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으로 읽는 국정 제181호 2022. 11 발행: 문화체육관광부 www.mcst.go.kr 발행인: 박보균 발행일: 2022. 11. 1. 제작협력: (주)도서출판 점자 www.kbraille.net 문의: 070-4618-5016, 044-203-3016 음성 사서함: 02-2092-9000 (7511) 이 책자에 수록된 내용은 정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손끝으로 읽는 국정 차례 사람의 향기: 시각장애인 위한 점자 마스크 개발한 이유미 씨 4 알짬 정보: 한국국제교류재단, 시각장애인 교원으로 한국어 교육 확대 외 15 공감 정책: 장애인·어르신·영유아 가족여행 정보 26 공감 현장: 흩어진 내 의료정보가 손안에 들어온다 46 생활과 건강: 건망증과 치매 61 이상재의 클래식 뮤직: 클래식 알고 들으면 더 좋습니다 - 20세기 음악 3 70 살며 생각하며: 아빠의 아빠가 되다 85 문화재 이야기: 백자 철화운룡문 항아리 94 사람의 향기 시각장애인 위한 점자 마스크 개발한 이유미 씨 - “소수를 위한 배려,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 필요합니다” 9월 말부터 실외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지만 여전히 실내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마스크가 바이러스로부터 우리 몸을 지키는 가장 효과적인 예방 수단이자 생활 필수품이 된 지 오래. 하지만 마스크의 앞뒤 구별이 어려운 시각장애인은 마스크 착용 시 종종 불편한 상황을 마주한다. 본의 아니게 거꾸로 착용해 민망하게 웃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유미 씨가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마스크를 발명·개발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그는 지난 8월 열린 ‘2022 여성 발명왕 엑스포’에 참여해 소수를 위한 배려,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Q.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A. 안녕하세요, 발명가 이유미입니다. 발명가라는 호칭이 쑥스럽네요. 그간 점자 마스크를 비롯해 맨홀 잠금 장치, 수납함이 갖춰진 의자, 시각장애인을 위한 손 떨림 방지 기술이 접목된 주전자 등을 개발했습니다. 생활의 불편함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발명을 시작했지요. 발명과는 별개로 초·중·고등학생을 가르치는 학원을 운영합니다. 평소 학생들에게 “학업 성취도 중요하지만 서로 나누고 도움을 주는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그 일환으로 13년째 매월 학생들과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Q. 평소 사회적 약자를 위한 발명에 관심이 많았나 봅니다. A. 자가면역질환 루푸스를 앓는 동생이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내 동생처럼 몸이 불편한 사람을 도우며 살고 싶다’고 생각했죠. 루푸스는 면역계 이상으로 피부, 폐, 심장, 관절 등 몸 곳곳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입니다. 동생의 경우 이 질환이 뇌에 영향을 미쳐 식물인간이 된 적도 있어요. 기적처럼 동생이 깨어났을 때 ‘어떻게 하면 동생이 좀 더 편하게 생활할 수 있을까’를 적극적으로 생각했고, 세심한 시야와 배려심도 그때 커진 것 같아요. 동생에게 영감을 얻은 발명품이 참 많습니다. 책상으로 사용 가능한 수납함 의자가 그것인데, 루푸스로 인한 관절염으로 거동이 어려운 동생을 위해 만들었어요. 몇 해 전 루푸스 환자들의 모임에 참석한 날 동생이 그러더군요. “내게 돈이 생긴다면 저 사람들을 돕고 싶어.” 그 말이 선명히 기억납니다. 그래서 동생이 세상을 떠난 뒤, 매달 동생의 병원비로 사용하던 돈만큼 발명과 기부에 쓰고 있어요. 이 자리를 빌려 동생에게 고맙고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어요. Q. 점자 마스크는 어떻게 개발하게 됐나요? A. 장애인복지관에서 봉사활동을 하던 중 마스크를 거꾸로 착용한 시각장애 아이들을 만났어요. 특히 의료용 마스크의 앞과 뒤, 위와 아래를 구분하기 어려워하더라고요. 처음에는 라벨 스티커지에 점자로 ‘앞면’이라고 찍어서 붙여준 적도 있었어요. 하지만 스티커 부착력에 한계가 있다 보니 금방 떨어지더라고요. 스티커 가장자리에 스쳐서 얼굴에 작은 생채기가 나기도 했고요. 그때 ‘아예 점자가 새겨진 마스크를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초기에는 직접 원단을 구입해 3중으로 겹쳐 박음질한 후 큐빅을 점형대로 붙여서 제작했어요. 이를 본 시각장애 아이들이 열렬한 반응을 보이더라고요. 하지만 수작업이라 물량이 한정적이고, 큐빅이 떨어지면 점자를 알아볼 수 없다는 단점이 있었어요. 대량 생산을 위해 업체를 수소문하고 방문하기를 수십 번. 경기 여주시에 있는 ‘에코모빌’로부터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고, 그때부터 점자 마스크 제작에 탄력이 붙기 시작했어요. Q. 점자 마스크는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나요? A. 우선 오른쪽 원사에 ‘앞’이라고 점자로 표기가 되어 있어요. 점자를 원단에 찍어내는 방식이라 점형이 선명하기에 시각장애인이 더 이상 마스크의 앞과 뒤, 위와 아래를 혼동하지 않습니다. 신기하게도 수입산 원단에는 점자가 찍히지 않고, 내구성 있는 국내 원단에만 찍히더라고요. 그래서 자연스레 마스크의 품질 또한 자동으로 향상됐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인증도 받았습니다. 지난해 3월 특허 출원을 마친 뒤 제품을 들고 장애인복지관과 맹학교 등을 방문해 점자 크기와 높이, 간격 등 이용자 피드백을 들었습니다. 시각장애인뿐만 아니라 비장애인도 사용할 수 있는 유니버설 디자인의 점자 마스크가 탄생했지요. Q. ‘2022 여성 발명왕 엑스포’는 어떻게 참가하게 됐나요? A. 인터넷에서 우연히 소식을 접하고 점자 마스크 홍보와 아이디어 교류를 위해 참가했습니다. 샘플 제품으로 모형만 구현한 맨홀 잠금 장치와 제품으로 제작한 점자 마스크 등을 선보였지요. 점자 마스크에 대한 대중의 반응이 뜨거웠는데, “원단 촉감이 좋다”, “점자가 무늬 같아서 개성 있다” 등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시각장애인 이용자의 반응도 매우 좋았어요. “점자 마스크를 쓰다가 다른 마스크를 착용하니까 어색하다”, “친구가 점자 마스크를 어디서 구할 수 있냐고 묻더라” 등의 호평을 들을 때마다 힘이 납니다. 사실 발명을 마치고 아이디어를 특허 출원할 때 주변에서 “좀 더 이윤이 있는 분야를 개발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며 우려했어요. 하지만 영리보다 소외계층을 위한 배려가 발명의 목적이기에 괜찮습니다. 점자 마스크를 맹학교 등에 기부하면 시각장애 아이들로부터 감사 편지를 받곤 하는데요, 그러한 화답이 또 다른 발명의 원동력이 됩니다. Q. 어렵고 힘든 점도 많았을 것 같습니다. A. 제품 상용화와 유통, 홍보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홍보를 위해 점자 마스크를 학생들에게 나눠주거나 장애인 단체 등에 기부했는데, 그 인연으로 입소문이 퍼져 경희중학교 아이스하키팀, 선유고등학교 유도부 등 학생 운동선수들과 전국 시각장애인연합회·맹학교·어린이 병원 등에서 점자 마스크에 대한 주문과 문의가 들어왔지요. 전화나 메일로 연락을 받을 때마다 제 주머니를 털어 점자 마스크를 보내드리고 있습니다. 인터넷 쇼핑몰을 통한 판매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뜻이 있는 협력업체와 인연을 맺길 희망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A. 점자 마스크의 대중화를 꿈꾸고 있어요. 처음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발명을 시작하게 된 건 동생을 위해서였습니다. 지금은 장애인과 노약자, 어린이 환자 등 주변 이웃의 편의를 위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어요. 획기적이거나 거창한 건 아니더라도 ‘우리가 당신을 생각하고 있어요’라는 온기를 전할 수 있는 발명품 말입니다. 자신의 아픔보다는 옆 사람의 아픔에 공감할 줄 아는 발명가가 되고 싶습니다. 김수정·신혜령 기자 알짬 정보 한국국제교류재단, 시각장애인 교원으로 한국어 교육 확대 외 01. 한국국제교류재단, 시각장애인 교원으로 한국어 교육 확대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시각장애인 교원을 활용하는 사회공헌 사업으로 베트남·러시아·인도네시아 대학에서 한국어 교육을 진행 중이다. 이 사업은 ‘해외 한국어 온라인 교육’ 사업의 하나로, 베트남 하노이국립외국어대·호찌민국립인문사회과학대, 인도네시아 가자마다대·인도네시아교육대, 러시아 로모노소프모스크바국립대·러시아국립고등경제연구대·게르첸국립사범대·극동연방대 등 8개 대학 한국어과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코리안앳유어도어 소속 시각장애인 교원 20명이 수업을 진행하며, 이들은 160명의 학생에게 일대일 전화, 화상 교육 수업을 진행해 한국어 실력 향상을 돕는다. 앞서 재단은 시각장애인 교원의 역량 강화를 위해 듣기·읽기·말하기·문법 교수법 등을 진행한 바 있다. 재단 관계자는 “시각장애인의 직업 전문성을 강화하면서 한국어 교육의 질도 높일 수 있어서 지난해에 이어서 지속해서 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문의 064-804-1000 02. 경기도, 시각장애인 위한 ‘체험해설 가능 문화관광해설사’ 양성 경기도가 시각장애인의 관광 만족도를 높이는 ‘체험해설 가능 문화관광해설사’를 양성해 현장에 배치했다. 해당 문화관광해설사는 시각장애인 입장에서 촉각·청각 등 감각을 활용해 관광지를 느낄 수 있도록 연구했다. 경기도는 11월 말까지 수원화성, 광주 남한산성 등 현장에서 체험해설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제공한다. 앞서 경기도는 도내 관광지 162곳에 570여 명의 문화관광해설사를 배치하고 관광자원에 대한 전문적 해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해설 문화관광해설사를 42명 양성해 수원화성을 비롯한 도내 관광지에서 수어해설 서비스를 제공했다. 문의 031-120 03. ‘제7회 대한민국장애인국제무용제’ 개최 ‘제7회 대한민국장애인국제무용제’가 11월 9일까지 경기 고양시 아람누리 새라새극장을 중심으로 개최된다. 대한민국장애인국제무용제는 장애무용의 스펙트럼에 대한 인식을 확장하고, 더 나아가 그들의 몸짓에 온전히 공감 가능한 다양한 시선과 관점을 공유해 나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올해는 해외초청작 4작품, 국내기획작 3작품, 국내공모선정작 7작품, 국제워크숍·심포지엄, 국제프리레지던시, 사진전 등이 마련됐다. 특히 기획작으로 ▲ 국내 대표 뇌병변 장애무용가 강성국 연출의 ‘접는 법’ ▲ 스트리트 댄스의 장애무용계 진입 확장 시도를 위한 조창빈 안무가의 ‘펑크 메신저’ ▲ 발달장애·청각장애·뇌병변 지체장애를 가진 무용수들이 다수 참여해 장애무용의 열린 가능성과 확장에 대한 가능성을 제시하는 유선식 안무가의 ‘우리가 원하는’을 만나볼 수 있다. 아울러 장애무용계의 현재를 살펴보고 미래를 조망하기 위한 의견을 수렴하고 공유하기 위한 국제포럼과 아동·청소년 장애무용을 위한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자세한 사항은 누리집(https://www.kiada.co.kr)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무용제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장애무용의 예술적 수준을 높이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한 동시에 ‘장애무용’을 ‘장애무용예술’로 예술적 수준의 향상을 이뤄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문의 02-309-7922 04. 서울관광재단, 사회적 약자 맞춤형 투어 서울관광재단이 국립항공박물관과 함께 시각장애인, 지체장애인, 영유아 및 동반자를 위한 맞춤형 투어를 운영한다. 10월 25일부터 시작한 ‘시각장애인을 위한 현장영상해설’은 청각, 촉각 등 다양한 감각을 활용, 위치 및 방향 정보, 세부 묘사를 동반하는 해설이다. 국립항공박물관에 전시된 블랙이글스를 비롯한 대표 항공기 모형 및 촉각 교구와 청각 자료를 활용해 항공 역사와 항공기를 다채롭게 즐길 수 있다. 11월 5일부터 30일까지는 영유아와 지체장애인을 위한 다누림투어 서울식물원-국립항공박물관 코스가 운영된다. 휠체어 리프트 차량인 서울다누림 미니밴으로 운행하는 투어로, 이번 코스에는 관광약자 유형별 맞춤형 체험교육이 포함된다. 매주 수·금요일에는 국립항공박물관의 3~5세 대상 영유아 교육실 ‘푸릉푸릉 항공 걸음마’가, 화·목요일에는 양손 사용이 가능한 지체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드론 체험’과 ‘나만의 UAM(수직 이착륙 항공기) 그리기’가 운영된다. 문의 070-8639-4415 05.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시각장애인용 해설 앱 제공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이 시각장애인용 및 어린이용 기능을 선택할 수 있는 상설전시 해설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한다. 이 앱은 일반 성인 관람객뿐 아니라 어린이와 시각장애인도 쉽게 전시를 관람·체험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시각장애인이 앱을 사용할 때는 전시물 위치, 모양, 크기, 유물의 상태 등이 음성 설명으로 제공된다. 시각장애인용 안내 음성은 국내 시각장애인 아나운서 이창훈 씨가 녹음했다. 이와 함께 시각장애인의 관람을 돕기 위해 전시품 점자 카드와 촉각 자료로 구성된 ‘촉각가방’, 점자 상설전시 안내서도 마련했다. 어린이용 안내에는 어린이의 이해를 돕는 효과음과 눈높이 해설 등이 담겼다. 임시정부기념관 상설전시 안내 앱은 앱스토어에서 ‘임정기념관해설’을 검색해 무료로 내려받으면 된다. 문의 02-772-8708 06. 광주시립점자도서관 개관 광주시립점자도서관이 11월 초 광주 남구 사동 시각장애인연합회 인근 부지에 개관한다. 연면적 420㎡, 지상 4층 규모의 도서관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도서 열람실, 점자 인쇄실, 제본실, 음성 녹음실 등을 비롯해 다양한 문화행사를 운영하는 다목적홀을 갖추고 있다. 바닥 자재, 벽면 색채 대비로 시각장애인이나 저시력자가 공간을 쉽게 인지할 수 있다. 문의 031-760-2000 김수정 기자 공감 정책 장애인·어르신·영유아 가족여행 정보 - 휠체어 타고, 지팡이 짚고, 유모차 끌고 행복한 여행 떠나요 꼼꼼히 알아보고 준비하면 모두가 좀 더 편안하고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다. 장애인, 어르신, 영유아 가족 등이 여행을 떠나려면 여전히 크고 작은 장애물이 존재하지만 이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대한민국 구석구석이 조금씩 변하는 중이다. 이들을 비롯해 모두에게 여행은 하면 할수록 자기만의 방법이 생기고 더 깊고 다양한 경험의 세계가 열린다. 그리고 장애 없는 여행의 출발은 용기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에게 여행은 휴식과 낭만이라기보다 험난한 고생길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얼마 전 해외 인터넷 동호회에 장애를 가진 한 여성의 한국 여행기가 소개된 적이 있다. 휠체어를 타고 다녀야 했던 해외여행은 시작부터 두렵고 겁났지만 우리나라에 도착한 순간부터 그런 걱정이 순식간에 사라졌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깨끗한 장애인 화장실이 따로 있는 것은 물론 점자 유도블록, 장애인 주차장, 휠체어를 타고 다닐 수 있는 경사로와 엘리베이터 등 도시 곳곳에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이 많았기 때문이다. 사연 속 여성은 휠체어를 타고 다녔음에도 여행을 편하게 할 수 있었던 우리나라의 장애인 편의시설에 감사 인사를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우리나라는 비교적 다양한 장애인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는 편이며 최근 들어 정부는 이런 장애인 편의시설을 더욱 늘리고 있다. 따라서 휠체어를 탄 사람도 조금만 용기를 내면 장애를 뛰어넘어 더 다양한 세계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 장애인 여행 도우미 누리집 참고 휠체어를 타고 여행을 하기로 결심했다면 첫 번째 할 일은 정부가 운영하는 ‘장애인 여행 도우미 누리집’을 참고하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장애인이 저렴하고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예산을 지원해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간호조무사 등 전문 돌봄 인력(www.socialservice.or.kr/user/svcsrch/type/svcList.do)이 동행하는 맞춤형 여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장애 유형별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경주장애인관광도우미센터를 통해 장애인문화해설사와 함께하는 ‘문화해설사 동반 여행’을 할 수도 있다. 전동 휠체어를 실을 수 있는 차량과 운전기사를 제공하는 서비스, 유류비와 차량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초록여행(greentrip.kr)’, 전동 휠체어를 실을 수 있는 리프트 차량 및 버스를 유료로 대여 가능한 ‘한벗재단(www.hanbeot.org)’ 등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여행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지역을 ‘이동할 수단’이다. 휠체어 이용자는 시·도 간 대중교통 중 ‘철도’가 가장 편리하다. 코레일 누리집(www.letskorail.com)에서 열차를 조회하면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열차가 표시되기 때문에 미리 확인하고 이용하는 게 좋다. 철도를 이용해 원하는 지역까지 이동하고 나면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장애인 콜택시’를 이용할 수 있으며 서울시(1588-4388, calltaxi.sisul.or.kr)와 6대 광역시는 장애인콜택시서비스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장애인을 위한 숙박 정보도 미리 확인하는 게 좋다. 2014년 이후 신축·증축한 객실 30개 이상 숙박시설은 장애인용 객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장애인용 객실이 있는 호텔에 숙박하면 더욱 편리하게 지낼 수 있다. - 체력과 기호를 고려한 맞춤형 여행이 필수 나이가 들고 몸의 기력이 예전 같지 않은 어르신들도 때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어진다. 꽃 피는 봄이 오거나 시원한 바람이 불면서 알록달록 단풍이 들 때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설레는 마음에 비해 몸은 무겁기만 하고 10분만 걸어도 숨이 차올라 ‘괜히 자식들 걱정시키지 말자’며 여행을 쉽게 포기해버린다. 하지만 잘 찾아보면 방법은 늘 있다. 내가 좋아하는 여행지로 일정을 단순하게 정하고 건강에 무리가 되지 않도록 꼼꼼하게 준비한다면 말이다. 시니어의 필수 여행 꿀팁을 알아봤다. 어르신들은 여행을 준비할 때 우선 ‘내가 좋아하는 여행’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단순히 관광지를 구경하는 여행은 시간과 비용을 소모하기 쉽다. 하지만 휴양, 맛집 탐방, 유적 답사, 미술관 방문 등 여행 주제를 분명히 정한다면 나에게 맞는 여행 일정을 계획할 수 있어 여행의 질이 향상된다. 좋아하는 여행지를 신중하게 선택했다면 여행 일정을 단순하고 여유롭게 짜는 게 좋다. 체력에 맞게 하루에 둘러볼 수 있도록 일정을 짜고 한 장소에 머무는 시간을 충분히 할애하는 게 좋다. 일정이 여유로워야 몸이 덜 힘들고 여행지에서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낼 수 있다. 어르신들은 의사와 건강 상담을 한 뒤에 여행을 떠나는 게 안전하다.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여행지와 일정을 잡으면 훨씬 건강하게 여행할 수 있다. 또한 평소 복용하는 약은 물론 감기약, 설사약, 멀미약 등 구급약품을 준비하면 돌발 상황 발생 시 도움이 된다. 건강 상태 점검, 여행지 선택, 일정 짜기를 마치고 구급약품까지 챙겼으면 이제 즐겁고 편안한 마음으로 여행을 시작하면 된다. 이때 주의할 점은 너무 ‘무리하지 않는 것’이다. 걷기가 건강에 좋다고는 하지만 여행하면서 무리하게 걷는 것은 금물이다. 체력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걸어야 피로도 덜 쌓이고 심장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여행의 하루를 마무리하는 숙소는 ‘편안하고 조용한 곳’으로 선택하는 게 좋다. 어르신들은 충분한 휴식을 위해 여행을 하는 동안 적어도 6~8시간은 잠을 자도록 한다. 기초생활수급자, 법정 차상위계층, 우선돌봄 차상위가구 등에 해당하는 어르신들은 ‘문화누리카드’를 미리 발급받는 게 좋다. 문화누리카드는 국내 여행, 공연·전시·영화 등 문화예술 프로그램 관람, 음반·도서 구입, 스포츠 관람 시 사용할 수 있다. 정부는 노인,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 정보기술(IT) 취약계층을 위해 전화 한 통으로 승차권 예약과 결제, 발권이 이뤄지는 ‘코레일 원콜(One-Call)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역 창구에서 신분증을 제시하고 가입 후 신용카드를 등록하면 승차권 대신 사용 가능한 문자나 휴대전화 승차권을 보내주며 고속열차(KTX) 365 할인(www.letskorail.com, 1544-7788)도 받을 수 있다. - 다둥이 가족이라면 다자녀 우대카드 꼭 챙기기 2~3명의 어린아이를 둔 다둥이 가족은 여행 한번 가려면 한바탕 전쟁을 치러야 한다. 아이들 여벌 옷, 물놀이용품, 유모차, 간식, 이유식, 비상약 등 2박 3일 여행이 아니라 이사를 가듯 산더미처럼 짐을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여행 가방이 터질 정도로 철저히 준비했음에도 막상 여행을 시작하면 더욱 정신없기 때문에 필요한 정보를 놓치는 경우도 흔하다. 아이들과 여행을 준비하는 부모들을 위해 더욱 알차고 재미있게 여행과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꿀팁을 소개한다. 여행을 떠나기 전 자녀가 2~3명 이상이라면 ‘다자녀 우대카드’를 잊지 말고 꼭 챙기자. 전국의 각 지자체에서는 다자녀 우대카드로 대형마트, 금융기관, 문화시설 등에서 이용할 수 있는 할인과 무료 혜택(www.childcare.go.kr)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서울시 ‘다둥이 행복카드’는 버스와 지하철 요금 10% 할인, 서울 소재 국립박물관 및 문화재청 산하 문화시설 등의 입장료를 할인해준다. 부산시 ‘가족사랑카드’는 유료도로 통행료를 면제해주고 성인·청소년 지하철 요금을 할인(성인 기준 50%)해준다. 대구시 ‘아이조아카드’는 전국 국립박물관 및 문화재청 산하 문화시설, 수목원, 식물원 등에 본인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대전시 ‘꿈나무사랑카드’는 지하철 요금 면제, 대전시 인증 스티커가 부착된 가맹점에서 결제 시 5~30% 현장 할인을 해준다. 경기도 ‘아이플러스카드’는 경기도박물관, 경기도미술관, 경기도어린이박물관 등에 무료 입장할 수 있다. 강원도 ‘반비다복카드’는 양구군 내 자연휴양림, 박수근미술관, 야외·실내 수영장 등 7곳의 공공시설물 입장료가 면제 또는 할인된다. 충청남도 ‘다사랑카드’는 국립박물관 및 문화재청 산하 문화시설에 본인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경상북도 ‘다복가정희망카드’는 문화시설 및 기타 서비스 이용료를 할인 또는 면제받을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여행은 당일 또는 1박 2일 짧은 여행이라도 비상약을 꼭 챙겨 가는 것이 좋다. 일회용 밴드, 상처에 바르는 연고는 기본이고 그 밖에 아이 상태에 따라 추가하면 된다. 여행 기간이 길 경우에는 소아청소년과에서 비상약(해열제, 지사제, 소염제 등)을 처방받아 준비한다. 주말이나 공휴일에 여행 계획을 잡는 게 일반적인데 휴일 당번 약국을 알려주는 휴일지킴이약국 누리집(pharm114.or.kr)을 참고하면 유용하다. ◇ 강릉시, 최초 무장애 관광도시 만든다 정부는 2022년 처음으로 관광 약자를 위해 ‘무장애 관광도시’ 조성사업을 시작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2022년 1~3월 전국 광역·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무장애 관광도시 조성사업을 공모하고 1곳을 선정해 3년간 40억 원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무장애 관광도시는 장애인·고령자·영유아 동반 가족 등 관광 약자를 포함한 모든 관광객이 관광지 간 이동이나 핵심 관광시설 이용, 정보 접근에 제약 없이 여행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는 사업이다. 무장애 관광도시 조성사업은 무장애 관광 교통수단 도입, 민간시설과 협업 등을 통한 관광지 간, 관광지와 편의시설 간의 연계성 강화에 역점을 두고 있다. 무장애 관광도시의 첫 사업자로 선정된 도시는 강릉시다. 강릉시는 바다와 커피 등 뛰어난 관광자원과 더불어 탄탄한 사업추진 조직을 갖춰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3년 동안 ‘열린관광지’ 조성사업을 추진해 무장애 관광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사업 성공 비결이 있다는 점 역시 주요 강점으로 꼽혔다. 이에 따라 강릉시에는 3년간 최대 국비 40억 원을 비롯해 강릉시가 성공적인 무장애 관광도시 모델을 수립할 수 있도록 각 분야 전문가 상담, 무장애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한 사업 발굴 등을 지원한다. 강릉시는 연차별로 무장애 관광교통 개선, 관광시설(숙박, 식음료, 쇼핑 등 민간시설 포함) 접근성 개선, 무장애 통합관광정보 안내, 무장애 관광 전문인력 양성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아울러 정부는 2015년부터 열린관광지 조성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열린관광지 조성사업은 관광 기반 시설 개선, 체험 콘텐츠 개발, 정보 제공 강화, 무장애 인식개선 교육 등을 통해 전 국민의 관광 활동 제약 요인을 없애는 사업이다. 2022년 기준 열린관광지 112곳을 선정했으며 이 중 92곳이 열린관광지 조성을 완전히 끝마쳤다. 나머지 20곳은 현재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열린관광지로 선정되면 관광지 맞춤형 상담, 주요 관광시설·경사로·보행로·편의시설 등 기반 시설 개·보수, 장애 유형별 체험형 관광 콘텐츠 개발, 확보된 동선을 바탕으로 하는 온오프라인 홍보, 취약계층 대상 행복 나눔 여행, 관광지 종사자 대상 무장애 인식개선 교육 등을 지원받는다. 정부는 추가로 열린관광지를 선정하기 위해 9월 1~30일까지 광역·기초자치단체를 대상으로 ‘2023년 열린관광지’를 공모했고, 열린관광지 20곳을 새롭게 정할 방침이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지자체의 열린관광지 홍보를 강화하기 위해 무장애 관광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휠체어 리프트가 설치된 관광버스를 도입해 열린관광지를 여행 상품으로 만들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책주간지 <공감> 공감 현장 흩어진 내 의료정보가 손안에 들어온다 정부가 국민 편익을 제공하기 위한 규제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보건의료 분야 마이데이터 생태계 도입의 첫 단계인 ‘건강정보 고속도로(마이헬스웨이)’를 시범 개통하면서 의료분야 마이데이터 시대를 열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병원에 방문해야만 가능했던 개인의 의료기록을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본인 동의하에 제3의 기관에 전송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규제혁신으로 우리의 생활에 무엇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 살펴봤다. - ‘건강정보 고속도로’ 플랫폼 시범 개통 고혈압과 당뇨병을 앓고 있는 50대 김 모 씨는 맞춤형 건강관리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관련 업체에 문의한 적이 있다. 그러나 해당 업체에서는 “과거 병력에 대한 진료기록을 먼저 제출해 달라”는 답변을 했다. 이에 김 씨는 유선으로 병원에 진료기록 사본을 요청했으나 “신분증을 지참하고 내원할 경우에만 발급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김 씨는 바쁜 업무로 시간을 내기가 어려워 몇 주째 진료기록을 받지 못한 채 건강관리서비스까지 미루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 김 씨는 병원에 내원하지 않고도 휴대전화 앱을 통해 진료기록을 모아 원하는 곳에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정부가 보건의료 분야의 마이데이터 도입을 위한 인프라로 ‘건강정보 고속도로(마이헬스웨이)’ 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021년 2월 ‘의료분야 마이데이터 도입 방안’을 발표하고 개인이 본인의 진료 이력, 건강검진 이력, 투약 이력, 예방접종 이력 확인은 물론 조회·저장·전송할 수 있는 ‘나의건강기록 앱’을 출시하면서 국민 건강 증진과 의료서비스 혁신을 위한 포문을 열었다. ‘의료분야 마이데이터’란 국민 각자가 본인의 의료정보를 휴대전화 등을 통해 손쉽게 조회·확인하고 원하는 곳에 활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 전송이 가능한 생태계를 뜻한다. ‘건강정보 고속도로’는 여러 곳에 분산된 본인의 의료정보를 원하는 곳에 제공할 수 있도록 통합·표준화된 형태로 지원하는 국가적 개인의료데이터(PHR: Personal Health Records) 중계 시스템을 일컫는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 8월 31일 ‘건강정보 고속도로’ 플랫폼을 시범 개통하면서 본격적인 의료 마이데이터 생태계 조성의 시작을 알렸다. ‘건강정보 고속도로’ 플랫폼은 데이터 보유기관에서 본인 또는 데이터를 활용하는 기관으로 건강정보가 흘러가는 고속도로 역할을 수행하며 플랫폼을 통해 흩어져 있는 본인의 건강정보(의료, 생활 습관, 체력, 식이 등)를 통합해 조회·저장도 가능하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국민이 여러 기관에 흩어진 자신의 건강정보를 모으기 위해 의료기관을 직접 방문하는 등 불편이 컸기 때문에 건강정보를 효율적으로 찾을 수 있는 ‘건강정보 고속도로’ 구축이 절실했다”며 “앞으로 병원에 일일이 방문하지 않아도 휴대전화 앱 등으로 손쉽게 개인 진료기록을 발급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응급 상황이나 일반 진료 시 의료기관에서 개인의 건강정보에 기반해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되고 개인 질환의 정밀한 진단 및 진료 지원도 가능해진다”고 덧붙였다. - 의료서비스 패러다임 환자 중심으로 바뀌어 ‘바이오헬스·디지털헬스케어 혁신’은 윤석열정부 120대 국정과제 중 하나다. 이에 정부는 국민 건강 증진을 최우선 비전으로 하는 ‘건강정보 고속도로(마이헬스웨이) 플랫폼 기반 마이데이터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긴밀하게 민·관 협력체계를 구축해나가고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데이터 제공 기관으로부터 건강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는 등 순차적·단계적으로 건강정보 제공 항목을 늘리고 국민이 안심하고 데이터를 요청하고 받을 수 있는 안전한 ‘건강정보 고속도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성모병원과 부산대병원 등 약 240개 의료기관이 설계 단계부터 참여했으며 2023년 상반기까지 약 1,000개 의료기관이 참여할 예정이다. 특히 본인의 활용 목적에 따라 개인 진료 정보를 의료기관뿐만 아니라 보건소·사회복지시설·어린이집·요양기관·민간 서비스 기업 등에 안전하고 간편하게 전송할 수 있는 디지털 플랫폼 환경이 구축된다. 아울러 정부는 법·제도적 기반을 마련함과 동시에 민·관 협업을 통해 의료분야 마이데이터 도입을 위해 필요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현재 개인 의료데이터를 제3자가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디지털헬스케어진흥 및 보건의료데이터 활용촉진법’ 발의를 준비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의료 마이데이터를 통해 개인은 자신의 건강정보를 활용 기관에 제공해 진료, 건강관리 등 원하는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자신의 건강뿐만 아니라 어린 자녀와 부모의 건강까지 함께 관리할 수 있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 도래와 함께 의료서비스의 패러다임(체계)이 공급자·치료 중심에서 환자·예방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 앞으로 우리나라 역시 디지털헬스케어 기술을 바탕으로 한 국민의 건강 증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 의료 마이데이터 체험해보니 보건복지부는 서울성모병원과 부산대병원 등에 방문해 진료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의료 마이데이터 국민참여단을 모집해 운영하고 있다. 400여 명의 국민참여단은 건강정보 고속도로와 연계된 각 병원의 앱을 이용해 본인의 의료데이터를 통합 조회하거나 공유하는 등 진료 과정에서 본인의 데이터가 어떻게 활용되는지 직접 체험할 수 있다. 국민참여단은 올해 12월까지 각 병원 앱을 체험하면서 불편 사항과 아이디어 등을 건의·제안한다. 서울성모병원에서 의료 마이데이터를 활용해본 권금주 씨는 “큰 병원에 가서 진료기록 사본 발급을 신청하고 비용을 지급하는 과정이 지치고 힘들었는데 나이가 많은 부모님은 더욱 힘들 것”이라며 “의료 마이데이터 앱을 통해 진료기록을 신청하고 접수해봤는데 무척 편리했다. 건강정보 고속도로가 전국 병원에 정착되면 서류를 직접 챙겨야 하는 번거로움이 줄고 모든 국민이 더 편히 진료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부산대병원에서 의료 마이데이터를 활용해본 이나경 씨는 “의료 마이데이터 앱을 통해 부산대병원뿐만 아니라 다른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기록과 검사 결과도 조회가 가능했다”며 “또한 내가 먹은 약이 무엇인지, 어떤 약을 동시에 복용하면 안 되는지 알 수 있어서 유용했다”고 전했다. 이 씨는 “부산대병원 의료 마이데이터 앱을 통해 진료 이력과 처방 이력을 공유할 수 있어 다른 병원 진료 시 새로운 의사에게 복용 중인 약과 질환에 대해 설명하기 힘들었던 문제까지 해결됐다”면서 “이 사업이 활성화되면 의료서비스 이용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 나의건강기록 앱 덕분에 ‘유레카’ 폐암 4기 어머니를 간병하는 전샛별 씨는 최근 우연히 알게 된 ‘나의건강기록’ 앱 덕분에 유레카를 외치고 있다. 어머니의 잦은 검사와 항암치료로 집 안 곳곳에 다양한 약 봉투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것은 물론 약들이 비슷하게 생겨 툭하면 잃어버리기 일쑤였다. 병간호 7년 차인 전 씨에게도 시간마다 챙겨야 하는 약의 개수와 모양, 용량을 확인하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 가운데 접한 ‘나의건강기록’ 앱은 그야말로 전 씨에게 신세계를 경험하게 해줬다. “나의건강기록 앱을 사용하면서 어머니의 투약 정보를 알 수 있다는 거예요. 어느 약국에서 조제했는지, 함량과 1회 투약량, 1일 투여 횟수까지 세밀하게 나와 있어 투약 정보에 쓰인 대로만 약을 분류하면 끼니때마다 이 약, 저 약 찾느라 고생할 필요가 없어요.” 무엇보다 좋은 점은 총 투약 일수까지 기재돼 있어 다음 외래진료 때 필요한 약이 무엇인지 일일이 계산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과 3개월, 6개월, 1년 단위로 조회할 수 있기 때문에 실비를 청구하기 위해 어느 약국에서 약제비 영수증을 받아야 하는지 우왕좌왕할 필요도 없어졌다. “앱의 기능 중에 좋은 기능은 필요한 정보만 내려받아 다른 사람에게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덕분에 멀리 살고 있는 가족들에게 어머니의 건강정보를 쉽게 알려줄 수 있어 유용해요. 혼자서 어머니를 간병하며 고군분투하던 저에게 ‘나의건강기록’ 앱은 정말 좋은 파트너랍니다!” 정책주간지 <공감> 생활과 건강 건망증과 치매 건망증은 한꺼번에 여러 가지 일들을 기억해야 하는데 기억 용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할 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정상적인 노화 과정에서 오는 것으로 양성 건망증, 치매 초기 증상일 수 있는 조기 치매, 알코올성 치매, 갑상샘질환, 영양소 결핍, 뇌혈관질환, 파킨슨병, 우울증의 초기 증상일 수 있습니다. 건망증은 검사상 정의가 확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그 유병률을 추산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노인의 30~40% 정도는 스스로가 기억이 나쁘다고 주관적으로 느끼고 있으며, 65세 이상 노인의 치매 유병률은 약 8%로 알려져 있습니다. 건망증이 일시적으로 기억을 잊어버리는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인 반면 치매는 어떤 기억을 영원히 상실하는 뇌질환입니다. 또한 치매는 증상이 천천히 악화되는 반면, 건망증은 기억을 잊는 증상이 갑자기 나타났다가 회복되는 것이 다른 특징입니다. 기억장애가 생기지 않기 위해서는 뇌도 휴식이 필요합니다. 스트레스에 시달리거나 걱정이 많은 사람은 노인성치매인 알츠하이머병에 걸리기 쉽다고 합니다. 의학전문지 <신경학> 최신호에 발표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65세 이상 흑인과 백인 1,06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분석 결과 스트레스와 걱정이 많은 사람은 3~6년 안에 알츠하이머병이 발생할 가능성이 2배 이상 높다고 밝혔습니다. 만성 스트레스는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를 지속적으로 증가시키고 이것이 행동과 기억을 관장하는 뇌 부위를 손상시킨다고 추정합니다. 혈관성 질환을 일으키는 음식 습관이나 생활 습관도 혈관 벽에 노폐물을 침착시켜 뇌의 백색질 변성을 악화시키고, 이는 다시 뇌세포의 죽음을 조장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적절한 휴식이 뇌의 기억에도 중요합니다. 건망증과 치매를 구분할 수 있는 주된 감별점은 잊어버리는 것을 내가 먼저 아느냐, 남이 먼저 아느냐입니다. 내가 먼저 알면 건망증, 남이 먼저 이상하다고 하면 치매를 의심해야 합니다. 건망증은 ▲ 힌트를 주면 생각난다 ▲ 단어가 잘 떠오르지 않는다 ▲ 기억력이 자꾸 감소하는 것 같아 메모를 하면서 가능한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 언어의 의미 파악, 판단력, 성격 변화 등의 다른 부분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 등입니다. 치매는 ▲ 며칠 전에 들었던 이야기를 잊어버려 같은 질문을 반복한다 ▲ 귀띔해주어도 기억하지 못한다 ▲ 어떤 일이 일어났었다는 사실 자체를 기억하지 못한다 ▲ 시간, 장소, 사람에 대한 기억이 나빠진다 ▲ 과거 기억에 비해 최근 기억이 현저히 나빠진다 등이 주요 증상입니다. 평소 아래와 같은 문제가 두 개 이상 나타난다면 치매를 의심할 수 있으니 반드시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① 판단력에 문제가 있다. ② 취미 활동에 관심이 없어졌다. ③ 같은 질문이나 이야기를 반복한다. ④ 도구나 기구 사용이 서툴러졌다. ⑤ 정확히 몇 년도인지 몇 월인지를 잘 모르겠다. ⑥ 복잡한 재정 문제를 다루기 어려워졌다. ⑦ 약속을 기억하기 어렵다. ⑧ 사고력이나 기억력의 문제가 지속된다. 국민건강보험 자료에 의하면, 시각장애인이 장애 발생 후 고관절 골절과 우울증, 치매의 경우 비장애인보다 발생 위험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민건강보험 청구자료 및 장애 등록 자료를 이용해 조사한 결과 외상성 질환인 고관절 골절과 정신·신경과 질환인 우울증, 치매의 경우 시각장애 등록 시점 1년 전부터 비장애인에 비해 점차 위험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는 시각장애로 인해 만성 질환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며, 낙상 등 사고의 위험과 일상생활 및 사회 활동의 제한으로 인한 정신건강 저하와 인지기능 악화가 질병의 발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그러나 치매는 예방할 수 있습니다. 뇌는 서로 다 연결이 돼 있어서 선택적으로 자신의 기능과 관련 있는 영역과 좀 더 강력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하나의 감각이 없어질 때는 상호작용하는 방법이 남아 있는 감각을 좀 더 풍부하게 이용해서 자신이 받아들이는 정보를 최대한 이용하게 하는 방향으로 뇌의 기능이 바뀌게 됩니다. 즉, 시각정보가 차단되면 촉각이나 소리정보, 후각, 미각 등을 담당하는 뇌 부위 기질이 더 확장됩니다. 따라서 다양한 인지활동과 운동에 참여할수록 다른 뇌 부위를 훈련해서 치매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치매 예방을 위한 좋은 습관을 추천합니다. 우선 첫 번째로 많이 읽는 것이 좋습니다. 다양하고 풍부한 단어가 사용된 좋은 글을 자주 접하거나 하루 한 시간 이상의 독서 및 신문 읽기는 두뇌 회전에 효과적입니다. 두 번째로는 많이 씹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 뇌의 신경들과 연결되는 저작운동은 인지기능을 높여주고 뇌혈류를 증가시킵니다. 저작운동이 줄어든 노인은 치매에 걸릴 확률이 높아집니다. 세 번째로 많이 걷는 것이 좋습니다. 치매 예방을 위해서는 신체적인 활동이 중요합니다. 중년에 신체와 뇌 활동을 활발히 하지 않으면 치매에 걸릴 위험이 세 배 정도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운동을 하면 치매를 일으키는 비정상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축적량이 감소하고 총 콜레스테롤 수치도 낮아집니다. 또한 고혈압, 당뇨 등 생활습관병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고, 금주와 금연, 노인성 우울증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김희진 교수(한양대학교 신경과) 이상재의 클래식 뮤직 클래식 알고 들으면 더 좋습니다 - 20세기 음악 3 20세기 음악에는 고전주의 시대나 낭만주의 시대의 음악에서와 같이 하나의 시대 전체를 꿰뚫고 흐르는 뚜렷한 양식적 특징이 없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한 작곡가가 여러 양식의 음악을 창작하거나 세계 각국에서 동시에 몇 개의 음악 양식들이 발전하고, 어떤 경우에는 하나의 뛰어난 작품만이 하나의 음악적 경향을 대표하는 등 20세기는 모든 작곡가들이 자신만의 미학적 세계를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혼란과 자유’의 시기였죠. 이러한 소용돌이 속에서도 여러 명의 위대한 작곡가들이 서로 비슷한 양식적 특징을 보이는 몇 개의 음악 조류들이 발달했습니다. 음악적 중요성이나 영향력, 음악적 재료의 다양성, 그리고 발표된 작품들의 음악사적 가치 등을 고려해볼 때, 신고전주의와 민족주의는 20세기 음악에서는 반드시 언급되어야 할 중요한 음악적 조류이므로 이들에 관해 설명하겠습니다. 신고전주의는 1920년경에서 1950년경까지 약 30년간 20세기 음악 발전에 주목할 만한 역할을 한 음악 조류입니다. 대표적인 작곡가로는 스트라빈스키, ‘프랑스 6인조’, 힌데미트 등이 있습니다. 신고전주의 음악의 주된 미학적 과제는 18세기 음악, 즉 고전주의 시대의 음악에로의 회귀, 고전주의 음악의 형식미, 균형미, 절제된 아름다움의 복원 등을 20세기적 음악 현실 속에서 어떻게 이루어낼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스트라빈스키는 4개의 피아노, 타악기, 그리고 성악을 위한 작품, ‘결혼’을 끝으로 발레곡 ‘봄의 제전’에서 절정에 이르렀던 그의 원시주의 시대를 마감합니다. 1919년부터 18세기 이탈리아 작곡가인 페르골레지의 작품을 재료로 한 발레곡 ‘풀치넬라’를 쓰기 시작하면서 그의 30년간의 신고전주의 시대의 문을 엽니다. 그의 음악 생애의 제2기에 해당하는 이 신고전주의기에 주옥같은 작품들을 많이 발표하는데, 이 가운데 ‘뮤즈의 여신을 이끄는 아폴로’, 드뷔시를 추모하며 작곡한 ‘관악기의 교향곡’, ‘3악장의 교향곡’, ‘시편교향곡’ 등을 대표작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스트라빈스키는 낭만주의나 비인 악파 작곡가들이 가장 중요한 음악적 요소로 생각했던 ‘감정의 표현’을 절제했습니다. 확고한 틀을 가진 안정된 형식을 바탕으로 한 리듬과 화성에 있어서의 생동감과 음악 구조의 전체적인 조화를 통해 뛰어난 형식미와 균형미를 보여주었지요. 특히 경쾌한 음향과 밝고 활기찬 선율의 발레곡 ‘풀치넬라’와 ‘시편교향곡’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프랑스 6인조’는 1920년대 초, 낭만주의와 인상주의 음악의 권위에 반기를 들고 가볍고 대중적인 음악~재즈, 카페 음악, Music Hall 음악 등~을 예술 음악에 도입할 것을 주장하며 활동하기 시작한 6명의 젊은 프랑스 작곡가입니다. 6명의 작곡가 중 발표된 작품의 수나 그 작품들이 갖는 음악사적 중요성 등을 고려할 때 특별한 언급이 필요한 작곡가는 미오, 뿔랑, 오네거입니다. 미오의 음악은 대중음악의 선율, 재즈, 춤곡, 민속 음악 등을 재료로 많이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현대 음악임에도 불구하고, 듣는 이들에게 매우 친근한 느낌을 줍니다. 1차 대전 중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프랑스 대사관에서 근무할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곡한 작품 ‘브라질 조곡’과 재즈의 다양한 요소들을 효과적으로 이용하여 만든 관현악곡 ‘세계의 창조’, 그리고 대중음악의 선율을 기본 재료로 해 작곡한 코믹한 관현악곡 ‘지붕 위의 황소’ 등은 미오의 대표작일 뿐만 아니라, 20세기 음악에 대해 지나친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현대 음악의 또 다른 면을 엿볼 수 있게 해주는 뛰어난 작품입니다. 뿔랑의 음악은 신고전주의적인 여러 특징과 함께 ‘20세기 최고의 감상주의자’라는 독특한 표현에 걸맞는 매우 서정적이고 감상적인 색채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의 많은 걸작들 가운데, 신고전주의적인 성격을 지닌 작품으로는 ‘오르간 협주곡’과 ‘2개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이 있습니다. 서정성이 뛰어난 작품들로는 성악곡 ‘글로리아’와 말년의 수작들인 ‘클라리넷 소나타’, ‘플루트 소나타’ 등이 있습니다. 스위스 출신의 음악가인 오네거의 작품 세계는 6인조의 다른 작곡가들과 많은 차이를 보입니다. 전통에 대한 개념이나 창작의 미학적 문제에 있어서의 접근 방식 등이 보다 근원적이고, 전체적으로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가 주류를 이룹니다. 20세기 교향악 문헌에서 주목할 만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교향곡 5번 ‘3개의 레’와 ‘다윗왕’ 등이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힌데미트는 작곡가로서뿐만 아니라 음악 교육자, 이론가, 비올라 연주자, 지휘자 등으로도 왕성한 활동을 했습니다. 1920년대 초, 브람스와 레거의 대위법적인 전통을 계승한 음악 어법으로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했던 힌데미트는 1920년대 말, 예술 음악의 존재 가치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에 직면하게 되어 획기적인 전환기를 맞습니다. 그는 19세기 이전 시대에서 볼 수 있는, 작곡가들과 연주자, 청중, 후원자 사이의 밀접한 관계가 20세기 음악에서도 형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이를 위해 새로운 개념의 음악을 작곡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러한 음악을 ‘실용 음악’이라 합니다. 이는 기술적으로 난해한 부분을 줄이고, 편성도 실내악이나 독주곡으로 그리 크지 않으며, 또한 형식도 간단하고 명료한 고전주의적 틀을 취하고 있습니다. 힌데미트의 대표작들은 그의 전 생애를 통해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는데, 릴케의 시에 곡을 붙인 ‘마리아의 생애’, 오페라 ‘화가 마티스’, 푸가와 간주곡으로 구성된 피아노곡집 ‘Ludus Tonalis’ 등은 20세기에 작곡된 기념비적인 작품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민족주의 음악을 이야기할 때 19세기의 러시아 작곡가들인 ‘러시아 5인조’나 체코의 스메타나, 드보르작 등이 자주 언급됩니다. 그러나 민속적인 음악 재료들을 서구적 음악 어법에 맞도록 무분별하게 변화시키지 않고, 민속 음악에 대한 철저한 연구를 통해 새로운 음악의 어법까지 찾는 진정한 의미의 민족주의 음악이 발전한 것은 20세기 동부 유럽에서였습니다. 헝가리의 바르토크와 코다이, 러시아의 프로코피에프와 쇼스타코비치, 그리고 핀란드의 시벨리우스가 민족주의 음악 발전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작곡가들이고, 브라질의 빌라 로보스와 영국의 홀스트 등도 중요한 음악가들입니다. 바르토크는 음악 생애의 초기, 독일의 브람스와 시트라우스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나, 동료 음악가인 코다이와 헝가리, 루마니아를 비롯한 동유럽 여러 나라들의 민속 음악을 연구하면서 마자르 민속 음악과 드뷔시의 음악 세계로부터 새로운 미학적 가능성을 발견합니다. 20세기 실내악의 바이블이라 불리는 6곡의 현악4중주곡,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 ‘현악기와 타악기, 첼레스타를 위한 음악’ 등은 20세기 음악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들어보아야 할 위대한 작품들입니다. 바르토크와 함께 민속 음악을 연구했던 코다이는 음악 교육자로서 더욱 유명합니다. 대표적인 관현악곡인 ‘하리 야노쉬’는 현란한 색채의 관현악적 효과 때문에 음악애호가들에게 널리 사랑받습니다. 러시아를 대표하는 20세기의 두 작곡가, 프로코피에프와 쇼스타코비치는 관현악 분야에서 뛰어난 작품들을 많이 남겼습니다. 프로코피에프의 ‘고전교향곡’, 피아노 협주곡 2번과 3번, 발레곡 ‘로미오와 줄리엣’, 내레이션이 있는 관현악 작품 ‘피터와 늑대’ 등과,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4, 5, 9번 등은 음악회에서 자주 연주되는 20세기 관현악의 걸작입니다. 핀란드의 작곡가 시벨리우스는 교향시 ‘핀란디아’와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작곡가입니다. 그러나 그의 진가를 유감없이 맛볼 수 있는 작품은 교향곡 4, 5, 7번이지요. 저음의 현악기군과 어두운 색채의 금관악기들의 울림이 근간을 이루는 그의 관현악곡은 북구의 무겁게 내려앉은 하늘을 연상케 하는 회화적인 요소를 가집니다. 라틴 아메리카를 대표하는 브라질의 작곡가 빌라 로보스는 ‘바흐풍의 브라질 음악’으로, 또한 ‘영국의 자존심’이라 일컬어지는 홀스트는 관현악곡 ‘혹성’으로 우리에게 알려져 있습니다. ‘혼란과 자유’의 시대를 살면서, 위에서 언급한 작곡가들처럼 음악사에 기록되지 못하고, 21세기의 도래와 함께 역사 속에 묻힌 숱한 음악가들이 있을 겁니다. 바흐의 음악이 19세기에 이르러 비로소 그 빛을 발하게 되고, 르네상스 음악이 20세기에 들어와 심도 있게 연구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역사의 흐름 속에 사라져 간 많은 작곡가들 중에 어느 누군가가 20세기 음악사를 다시 쓸지 오늘의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어느 작곡가가 어떠한 음악을 창작하였든 그 작업은 가치 있고, 작품은 위대합니다. 동시대를 살아가면서 몸부림했던 모든 음악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는 없겠으나, 위에 언급한 작곡가들의 위대한 작품들에서 많은 ‘시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상재 교수(나사렛대학교) 살며 생각하며 아빠의 아빠가 되다 저는 유복한 가정에서 오남매 중 넷째로 태어났습니다. 어린 시절 저는 인형놀이나 소꿉장난을 너무나 좋아했고, 언제나 아버지 손을 잡고 완구점을 들러 원하는 장난감을 사곤 했어요. 부모님은 자식들이 원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들어주는 오남매의 든든한 지원군이셨죠. 아버지의 취미는 사진 찍기였습니다. 아버지의 외모를 쏙 빼닮은 저와 동생은 최고의 피사체가 되어 아버지와 함께 전국의 경치 좋은 곳을 다 다녔습니다. 빨갛게 물든 가을 단풍나무 아래에 누워 솜사탕을 먹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지금도 행복함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하지만 삶은 새옹지마와 같다지요. 남부러울 것 없었던 우리 가족의 삶은 어머니가 믿었던 지인에게 사기를 당하면서 한순간 나락으로 떨어졌습니다. 부모님은 전 재산을 잃었고, 지병이 있었던 아버지는 쓰러졌습니다. 병세는 점점 더 악화됐고, 급기야 중환자실로 옮겨져 산소 호흡기에 의지해야 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됐습니다. 그 사이 집은 압류됐고, 우리는 길거리에 나앉을 처지가 됐습니다. 오남매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부모님은 힘을 잃어버렸습니다. 이제는 오남매가 부모님의 버팀목이 되어야 했습니다. 오남매는 아버지의 아버지가 되고, 어머니의 어머니가 됐습니다. 대학을 다니던 큰언니는 학업을 중단한 채 아르바이트를 하며 동생들을 부양했습니다. 지금처럼 학교에서 무상급식을 하지 않았기에 저는 도시락을 갖고 가지 못하는 날이 허다했습니다. 점심시간이 되면 밥을 굶으며 친구들의 눈을 피해 몰래 숨어 있곤 했죠. 다행히 아버지는 일반병실로 옮겨졌습니다. 오남매는 돌아가며 아버지를 간호했습니다. 겨우 중학생이 된 저에게 아버지의 식사부터 배변 처리까지를 도와야 하는 일은 몹시 힘들었어요.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가는 병원비였습니다. 언니와 오빠가 성인이었기에 정부 지원금도 받을 수 없는 상황. 늘어가는 빚 걱정에 오남매는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었습니다. 그 사이 아버지의 병세는 다시 악화됐습니다. 그리고 어느 추운 겨울밤, 아버지는 영영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아버지에게 받은 따뜻한 사랑을 제대로 돌려주지도 못한 채 그렇게 아버지를 보내드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버지가 떠난 후에도 오남매는 빚을 갚느라 한동안 고단한 시기를 보내야 했습니다. 벌써 25년도 더 지난 일이지만 아버지와의 이별에 대한 기억은 여전히 저를 눈물짓게 합니다. 얼마 전 뉴스에서 한 청년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습니다. 청년은 뇌출혈로 쓰러진 아버지의 간호는 물론 가정의 생계까지 홀로 책임져야 했습니다. 무려 10년 가까이 그러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었지요. “아버지에게 적절한 도움을 드리고 싶고, 효도도 하고 싶고, 따뜻한 인격체로 살아가고 싶은데 돈이 없어요. 내 능력이 부족해서, 내가 무능해서, 몇 푼 안 되는 돈에도 쩔쩔매야 하는 현실이….” 순간, 지난날의 내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청년과 같이 어린 나이에 가족돌봄의 책임을 지는 이들을 ‘가족돌봄청년’, 이른바 ‘영케어러’라고 합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추정한 우리나라 ‘가족돌봄청년’ 수는 30만 명에 이릅니다. 이들 가운데에는 어떻게든 자신의 상황을 꿋꿋이 헤쳐 나가는 이도 있지만, 현실에 좌절해 끝내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다른 가족돌봄청년의 사연도 살펴볼까요. 뇌졸중으로 대소변조차 가릴 수 없었던 아버지는 자신을 간호하던 아들에게 마지막으로 당부를 합니다. “내 방 문을 열지 마라.” 치료비는커녕 쌀을 살 돈도 없을 정도로 아버지와 아들은 힘들게 살아왔습니다. 아들은 아버지가 걱정이 되어 방 문을 열어 보았습니다. 아버지는 눈을 뜨고 있었지만 물이나 영양식을 달라고 요구하지 않았어요. 아들은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울다가 방 문을 닫고 나왔고, 다시는 그 방에 들어가지 않았습니다. 아들은 아버지를 사망케 한 죄로 징역 4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도움을 청할 곳이 없었냐는 물음에 아들은 “아버지를 장애인으로 등록하면 지원금을 받을 수 있었지만 신청 서류를 준비하기 위한 5만 원이 없었다”고 털어놓았습니다. 아버지께 죄송하다는 말을 되풀이하면서요. 저는 이제껏 살면서 한 번도 보호자가 되는 법을 배운 적이 없습니다. 아버지가 병원생활을 할 때 어디에서, 무엇을, 어떻게 지원받아야 하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너무나도 답답하고 괴로웠어요. 오남매는 어쩔 수 없이 비참하고 냉혹한 현실 - ‘아빠의 아빠가 되고, 엄마의 엄마가 되는 일’을 마주해야 했습니다. 만일 오남매에게 적절한 사회적 지원이 있었더라면 덜 비참했을 것이고, 아버지와 함께한 마지막 순간도 덜 아픈 기억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가족돌봄청년’을 사회적 고립과 삶의 벼랑 끝으로 내몰지 않고 그들에게 안전한 삶의 울타리를 만들어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들이 사회 속에서 다시 ‘아빠의 아들’과 ‘엄마의 딸’로 살아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최국화 앵커(KBS) 문화재 이야기 백자 철화운룡문 항아리 백자 철화운룡문 항아리는 조선 후기에 만들어진 백자 항아리로 높이 45.8㎝, 입구 지름 15.8㎝, 밑지름 15.7㎝이다. 입구 부분은 짧고 약간 안쪽으로 기울어져 세웠으며, 몸체는 어깨 부분에서부터 팽배해졌다가 서서히 좁아지며 아랫부분에서 다시 벌어지는 형태를 하고 있다. 유약의 색깔은 회백색을 띠고 있으며 광택이 은은하다. 입구 부분과 어깨 부분에는 덩굴무늬와 연꽃무늬가 있고, 굽 위에는 이중으로 삼각형 무늬가 있는데, 이것은 번개무늬의 변형으로 보인다. 몸체의 전면에는 구름과 여의주를 집어삼키려는 듯한 용의 모습을 표현했는데, 용의 부릅뜬 눈과 입, 뿔과 수염, 비늘이 휘날리는 구름과 함께 생동감 있게 묘사됐다. 굽은 안 바닥을 오목하게 파내었으며, 굽 다리에는 가는 모래 받침을 받쳐 구운 흔적이 남아 있다. 이러한 회백색의 유약과 특이한 그릇 모양, 산화철 안료를 이용해서 그린 철회 기법의 무늬, 오목한 굽의 표현은 경기 광주군 일대의 17세기 가마터인 상림리·선동리·정지리에서 발견되고 있어 이 항아리도 이곳에서 생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항아리 표면에 그려진 구름과 용의 모습을 보아 당시 궁중에서 사용하던 그릇 중 하나인 듯하다. S자 곡선을 이루는 긴 몸체에 짙은 철사로 박진감 있게 표현된 용이 매우 잘 어울린다. 철회 기법을 사용한 초기 작품으로 중요한 예이며, 17세기 전반경의 대표적인 철회 백자 항아리로써 연구 보존 가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