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으로 읽는 국정 제179호 2022. 9 발행: 문화체육관광부 www.mcst.go.kr 발행인: 박보균 발행일: 2022. 9. 1. 제작협력: (주)도서출판 점자 www.kbraille.net 문의: 070-4618-5016, 044-203-3016 음성 사서함: 02-2092-9000 (7511) 이 책자에 수록된 내용은 정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손끝으로 읽는 국정 차례 사람의 향기: 디지털 소외계층 위한 키오스크 개발한 씨아이테크 4 알짬 정보: ‘점자’ 가족관계·등기사항증명서 받는다 외 14 공감 정책: 6대 국정목표·120대 국정과제 최종 확정 22 공감 현장: 세계를 휩쓴 K-클래식 45 한국의 맛: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 음식만 같아라 55 생활과 건강: 경추 척수증이 무엇인가요? 63 이상재의 클래식 뮤직: 클래식 알고 들으면 더 좋습니다 - 20세기 음악 74 살며 생각하며: 이터븀 광시계 86 문화재 이야기: 대금정악 94 사람의 향기 디지털 소외계층 위한 키오스크 개발한 씨아이테크 - “장애인과 어르신, 단 한 분의 불편함도 외면하지 않겠습니다” 식당에서 키오스크로 음식을 주문하는 건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하지만 디지털 소외계층인 장애인이나 어르신 등 사회적 약자에게 키오스크는 여전히 생소한 기기다. 지난 7월, 시각장애인 권리보장연대 등은 키오스크에 음성 지원 및 점자 안내 등의 대책을 촉구하는 캠페인을 개최하기도 했다. 이러한 가운데 무인정보 시스템 전문기업 ‘씨아이테크’가 AI 음성인식을 적용해 디지털 소외계층의 정보 접근성을 강화한 키오스크를 개발해 상용화에 나섰다. 씨아이테크 배창희 사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회사 소개를 부탁합니다. A. 씨아이테크는 키오스크를 전문으로 제작하는 기업입니다. 1987년 국내 최초로 증명서 자동발급기 특허를 취득했고, 현재 여러 매장에 키오스크를 납품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행정안전부 무인민원발급기 BMT(성능 테스트)에 통과해 공공사업 부문에도 진출했습니다. 이번에 선보인 ‘AI 음성인식을 적용한 장애인 및 어르신의 정보 접근성이 보장된 키오스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국가 표준에 맞게 개발하고 상용화한 기기입니다. 특히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장애인차별금지법’ 개정안에 맞춰 장애인도 편리하게 무인 정보 단말기를 이용할 수 있게 하자는 데 주력했습니다. Q. AI 음성인식 키오스크를 개발한 동기는 무엇인가요? A. 주력 생산품이 키오스크이다 보니 디지털 조작에 어려움을 겪는 이용자에 대해서도 그간 많은 고민을 해왔습니다. 무엇보다 장애인과 어르신을 위한 개선책이 시급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비대면 주문 덕분에 시간을 아낄 수 있다”,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는 평가가 다수였지만, “매장에 키오스크만 있으면 부담스럽다”, “직원이 없으면 주문하기 어렵다” 등의 의견 또한 많았으니까요. 그러나 예산 문제 등으로 해당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지난해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고령자 및 장애인의 정보 접근성이 보장된 키오스크 개발’ 공고를 접했습니다. 모든 직원이 열의를 갖고 제품 개발에 뛰어들었고, 마침내 사업에 착수할 수 있었습니다. Q.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십시오. A. 시각·청각·지체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고루 상정해 편의를 도모했습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키패드를 설치했습니다. AI 음성 주문을 위해 내장형 마이크와 음량 조절이 가능한 이어폰 단자, 인지하기 쉬운 깔대기형 신용카드 투입구를 고안했습니다. 메인 화면의 이미지를 크게 만들고, 필요 없는 아이콘은 삭제해 텍스트 기반으로 크고 단순하게 배열했습니다. 주문 단계 또한 최소화했습니다. 화면을 터치하지 않고도 “지니야”라고 명령어를 부르면 “띠링”하는 알림음이 울리는데, 이 알림음이 울리면 메뉴를 말하고 주문하면 됩니다. 휠체어 이용자를 위해 신용카드 투입구와 터치스크린 등 주요 동작부를 1,200㎜ 이내에서 조작 가능하도록 구성했습니다. Q. 개발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A. 시중에 비슷한 제품이나 참고할 만한 제품이 많지 않아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장애인 이용자들의 평가를 통해 추가할 기능과 개선 방향을 잡았습니다. 그럼에도 키오스크에 음성인식 기능을 탑재하는 과정은 난항이었습니다. 기술적인 한계에 맞닥뜨렸을 때 돌파구로 떠오른 게 KT의 ‘기가지니 서비스’였습니다. 키오스크에 내장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더니 KT 측에서 감사하게도 흔쾌히 지원해주었습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도움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Q. 이용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A. 키오스크를 경기 하남시장애인복지관이 운영하는 한 카페에 시범사업으로 배치했습니다. 초기에는 일평균 50여 건 정도 이용하는 수준이었기에 피드백을 받을 수 있을지 걱정됐습니다. 그런데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300여 건의 이용률을 보이면서 좋은 피드백을 많이 받을 수 있었습니다. “기존 키오스크와는 정말 다른 부분이 있다”, “음성으로 주문이 가능해 너무 편리하다”, “터치스크린의 글씨가 커서 눈이 덜 피로하다” 등의 후기를 접할 때마다 보람을 느낍니다. 우리 직원들이 더 분발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Q.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A. 데이터 수집입니다. 현재는 시범사업 단계이지만, 내년부터 시행될 ‘장애인차별금지법’ 개정안을 앞두고 관공서 등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키오스크가 여러 매장에 비치될 수 있도록 홍보 리플릿을 만들어 배포할 계획입니다.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다양한 사용성 평가와 데이터를 얻을 수 있기에 매우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AI 음성인식 주문 기능은 온전히 이용자들의 피드백으로 결정된 것입니다. 키패드 방향키로 음성 안내를 받는 ‘내비게이션 방식’과 안내 음성에 따라 키패드로 입력하는 ‘ARS 방식’을 놓고 어느 쪽이 더 좋을지 오랜 고민을 했습니다. 결국 시각장애인 이용자들의 의견을 듣기로 했는데, 다수가 “상세한 설명이 나오는 ARS 방식이 더 좋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정확한 발음으로 메뉴를 호명해야 하는 등 음성인식 기능에 약간의 제약은 있습니다. 이 부분을 보완하고자 노력하겠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A. 기술은 특정한 계층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다수를 만족시키는 기술이라도 소외되는 누군가가 있다면 완벽한 기술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이번에 선보인 키오스크는 개선할 부분이 많은 만큼 발전할 부분 또한 많습니다. 앞으로도 단 한 분의 불편함도 외면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김수정·신혜령 기자 알짬 정보 ‘점자’ 가족관계·등기사항증명서 받는다 외 01. ‘점자’ 가족관계·등기사항증명서 받는다 법원행정처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시각장애인에게 점자 문서를 제공하기로 했다. 점자 문서 제공 대상은 ‘가족관계증명서’와 ‘부동산 및 법인 등기사항증명서’다. 시각장애인이 시·읍·면이나 등기소에 해당 문서를 신청하면 시각장애인연합회가 점자 인쇄물이나 전자점자 파일을 만들어 시·읍·면 등에 제공한다. 촉각으로 인지하는 점자 인쇄물뿐 아니라 전용 단말기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전자점자 파일을 선택하는 것도 가능하다. 관련 비용은 법원행정처가 부담한다. 문의 02-3480-1100 02. 시각장애인 위한 초음파 지팡이 제작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안과 황호식 교수가 ‘시각장애인용 초음파 지팡이’ 제작에 성공했다. 일반 지팡이에 초음파 센서를 부착해 시각장애인이 장애물을 쉽게 피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황호식 교수는 초음파 지팡이를 제작하기 위해 거리 및 근접 센서를 알아보던 중 자동차 후방센서가 구하기도 쉽고 사용하기도 쉽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에 자료조사를 통해 자동차 후방센서의 초음파 작동 원리와 장착하는 방법을 습득했다. 문제는 전원 연결. 자동차 후미등에 연결되는 후방센서는 12V 직류전원이 필요한데, 이는 규격이 커서 휴대성이 떨어졌다. 이에 황 교수는 12V 직류전원 대신 작고 흔하게 구할 수 있는 9V 배터리를 지팡이에 달았다. 제작비는 약 4만 원 정도로 매우 저렴했고 장착도 간편했다. 스위치를 켠 다음 초음파 지팡이를 들고 물체에 천천히 다가가면 경보음이 울린다. 물체가 센서에서 떨어져 있으면 경보음의 간격이 길지만, 더 가까워지면 간격이 짧아지고 아주 가까워지면 경보음이 끊어지지 않고 계속 울리는 것이 자동차 후방센서와 같은 원리다. 문의 1661-7575 03. 실로암복지회, 시각장애인용 스크린리더 프로그램 출시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회가 시각장애인용 스크린리더 프로그램 JAWS for Windows 2022의 한글버전인 ‘Korean JAWS for Windows 2022’를 출시했다. JAWS for Windows는 세계적인 시각장애인 보조공학기기 제조사인 미국 프리덤 사이언티픽에서 개발한 컴퓨터 화면낭독 프로그램이다. 이번 2022 버전에서는 점자 프로필을 도입해 사용하고자 하는 언어별로 점자 입·출력 옵션을 설정하고, 텍스트를 읽을 때 자동으로 적절한 점자 언어로 전환하도록 구성했다. 또한 사운드 스플리터 옵션을 통해 JAWS 음성과 다른 프로그램의 오디오를 왼쪽, 오른쪽으로 분할해 각각의 오디오를 분명히 들을 수 있는 방법을 제공했다. 이 밖에도 점자 뷰어와 텍스트 뷰어를 제공해 비시각장애인인 교육 담당자나 테스터가 JAWS에서 출력 중인 정보를 검증하거나 확인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했다. 문의 02-880-0536 04. 국립현대미술관, 시·청각장애인 위한 전시 프로그램 국립현대미술관이 장애인의 문화 향유권 신장을 위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해설과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해설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6월부터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개막한 한국 채색화 특별전 ‘상의 찬미’부터 적용했으며, 연말까지 4~6개 전시에 제공할 예정이다. 시각장애인을 위해서는 음성해설과 점자 자료를 제공한다. 음성해설은 전시장 입구와 개별 작품 앞에 있는 QR코드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수어해설 영상도 전시장 입구에 부착된 QR코드와 국립현대미술관 누리집, 유튜브 채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문의 02-3701-9500 05.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장애인 편의 제공 오는 11월 17일에 실시되는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장애인 권익 보호 및 편의 증진을 위한 편의가 제공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세부계획을 발표해 중증·경증 시각장애, 뇌병변 등 운동장애, 중증·경증 청각장애 수험생 등으로 구분하고, 인정 기준 및 제출서류를 체계화했다. 점자문제지가 필요한 시각장애 수험생 중 희망자에게는 화면낭독 프로그램이 설치된다. 컴퓨터와 해당 프로그램용 문제지 파일이나 녹음테이프를 제공하고, 2교시 수학 영역에서 필산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점자정보단말기를 제공한다. 문의 043-931-0114 공감 정책 6대 국정목표·120대 국정과제 최종 확정 정부가 국정비전인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사는 국민의 나라’를 달성하기 위한 120대 국정과제를 확정했다. 또 120대 국정과제가 신속하게 이행될 수 있도록 대통령실-국무조정실-부처 간 상시 관리 체제를 구축하고 대국민 홍보도 강화하기로 했다. 국무조정실은 지난 7월 말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6대 국정목표, 23개 약속, 120대 국정과제를 최종 확정했다면서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앞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의 이행 계획 등에 대한 검토를 거치고 ‘지방시대’ 관련 10개 국정과제를 추가해 이날 120대 국정과제를 확정했다. 국정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4대 기본 부문(정치·행정·경제·외교안보)에 미래 지향성 및 지역 불균형 해소 의지를 담아 6대 국정목표를 설정했다고 국무조정실은 설명했다. 6대 국정목표는 ▲ 상식이 회복된 반듯한 나라 ▲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 ▲ 따뜻한 동행, 모두가 행복한 사회 ▲ 자율과 창의로 만드는 담대한 미래 ▲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 ▲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 등으로 구성됐다. 우선 ‘상식이 회복된 반듯한 나라’에는 탈원전 정책 폐기, 공공기관 혁신, 민간주도성장 뒷받침을 위한 재정 정상화, 유연하고 효율적인 정부 등의 과제가 포함됐다. 또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에는 미래전략산업 확보, 규제시스템 혁신, 에너지안보 확립, 주력산업 고도화, 완결형 벤처생태계 구현 등이 주요 과제로 들어갔다. ‘따뜻한 동행, 모두가 행복한 사회’에는 지속가능한 복지, 상생의 노동시장 구축, K-콘텐츠 매력 확산, 범죄로부터 안전한 사회 구현 등의 과제가 반영됐다. ‘자율과 창의로 만드는 담대한 미래’에는 전략기술 육성, 디지털 경제 패권국가 실현, 우주강국 도약, 청년 맞춤형 지원이,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에는 능동적 경제안보 외교, 남북관계 정상화, 과학기술 강군 육성 및 일류 보훈 등이 포함됐다.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에는 지방분권 강화, 지역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혁신, 지역 성장거점 육성, 지역사회의 자생적 창조역량 강화 등의 과제가 담겼다. 정부는 ‘윤석열정부 120대 국정과제’의 신속한 이행을 위해 대통령실-국조실-부처 간 유기적 협조 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온-나라 국정과제관리시스템’을 구축, 각 부처의 이행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각 부처는 이행 상황을 매월 자체 점검하기로 했다. 국무조정실은 분기별 종합 점검, 수시 합동 현장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점검 결과 나타난 문제점, 부처 간 이견 등 장애 요인에 대해서는 국무총리 주재 현안 조정 회의 등을 통해 해결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국정과제에 대한 국민만족도 조사를 연 2회 실시하고 국정과제 이행 결과는 매년 정부 업무 평가에 포함해 평가하기로 했다. 대통령 주재 ‘성과보고대회’도 개최할 예정이다. 아울러 정부는 국정과제 추진으로 인한 변화를 국민이 실감할 수 있도록 현장 직접 소통을 강화하기로 했다. 주요 정책을 알기 쉽게 설명한 카드뉴스를 매주 제작하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우수 사례를 적극 알릴 계획이다. 특히 장·차관 현장방문, 언론 브리핑, 방송 출연 등 현장 및 언론 소통을 강화하고 부처별 브랜드 정책도 개발해 홍보하기로 했다. ◇ 조기 실행된 국정과제 뭐가 있나? 정부는 120대 국정과제의 신속한 실천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확충하고 한류 영향력을 강화해 선진국을 넘어 세계 중추 국가로 부상하겠다는 방침이다. 윤석열정부 출범 후 어떤 국정과제들이 진행됐는지 살펴봤다. - 손실보상 통해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 정부는 ‘상식이 회복된 반듯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완전한 회복과 새로운 도약’을 신속히 추진했다. 39조 원 규모의 2022년도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취임 직후 편성하는 등 온전한 손실보상, 긴급 구제 시 채무조정과 맞춤형 금융 공급, 경영 부담 경감과 폐업·재도전 과정 패키지 지원 등을 통해 소상공인 경영지표를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이와 함께 기업가정신·시장 경쟁력을 갖춘 기업가형 소상공인을 육성하고 민간 주도 지역 상권 활성화를 뒷받침해 소상공인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부는 국민의 눈높이에서 부동산 정책을 바로잡기 위한 정책들도 시행했다. 충분한 주택공급을 위해 주택공급 이행안(로드맵)을 수립·추진하고 분양가상한제·재건축부담금·안전진단 등 정비사업 관련 제도를 합리적으로 조정해 도심 공급을 촉진했다. 또한 임대차 시장의 합리적인 활성화 등을 통해 시장 기능의 정상화를 추진했으며 공정한 주택시장 기반을 조성하기 위해 주택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재검토했다. 또한 세율 체계 등 근본적인 종합부동산세 체계 개편 및 세부담 적정화를 위해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제도 개편, 부동산 가격 상승 등에 따른 서민 주거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월세 세액공제율 상향 조정, 주택임차자금 상환액 소득공제 한도 확대, 생애 최초로 취득한 주택에 대한 취득세 감면을 확대했다. - 국민 눈높이에서 부동산 정책 바로잡아 정부는 대출규제 정상화 등 주택금융제도 개선을 시행했다. 이를 위해 생애 최초 주택구입 가구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기존 60~70%에서 80%까지 완화했다. 생애 최초 주택 구입 이외의 경우에는 주택시장 상황,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안착 여건 등을 고려해 주택담보인정비율 합리화를 추진했다. 또한 일반형·우대형 주택연금의 가입 대상 주택가격 기준 완화를 통해 실수요자의 주거사다리 형성과 서민층 노후 주거 안정을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자율성·책임성·민첩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국정운영 방식을 전환해 국민이 체감하는 ‘유능한 정부’를 구현하기 위해 총리·장관의 자율성·책임성을 높였다. 국민과 함께하는 대통령을 실현하기 위해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이전하고 기존 청와대는 국민 모두가 누리는 ‘열린 공간’으로 재구성했다. 이와 함께 다양한 분야·계층의 참여를 늘려 국민의 실질적 정책을 제안하고 결정하는 권한을 확대함으로써 참여민주주의 달성에도 기여했다. - 규제 혁파 통해 경제 활력 높여 정부는 규제시스템 혁신을 통한 경제 활력을 높이기 위해 자유롭고 효율적인 시장경제 조성에 앞장섰다. 우선 ‘규제혁신전략회의’를 통해 사회갈등 등 핵심과제를 신속히 해결하고 규제개혁 절차 전반의 전문성을 높였다. 또한 민·관·연 합동 ‘규제혁신추진단’을 구성하고 덩어리 규제를 집중 발굴해 개선·추진했으며 규제 샌드박스(규제 유예) 플러스를 통해 이해 갈등 조정, 제도의 통일성 제고 등 신산업 성장을 지원했다. 이와 같은 강력한 규제개혁 추진은 경제 효율성 극대화 및 성장 동력을 확충하고 현장·수요자 중심의 규제해결 시스템으로 규제개혁 체감도를 확실하게 높이는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정부는 인도·태평양 지역 수출시장 활성화, 공급망·디지털·친환경 등 신통상 분야의 기업 애로를 해소해 수출 5대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앞장섰다. 이를 위해 ‘산업공급망 위기경보 시스템 및 종합지원체계’를 구축하는 등 산업·통상 간 연계협력으로 세계 공급망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우리 산업 이익과 주요국 여건을 종합 고려한 맞춤형 전략을 토대로 디지털 통상 연계망(네트워크)을 확대했다. 또한 지역별 특화된 통상 협력을 고도화하고 신규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아울러 국민 누구나 참여하는 디지털 무역을 확산하고 중소·중견기업 대상 물류·금융·수입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 반도체·배터리 등 미래전략산업 육성 정부는 배터리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로봇 세계 3대 강국으로 도약하고 경제안보·국가경쟁력과 직결되는 첨단산업을 미래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앞장섰다. 이에 반도체 설비 투자 시 과감한 혜택(인센티브) 제공 및 인허가를 신속하게 처리하고 전략산업 생태계, 개발연구, 국제 협력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했다. 또한 미래전략산업을 이끌어갈 인재 양성을 위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로봇, 반도체 등 디지털 실현 산업의 수요 연계와 개발 연구를 강화했다. 아울러 감염병 대유행, 인구구조, 기후위기 등 신산업을 육성해 사회문제 해결에도 노력하고 있다. 정부는 우리 자본시장의 공정성 제고를 통해 투자자로부터 신뢰받는 시장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주식·금융투자상품 등 과세제도의 합리화, 공매도 제도 개선, 물적분할 관련 주주 보호, 상장폐지 요건 정비, 내부자거래 규제 강화, 투명성·공정성 개선, 외환시장 선진화 등에 대한 정비와 운영 개선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믿고 투자할 수 있는 자본시장 투자 환경을 조성해나갈 방침이다. - 우주강국 도약 및 우주시대 개막 정부는 우주강국 도약과 우주시대 개막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이에 다양한 분야의 전문성·리더십을 갖춘 선도형 민관 협력(거버넌스)으로 개편하고 공공부문 기술의 민간 이전 촉진 등을 통해 민간의 우주개발 역량을 고도화하며 우주개발 핵심 분야의 기술 역량 확보에 주력했다. 이를 바탕으로 6월 누리호 발사를 성공시키면서 발사체·위성·우주탐사·위성항법을 모두 추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세계 7대 우주강국으로 도약했다. 정부는 공정하고 사각지대 없는 예술인 지원체계를 확립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우선 예술인 정의 및 활동 증명 제도를 개선하고 다년(3년 이상) 지원을 모든 장르로 확대하며 문화예술 창작·향유 공간을 조성하도록 했다. 또한 문화예술 인재의 체계적 양성과 공연시장 육성 및 문학 한류 기반을 조성하며 예술기업의 창업 단계별·세계 도약을 지원하는 것은 물론 예술인 복지 안전망 강화와 장애예술 활성화를 위해 지원하고 있다. 정부는 국민이 안심하는 생활안전 확보를 위해 교통 및 건설·건축 현장의 안전관리체계 확립과 치안 약자 등 사회적 약자 보호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보행자를 최우선으로 하는 교통체계 개선 등 사고 취약 요인 관리를 강화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며 선진 법질서 문화가 정착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또한 건설·건축 안전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스마트 기술과 로봇·드론 등을 활용해 안전한 국토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 청년에게 공정한 도약의 기회 보장 정부는 청년에게 공정한 도약의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 제도적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채용 비리 통합신고센터 운영, 국가자격시험제도의 불공정한 특례제도 개선, 청년 아르바이트생의 노동권 침해 시 원스톱 권리구제 서비스 지원 확대는 물론, 청년이 적립한 금액에 정부가 기여금을 연결해 만기 시 목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자산 형성도 지원한다. 또한 취약 청년을 찾아내 지원할 수 있도록 맞춤형 지원체계 구축을 확대하며 청년의 미래 도약 기회를 보장하고 있다. 정부는 공동의 가치와 이익을 기반으로 미·중·일·러 4개국과 협력 강화를 추진, 이를 통해 한반도 평화·번영 환경을 조성하고 지역·세계적 차원에서 우리 위상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 등을 통해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 태세를 지속·강화하는 것은 물론 상호 존중에 기반한 한중 관계 강화, 공동의 이익과 가치에 부합하는 한일 미래협력 관계 구축, 국제규범에 기반한 한러의 안정적인 관계 발전에도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 정부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와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민관 합동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를 발족시키고, 개최지 선정일(2023년 11월)까지 범국가적 역량을 결집하고 유치 교섭 활동 이행안을 수립했다. 이를 위해 북항 재개발, 부두시설 이전, 교통 기반 구축 등 박람회 개최에 필요한 기반 시설(인프라)을 차질 없이 준비 중이다. - 군 복무가 자랑스러운 나라 실현 정부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실질적 대응 능력을 획기적으로 보강함으로써 북한의 핵·미사일 사용을 억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강력한 군사적 대응 개념·계획 발전과 능력을 확보하고 다층 방어 개념 및 체계 발전과 기술 도약적 무기 개발을 추진하며 압도적인 대량 응징 보복 능력을 확충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사일 전력, 사이버·전자전 및 우주작전 역량을 효과적으로 통합·운용하기 위한 전략사령부를 창설하고 북 장사정포 대응체계 강화, 독자적 정보 감시정찰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책주간지 <공감> 공감 현장 세계를 휩쓴 K-클래식 2022년 상반기 국제 음악콩쿠르에 입상한 우리나라 사람은 모두 37명이다. 클래식 음악인들을 후원해온 금호문화재단은 2022년 1~6월 상반기 동안 세계 곳곳에서 열린 25개 국제 음악콩쿠르에서 임윤찬, 양인모, 최하영 등 37명의 우리나라 연주가가 입상했다고 발표했다. 실로 엄청난 숫자가 아닐 수 없다. 그중에서도 미국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을 차지한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유튜브로 퍼진 임윤찬의 수상 당시 연주 영상은 600만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클래식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핀란드 시벨리우스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한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벨기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리나라 연주가 최초로 1위를 차지한 첼리스트 최하영도 놀랄 만한 성적이었다. 그 밖에도 김가은(첼로, 미국 어빙클라인 콩쿠르 1위), 윤소희(비올라, 미국 워싱턴 콩쿠르 1위), 박하양(비올라, 일본 도쿄 콩쿠르 1위) 등도 탁월한 기량으로 우승했다. 이처럼 많은 우승자를 배출한 배경에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그동안 연기된 세계대회가 한꺼번에 열린 영향도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젊은 연주가들의 역량이 정점에 와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 우리나라 연주가들이 강한 세 가지 이유 사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의 클래식은 그야말로 세계무대에서 변방이었다. 정명화(첼로), 정경화(바이올린), 정명훈(피아노)으로 이어지는 정트리오와 김대진(피아노) 등이 세계무대에 섰을 뿐이다. 정치적인 이유로 오랜 시간 금기어였던 작곡가 윤이상도 있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우리나라의 클래식은 더 이상 변방이 아니다. 이른바 ‘세계 3대 콩쿠르’ 중 하나로 불리는 폴란드 쇼팽 콩쿠르에서 2005년 임동민·임동혁 형제가 공동 3위를 차지하고 2015년에는 조성진이 마침내 우승을 차지했다. 역시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히는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도 작곡 부문에서 조은화(2008년)·전민재(2009년), 성악 부문에서 홍혜란(2011년)·황수미(2014년), 바이올린 부문에서 임지영(2015년)이 각각 우승을 차지했다. 피아니스트 김선욱도 2006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재학 당시인 18세 때 영국 리즈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을 차지했다. 2021년에는 피아니스트 박재홍이 이탈리아 부소니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고 피아니스트 서형민이 독일 베토벤 콩쿠르, 김수연이 캐나다 몬트리올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우리나라 음악가들이 클래식의 본고장인 러시아와 유럽 무대에서 발군의 실력을 자랑하면서 K-클래식 바람을 몰고 왔을까? 어떻게 피아노를 비롯한 양악들을 귀신같은 솜씨로 연주할 수 있게 됐을까? 이번에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입상한 임윤찬은 동네 피아노학원에서 피아노를 배웠다고 했다. 과연 그 원인은 무엇일까? 첫 번째 우리나라 학부모들의 불타는 교육열이 K-클래식의 밑천이 되지 않았을까? 친구들이 학교를 마치고 태권도, 수영, 피아노를 배우러 학원에 갈 때 임윤찬 역시 관습적으로 피아노를 택한 것이다. 적어도 1980년대 말과 1990년대를 넘어오면서 이렇게 피아노를 시작한 어린이들은 부모의 교육열로 인한 조기교육의 혜택을 받은 셈이다. - 연습에 매달리는 근성이 만든 결과 두 번째는 기업의 메세나(예술 후원) 프로그램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자칫 피아노학원에서 끝날 영재들을 세계무대로 이끄는 데 공헌한 금호문화재단이 있다. 이 재단은 1998년부터 14세 이하 음악 영재들에게 무대를 제공하는 금호영재콘서트를, 1999년부터는 15~25세 연주자를 위한 금호영아티스트 콘서트 시리즈를 열고 있다. 두 무대를 통해 배출된 유망주들이 세계무대를 휩쓸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손열음·김선욱·선우예권·임윤찬,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양인모·임지영, 첼리스트 최하영·문태국, 플루티스트 조성현 등 현재까지 1,000여 명이 넘는 실력파 연주가가 금호영재·영아티스트 무대를 통해 발굴됐다. 고 박성용 금호그룹 명예회장의 클래식 사랑에서 비롯된 금호문화재단의 클래식 음악인 지원이 없었다면 K-클래식의 오늘도 없었다. 금호문화재단은 거장들을 초청해 마스터클래스(명인강좌)를 제공하고 젊은 연주가들에게 명품 고악기를 무상으로 지원하는가 하면 세계대회에 나가는 음악인들에게 항공권을 지원하기도 했다. 세 번째는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다. 1992년 설립돼 불과 30년밖에 안 되는 짧은 역사를 가진 한국예술종합학교는 피아노·바이올린·첼로뿐만 아니라 성악과 현악 4중주, 작곡 등의 분야에서 유능한 실력자를 배출했다. 박사학위가 없어도 실력만으로 채용된 첼리스트 정명화, 피아니스트 이경숙·김대진,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 교수 등이 후학을 양성했다. 피아니스트 임윤찬과 박재홍은 해외 유학 경험이 없는 한예종 출신의 국내파다. 세계적인 중견 연주가로 자리매김한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김선욱을 비롯한 많은 연주가가 한예종에서 실력을 갈고닦았다. 오늘날 눈부신 K-클래식의 성과는 가정과 학교, 사회가 삼위일체가 되어 영재들을 지원한 결과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탁월한 재능을 바탕으로 끈질기게 연습에 매달리는 한국인의 근성이 만든 결과가 아닐까? 이 때문에 앞으로도 K-클래식의 신화는 계속 쓰일 것이다. 정책주간지 <공감> 한국의 맛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 음식만 같아라 명절에 먹는 음식을 ‘절식’이라 한다. 농경의례에 따라 생겨난 세시풍속에서 명절과 24절기 등이 포함된다. 명절은 태음력을 지키지만 신기하게도 24절기는 태양력을 따른다. 예를 들어 추석은 음력 8월 보름, 동지는 양력 12월 22일이다. 신석기 시대부터 농경을 시작한 한반도는 대대로 파종과 수확 시기를 고려해 명절로 삼았는데 이 중 가장 큰 명절이 바로 수확기에 해당하는 추석이다. 7세기에 쓰인 <수서>와 <당서> 동이전 신라조에는 ‘신라인들은 8월 보름에 큰 잔치를 베풀고 관리들을 모아 활쏘기를 한다’고 했다. <삼국사기> 신라 유리왕조에도 가배(한가위)에 대한 기록이 있다. ‘7월 16일부터 8월 보름까지 신라 6부의 여성들이 편을 갈라 길쌈을 하는데 승부에서 지면 이긴 편에게 크게 대접하고 한바탕 흐드러지게 논다’는 내용이다. 고려의 9대 속절과 조선 5대 명절에도 당연히 추석은 들어 있다. 8월 보름 추석은 민족 최대 명절이다. 추석 아침에는 햇곡으로 빚은 송편과 각종 음식을 차리고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간다. 가을에 걸맞는 추석 명절 음식이 이때 나온다. 추석 때는 사실 오곡백과가 덜 영근 상태다. 추석은 서양의 추수감사절이 아니라 수확을 앞두고 대풍을 기원하는 의미가 크다. 추수 감사의 의미를 따지자면 추석이 아니라 상달(음력 10월)이 맞다. 수확이 이른 호남에선 일찍 수확한 올벼(풋벼)로 송편과 밥을 지어 차례를 지내는 올베심리가 있다. 수확이 늦은 영남에서는 추석 즈음에 올베심리와 비슷한 풋바심을 하고 대신 중구 (9월 9일)에 햅쌀을 거둬 차례상에 올렸다. 영남 북쪽인 안동 하회마을에선 요즘도 중구 제사를 중시한다. 추석의 대표 절식은 역시 송편이다. 솥바닥에 솔잎을 깔고 햇곡으로 반달 모양 송편을 빚어 쪄먹는다. 소로 콩이나 깨를 넣기도 하고 앙금을 만들어 채우기도 한다. 중국은 반대로 보름달 모양의 중추월병을 만들어 먹는다. 9월 중구에는 국화전을 부치고 국화주를 담가 마신다. 이 외에도 전을 부친다. 궁중에서 전유어, 전유화라고 불렀던 전은 지역에 따라 저냐, 지짐이, 부치개, 부치기, 부침개 등으로도 불린다. 손이 많이 가고 예전엔 밀가루와 기름이 귀했던 터라 전은 대대로 명절에나 만들어 먹던 음식이었다. 번철에 기름을 두르고 생선살, 고기, 채소, 김치 등을 밀가루 반죽에 얇게 부쳐낸 전통 요리다. 파전, 부추전, 해물전, 김치전, 감자전, 빈대떡 등이 대표적인 전 메뉴인데 요즘은 소시지전이나 동그랑땡(돈저냐), 매생이전, 새우전, 육전 등 다채로운 메뉴가 있어 한식의 한 분야로 당당히 인정받는다. 양반이 많이 살던 서울 종로 인근에는 전을 파는 식당들이 많았다. 제례에 올리던 귀한 음식인 전이 막걸리 한 사발에 곁들이기 좋은 서민 안주로 여겨진 까닭이다. 옛 피맛골 부근이나 광장시장 인근에 오랫동안 전을 부쳐 팔아온 노포들이 여전히 발길을 끌어 모으고 있다. 모든 식문화는 해당 지역의 지리적 행정적 위치에 따라 영향을 받는다. 밀가루 반죽을 부쳐냈을 뿐인 전에도 각각 지역적 특색이 서려 있다. 남도 광주와 경남 진주는 고기를 지져내는 육전이 유명하고 대구는 배추전과 정구지(부추)전, 땡초(매운고추)전, 전남 목포는 민어전과 홍어전으로 유명하다. 부산에선 동래파전이 가장 유명하지만 동태전과 가자미전도 많이 먹는다. 차례상에는 산적도 올렸다. 편의상 햄과 게맛살을 쓰는 요즘 산적을 연상하면 안 된다. 원래 저민 고기와 대파 등 채소, 해물, 떡 등을 꼬치에 꿰 구워낸 음식인데 숯불 직화나 번철에 지져낸다. 구운 대파의 향긋함이 고기에 배어드니 그 조화가 아주 좋다. 오백 년 조선의 확고한 통치이념인 유교적 전통이 밥상에도 살아 있는 안동에 가면 고스란히 녹아있다. 제례를 치르지 않고 그 음식상만 받아드는 경북 안동 헛제삿밥은 원칙에 따라 고기와 채소, 생선 등 제철 고급 식재료로 차린다. 나물이며 산적 등 손도 많이 간다. 차례상과 비슷한 구성이다. 밥, 다시마 뭇국, 간고등어, 육전(또는 산적), 상어, 각종 전유어(동태포, 두부, 다시마, 배춧잎 등), 각종 나물(고사리, 도라지, 숙주, 시금치, 무나물 등), 안동식혜, 과일 등을 올린다. 3적·3탕·3채를 기본으로 하는 정식 제례 원칙을 따른다. 한상 차림으로도 먹지만 보통은 차례상 반찬들을 밥과 함께 비벼 먹는다. 비빔밥의 유래로 ‘골동반’을 언급한 해동죽지 등 문헌에 따르면 헛제삿밥과 비빔밥은 그 뿌리가 같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양반이 많이 살던 전주와 진주에도 이 같은 음식이 있다. 비빔밥은 차례상에서 나온 음식으로 볼 수 있다. 정책주간지 <공감> 생활과 건강 경추 척수증이 무엇인가요? 우리 몸의 체간을 지탱하는 척추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 퇴행성 변화가 진행되며 여러 관절이 아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척추가 아프면 몸 전체가 아프게 되니, 그 불편함은 이루 말할 수 없지요. 척추는 소위 디스크라고 알려진 전방의 1개의 추간판과 후방의 4개의 후관절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관절 부위도 많고, 척추관 내부에는 신경 다발이 지나가기 때문에 통증을 유발하는 다양한 원인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척추에 문제가 생기면 요통을 주 증상으로 하는 관절통과 방사통을 유발하는 신경통이라는 불청객이 함께 찾아옵니다. 척추 중에서도 경추를 전문 분야로 진료하고 있어, 목덜미와 날개뼈 사이가 아파서 온 환자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증상에 따라 MRI(자기공명영상검사)를 시행하게 되는데, 그때마다 검사 결과를 자세히 설명하려고 노력합니다. 경추는 두개골을 받치고 있으며 33개 척추 중 가장 위쪽에 위치하는 7개의 척추를 말합니다. 흔히 허리 디스크는 다리가 저리고 목 디스크는 팔이 저리다고 알려져 있는데,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립니다. 틀렸다기보다는 목 디스크에 대해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허리 디스크라고 하는 요추부 추간판 탈출증이 발생하면 다리로 가는 신경이 눌리는 게 맞지만, 목 디스크라고 하는 경추부 추간판 탈출증이 발생하면 탈출된 추간판의 위치에 따라 팔, 다리를 모두 지배하는 신경인 중추신경이 눌릴 수도 있고, 팔의 감각과 운동만을 담당하는 말초신경이 눌릴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목 디스크는 디스크가 튀어나온 부위에 따라서 팔, 다리가 모두 저릴 수가 있는 것입니다. 두 가지 질병의 치료 방침과 예후는 많이 다릅니다. 조금 더 설명하자면, 목 디스크 때문에 팔과 다리가 모두 저린 경우는 주로 중추신경인 척수가 압박되어 증상이 발생하며, 이런 상태를 ‘경추 척수증’이라고 합니다. ‘경추에 위치한 척수의 병증’의 약자이지요. 척수는 뇌에서 내려오는 신경 집합의 연속으로 세포의 구성도 중추 신경인 뇌와 비슷합니다. 뇌졸중 등 뇌의 병변이 발생하면 장기간 후유증을 남기고 회복이 늦듯이, 경추 척수증 또한 증상이 발현하면 수술이 불가피하기도 하거니와 적절한 수술이 이루어진 후에도 장기간 잔존 증상이 남을 수 있습니다. 경추 척수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손, 발의 어둔함과 미세 운동기능 장애입니다. 단추 채우기, 젓가락질 등이 미숙해지고, 미세 동작을 하기 어려워 물건을 자주 놓칩니다. 다리까지 영향을 미치는 경우, 걸을 때 중심잡기 어려워 넘어지려 하거나 구름 위에 떠 있는 듯 기우뚱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경추 척수증의 증상을 보이는 환자들은 수술적 치료를 통한 적절한 감압술이 필수적입니다. 조기 수술만이 경추 척수증의 증상을 최소한으로 남기고 회복할 수 있기에 신체 검진 소견과 영상 검사상 경추 척수증이 발견되면 수술을 꼭 권유합니다. 많은 환자들이 목 디스크가 매우 위험한 질환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체 경추 디스크 환자 중 경추 척수증의 비중은 20%도 채 되지 않습니다. 대부분 말초신경만 눌리는 경추 신경근증에 의한 팔 저림, 날개뼈 사이의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에 내원합니다. 척수에서 말초 신경이 빠져나오는 곳은 신경의 뿌리라고 하여 ‘경추 신경근증’이라고 합니다. 경추 신경근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해당 부위의 통증과 근력 약화입니다. 7개의 경추 사이에서 총 8개의 경추신경이 나오게 되며, 각 위치에 따라 뒷목이 뻐근한 통증부터 어깨와 날개뼈 사이가 아픈 증상, 손끝까지 저리고 당기는 증상까지 다양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경추 신경근증은 예후가 양호하여 90%에 가까운 환자분들은 적절한 보존적 치료에 증상이 호전되며, 이후 양호한 예후를 보입니다. 즉, 약만 먹어도 씻은 듯이 나은 환자분도 많고, 일부는 약물치료를 하면서 한두 번의 주사 치료로 일상생활로 복귀가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목 디스크 환자가 내원하면 MRI를 보고 설명할 때 “목 디스크는 두 종류가 있는데, 가만히 두면 위험한 목 디스크(경추 척수증)가 있고, 당장 내가 아프고 불편해서 그렇지 치료만 잘 받으면 금방 좋아지는 목 디스크(경추 신경근증)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문제는 많은 환자들이 본인이 어떤 목 디스크에 해당하는지 알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환자들 입장에서는 어떤 병원에서는 목 디스크는 가만 놔두면 위험하니 빨리 수술하자고 하고, 또 다른 병원에서는 별것 아니니 시술 몇 번이면 충분하다고 하는 인상을 받게 될 겁니다. 척추 전문가들이 개인의 소신을 갖고 설명하더라도 환자마다 상태가 다르고 그 상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치료가 존재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지요. 이런 현상을 ‘정보의 비대칭성’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런 정보의 비대칭성은 비단 의학뿐만 아니라 모든 영역에 걸쳐서 존재합니다. 가령 처음 가보는 음식점에서 “여기는 무엇이 맛있나요?”라고 묻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것도 정보의 비대칭성을 극복하기 위해 음식점 주인에게 정보를 구하려는 것이지요. 주방장에게 그날의 모든 메뉴를 맡기는 형태의 음식점이 성행인 것을 보면, 정보의 비대칭성을 극복하는 방법 중 하나는 믿음일 것입니다. 가장 좋은 최신의 근거를 공정하고, 명백하고 현명하게 사용하여 각 환자에 대한 최선의 의학적 판단을 내리는 과정을 근거중심의학에 기반한 의사결정과정이라고 합니다. 현대 의학에서 의학적 결정은 근거중심의학에 기반해야 합니다. 즉, 환자가 특정 질병에 대해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하고 진료를 받는 것은 해당 의사가 근거중심의학에 기반해 최선의 치료를 해 줄 것이라는 믿음에서 시작하는 의료 행위입니다. 목 디스크는 무서운 질병이 아니며 대부분은 양호한 예후를 보이지만, 특정 위치에 발생한 디스크에 대해서는 지체 없이 수술이 필요한 질병임을 설명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수술적 치료가 두려워서 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질병 상태를 개선해 줄 수 없는 시술만 받고 있는 것도 올바른 접근법은 아닙니다. 목 디스크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을 주어 환자의 자기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도 바람직한 접근법은 아닙니다. 그러므로 의학적 지식이 환자에게 도움이 되고, 또 최신의 의학적 지식으로 최선의 의학적 치료를 할 수 있도록 ‘절차탁마’의 자세로 환자들을 대하려 합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이 새삼 무겁게 느껴집니다. 최성훈 교수(한양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이상재의 클래식 뮤직 클래식 알고 들으면 더 좋습니다 - 20세기 음악 지난 100년 동안 서유럽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발달한 예술음악을 ‘20세기 음악’이라고 합니다. 1600~1750년까지의 서양의 예술음악을 바로크 음악, 1750~1820년까지의 음악을 고전주의 음악, 그리고 1820~1900년까지의 음악을 낭만주의 음악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과 비교한다면, 20세기 음악이라는 용어는 그 성격이나 내포하는 의미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 음악의 양식적 특징은 무엇이며, 변화의 속도가 전 시대보다 훨씬 더 빠른 지난 100년 동안의 예술음악을 20세기 음악이라는 매우 불확실한 용어로 표현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음악의 아버지’라고 일컬어지는 바로크의 거장 바흐가 진정한 의미의 대작곡가로 재평가받기 시작한 것은 그의 사망 80여 년 후인 1830년대에 이르러서였습니다. 1830년대에 음악사상 최초로 민간 오케스트라를 창단하고, 그 지휘를 맡았던 독일의 작곡가 멘델스존이 아니었다면, 바흐의 1,000여 곡이 넘는 주옥같은 작품들은 그저 역사 속에 묻혀 사라져 버렸을지도 모릅니다. 사실 살아생전 바흐는 동시대의 작곡가인 헨델이나 텔레만 등에 비해 그리 명성이 대단한 작곡가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멘델스존의 바흐 부활 운동 이후, 많은 이들이 바흐의 작품을 발굴하고 연주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울러 음악이론가들이나 음악사가들이 바흐의 작품과 함께 18세기 초 뛰어난 여러 작곡가들의 작품을 연구 분석하고 그로부터 공통되는 특징, 또는 전후 시대들과 확연히 구별되는 특징을 찾아냄으로써 이 시기의 음악(1600~1750년)을 바로크 음악이라고 부르게 된 것입니다. 그런가 하면 고전주의 음악의 대표적인 작곡가로 불리는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은 그들의 생존 시에는 각자의 두드러진 개인적 특징 때문에 같은 양식의 음악을 작곡하는 것으로 여겨지지 않았습니다. 하이든은 전원적이고 소박하며 진지한 작품 세계로, 모차르트는 밝고 경쾌하며 세련되고 매우 도시적인 특징으로, 베토벤은 철학적이고 심오하며 음악 외적인 메시지를 담아 이야기하려는 웅변적 작품 경향으로 표현되었습니다. 이들은 서로 매우 다른 양식의 음악을 작곡하는 것으로 인식되었지요. 프랑스의 한 음악평론가가 모차르트의 음악을 두고 “매우 극적이고 낭만적인 음악이다”라며 “모차르트는 이 시대의 가장 뛰어난 낭만주의자이다”라고 말한 것을 보면, 동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그 시대 음악에 대한 반응이 지금의 우리와 얼마나 다른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바흐가 죽은 지 270여 년, 모차르트가 세상을 떠난 지 230여 년이 지난 오늘은 아무도 모차르트를 낭만주의 작곡가라 하지 않고, 바흐가 바로크 최고의 작곡가임을 부인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20세기는 어떠한가요. 인간 활동의 다른 모든 분야와 마찬가지로 음악 역시 변화하고 발전합니다.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오늘 이 순간에도 세계 각지의 조용한 작업실에서 새로이 만들어지고, 여러 음악회장에서 새롭게 발표되는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음악들. 그 작품들 가운데 어떤 것이 이 시대를 대표할 만큼 예술적 가치가 높은 작품인지 판단하는 일은 매우 힘든 일이거니와, 그러한 대표적 작품들을 수집하고 연구·분석해 이 시대의 음악을 양식화하는 일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20세기 초기에 활동했던 몇몇 대작곡가들에 관해서는 서서히 그들의 작품 세계의 양식적 특징들이 조심스럽게 다루어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이것 역시 이론가마다, 음악사가들마다 다른 시각과 기준을 갖고 있으므로 어떤 이론가의 주장이 음악사적인 자료로 인정되고 받아들여질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하물며 20세기 후반에 출생하여 아직도 작품을 쓰고 있고, 그 작품의 경향이 새로운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을 때는 어떠하겠습니까. 하지만 이러한 불확실한 음악사적 현실 속에서도 1900년 이후에 발달하기 시작한 음악은 ‘20세기 음악’이라는 포괄적인 용어로 전 시대와 구분할 수 있는 뚜렷한 특징이 있습니다. 그것은 조성(장조, 단조)이라는 음계 체계(일련의 음과 음 사이의 간격)의 파괴와 그로 인한 음악 형식에 대한 새로운 개념입니다. 1600년 이전의 서양 음악을 지배했던 음계 체계는 교회선법이었습니다. 이들은 그 이후에 발달하기 시작한 장조 및 단조와는 다른 음계 체계를 가지고 있으므로, 르네상스나 그 이전 시대의 음악을 들으면 장조도 아니고 단조도 아닌 매우 색다른 느낌, 엄숙하면서도 뭔가 불안정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장조와 단조로 된 음계 체계는 1600년경부터 발달하기 시작했고, 1680년을 전후하여 서서히 선법과 대치되기 시작했으며, 바로크 시대가 끝날 무렵에는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일상에서 들리는 거의 대부분의 음악~대중음악, 영화음악, 광고음악 등~은 거의 대부분 조성이라는 음계 체계에 바탕을 두고 만들어진 곡들입니다. 그러나 1900년 이후의 예술음악은 이와는 다른 길을 가게 됩니다. 조성이 점점 발달해가는 과정에서 여러 음악적 효과를 위해 반음을 많이 사용하게 되었고, 급기야는 이러한 반음들이 각각 조성의 으뜸음~장조에서는 도, 단조에서는 라~과 유사한 가치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조성의 느낌, 즉 어떤 하나의 작품이 근거하고 있는 어떤 조~사장조, 라단조 등~의 느낌이 곡이 진행되는 동안 사라져버린 듯한 부분으로 점점 늘어났습니다. 이러한 반음계 기법의 발전 끝에 결국은 모든 반음~도부터 시까지의 12개의 반음~에 똑같은 비중을 줌으로써 조성이 파괴되는 데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이를 체계적으로 정립하여 20세기 음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작곡가가 오스트리아의 아놀드 쇤베르크입니다. 이처럼 조성이 파괴되면서 조성에 근거하여 발달했던 음악 형식~소나타, 론도, 세도막 형식 등~도 변화하게 됩니다. ‘제2 비인악파’로 일컬어지는 쇤베르크와 그의 제자들은 이런 형식의 문제들을 곡의 첫머리에 12개의 반음을 모두 사용하는 하나의 기본 음열을 제시하고, 이 음열에 바탕을 두고 작품을 전개함으로써 극복하였습니다. 드뷔시를 비롯한 인상주의 작곡가들은 음악에 ‘색채’라는 또 하나의 요소를 비중 있게 도입함으로써 해결하려 하였습니다. 그러나 20세기의 모든 예술음악이 조성이 없이 12개의 반음을 같은 음악적 비중으로 사용하여 만들어진 것은 아닙니다. 단지 이러한 음열 기법이 음악사적으로 너무나 혁신적인 것이므로 그 성과물의 가치보다 훨씬 더 중요하게 취급될 뿐입니다. ‘20세기 음악’의 작은 조류 중에는 ‘신’이라는 접두어가 붙는 것이 많이 있습니다. 신고전주의, 신낭만주의, 신바로크주의 등이 그러합니다. 이는 작곡가들이 20세기에 새로이 나타난 여러 음악사조 및 기법과 더불어, 그때까지 서양의 예술음악을 지배해왔던 여러 역사적 조류들의 음악 양식들을 자신의 미학적 관점에 따라 폭넓게 도입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상재 교수(나사렛대학교) 살며 생각하며 이터븀 광시계 뉴스는 시청 연령에 제한이 없습니다.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전 연령대가 시청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앵커의 역할 중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뉴스를 시청하는 모든 시청자들이 뉴스의 내용을 잘 이해하도록 전달하는 것입니다. 본인 스스로가 뉴스의 내용을 어렵게 느끼고 잘 이해하지 못한다면 그 어떤 그럴듯한 말로 포장한다 해도 가짜가 진짜를 흉내내는 것에 지나지 않을 겁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과학에 대해 그다지 관심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나와는 상관이 없는 어렵고 딱딱한 이야기 정도로만 여겨왔습니다. 그런데 ‘생활뉴스’ 앵커로 일하다 보니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다양한 분야의 이야기가 뉴스 소재로 다뤄지는 경우가 많더군요. 그중에는 과학 관련 소식도 종종 있습니다. 어느 날 오전, 여느 때와 다름없이 보도국 팀장님으로부터 생활뉴스에서 전할 리포트를 전달받았습니다. 원고를 훑어보던 중 ‘이터븀 광시계’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이터븀 광시계라고? 이게 뭐지? 처음 들어보는 시계인데…’ 이터븀 광시계라는 낯선 단어에 온 신경을 집중해서 원고를 읽었습니다. 하지만 원고를 수십 번 다시 읽어보아도 이터븀 광시계뿐만 아니라 리포트 내용 전체가 잘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뉴스는 빠르면서도 정확하게 소식을 전해야 합니다. 하지만 뉴스 준비부터 방송 시작까지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 주어질 때도 있습니다. 뉴스의 내용이 어렵게 느껴질수록 준비시간은 더욱 짧게 느껴지지요. 어쨌든 그날 저는 이터븀 광시계라는 난적을 마주했고, 꾸물거리다가 맡은 역할을 제대로 못해내는 것 아닌가 하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앵커 멘트를 작성해야 하니까요. 심호흡을 크게 한 번 한 뒤, 난적을 물리치기 위해 열심히 키워드를 검색했습니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분량을 소화하기는 쉽지 않았지만,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 관련 기사까지 찾아 살펴보았습니다. 그 결과 20억 년 동안 오차가 단 1초에 불과할 정도로 정밀한 이터븀 광시계를 우리나라 연구진이 자체 개발했고, 이로써 우리나라는 전 세계 시간의 기준이 되는 ‘세계협정시’ 생성에 참여하는 다섯 번째 나라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흐릿하기만 했던 이터븀 광시계의 존재가 조금씩 선명해졌습니다. 안도할 틈도 없이 바로 앵커 멘트를 써 내려갔습니다. 앵커 멘트를 정리한 후 팀장님의 최종 감수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렸습니다. 앵커 멘트는 기자가 이미 한 번 정리한 내용을 전달하는 것이므로 특별한 수정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짧은 시간에 급히 수정했기에, 리포트 본래의 의미를 훼손하는 건 아니냐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가뜩이나 콩알만 한 간이 더 쪼그라들었지요. 잠시 후 팀장님으로부터 메시지가 왔습니다. 두근대는 마음으로 클릭했지요. ‘이번 리포트가 어려워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깔끔하게 써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이는 노력에 대한 충분한 보상이 되었습니다. 코끝이 찡해지면서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지난해 봄, 앵커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뛸 듯이 기뻤습니다. 출근을 앞두고 걱정도 깊었습니다. 늦은 나이에 입사한 새내기를 혹시나 동료들이 달가워하지 않으면 어쩌나, 동기도 없이 외톨이처럼 혼자 지내면 어쩌나 싶어서요. 실제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는 기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했던 내용을 보면, 장애인 고용 의사는 있으나 채용하지 못한 주된 이유로 동료들 간의 소외나 배제로 인한 불화가 있습니다. 저는 1년 반의 시간을 방송국에서 보냈습니다. 저는 20억 년 동안 단 1초의 오차만을 유발하는 이터븀 광시계처럼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어쩌면 20시간마다 하나 이상의 실수를 연발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평소 무관심했던 과학을 공부하고, 실수가 나오는데 걸리는 시간을 20시간에서 21시간으로, 다시 22시간으로 늘리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보도국 동료들은 제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며, 제가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같은 눈높이에서 저와 함께합니다. 그 덕분일까요. 지금껏 저는 한 번도 1등 출근을 놓친 적이 없습니다. 첫 출근 전에 가지고 있었던 걱정이 괜한 것이었음을 이제는 압니다. 요즘은 회사에 출근하는 게 참 즐겁습니다. 이터븀 광시계는 인간에게 완벽한 ‘시간’을 알려줍니다. 우리 인간은 서로에게 완벽한 ‘순간’을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최국화 앵커(KBS) 문화재 이야기 대금정악 정악이란 궁정이나 관아 및 풍류방(각 지방의 풍류객들이 모여서 음악을 즐기던 장소)에서 연주하던 음악으로, 우아하고 바른 음악이란 뜻이다. 대금정악은 정악을 대금으로 연주하는 것을 말한다. 대금은 신라 ‘삼죽’의 하나로, 삼죽이란 대금, 중금, 소금을 말한다. 대금은 이름 그대로 가로로 불게 되어 있는 관악기 중에서 가장 긴 것으로 ‘저’ 또는 ‘젓대’라고도 한다. 이것은 쌍골죽이라는 속이 찬 대나무 밑동으로 만드는데, 왼쪽은 막혀 있고, 위 첫마디에 입김을 불어넣는 구멍이 있다. 그 조금 아래에는 갈대속으로 만든 얇은 청을 대는 청구멍이 있고, 다시 그 아래로 구멍이 여섯 개 뚫려 있다. 주법을 보면 은은한 소리가 나도록 낮게 부는 저취와 청아한 소리가 나도록 세게 부는 역취가 있다. 다른 악기에 비해 음량이 풍부하고 음높이를 조절할 수 있어서 국악기 중에서 대표적인 독주악기로 자주 쓰인다. 대금정악은 궁정음악 계통인 아악곡(나라의 의식 등에서 정식으로 쓰던 음악)의 전부를 다루고 있지만 모두 합주음악에 속하며, 본래부터 독주로 연주되는 음악이 아니었기 때문에 언제부터 독주로 연주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곡목으로는 청성자 진한잎, 평조회상, 자진한잎 등이 있다. 대금정악은 영롱하나 가볍지 않고, 부드러우나 유약하지 않으며, 섬세하나 천박하지 않은 오묘한 맛의 가락을 지닌 전통 음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