할 수 있다. 혹시 버스의 경적이 내는 소리가 어떤 음일지 생각해 본 독자가 있을까? 이것이 메이저 화음이라는 것을 아는 독자라면 음감이 상당히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나는 악기가 아닌 실생활에서 들리는 소리를 화음으로 인식하면서 이것을 사람의 오감과도 연결하고자 노력했다. 청각과 미각은 멀고도 가깝다. 나는 두 감각이 같이 있을 때 시너지 효과를 낸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종종 음악을 요리와 연결하기도 한다. 화음을 요리로 표현해 보면 다음과 같다. 즐거운 느낌이 나는 메이저 화음(장3화음)은 단맛, 슬픈 느낌이 나는 마이너 화음(단3화음)은 짠맛, 즐거워서 조금 이상한 느낌이 나는 어그먼트 화음(증3화음)은 텁텁한 맛 혹은 쓴맛, 너무나도 슬픈 디미니쉬 화음(감3화음)은 매운맛(사실 매운맛은 통증이라고 하지만)…. 가령 요리를 할 때 매운맛 다음에 단맛, 단맛 다음에 짠맛 이런 식으로 맛의 조화를 이루는 것을 음악에서는 화성학이라 할 수 있다. 화성학 교재에서는 안 되는 법칙에 대해서도 적어 놓는데, 요리로 생각하면 어떤 말인지 좀 더 쉽게 와닿는다. 예를 들면, 쌀국수를 하는데 쌀국수 고명으로 총각김치를 통째로 얹는다든지, 생크림 케이크를 만드는데 겉을 전체적으로 된장으로 바른다든지 하는 것이다. 오렌지에 고추장을 바르고 멸치를 얹는다든지, 흰 쌀밥에 버터를 잔뜩 얹은 뒤 초코우유를 붓는다든지, 멜론 빵에 오징어젓갈을 얹는다든지 하는 것 말이다. 요즘은 다양성이 존중되기 때문에 어떤 독자들은 ‘그게 어때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실제로 식사로 나오면 그 비주얼과 향, 맛에 대부분 기겁할 것이다. 이렇게 연상하면 화성도 쉽게 진행해 볼 수 있다. 위의 예시에 나왔던 오징어젓갈과 흰 쌀밥은 그야말로 밥도둑이다. 생크림 케이크와 멜론 빵, 초코우유 정도까지는 어울린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이런 맛의 조합은 나열해 보자면 거의 무한대에 가까울 정도로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 물론 큰 카테고리로 나눈다면 어느 정도는 정리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사람은 이런 조합을 이론으로 익히는 것이 아니라, 본능으로 어울린다는 것을 직감한다. 그리고 자기가 먹고 싶은 것으로 구입한다. 그것은 보통 ‘개인의 기호’라고 표현한다. 설령 이상한 조합으로 구입했다 해도 먹어보면 이상하다는 것을 알고, 그중 이상한 맛의 주범을 찾는다. 다음에는 해당 조합에서 그 주범이 되는 재료를 제외하고 구입한다. 만일 공통의 기호를 찾으면 한때 크게 히트했던 ‘허니버터 감자칩’, 몇십 년간 꾸준한 사랑을 받는 ‘신라면’ 같은 메뉴가 되는 것이다. 클래식의 화성학은 모차르트, 베토벤 시대의 특성을 토대로 정리해 나름의 법칙을 세운 것이다. 이후 작품 중 참고할 것이 있으면 조금씩 업데이트된다. 재즈 화성학도 기존 재즈 음악가의 음악 중 많은 이가 좋아했던 음악의 특성을 연구하고 이론화한 것이다. 최근 대중음악 화성학이 새로이 쓰이고 있고, 앞으로도 개량될 것이다. 단순하게 악기의 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악기의 음색과 배음에 따라 결정되는 음 밀도 등이 중요하게 여겨지고, 반음 단위가 아닌 반의 반음 혹은 그 이하의 정밀한 음들을 다루는 정밀 화성학이 나올 것이다. 화성학을 계속해서 배우고 익히는 것은 좋은 태도이지만, 너무 화성학에만 얽매여 있다면 과거에만 머물 수 있기에 안 된다. 새로운 음악이 나오면 열린 마음으로 음악을 듣고 접근하는 것이 나만의 화성학이 될 것이다. 무조건 법칙을 내세울 게 아니라 경험적인 측면으로 접근하고 새로운 조합이 나오면 테스트하면서 나만의 화성 레시피를 만들어 가면 어떨까. 임채섭(작곡가) 살며 생각하며 전쟁의 피해자는 누구인가 6월이 다시 돌아왔다. 어김없이 6·25한국전쟁을 떠올리게 된다. 끔찍한 전쟁으로 희생당한 이들의 아픔을 느끼게 된다. 어떤 명분이든 상관없다. 전쟁은 옳지 않다. 돌이킬 수 없는 희생을 낳기 때문이다. 특히, 힘없는 여성과 사회적 약자들의 희생이 대단히 크다. 그런 내용이 잘 기록된 한 권의 책이 있다. ‘전쟁이 끝나면 다시 만나’(제니퍼 암스트롱, 비룡소)이다. 이 책은 총 300페이지가 안 되는 얇은 책이다. 비록 두꺼운 책은 아니지만 전쟁의 참상을 잘 알려주는 책이다. 그 어떤 전쟁을 다룬 책보다 슬픈 책이다. 이유인즉슨, 전쟁의 참상을 아이들의 시선으로 기록했기 때문이다. “우리 집이 폭발하는 순간이었다. 내 품에 안은 아메드와 함께 나는 공중으로 솟구쳐 오르는 것을 느꼈다. 그 후로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다. 전 세계가 폭발하여 주황빛 검은 연기의 불꽃 속에 삼켜진 것처럼 느껴졌다. 입에서는 말 대신 검붉은 피가 뿜어져 나왔다. … 그리고 우리는 하산 오빠와 아빠를 다시 만나지 못했다.” - ‘헤다이트, 너 어디에 있니’ 중에서 - 그날 그때의 상황이 선명하게 그려진다. 끔찍한 사건이 아이의 시선으로 그려진다. 이 작품처럼 다른 작품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의 체험을 기록한 글들이다. 한마디로 순수한 아이들의 증언이다. 이 책은 전쟁에 대한 경각심과 최대 피해자들의 아픔을 한껏 불러일으키게 한다. 전쟁이 어떻게 일상을 파괴하는가, 전쟁의 피해자들은 어떻게 살아가게 되는가를 잘 보여주기 때문이다. 국제기구 통계에 따르면, 1987년 이후 전 세계에서 어린이 200여만 명이 각종 전쟁으로 사망했고, 그 세 배에 이르는 600여만 명이 불구가 되었으며, 약 1,000여만 명의 어린이들은 심각한 정신 장애를 앓고 있다고 한다. 이 책에 소개된 작품은 12편밖에 안 되지만 미국의 남북전쟁, 베트남전쟁,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 니카라과 내전, 일본의 진주만 습격 등 다양한 전쟁이 나온다. 이 책을 관통하는 이야기는 한마디로 인류사에 지워지지 않는 전쟁의 야만성이다. 등장하는 아이들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아이들이 당한 그 고통을 여실히 느낄 수 있게 한다. “나는 텔레비전을 응시했다. 카메라맨이 달리자 화면이 흔들렸다. 그들이 불타고 있는 자동차 뒤로 몸을 숨기자 총알이 날아왔다. 우리 아파트에서 불과 몇 블록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연출되고 있는 광경을 지켜보다 보니 나는 충격으로 관절이 흐물흐물해지면서 소파에 주저앉았다. … 그래, 혁명군들이 부패한 정부로부터 인민을 구출하기 위해서 이런 짓을 한다고 쳐. 하지만 그들이 하는 짓에 방해되었던 무고한 사람들을 죽인 것에 대해선 대체 뭐라고 변명할 셈인가.” - ‘전쟁으로의 초대’ 중에서 - 이것은 영화적 상상력이 동원된 판타지가 아니다. 엄연히 존재했던 현실이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가도 지워지지 않을 역사적 기록이다. 작가가 어린 시절 겪은 전쟁에 대한 아픈 증언이다. 더불어 전쟁을 벌인 이들에게 책임을 묻는 아이의 질문이다. 약자들이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보는 그 현장을 보라. 고통스러워하며 한 아이가 외치는 비명을 들어보라. “전쟁이 일어나던 첫날 우리는 피란민이 되었다. 그들은 우리를 겁에 질린 사슴 떼처럼 한밤중에 몰아냈다. 아빠는 항상 서 있다가 무슨 일이 생기면 즉시 뛸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일깨워 주셨다. 하지만 어제 신발도 없이 뜀박질하는 바람에 내 다리는 이미 상처투성이였다. 더는 서 있을 수가 없었다. 내 그림자가 도살된 짐승의 피처럼 발밑에 고일 무렵 나는 길바닥에 쓰러졌다. … 수용소는 그야말로 정어리 통조림 같았다. 수용소 안은 낯선 사람들로 빼곡히 차 있었다. 사람들은 폭격 경보 사이렌이 울리기만 하면 하나같이 공포에 질린 얼굴로 웅성거리며 한 덩어리가 되었다. 칼날같이 날카로운 사이렌이 수용소 창문을 뚫고 들어와 우리의 심장에 꽂혔다.” - ‘이튿날’ 중에서 - 1967년 3차 중동전을 체험한 소녀를 주인공으로 쓴 작품의 일부분이다. 그야말로 잔인한 현장이 고스란히 그려진다. 전쟁을 일종의 영웅 놀이나 오락쯤으로 표현하거나 전쟁을 수시로 입에 담는 이들도 있다. 생각해 보라. 전쟁의 무자비함과 가장 큰 피해자는 과연 누구일까? 그 어떤 전쟁도 일어나서는 안 된다. 이미 우리는 70여 년 전 6·25한국전쟁으로 큰 희생을 치렀다. 우리 아이들이 누릴 평화로운 세상은 권리이고 어른들은 그 세상을 열어줄 의무가 있다. 다시 6월을 맞이하면서 나는 생각한다. 세계 곳곳에서 아직도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사람들이 무수히 죽어가고 있다. 특히, 여성이나 사회적 약자들이 더 많이 죽어가고 있다. 긴긴 휴전 중인 우리나라도 여전히 초긴장 상태이다. 멈춘 전쟁을 다시 일으켜 승리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애초에 전쟁을 막는 것이 우리가 바라는 평화이다.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그 어떤 사안보다 각계각층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 사심 없이 우리 아이들에게 평화로운 미래를 물려줘야 한다. 손병걸(시인) 문화재 이야기 한강대교 1917년 한강인도교(현재의 한강대교)가 준공되었다. 당시에는 사람과 우마차가 다니도록 인도교로 건설되었으며, 중지도(노들섬)와 노량진 간의 대교와 중지도와 한강로 간의 소교로 나뉘어져 있었다. 강폭이 좁고 수심이 얕은 구간은 일반다리 형태로, 강폭이 넓고 수심이 깊은 구간은 선박통행이 가능하도록 교각 간격을 넓힌 트러스 형태로 지어졌다. 용산 측 소교 188m는 1925년 7월 을축년 대홍수로 유실되어 1930년 8월 게르버교로 확장 재건되었다. 1936년 전차궤도 부설계획에 따라 폭이 협소한 440m 구간의 노량진 쪽 트러스교 상류 측에 아치교를 건설하기 시작하여 1937년 10월 완공했다. 그러나 1950년 6·25한국전쟁 중 2, 3, 5번째 경간이 폭파되어 사용 불능 상태가 되었다가 1958년 다시 복구되었다. 한강대교의 역사와 공사 이력은 근대 기술의 변천을 시기별로 보여준다. 구조 형식은 강재를 사용한 타이드 아치와 게르버교 형식으로 근대 교량기술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다. 한강대교는 서울에서 남쪽 방면의 노량진으로 통하는 가장 중요한 관문이자, 서울 시민과 함께해 온 한강에서 가장 오래된 인도교이다. 6·25한국전쟁 당시의 총탄 흔적이 남아 있어 전쟁의 참상을 되새기게 한다. 대한민국 근현대 역사의 산 증거이자 우리나라 교량기술 발전의 복합적인 상징물이다. 2020년 9월 서울특별시의 시·도등록문화재로 등록되었는데, 이는 대한민국의 등록문화재 제도가 국가등록문화재와 시·도등록문화재로 나뉜 뒤 처음으로 등록된 시·도등록문화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