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으로 읽는 국정 제184호 2023. 2 발행처: 문화체육관광부 www.mcst.go.kr 발행인: 박보균 발행일: 2023. 2. 1. 제작협력: (주)도서출판 점자 www.kbraille.net 문의: 070-4618-5016, 044-203-3014 음성 사서함: 02-2092-9000 (7511) 이 책자에 수록된 내용은 정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손끝으로 읽는 국정 차례 사람의 향기: 시각장애인 위한 역사 콘텐츠 개발하는 ‘비추다’ 김원진 씨 4 알짬 정보: 국민연금공단, 시각장애인 위한 전자점자 서비스 제공 외 15 공감 정책: 일자리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국민취업지원제도 이용하세요 32 공감 현장: 로봇 공무원 ‘큐아이’ 박물관 문화해설사 역할 톡톡 42 마음건강: 6,200마리 ‘생각 벌레’ 다스리는 법 52 BF 문화 한걸음: 사랑은 달콤하게 59 생활과 건강: 칫솔질 잘했는지 궁금하다면 혀를 치아에 대 보세요 67 세대 공감 K-Pop: 클래식 음악을 토대로 만들어진 팝 75 살며 생각하며: 아버지의 마술 85 문화재 이야기: 떡 만들기 94 사람의 향기 시각장애인 위한 역사 콘텐츠 개발하는 ‘비추다’ 김원진 씨 -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역동적인 문화 콘텐츠 만드는 게 꿈” 조상들의 삶과 문화가 고스란히 담긴 박물관은 매우 정적인 공간이다. 조용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대부분의 관람객은 조심스러운 자세로 유물을 대하고, 해설사의 해설을 듣거나 도록을 보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한다. 그러나 시각장애인에게 박물관은 ‘유리의 감촉만 느낄 수 있는 공간’에 불과했다. 이랬던 박물관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3D 프린팅 기술을 통해 유물을 감각적으로 접할 수 있게 된 것. 지난 2018년부터 시각장애인을 위한 문화재 모형을 제작하고 있는 사회적기업 ‘비추다’의 김원진 대표를 만났다. Q. 만나서 반갑습니다. ‘비추다’를 소개해주십시오. A. 안녕하세요? 경상남도 김해에 자리 잡은 ‘비추다’는 시각장애인이 문화유산·미술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전시품을 복원·체험 가능하도록 제작하는 기업입니다. ‘비추다’는 ‘시각장애인의 문화적 경험을 색다른 방법으로 비춘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저를 포함한 네 명의 직원들이 3D 프린팅, 입체 복사 등의 기술을 활용해 문화재 모형을 제작하고, 문화재 제작 키트를 만들어 시각장애인이 역사, 문화 향유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하고 있어요. 지역적 특성에 힘입어 가야 시대의 문화재 모형을 주로 제작해왔는데, 최근에는 문화재청의 의뢰를 받아 다른 문화재도 제작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열린 관광지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경상북도 고령의 유니버설 문화재 공간 구축에도 힘을 보탰습니다. Q. 이 일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A. 우선 어린 시절부터 역사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대학에서도 역사고고학을 전공했지요. 제게는 박물관이 무척 흥미로운 공간이지만, 대중적으로는 다가가기 어려운 공간, 재미없는 공간이라는 사실을 떨칠 수 없더군요. 어떻게 하면 박물관을 좀 더 친숙한 공간으로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한 시각장애인이 SNS에 올린 글을 보게 되었습니다. “영국 대영박물관에서 비너스 상을 실수로 만지게 됐다. 시각장애인임을 밝히자 경비원이 제지하지 않고 오히려 다른 유물도 만져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는 내용이었어요. 그것을 읽은 뒤 소외된 사람들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시각장애인을 비롯한 ‘모두를 위한 박물관’을 구상해보자는 의지가 생겼습니다. 이후 시각장애인들과 여러 차례 인터뷰를 하면서 ‘시각장애인에게 보는 것은 곧 만지는 것이다’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관리 및 보존 측면에서 유물을 직접 만지는 일은 불가능했어요. 그때 돌파구가 된 게 3D 프린팅 기술이었습니다. 실제 유물을 만지기 어렵다면, 만져도 무방한 유물 모형을 제작하면 된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고, 이를 구체화하여 ‘시각장애인도 체험이 가능한 박물관’으로 ‘2017 소셜벤처 아이디어 경연대회’에서 수상했습니다. 사회적기업가 육성 사업으로 채택되면서 창업까지 하게 되었죠. Q. 진행하고 있는 일을 자세히 소개해주십시오. A.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요, 하나는 문화재 및 유물 모형을 3D 프린팅 기술로 제작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제작한 문화재와 유물 모형을 활용해 전시 및 체험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입니다. 3D 프린팅 기술로 유물을 제작하며 시행착오도 꽤 많이 겪었습니다. 테스트용으로 만든 유물 모형의 감촉이 플라스틱 촉감과 비슷했던 게 가장 큰 문제였어요. “문화재보다는 장난감 같다” “실제 유물과 비슷한 촉감이면 좋겠다”는 시각장애인의 의견을 반영해 3D 프린팅 모형 겉면에 흙이나 청동 등 문화재 외관과 최대한 유사한 감촉을 덧붙이는 과정을 추가했습니다. 전시를 기획할 때는 프로그램 선정에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인데요, 최대한 실생활에 밀접한 유물로 공감대를 형성하도록 구상합니다. ‘오늘날과 달리 과거에는 이러한 물건을 사용했구나’라고 알아차리는 순간 역사는 더 이상 과거에만 머물지 않게 됩니다. 오감을 활용할 때 사람들은 가장 쉽고 재미있다고 여깁니다. 직접 만들어보는 활동을 비롯해 암전 체험, 예절 체험 등도 진행하면서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우도록 노력합니다. Q. 이용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A. 처음 창업했을 때와 달리, 지금은 굉장히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피드백도 적극적으로 줍니다. 2018년 부산맹학교를 대상으로 역사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을 때 한 학생이 그러더군요. “그간 유물의 형상을 제대로 떠올려보지 못했는데… 역사란 이런 것이었군요. 소중한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힘들었던 기억이 그 순간 사라졌습니다. 지난해 경상남도 진주 청동기문화박물관과 진행했던 ‘3D로 만든 내 손에 진주 기획전’도 떠오릅니다. 시각장애인 및 유관 기관 관계자를 모시고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옛날 사람들이 만든 목걸이가 이렇게 섬세할 줄 몰랐다” “머릿속으로 상상만 했는데 직접 만져보니 더 신기하고 놀랍다” 등의 감상이 이어졌어요. 김해 지역아동센터에서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국의 역사를 알리는 프로그램도 진행했는데,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모형 덕분에 아이들이 더 쉽고 재미있게 빠져들 수 있었습니다. Q. 아쉬움이나 어려움은 없는지요? A. 함께 전시를 기획하거나 문화재 모형을 테스트할 시각장애인이 더 많이 계시면 좋겠어요. 회사가 도심 지역에 있지 않다 보니 교통편이나 접근성이 원활하지가 않습니다. 그런 이유로 시각장애인을 직원으로 채용하지 못하는 점이 아쉬워요. 기술적인 한계와 예산 부족으로 시각장애인 이용자가 원하는 만큼 문화재 모형을 제작하기 어려운 현실에도 부딪히고 있어요. 현재의 3D 프린팅 기술로도 디테일을 살린 섬세한 표현에는 한계가 있거든요. 그러나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한층 더 분발해 좋은 문화를 선도하는 기업이 될 겁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A. 조만간 전주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게 단기적 목표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암전박물관’을 만드는 게 꿈입니다. 암전박물관은 깜깜한 박물관 안에서 직접 유물을 만지고, 실컷 떠드는 공간입니다. 그곳에서 활동할 시각장애인 역사해설사를 키워내는 것 또한 꼭 이루고 싶은 소망입니다. 시각장애인에게 유물을 관람하고 알아가는 기회를 주는 동시에 새로운 일터를 제공한다면 장애인 인식개선도 이뤄질 겁니다. 앞으로도 새로운 가치와 미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수정·신혜령 기자 알짬 정보 국민연금공단, 시각장애인 위한 전자점자 서비스 제공 외 01. 국민연금공단, 시각장애인 위한 전자점자 서비스 제공 국민연금공단이 시각장애인도 국민연금 정보를 쉽게 읽고 확인할 수 있도록 누리집에서 전자점자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전자점자 서비스는 누리집에 게시된 각종 정보와 소식을 점자 파일로 변환해 제공하는 서비스다. 새 소식, 보도자료, 알기 쉬운 국민연금 등 17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으며, 계속 추가할 예정이다. 이용 방법은 간단하다. 콘텐츠 화면 오른쪽 위에 있는 ‘점자 보기’를 누르면 화면 속 글자가 점자로 바뀐다. 이용자는 ▲ 음성 출력 ▲ 점자정보단말기 ▲ 점자프린터 중 원하는 방식으로 이용하면 된다. 공단 관계자는 “이번 서비스 도입으로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권익을 더욱 두텁게 보호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문의 1355 02. 오뚜기, 시각장애인 위한 점자 패키지 확대 오뚜기가 시각장애인의 알 권리 보호를 위해 점자 표기한 패키지를 확대 적용 중이다. 오뚜기는 지난해 3월 설문조사를 토대로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의 협조를 받아 점자 위치, 내용 및 가독성 등을 점검했고, 9월부터 컵라면 전 제품에 점자 표기 적용을 완료했다. 컵라면 용기에 제품명과 물 붓는 선(물선),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여부를 나타내는 기호까지 점자로 표기한 것이다. 저시력 시각장애인이 점자 위치를 쉽게 인지하도록 점자 배경은 검은색, 점자는 흰색으로 인쇄했다. 최근에는 컵밥 14종 및 용기죽 전 제품 8종에 확대 적용했으며, 컵밥도 전 제품에 적용할 계획이다. 컵밥에는 제품명, 조리법(전자레인지, 끓는 물 조리 가능)을 기호로 점자 표기했다. 문의 080-024-2311 03. 네이버웹툰, 시각장애인 감상 돕는 서비스 출시 네이버웹툰이 시각장애인의 웹툰 감상을 돕는 ‘배리어프리 웹툰’ 베타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미지에서 문자를 인식하고 이를 음성으로 바꿔 시각장애인에게 제공하는 기술은 이미 나와 있으나, 웹툰은 스토리를 순서대로 전달해야 하므로 시각장애인이 이용하기 쉽지 않은 콘텐츠였다. 네이버웹툰은 1년여 연구 끝에 AI를 활용, 이미지로 제공되는 웹툰의 대사를 순서에 맞게 문자로 바꿔주는 ‘웹툰 대체 텍스트’ 자동 제공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컷과 말풍선의 위치 정보를 활용해 웹툰의 대사를 스토리 전달이 가능하도록 순서대로 문자로 전달한다. 이에 따라 시각장애인은 스마트폰의 보이스오버(모바일 앱 화면을 읽어주는 기능, 애플폰)나 토크백(화면 상태를 음성으로 알려주는 기능, 삼성 등 안드로이드폰) 기능을 이용해 음성으로 들으며 웹툰을 즐길 수 있게 됐다. 네이버웹툰은 한국어부터 베타 서비스를 시작하고 언어를 점차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누가 대사를 했는지를 알 수 있는 화자 추론 기능과 대사가 없는 컷에도 대체 텍스트를 제공하는 기능도 개발하기로 했다. 문의 1588-3820 04. 현대차, 국내 최초 시각장애인 특화 전기차 기증 현대자동차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시각장애인 특화 전기차량 3대를 충청북도에 기증했다. 이번 기증은 현대자동차의 사회공헌 사업의 하나로, 차량은 도내 3개 시·군(충주시, 제천시, 보은군) 장애인생활이동지원센터 3곳에 배치됐다. 시각장애인 특화 전기차는 점자 및 음성안내 편의사양을 친환경 전기차량인 ‘아이오닉 5’에 적용한 것으로, 승하차 시 문 열림·닫힘, 에어컨·히터 가동, 통풍 시트 강도 등이 음성으로 안내돼 있고, 점자 스티커가 부착돼 있다. 현대자동차는 충청북도 내 11개 장애인생활이동지원센터의 차량에 대한 무상점검 서비스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의 043-220-2114 05. 한국장애인개발원, 시각장애인 위한 요가 영상 오픈 한국장애인개발원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요가 영상’을 오픈했다. 이번 영상은 한국장애인개발원 연구과제인 ‘2022 장애유형별 운동프로그램 개발 연구(II): 시각장애인을 중심으로’의 결과물로, 시각정보 습득이 어려운 시각장애인이 음성 설명을 듣는 것만으로도 요가 동작을 따라 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은 시각장애인 요가강사 이지은 씨를 포함해 연구를 진행했고, 관련 학계의 자문을 거쳐 영상의 완성도를 높였다. 영상은 ▲ 명상과 몸풀기 ▲ 우르드바하스타사나 ▲ 우타나사나 ▲ 런지, 로우런지 ▲ 플랭크 ▲ 차투랑가 ▲ 코브라자세 ▲ 다운독 ▲ 수리야나마스카라 ▲ 마무리 스트레칭 등 총 10편으로 구성돼 있다. 요가 영상은 한국장애인개발원 유튜브 채널에서 시청할 수 있다. 문의 02-3433-0600 06. 광주과학기술원, 청각장애인 위한 박물관 해설 수어 기술 실증 광주과학기술원 한국문화기술연구소가 ‘청각장애인을 위한 지능형 전시해설 문자·한국 수어 변환 기술 개발’ 실증에 들어갔다. ‘3D 모션 교정 기술’을 적용해 진행하는 이번 실증 서비스는 지난해 11월 국립광주박물관 1층 상설전시공간인 ‘아시아도자 전시실’의 유물 일부를 대상으로 진행한 1차 실증에 이은 것이다. 국립광주박물관에 방문한 청각장애인은 수어 번역 체험용 디바이스를 대여하고, 디바이스 전시 해설문에 부착된 QR 코드를 인식시키면 아바타가 한국 수어로 번역 서비스를 제공한다. 청각장애인들이 수어 해설 영상을 보며 박물관에 전시된 작품들을 불편함 없이 감상할 수 있다. 3D 모션 교정 기술을 적용한 이 서비스는 2월 28일까지 국립광주박물관에서 제공될 예정이다. 문의 062-570-7000 07. 보건복지상담센터, 상담가이드 추천봇 개발 보건복지부 보건복지상담센터가 정확하고 신속한 상담 응대를 위한 ‘상담가이드 추천봇’을 개발했다. 이 시스템은 민원인과 상담사 간의 대화 내용을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여 파악하고, 민원인의 요구사항에 적합한 답변을 찾아 상담사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보건복지상담센터에서는 약 1년간 3단계(사전 준비, 시스템 구축, 시스템 개발 등) 과정을 거쳐 AI 기술을 활용한 이 시스템을 개발했다. 주요 장점으로는 대화 내용이 채팅 형태로 변환되어 고객의 요구사항 파악이 용이한 점, 상담 내용을 분석하여 상담유형별 최적의 추천 답변을 검색할 수 있는 키워드를 추출하는 점, 상담사의 상담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이슈 발생 시 즉시 대응하는 점 등이다. 아울러 보건복지정책 관련 지침 숙지 및 상담 자료 검색 등 상담사의 업무 부담감 해소를 통해 효율적인 상담 응대를 가능하게 한다. 보건복지상담센터 관계자는 “민원인의 요구사항 관련 최적화 답변을 상담사가 실시간으로 추천받음으로써 정확하고 신속한 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129 08. 국공립 박물관·미술관 장애인 편의성 개선한다 전국 국공립 박물관·미술관에 대한 장애인 편의성 개선이 추진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해 7월부터 12월 초까지 한국장애인개발원과 전국 국공립 박물관·미술관 497개에 대한 장애인 편의시설 실태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른 의무 대상 시설 391개의 편의시설 설치율은 70.0%, 적정설치율은 57.4%였다. 장애인이 박물관·미술관에 원활하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박물관·미술관이 준공된 시점의 법 기준에 적합한 시설이더라도 현행법 기준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에 따라 국공립 박물관·미술관을 대상으로 시설 개선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고 담당 공무원 대상으로 실무교육도 진행하게 된다. 박물관·미술관 주간(5월)에는 공모사업 ‘함께 만드는 뮤지엄’을 통해 박물관·미술관이 장애인 접근성을 향상한 창의적 전시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사립 박물관·미술관의 디지털·무장애 전시 관람 환경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문의 044-203-2000 09. 대한장애인체육회, ‘그림해설 오디오 매거진’ 제작 대한장애인체육회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와 협업해 국내 공공기관으로는 최초로 ‘그림해설 오디오 매거진’을 제작했다. 이번에 제작된 매거진은 시각장애인의 매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스포츠 경기 설명은 물론, 생동감 있는 주요 사진에 대한 해설을 더했다. 매거진은 시각장애인 전용 플랫폼인 미디어접근센터 MAC와 국립장애인도서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인 행복을 들려주는 도서관, ARS 음성정보 소리샘, 시각장애인재활통신망 넓은마을을 통해 제공되며, 향후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접근성을 확장할 계획이다. 관계자는 “장애인 스포츠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나갈 수 있도록 오디오 매거진을 지속적으로 제작할 예정”이라며 “시각장애인뿐 아니라 다양한 유형의 장애인 대상 접근성 향상 프로그램 제공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의 02-3434-4500 10. ‘제27회 올해의 장애인상’ 수상후보자 추천 접수 올해의 장애인상위원회가 장애인복지 및 사회발전에 기여한 장애인을 대상으로 ‘2023년도 올해의 장애인상’ 수상후보자를 추천 받았다. 추천은 1·2차로 나누어 진행되었는데, 먼저 1월 11일부터 1월 27일까지 전국 17개 광역 지방자치단체와 29개 장애인복지단체 등 46개 기관에서 접수를 받았다. 이후 1월 30일부터 2월 8일까지 46개 추천 기관이 각 1명씩 추천한다. 위원회는 전문 심사위원회를 구성한 뒤 후보자에 대해 공적 심사와 현지 실사, 온라인 공개검증 등을 진행해 4월 중 수상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문의 02-3433-0675 공감 정책 일자리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국민취업지원제도 이용하세요 김성경(25) 씨는 호텔조리학과를 전공한 후 조리사(제과제빵사)로 근무하던 중 건강상 이유로 퇴사했다. 짧은 경력으로 인해 전직에 대한 고민과 진로 설정의 어려움을 느끼던 중 ‘국민취업지원제도’를 통해 선호도 검사 등 진로상담을 했다. 취업의 방향을 바꿔 디지털콘텐츠디자이너로 진로를 설정하고 ‘직업훈련’ 과정을 통해 자격증을 취득한 뒤 ‘일경험 참여’로 역량을 강화해 경력 부족을 보완했다. 덕분에 최근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 고용안전망으로 자리매김한 국민취업지원제도 ‘한국형 실업부조’로 불리는 국민취업지원제도는 2023년으로 3년 차에 접어들었다. 저소득·청년 구직자 등 취업 취약계층에게 취업지원서비스와 생계 지원을 함께 제공하는 2차 고용안전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3년부터는 ▲ 구직촉진수당 보장성 강화 ▲ 조기취업성공수당 확대 ▲ 일경험프로그램 개편 등의 내용으로 더욱 세밀하게 확대됐다. 월 50만 원씩 6개월간 시행되던 구직촉진수당은 부양가족 1인당 10만 원씩 월 최대 40만 원이 추가 지원된다. 취업활동 계획 수립 후 2개월 이내에 취업하면 50만 원을 지급하던 조기취업성공수당은 취업활동 계획 수립 후 3개월 이내 취업 시 유형에 따라 잔여 구직촉진수당의 50%까지 지급하는 것으로 폭을 넓혔다. 일경험프로그램은 더욱 세밀하게 바뀐다. 훈련 연계형(직무 수행+직무 교육) 중심 운영으로 참여자는 직무 맞춤 교육과 함께 실제 업무를 경험하고 참여수당은 일 최대 7만 1,000원, 월 최대 140만 원이 지급된다. 참여기업 요건은 피보험자수 10인 이상 기업만 일경험 참여로 강화됐다. 기업이 양질의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도록 기업지원금은 최대 50만 원으로 확대해 체계적인 일경험을 지원한다. - 경쟁력 갖춘 신규 구직자로 거듭 국민취업지원제도는 유용하게 적용되고 있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의 경우 이 제도가 도입된 이래 취약계층 2만 6,823명이 취업지원서비스를 받았다. 같은 기간 구직촉진수당 지원 유형 수급 자격 인정자 2만 2,563명 중 청년(18~34세)이 1만 5,968명으로 70.8%를 차지했다. 성별로는 여성이 1만 2,627명(56%)으로 남성보다 많았다. 취업지원서비스는 개인별 취업활동 계획에 따른 직업훈련과 일경험, 복지서비스 연계 등을 제공한다. 생계 지원은 취업지원서비스에 구직촉진수당 또는 취업활동 비용을 보조한다. 광주노동청은 또 취업지원제도 참여자가 직무 경험을 통해 취업 역량·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일경험프로그램’도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2,197명이 전남지방우정청, 광주글로벌모터스, 광주은행 등 지역 내 기업에서 직무를 경험했다. 이들은 1~3개월 동안 참여 기업에서 희망 진로 관련 체험과 근무 경험을 쌓아 ‘경쟁력 갖춘 신규 구직자’로 거듭났다. 참가자 가운데 59명은 정규직 취업에 성공하기도 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하 공단)은 고용노동부 국민취업지원제도 일경험프로그램에 참여해 2022년 6월부터 2023년 2월(예정)까지 대전·충청 소재 공공기관 중 최대 규모인 총 133명을 채용했다고 밝혔다. 일경험프로그램은 고용노동부에서 취업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직무 경험을 통해 역량을 강화해 취업 성공을 돕기 위해 운영되며 공단은 2022년 6월 고용부 대전지방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상반기 채용된 113명은 전국 77개 지역센터에서 3개월(6월 10일~9월 9일)간 손실보전금, 정책자금, 전통시장 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 - 일경험프로그램 수료 인턴 채용 시 가점 부여 일경험프로그램을 수료한 인턴들은 공단 채용 시 가점을 받는다. 수료자의 경우 서류전형 3%, 우수 인턴은 서류전형 5%를 포함해 필기·면접전형에서도 3%의 가점을 받는다. 공단은 실무경험을 통해 업무숙련도가 향상된 일경험 인턴 총 8명을 상반기에 채용했다. 정규직 분야 3명, 휴직 대체 분야 5명이 실제 채용으로 이어져 일경험프로그램의 취지를 살린 사례라는 게 공단 측의 설명이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1월 1일 새해 공정하고 안전한 노동시장 구축을 위해 단호한 의지를 갖고 관행을 혁신, 제도를 개편해 나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2023년 신년사’를 발표하고 ‘노동시장 개혁’의 핵심과제인 근로 시간·임금체계 개편과 관련해서는 “입법안 마련 등 후속 조치를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노동시장 내 사회적 약자들을 위한 일자리 제공과 관련해서는 “구직자에 대해서는 국민취업지원제도를 통해 취업에 성공하고 고용안전망의 울타리로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청사진을 제시했다. 정부는 2023년 일자리 예산에 30조 원 이상을 편성했다. 미래 경쟁력 확보와 고용 취약계층의 노동시장 진입을 중점으로 본격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국민취업지원제도 문의 1350 정책주간지 공감 현장 로봇 공무원 ‘큐아이’ 박물관 문화해설사 역할 톡톡 “우와, 귀여워!” 서울 여의도 국회박물관에 아이들의 관심을 끄는 게 있다. 똘망똘망 큼직한 눈을 깜빡이며 청소년 정도의 키를 가진 로봇 문화해설사 ‘큐아이’다. 몸에는 큰 화면이 장착돼 있다. - 관람객과의 상호작용 가능한 로봇 2022년 국회박물관은 인공지능(AI) 로봇 큐아이를 1호 로봇 공무원으로 정식 임명했다. 이를 증명이라도 하듯 큐아이의 어깨에는 공무원증이 붙어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정보원이 추진하는 ‘지능형 멀티 문화정보 큐레이팅 로봇 구축사업’의 일환으로 도입된 큐아이는 문화(Culture)와 큐레이팅(Curating)에 에이아이(AI)의 합성어로 이름 지어졌다. ‘문화정보를 추천하는 인공지능’ ‘문화정보를 추천하는 아이’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았다. 국회박물관에서 활동하는 큐아이는 총 세 대로, 국회박물관 입구와 전시실 두 곳에서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었다. 2전시실에서 만난 큐아이의 몸통 화면을 누르자 안내 구역이 나타났다. 원하는 전시 구역을 선택하니 큐아이는 “길을 비켜 달라”고 말하고 이동을 시작했다. 이동하는 모양새가 참 안정적이다. 장난기가 발동한 기자는 이동 경로 앞을 살짝 가로막아 봤다. 큐아이는 이 정도 도발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사람들을 살짝 피해 옆으로 크게 돌아 원하는 위치에 기자보다 먼저 도착했다. 그러고는 큐레이터로서 자기 일을 했다. “여러분 앞에 있는 모형은 제헌국회의 개원식 한 장면입니다. 우리나라 국회가 시작된 장소인, 지금은 사라진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건물에서 개원식이 열렸습니다. 개원식에는 국제연합 대표, 미군 장성, 과도정부 인사 등이 참석했습니다. 모형의 가운데서 연설하는 사람은 우리나라 제1대 국회의장인 이승만입니다.” - 퀴즈도 같이 푸는 친숙한 해설사 글로만 읽었다면 다소 어렵고 지루할 수 있는 설명이었다. 큐아이를 따라 천천히 관람을 이어갔다. 국회와 민주주의, 국회 100년의 역사, 국회 기능과 역할 등을 큐아이는 친절하게 알려줬다. 대한민국임시의정원 관인, 대한민국임시헌장, 임시정부 대일선전성명서 등 역사적 사료가 이곳에 있다는 것도 알았다. 큐아이가 아니었다면 자칫 지나칠 수 있는 정보였다. 큐아이는 적정 크기의 목소리로 설명을 하면서도 자막과 수어 해설을 몸통 화면에 같이 보였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배려였다. 뿐만 아니라 시각장애인을 위한 그림 해설도 진행한다. 몸체 뒤에도 화면이 있어 큐아이가 움직이는 동안에도 상황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또 외국인 방문객을 위해 한·중·일·영 네 개 언어로 유창한 해설을 할 줄 안다니 AI 로봇답다. 관람을 마치고는 간단한 퀴즈도 풀 수 있다. 큐아이의 설명을 열심히 들었다면 맞힐 수 있는 수준. 우리나라 현대사에 대한 지식을 높일 수 있는 기회였다. 기자 외에도 다른 어린이가 퀴즈를 풀고 있었다. 어려서부터 스마트기기에 익숙한 어린이는 능숙하게 화면을 누르며 퀴즈를 술술 풀었다. 큐아이가 낯설지 않은지 묻자 “도서관에서 로봇 해설사를 본 적이 있어서 친숙하다”고 답했다. 주어진 여덟 문제를 모두 맞힌 아이는 의기양양하게 어깨를 으쓱했고 아이의 엄마는 박수를 쳐줬다. - 관람객 몰고 다니는 ‘피리 부는 사나이’ 또 다른 장소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만난 큐아이는 유독 바빠 보였다. 평일 오후에도 두세 시간은 대기할 만큼 인기 전시인 ‘MMCA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이중섭(이하 이중섭특별전)’ 해설에 여념 없기 때문이다. 큐아이는 국회박물관 외에도 국립현대미술관(서울), 국립공주박물관, 국립중앙박물관, 국립나주박물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에서 만나볼 수 있다. 2022년 9월부터 활동한 국립현대미술관 큐아이는 코로나19로 대면 문화해설이 어려운 시기에 해설사로 활동하며 자리 잡았다. 이중섭특별전은 전시 특성상 엽서와 편지지에 그려진 작은 그림이 많은데 큐아이는 몸통 화면에 작품을 크게 띄워주며 관람에도 도움을 줬다. 국립현대미술관의 큐아이는 국회박물관 큐아이와 유사하게 눈을 깜빡이는 친근한 외모를 갖고 있었다. 방학을 맞아 전시장을 찾은 듯한 아이들은 여기저기서 “귀여워!”를 외쳤다. 하지만 반전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따스한 중저음을 지닌 배우 고두심 씨의 목소리였다. 이는 고두심 씨가 실제 녹음한 게 아니라 첨단 AI 기술로 음성을 합성해 만들었다고 한다. “푸른 닭은 바닥에 풀썩 주저앉은 채 궁지에 몰려 있는 듯합니다. 하지만 부리를 쫙 열고 소리를 꽥 지르면서 필사적으로 응수하겠죠. 유려한 선의 흐름과 거침없는 표현이 서로 대조되면서 강한 생동감과 에너지를 뽐내고 있는데요.” 닭을 사람으로 의인화해 역동적인 모습을 담아냈다는 ‘새와 닭’에 관한 설명이었다. 큐아이의 전문적인 해석을 듣고 작품을 바라보자 작가의 표현력이 한층 깊게 다가왔다. 이보다 든든한 큐레이터가 있을까. 작품 설명을 마친 큐아이가 다른 곳으로 이동을 시작했다. “로봇이 작품 앞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길을 비켜주세요”라는 음성이 나오자 관람객이 좌우로 쫙 갈라졌다. 이어 관람객들은 큐아이의 뒤를 따랐다. 그 모습이 마치 피리 부는 사나이를 따르는 아이들처럼 보였다. 큐아이는 전시장 바닥의 몇몇 작은 턱을 가볍게 넘으며 유유히 이동했다. 관람객 안지은 씨는 “관람을 마치고 큐아이 설명을 따라 다시 전시장을 돌고 있는데 혼자 볼 때는 놓쳤던 점들을 알게 돼 작품을 더 깊이 있게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똑똑한 로봇과 인간의 공존이 실생활에 밀접하게 다가오는 광경이었다. 정책주간지 마음건강 6,200마리 ‘생각 벌레’ 다스리는 법 우리는 하루에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할까? 캐나다 퀸스대학교 조던 포팽크 박사 연구팀에 따르면 인간은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평균 6,200가지 생각을 한다고 한다. 연구팀은 쉴 새 없이 떠오르는 생각의 마디를 이미지화해 ‘생각 벌레(thought worm)’라는 명칭을 붙였다. 우리의 마음속에는 온종일 6,200마리의 생각 벌레들이 무질서하게 나타났다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생각 벌레들이 꿈틀거릴 때마다 마음은 생각이 일으키는 감정에 휩싸인다. 유쾌한 생각이 떠오르면 즐거워지고 불쾌한 생각이 떠오르면 우울하고 불안해진다. 안타까운 사실은 이렇게 무작위로 떠오르는 생각의 80%는 부정적인 내용이라는 점이다. 오래전에 저질렀던 실수나 실패의 기억들, 수치스럽거나 안타까운 상처들이 무의식 속에 숨어 있다가 불현듯 의식으로 떠올라 마음을 흔들고 다시 어딘가로 숨어버린다. 이때 긍정적인 20%의 생각들은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부정적인 생각 벌레들은 초원을 휩쓸고 다니는 메뚜기 무리처럼 난폭하게 마음을 갉아먹고 황폐화한다. 잘해보겠다는 선한 의지는 힘없이 꺾이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세웠던 희망과 꿈들은 제대로 꽃피우지 못하고 흔적만 남긴 채 사라져 간다. 벌레들이 휩쓸고 간 자리에는 자신에 대한 실망과 마음의 상처만이 남을 뿐이다. 그래서 마음은 자주 불편하고 혼란스럽다. 마음이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부정적인 생각 벌레들을 박멸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생각을 완벽히 없애는 방법은 없다. 우리의 의식은 ‘하지 말라’는 부정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 ‘생각을 떠올리지 말라’는 지시를 반복해도 그 지시마저 또 다른 생각이 되고 실천하지 못한 실패가 될 뿐이다. 그래서 생각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보다 마음을 괴롭히는 부정적인 생각을 줄이고 긍정적인 생각을 늘리는 것이 좀 더 현실적인 대안이 된다. 생각 벌레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생각 해충을 줄이고 익충을 늘리는 ‘벌레 생태계’의 질적 변화를 꾀하는 것이다. 몸 안에 유익균이 많아야 건강하듯 마음속에도 익충이 많아야 건강해질 수 있다. 생각 벌레를 익충으로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나 자신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다. 좋은 관계는 ‘자기 신뢰감’이 쌓여 만들어진다. 자신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고난과 역경이 와도 그 속에서 상황을 반전시키고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긍정의 시선을 가질 수 있다. 자기 신뢰감은 일의 경중과 상관없이 자신과 한 약속을 지킬 때 차곡차곡 쌓여 간다. 매일 아침 10분씩 명상을 하거나 책을 읽겠다는 약속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도 괜찮고, 엘리베이터가 아닌 계단을 사용하겠다는 다짐이나 누리소통망(SNS)을 하루에 30분 이상 사용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실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무리 사소한 약속일지라도 그것을 지켰다는 작은 성취와 성공이 두 달 이상 지속되면 마음은 자신을 성실하고 믿을 만한 사람으로 판단하게 된다. 그런 판단이 반복될 때 긍정적인 생각은 자연스럽게 늘어난다. 우리가 자주 마음이 아프고 힘든 이유는 정신력이 약하거나 유난히 예민해서가 아니다. 쉴 새 없이 생멸하는 6,200마리의 생각 벌레들을 필요한 만큼 충분히 익충으로 만들지 못하기 때문이다. 건강한 마음은 긍정적인 생각에서 만들어진다. 어렵고 힘든 일이 매 순간 삶의 의지를 꺾고 위축시켜도 긍정의 생각이 멈추지 않으면 그 생각이 불씨가 돼 의지는 촛불처럼 다시 타오르게 된다. 그리고 언젠가는 향기롭고 찬란한 불꽃 한 송이를 삶 속에서 아름답게 피워낼 것이다. 신기율 칼럼니스트(그루맘 교육센터장) 정책주간지 BF 문화 한걸음 사랑은 달콤하게 ◇ ‘빛나는’ ‘당신의 눈에 담고 싶은 라스트 신이 있나요?’ 시력을 잃어가는 포토그래퍼 나카모리는 앞을 볼 수 없는 이들을 위해 영화 음성 해설을 만드는 모임에 참여하고, 그곳에서 해설을 쓰는 초보 작가 미사코를 만납니다. 함께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은 사사건건 의견이 계속 충돌하지만, 점점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함께 아름다운 라스트 신을 써 내려갑니다. 이 영화는 나라현의 가을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놀이터에서 그네를 타고 있는 미사코의 쓸쓸한 모습도, 놀이터에서 만난 어린 아이들의 사진을 찍어주고 있는 나카모리의 다정한 모습도 아름다운 영상으로 담겨 있어요. 나카모리가 소금통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샛노란 스티커를 붙이는 미사코의 모습에서 이해와 배려를 배울 수 있습니다. 영화 ‘빛나는’은 제70회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어 에큐메니컬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정보 - 2017/일본/극영화/장편/102분/12세이상관람가 - 감독: 가와세 나오미 - 출연: 나가세 마사토시, 미사키 아야메 배리어프리버전 - 연출: 장건재 - 내레이션: 최유화 - 제작지원: 효성그룹 ◇ ‘앙리 앙리’ 수녀원에서 자란 앙리는 수줍음이 많고 소심하지만 조명을 잘 관리하는 재능이 있습니다. 수녀원에서 나와 우연히 조명가게에 취직한 앙리는 그곳에서 동료 모리스와 피클 사업가인 노인 비노, 극장 매표원 헬렌을 만납니다. “나는 사람들에게 빛을 가져다줘요”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앙리는 모두에게 행복을 전하는 존재가 됩니다. 앙리가 지나치게 착한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지만, 그만큼 앙리는 순수한 마음을 지니고 있고, 세상을 경이롭게 보는 눈을 가지고 있습니다. 괴팍한 성격의 사람도 선입견 없이 대하고, 눈먼 소녀에게도 아름다움을 느끼는 그는 진정한 ‘행복바이러스’ 전도사입니다. 사람의 캄캄한 마음마저 밝히는 조명기사이지요. 러닝타임 내내 기분 좋게 하는 OST가 계속 나오는 영화 ‘앙리 앙리’. “누구에게나 행운의 별이 있단다, 명심하렴.” 이 영화 속의 대사처럼 앙리와 함께 내 안에 있는 행운의 별을 찾길 바랍니다. 정보 - 2014/캐나다/극영화/장편/99분/12세이상관람가 - 감독: 마르탕 탈보 - 출연: 빅터 앙드레 튀르종-트렐레, 소피 드마레 배리어프리버전 - 연출: 권칠인 - 내레이션: 조수향 ◇ ‘사랑의 가위바위보’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만든 김지운 감독의 첫 번째 로맨틱 코미디입니다. 고지식하고 눈치 없는 성격으로 소개팅만 했다 하면 줄줄이 퇴짜를 맞는 운철. 상심해 있던 운철 앞에 길 잃은 강아지 한 마리가 나타납니다. 우여곡절 끝에 찾은 강아지 주인 은희에게 운철은 가위바위보를 제안합니다. 가위바위보를 해서 운철이 이기면 식사를 한 번 같이 하고, 은희가 이기거나 비기면 아무런 보답을 받지 않는 것이지요. 벚꽃이 흩날리는 가로등과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가위바위보라니요. 유치할 법한 이 게임이 아름다운 건 연인이 되기 위해 한 발짝씩 다가서는 설렘 때문이겠지요. 히든 영상 ‘가위바위보 심리학’도 놓치지 마세요. 가위바위보에서 주로 어떤 것을 내는가에 따라 사람의 성격을 알 수 있으니까요. 정보 - 2013/한국/극영화/단편/35분/12세이상관람가 - 감독: 김지운 - 출연: 윤계상, 박신혜 배리어프리버전 - 연출: 김지운 - 내레이션: 박신혜 ◇ 배리어프리 영화 공동체 상영 이용 방법 -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 누리집(barrierfreefilms.or.kr) 접속 후 바로 신청하거나 신청서를 내려받은 뒤 이메일로 신청 - 문의: 02-6238-3200, barrierfreefilms@gmail.com 생활과 건강 칫솔질 잘했는지 궁금하다면 혀를 치아에 대 보세요 얼마 전 한 시각장애인이 치과에 내원하셨습니다. 안타깝게도 치주질환으로 잇몸이 꽤 부어 있었고, 몇몇 치아에는 충치까지 있어 잇몸 치료와 함께 충치 치료도 꼭 필요한 상태였지요. 치과에서는 환자분들께 여러 가지 방법의 칫솔질 방법을 교육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치아 모형을 환자분께 보여드리면서 칫솔질 방법을 설명하는 것입니다. 제대로 칫솔질하지 못하는 환자분들께는 직접 치아와 잇몸 부위에 치태를 착색시키는 약제를 바른 뒤 직접 환자의 칫솔을 사용, 함께 거울을 보면서 칫솔질이 잘 안된 부위를 닦고 설명하기도 합니다. 내원한 시각장애인에게 우선 착색제를 바르고(칫솔질이 잘 안된 부위를 인지할 수 있도록) 칫솔질이 잘 되지 않은 부분에 혀를 대보게 했습니다. 칫솔질이 잘 된 부위에 혀를 대보면 매끈한 표면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반면 칫솔질이 잘 되지 않아 치태가 치면에 부착해 있는 경우에는 혀를 대보면 거칠거칠한 것을 느낄 수 있지요. 처음 환자분의 칫솔로 치아와 잇몸 부위에서 칫솔질 방법을 설명하면 다소 환자분들이 어색해합니다. 그러나 내원하는 동안 상황에 익숙해지고, 꾸준하게 칫솔질을 교정하면 구강 위생 상태 또한 개선되지요. - 치주질환이 각종 전신질환에 영향 2021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비 통계지표를 살펴보면, 3년 연속으로 ‘치은염 및 치주질환’이 외래 요양 급여 비용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지난 1년간 1,740만 6,772명이 치은염 및 치주질환으로 치과를 방문했습니다. 치주질환이란 세균에 의해 치아 주위의 잇몸에 발생하는 염증성 질환입니다. 치주질환은 심한 경우 치조골 소실을 일으키고, 적절한 시기에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치아를 발치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기도 합니다. 치주질환은 대다수의 성인이 가장 많이 갖고 있는 만성질환인데, 최근 여러 연구 자료에 따르면 치주질환이 심혈관질환, 고혈압, 만성폐쇄성 폐질환, 뇌졸중, 비만, 당뇨, 조산, 저체중아 출산, 류마티스 관절염, 발기부전 및 치매와 같은 여러 가지 전신질환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합니다. 따라서 치주질환을 조기에 발견해서 효과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치주 건강뿐 아니라 전신 건강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치주질환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대표적인 증상이 칫솔질을 할 때 칫솔에 피가 묻어나거나, 잇몸에서 피가 나는 것, 그리고 잇몸이 빨갛게 변하거나 부어오르는 것입니다. 또한 잇몸 부위가 주기적으로 근질근질하기도 하고, 이와 이 사이에 음식물이 자주 끼기도 합니다. 입에서 구취가 나기도 하고, 단단한 음식을 씹을 때 치아에 힘이 없는 느낌이 들기도 하는데, 이런 증상들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치주질환이 어느 정도 진행이 된 상태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빨리 치과에 내원하여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치주질환은 치아 주위의 치석과 치태를 제거하는 치석제거술(스케일링)과 마취를 하고 좀 더 잇몸 하방의 치석과 치태를 제거하는 치은연하 소파술로 대부분의 치료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심한 경우에는 잇몸을 절개하고 파괴된 치조골을 재생하는 치주재생수술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 올바른 칫솔질로 예방 가능 치주질환의 치료와 예방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올바른 칫솔질입니다. 치주질환은 세균에 의해서 생기는 질환이기 때문에 ‘세균을 죽이는 약을 먹어서 치료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듭니다만, 치아는 칫솔질을 통해 세균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에 고용량의 약을 먹어서 부작용이 생기는 것보다는 매일 식사 후 올바른 칫솔질을 통해서 치주질환의 원인이 되는 세균을 바로 제거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아울러 정기적인 치과 검진과 스케일링도 권합니다. 올바른 칫솔질, 특히 혀를 치면에 대보고 칫솔질이 잘 되었는지 확인해 보는 작은 습관이 여러분의 구강 건강뿐 아니라 전신 건강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한지영 교수(한양대학교병원 치과) 세대 공감 K-Pop 클래식 음악을 토대로 만들어진 팝 과거 유명했던 곡이 리메이크되거나 시티팝과 같이 인기 있었던 장르가 대중에게 호감을 주는 일이 잦다. 패션 쪽에서는 “20년 주기로 유행이 돌고 돈다”는 말이 있는데, 주기는 다를 수 있지만 음악에서도 유행은 돌고 돈다. 이번 칼럼에 나오는 곡들을 직접 찾아 들으면 더욱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첫 번째 예시로 꼽을 곡은 일명 ‘오빠 만세’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에릭 카멘의 ‘All by Myself(오직 나 홀로)’라는 곡이다. 이 곡의 원곡은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제2번과 회화적 연습곡 Op. 33’이다. ‘All by Myself’는 1975년에 발표되었고, 미국 빌보드 싱글 차트(빌보드 핫 100) 2위를 차지했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팝송 100곡 중 76위를 차지한 곡이기도 하다. 이 곡은 원곡의 오보에 선율과 화음 진행을 거의 그대로 가지고 가되, 간주를 없애고 후렴을 새로 만들어내는 식으로 작곡되었다. 클래식적인 음악 언어와 팝적인 음악 언어를 명확히 이해한 작·편곡가의 역량이 느껴지는 곡이다. 클래식에서는 곡의 앞 소절에 해당하는 선율을 주로 메인 테마로 잡아서 대위법적인 기법을 사용해 진행해 나갔지만, 팝에서는 오보에 선율이 후반의 후렴구를 위한 복선에 지나지 않는다. 도입부를 듣자마자 ‘아!’ 하는 탄성이 나오는데, 이는 라흐마니노프의 영혼이 담긴 선율이기 때문이다. 라흐마니노프의 모티브는 모든 것을 포용하는 느낌인데, 한 음에서 시작해 위아래로 훑고 난 뒤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멜로디의 진행은 모든 경험을 하고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는 느낌을 준다. 이것을 ‘All by myself’에서 멋지게 사로잡아 앞 소절로 발전시킨 것이다. 가사에 “When I was young I never needed anyone. And making love was just for fun. Those days are gone(젊었을 적에는 아무도 필요치 않았다. 사랑도 그저 재미 삼아 했었다. 하지만 그런 날은 이제 지나가 버렸다).”라는 부분이 있는데, 이것은 라흐마니노프 선율에서의 느낌을 글로 옮겨왔다고 봐도 무방하다. 또한 후렴에서 느껴지는 한스러움은 한국인의 감성을 자극하고 있다. 영화 ‘접속’에 나와서 설렘을 줬던 사라 본의 ‘A Lover's Concerto(사랑의 송가)’는 바흐의 ‘안나 막달레나를 위한 음악 수첩 중 미뉴에트 사장조’를 재해석한 곡이다. 원곡의 3/4박자를 4/4박자로 해석했고, 클래식 곡의 주 멜로디를 응용해 만들었다. 그렇다면 클래식 명곡을 활용하여 곡을 쓸 때의 좋은 점은 무엇일까. 저작권이 해결된 곡들이 많이 있다는 점, 검증된 명곡으로 기본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 원작의 손상 없이 작품을 만들 경우 어느 정도의 흥행이 보장된다는 점, 좋은 곡 위에 새로운 악기를 넣었을 때 안정적인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있다. 또한 과거의 악기에 새로운 목소리를 얹을 수 있다는 점, 신시사이저(전자악기의 일종)와 같이 과거에는 없었던 악기를 추가해 신·구 간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점, 과거 음악과의 강제적 협업을 이룬다는 점, 안정적인 창작 과정으로 보장된 리메이크와 같은 효과를 얻는다는 점도 있다. 음식으로 따지자면 라면 위에 낙지를 넣은 낙지 라면, 황태를 볶은 뒤 콩나물과 김치를 넣은 김치 황태 라면 등이라고나 할까? 라면을 좋아하는 소비자라면, 라면에 새로운 재료를 넣었다는 소식에 궁금증이 생겨 구매할 것이다. 결과가 만족스럽다면 곧 입소문이 나서 흥행에도 성공하게 된다. 클래식 원곡을 사용하면 무조건 흥행에 성공한다는 말이 아니다. 대중 음악이나 영화 음악으로 재단장하는 편곡 과정에서 편곡자에게 클래식 곡을 고르는 혜안이 필요하다. 대중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요소가 있는지에 대한 분석력과 감이 있어야 한다. 여기에 화음 진행에서의 화성학적인 요소, 선율 진행에서의 대위법적인 요소를 파악하는 것도 필요하겠다. 생략과 압축 능력도 매우 중요한데, 클래식을 기반으로 만든 팝을 분석해보면 클래식 원곡에서는 몇몇 해결해야 하는 요소~이미 사용한 모티브를 동형 진행 등으로 여러 번 사용한다든지 위아래에 아주 얼기설기 엉켜 있는 경우~가 많이 있기 때문에 그런 거미줄을 다 걷어내야 한다. 먼지를 털어내 반짝반짝 빛나는 요소들이 광택을 내고 그 모티브를 현대의 어법에 맞추어 단순하고도 좀 더 식별이 쉬운 형태로 재해석해 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 과정에서 대중들은 클래식 원곡을 토대로 만들어진 팝을 들으면서 ‘쉽고 듣기 좋다’라는 느낌을 받고, 그 곡은 남녀노소 모든 이의 감성을 자극하며 사랑을 얻게 된다. 어떻게 하면 인간의 희로애락을 음악에 녹여내고 극대화할 것인가에 클래식을 재해석한 팝의 사활이 달려 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트렌드나 밈 혹은 특정 장르를 곡에 녹여내는 방법도 필요하지만, 자극적일수록 유치함을 느끼거나 피로감을 줄 수 있다. 따라서 클래식을 재해석한 팝이 또 다른 클래식이 되도록 작업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창작자들은 시간 여행자이다. 과거의 창작물과 대화를 하고, 아직 태어나지 않은 미래의 대중과 소통하는 등 흥미로운 일을 하는 창작자 말이다. 또한 그 신기하고도 멋진 경험을 함께하는 대중이 있기에 아름다운 현재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것이 또 다른 중심축이 되어 유행의 흐름이 미묘하게 바뀌는 것이다. “모차르트 이후 나올 수 있는 멜로디는 다 나왔다”고들 평론가들이 이야기하지만, 이제는 협업의 시대이고, 협업이야말로 미세한 변화, 세세한 차이를 알아내는 새로운 창작물이라고 생각한다. 이전까지는 원색에 가까운 결과물의 시대였다고 한다면, 이제는 다양한 매체와 다양한 악기를 활용하고, 1/100 음정의 미세한 변화도 음악적인 변화로 표현하고, 대중들이 알아차리는 새로운 시대가 되었다. 임채섭(작곡가) 살며 생각하며 아버지의 마술 손꼽아 기다린 2월 4일 입춘이다. 막바지 추위가 기승을 부린다. 그러나 봄은 기어이 열렸다. 움츠렸던 몸을 펴며 따스한 시 한 편을 펼친다. 머리칼이 하얀 시인이 감나무 한 그루를 본다. 바람이 가지를 흔든다. 시푸른 나뭇잎들이 흔들린다. 산등성이 너머 구름이 몰려온다. 흰 바람이 시인을 끌고 먼 기억 속으로 간다. 거기, 똥지게를 진 젊은 아버지의 머리칼이 휘날린다. 시인이 얼른 아버지의 손을 잡는다. 시인은 아버지와 감나무를 보며 나지막이 말한다. “똥지게를 진 어깨는 괜찮으세요?” “봄이 다시 왔어요.” “그때 그 감꽃은 지금의 꽃봉오리를 똑 닮았네요.” “우리 생전과 사후가 저 감꽃이었네요.” “아버지가 어둠을 밝힌 홍시이셨네요.” “까마득한 허공에 등불을 켜는 마술사이셨네요.” “감나무가 아버지였다가, 나였다가, 구름이었다가, 바람이었다가, 오늘이고 내일이었네요.” “이 모든 순환이 끊을 수 없는 하나의 생명이었네요.” <아버지의 마술> 어느 봄날이었어요 똥지게를 지고 온 아버지가 고욤나무에 마술을 걸어 놓았어요 고욤나무의 마술이 풀리기도 전에 아버지는 고욤나무 속으로 뚜벅뚜벅 걸어 들어가셨지요 봄이 가고 계절이 바뀌어도 돌아오지 않던 아버지 다음 해 봄날 어린 감잎 속에서 똥지게를 지고 자박자박 걸어 나오셨지요 가을이면 감나무에 환한 등불 밝혀 놓고 계시다 감잎이 지면 다시 감나무 속으로 들어가셨어요 아버지 다시 봄이 오고 있어요 이제 아버지의 마술에서 풀려나 저도 한 그루 감나무가 되고 싶어요 봄이면 하얀 감꽃을 피우고 가을이면 푸른 하늘에 붉게 물든 시 한 줄 매달아 놓고 싶어요 아버지! - 이권, ‘아버지의 마술’ 전문 - 고욤나무 묘목이 있다. 그 묘목을 비스듬히 자른다. 감나무에서 가지 하나를 잘라 비스듬히 자른다. 잘린 두 가지를 서로 맞댄 뒤 비닐로 칭칭 감싼다. 고욤나무 뿌리를 통해 감나무 가지는 무럭무럭 자란다. 그리고 한 그루의 감나무가 탄생한다. 그러나 두 가지는 저절로 감나무가 되는 것이 아니다. 아버지는 두 가지의 생명선을 이어주었다. 어깨가 시리도록 똥지게를 졌다. 감나무에게 마음을 주고 보살폈다. 아버지의 정성은 극진했다. 그 모든 과정을 빠짐없이 본 아이가 있다. 가지를 칭칭 동여맨 모습이 얼마나 신기했을까? 그 가지들이 한 몸으로 태어나 감나무가 되어 가는 모습이 얼마나 신기했을까? 마술이라고 생각하기에 충분하지 않은가? 이제 어느덧 아버지 나이가 된 시인은 확신한다. 아버지가 똥지게를 지고 걸어 들어간 감나무가 아버지이다. 감나무에서 돋는 꽃봉오리가 아버지이다. 감나무와 아버지는 분리되지 않는다. 그즈음에서 시인도 감나무와 한 몸이라는 것을 발견한다. 그 시점에서 나는 생명의 순환을 읽는다. 죽음이 이별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읽는다. 고욤나무 뿌리에서 물관을 타고 오르는 뜨거운 소리를 들어보라. 홍시 한 알이 등불로 켜지는 에너지를 보라. 아버지와 시인이 동일시되는 마지막 문장을 보라. 아버지는 흙으로 돌아가고 흙은 다시 감나무 한 그루로 우뚝 섰다. 그래서 시인은 말한다. “이 땅에 다시 하나님이 오신다면 똥지게부터 질 것이다”라는 권정생 선생의 글처럼 아버지는 생명과 생명을 이어준 숭고한 농부였다. 황무지의 흙을 섬긴 모든 선자들을 닮은 성자였다. 그렇다. 모든 생명은 다른 모습으로 하나의 몸이다. 감꽃이 지고 다시 피듯 계절은 순환한다. 생명도 순환한다. 아버지의 마술처럼 되살아난다. 같은 생명이 태어나도 언제나 다른 생명으로 복제된다. 그것이 바로 윤회이다. 해마다 홍시 맛이 각기 다른 것처럼 봄바람은 같은 듯 새롭게 분다. 어제의 어둠을 지운 햇볕 아래 또 어둠이 올 것이다. 여여하는 밤과 낮이 우리 삶에 엄연히 존재한다. 어둠이라고 해서 꼭 부정적이지 않다. 한 세계가 닫히면 한 세계가 열린다. 때로는 타자를 위해 욕심과 욕망을 내려놓는 것이 삶의 근원이 되려면 생명 순환을 온몸으로 느껴야 한다. 감나무가 아버지가 되고 아버지가 시인이 되고 시인이 감나무가 되어 우리가 손꼽아 기다린 봄의 문을 활짝 열어주듯 말이다. 손병걸(시인) 문화재 이야기 떡 만들기 떡은 곡식가루를 시루에 안쳐 찌거나, 쪄서 치거나, 물에 삶거나, 혹은 기름에 지져서 굽거나, 빚어서 찌는 음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일생의례(백일·돌·혼례·상장례·제례)를 비롯하여 주요 절기 및 명절(설날·정월대보름·단오·추석)에 떡을 만들고 나누어 먹었다. 청동기·철기 시대 유적에서 시루가 발견된 점 등을 미루어 고대에도 떡을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삼국 시대와 고려 시대의 각종 문헌 등에서도 떡을 만들어 먹은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조선 시대에는 농업 기술이 발달하고, 조리가공법이 발전하면서 떡 재료와 빚는 방법이 다양화되어 각종 의례에 떡의 사용이 보편화되었고 종류와 맛 또한 한층 다양해지고 화려해졌다. 떡은 지역별 지리적 특성을 반영한 산물들이 재료로 활용된다. 강원도는 감자와 옥수수의 생산이 많아 ‘감자시루떡’ ‘찰옥수수시루떡’ 등이 전승되고,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도는 예로부터 쌀이 귀해 떡 재료로 팥·메밀·조 등을 활용한 ‘오메기떡’ ‘빙떡’ ‘차좁쌀떡’ 등이 전승된다. 19세기 말 서양식 식문화가 도입되면서 우리 고유의 식생활에 변화가 생겼고, 떡 만들기 문화도 축소되었다. 떡 방앗간의 증가로 떡 만들기가 분업화되고 떡의 생산과 소비 주체가 분리되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다양한 떡이 지역별로 전승되고 있으며, 의례, 세시음식으로 만들고 이웃과 나누는 문화가 그 명맥을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