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으로 읽는 국정 제178호 2022. 8 발행: 문화체육관광부 www.mcst.go.kr 발행인: 박보균 발행일: 2022. 8. 1. 제작협력: (주)도서출판 점자 www.kbraille.net 문의: 070-4618-5016, 044-203-3016 음성 사서함: 02-2092-9000 (7511) 이 책자에 수록된 내용은 정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손끝으로 읽는 국정 차례 사람의 향기: 시각장애인을 위한 버스 앱 개발한 ‘유얼아이’ 4 알짬 정보: 국립현대미술관, 시각·청각장애인 위한 전시 감상 프로그램 외 15 공감 정책: 2030 세계박람회는 부산에서! 27 공감 현장: 중증장애인 취업 돕는 ‘퍼스트잡’ 42 한국의 맛: ‘한국식 치킨’ 이전에 닭백숙 57 생활과 건강: 노인성 황반변성 67 이상재의 클래식 뮤직: 클래식 알고 들으면 더 좋습니다 - 낭만주의 3 76 살며 생각하며: 고슴도치를 위한 풍선 모자 86 문화재 이야기: 안동 병산서원 94 사람의 향기 시각장애인을 위한 버스 앱 개발한 ‘유얼아이’ - “시각장애인 이동권 향상에 청신호가 들어오기를” “내 교통수단은 BMW야. 버스의 B, 메트로의 M, 워크의 W!” 한때 이런 유머가 유행한 적이 있다. 도심의 간편한 이동 수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우스갯소리였다. 하지만 시각장애인에게 이동 수단은 여전히 큰 고민거리다. 흰지팡이 보행과 지하철 도우미 서비스 등으로 이동 편의가 많이 개선됐지만, 버스만큼은 탑승 및 이용 순위에서 언제나 낮은 자리를 차지한다. 한국시각장애대학생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시각장애인의 82%가 가장 이용하기 어려운 교통수단으로 버스를 꼽았을 정도다. 이러한 고충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자 윤주연, 이현동, 송지은 등 세 명의 대학생이 팀 ‘유얼아이’를 결성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버스 애플리케이션(앱) ‘버스스로’를 개발했다. 이 앱은 ‘2021 현대오토에버 배리어 프리 앱 개발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차지했다. 현재 안드로이드 기기에서 이용 가능하다. Q.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A. 유얼아이 팀은 서경대학교 송지은, 성신여자대학교 윤주연(졸업), 세종대학교 이현동 등 3인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우리가 개발한 ‘버스스로’는 시각장애인의 버스 탑승을 도와주는 앱입니다. 송지은 씨는 앱 기획과 화면 디자인을, 윤주연 씨는 안드로이드 앱 구축을, 이현동 씨는 카메라 기술을 통한 머신러닝 개발을 각각 담당했습니다. 우리 셋은 대학생 커뮤니티 앱에서 만났습니다. ‘돈에 구애받지 않고 좀 더 이상적인 가치를 실현하는 앱을 만들고 싶다’는 게 공통 목표였죠. 각자 취업 후에는 비즈니스 관련 앱 개발에 주력할 테니, 학생 신분일 때 공공 문제에 접근하는 앱을 만들어보자며 뭉쳤습니다. 때마침 현대오토에버에서 주관하는 배리어 프리 앱 개발 공모전이 열려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Q 시각장애인 이동권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요? A. 일전에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시각장애인 버스 이용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글을 본 적 있습니다. 평소에는 생각지 못했던 부분이었는데 진지하게 고민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됐죠. 시각장애인이 버스 이용에 있어 불편한 점을 살펴보니 “버스가 도착한 것은 알아도 정류장 어느 지점에 서는지 알기 어렵다”, “승차하는 문 위치를 알 수 없어 탑승할 때 주저하게 된다” 등의 의견이 많았습니다. 시각장애인의 버스 사용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있지만, 마땅한 해결책이 없는 상태였지요. 여러 차례 논의 끝에 시각장애인의 버스 탑승을 돕는 앱을 개발하기로 했고, 약 8개월에 걸쳐 설문조사, 앱 개발, 피드백 등을 진행했습니다. Q. ‘버스스로’는 어떤 프로그램인가요? A.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시각장애인 스스로 버스를 이용하도록 돕는 앱입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내려 받을 수 있습니다. 버스스로는 GPS를 통해 이용자 기준으로 근처 버스 정류장의 위치를 알려줍니다. 이용자가 탑승하려는 버스의 번호를 선택하면 공공데이터를 기반으로 버스가 몇 정류장 앞에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해당 버스의 노선도도 볼 수 있고요. 이용자가 앱에서 카메라를 켜 도로변을 비추면 탑승하려는 버스가 도착할 때 소리와 진동으로 정보를 전달받을 수 있습니다. 버스가 가까이 다가올수록 소리나 진동이 강해집니다. 너무 어둡거나 역광 때문에 카메라가 버스 번호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 때에는 ‘버스 번호판’을 이용해 기사님에게 탑승 의지를 알릴 수도 있습니다. 액정에 버스 번호판이 네온 글씨로 표시되는 방식인데, 이 부분에 대해 여러 이용자로부터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 “우리의 어려움을 진지하게 들어줘서 고맙다”는 등의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하차할 때에도 카메라 기능으로 벨을 찾을 수 있습니다. Q. 앱 개발 과정이 궁금합니다. A. 시각장애인 학생 대상으로 교육봉사를 진행하면서 피드백을 부탁했고,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등 기관의 자문도 받았습니다.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피드백으로 앱을 개선했는데, 가령 처음에는 하차 벨을 포착하면 소리나 진동이 울리게 했으나 그 기능만으로는 하차 벨의 위치를 찾기 어려워 동서남북과 중앙을 안내해 방향까지 알려주는 것으로 수정했습니다. ‘버스 번호판’ 기능은 피드백을 가장 많이 받은 부분입니다. 이를 위해 버스업체인 북부운수(주)를 여러 차례 방문해 기사님들의 생생한 의견을 직접 들었습니다. 앱을 사용하는 시각장애인이 많이 늘어나면 해당 공공기관도 만날 예정입니다. Q. 비장애인 입장에서 어려운 점이 많았겠습니다. A. 시각장애인 관련 앱은 모두 찾아봤습니다. 휴대전화 카메라로 사물의 형태와 색상 등의 정보를 지원하는 ‘설리번플러스’, 시각장애인과 자원봉사자를 연결해 일상을 지원하는 ‘비 마이 아이즈’, 시각장애인에게 내비게이션 기능을 제공하는 ‘지아이 플러스’ 등 다양한 앱이 있더라고요. 이러한 앱이 이용자의 특성을 어떻게 반영했고,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었는지 연구했습니다. 각 메뉴 화면마다 분홍이나 노랑 등 색상을 달리해 직관적으로 표현하는 점, 검은색 화면이 표시되는 배색 활용으로 약시나 저시력자를 배려한 점, 간결하고 깔끔한 매뉴얼로 접근성을 향상한 점 등을 파악했죠. 시각장애인을 다방면으로 이해하고자 노력했던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Q.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A. 무엇보다도 앱의 확장성입니다. 앱 이용자를 늘리기 위해 서울시 관할 시각장애인복지관을 돌며 팸플릿을 나눠주고 홍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버스스로’는 서울 지역에서만 이용할 수 있고, 안드로이드 시스템에서만 구동됩니다. 버스 정보도 출발지와 도착지가 전부 서울시라면 지원이 가능하지만, 서울에서 출발해 경기도에서 하차하는 경우에는 지원이 불가능합니다. 조만간 이용 지역을 경기도와 인천, 전국으로 확대하려고 하는데, 그러려면 서버 비용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을 들려주세요. A. ‘진정한 기술은 나의 득실이 아닌 사용자를 위한 배려에서 시작된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앞으로도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기술을 개발하는 데 노력하고자 합니다. 버스스로를 이용하는 분이 계시다면 이메일(bussro.official@gmail.com)로 의견을 보내 주십시오. 버스스로가 시각장애인에게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되고, 장애인 이동권 문제 해결에 마중물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김수정·신혜령 기자 알짬 정보 국립현대미술관, 시각·청각장애인 위한 전시 감상 프로그램 외 01. 국립현대미술관, 시각·청각장애인 위한 전시 감상 프로그램 국립현대미술관이 장애인의 문화 향유권 신장을 위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해설’과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해설’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 6월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개막한 한국 채색화 특별전 ‘상의 찬미’부터 적용했으며 올해 연말까지 4~6개 전시에 제공할 예정이다. 시각장애인을 위해서는 음성해설과 점자 자료를 제공한다. 음성해설은 전시장 입구와 개별 작품 앞에 있는 QR코드를 통해 감상할 수 있다. 수어해설 영상도 전시장 입구에 부착된 QR코드를 통해 이용할 수 있으며 온라인 국립현대미술관 누리집과 유튜브 채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경계를 넘어 모두가 같이 미술을 누리고자 배리어 프리 전시 감상 콘텐츠를 꾸준히 개발해 왔다”며 “국민 누구도 문화예술에 소외되지 않도록 다채로운 문화 나눔 프로그램들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02-3701-9500 02. 식약처, 시각·청각장애인 위한 ‘식품 점자 표시’ 가이드라인 배포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식품 표시 사항을 점자 또는 음성·수어영상 변환용 코드로 표시할 때 필요한 사항을 안내하는 ‘식품의 점자 표시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배포한다. 이번 가이드라인으로 식품영업자가 식품에 점자 또는 음성·수어영상 변환용 코드를 표시하는 경우 표준화된 기준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시각·청각장애인은 식품에 대한 알 권리를 보장받게 된다. 식약처는 지난해 11월부터 장애인 단체, 소비자 단체, 학계, 업계 등으로 구성한 민관 협의체에서 논의를 거쳐 이번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가이드라인은 점자와 음성·수어영상 변환용 코드의 표시 규격·방법, 표시 정보, 표시 위치 등이 포함됐다. 식품에 표시하는 점자 규격과 표시 방법은 한국점자규정(문화체육관광부 고시)에 따르며, 형압·천공점자를 사용하도록 권장된다. 점자로 표시하는 정보는 제품명을 기본으로 하고 이외 정보는 추가로 표시할 수 있으며, 표시 위치는 식품 주표시면에 표시하고 포장 특성상 불가피한 경우에는 다른 면에 표시할 수 있다. 음성·수어영상 변환용 코드를 표시하는 방법은 지워지지 않게 잉크, 각인 또는 소인 등을 사용해 표시하며, 포장 특성상 불가피한 경우에는 스티커 등을 사용할 수 있다. 음성·수어영상 변환용 코드로 제공하는 정보는 제품명, 내용량, 업소명, 보관 방법, 알레르기 유발 물질 등이며, 표시 위치는 점자 표시와 같이 식품의 주표시면에 표시한다. 해당 관계자는 “이번 안내서가 식품에 점자 또는 음성·수어영상 변환용 코드 표시 확대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며, 앞으로도 시각·청각장애인이 식품 정보를 보다 쉽게 확인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장애인 단체와 업계 등 이해관계자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문의 1577-1255 03. 교육부, 특수교육법 일부개정안 심의·의결 교육부가 지난 6월 말 국무회의에서 ‘특수교육법’을 비롯한 교육 관련 3개 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번 개정안에 따르면 특수교육대상자로 선정되는 장애 유형에 ‘두 가지 이상의 장애가 중복된 장애’를 추가하고, 중도중복장애와 시청각장애를 지닌 사람을 ‘두 가지 이상 중복된 장애를 지닌 특수교육대상자’로 선정하도록 했다. 현재 특수학급 학생 배치 기준은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경우 6명, 고등학교는 7명까지이나, 이번 개정으로 중도중복장애, 시청각장애 학생이 포함된 경우 인원 기준이 더 줄어 교사의 도움을 더 원활히 받을 수 있게 됐다. 또한 대학에서는 화면해설, 폐쇄 자막 또는 수어 통역 등을 제작해 수업 중 활용하는 영상물과 함께 제공하고, 지원인력, 학습보조기기 등을 활용해 장애 학생의 학습을 돕도록 했다. 문의 02-6222-6060 04. 제35회 전국장애인종합예술제 작품 공모 한국지체장애인협회가 8월 31일까지 ‘제35회 전국장애인종합예술제’ 작품을 공모한다. 올해로 35회를 맞는 전국장애인종합예술제는 장애 예술인을 발굴하고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다. 미술, 사진, 문학 등 크게 3개 부문으로 나눠 서양화, 일러스트, 동양화, 서예, 사진, 시 등의 작품을 신청받는다. 장애 또는 장애인 관련 내용이 포함되면 가산점을 부여한다. 전국 장애인과 장애인 가족이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참가를 원하는 이는 협회 누리집(www.kappd.or.kr/kappd/) 공지사항 내 ‘제35회 전국장애인종합예술제 참가 안내’에서 신청서를 내려 받아 작성해 이메일로 제출하면 된다. 문의 02-2289-4376 05. CJ ENM, 시각장애인 위한 AI 화면해설 도입 CJ ENM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특별한 화면해설 방송을 선보인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일환이다. CJ ENM 방송채널 tvN이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 보이스 클로닝’ 기술을 화면해설 방송에 적용, 시각장애인이 친숙한 유명인 목소리를 통해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게 됐다. 인공지능 보이스 클로닝은 음성합성 기술을 활용해 텍스트를 입력하면 원하는 목소리를 자동생성해주는 AI 기술이다. 매 콘텐츠마다 별도로 전체 지문을 녹음하지 않아도 일정시간 녹음한 목소리를 기반으로 AI가 화면해설 방송을 자동 생성해준다. tvN은 그동안 토일드라마에서 각 지문을 녹음하는 방식으로 화면해설 방송을 진행했다. 현재 방송 중인 드라마 ‘환혼’부터 화면해설 방송에 이 기술을 도입, 향후 점차 적용 프로그램을 확대할 예정이다. 해당 관계자는 “AI 보이스 클로닝 기술을 연내 토일드라마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tvN은 앞으로도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지속 가능한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의 080-080-0780 06. 충주시청 누리집에 전자점자 도입 충북 충주시가 시청 누리집(www.chungju.go.kr)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전자점자 서비스를 도입했다. 충주시는 시각장애인이 각종 민원 정보와 시정 소식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누리집 내 각 항목의 상단에 ‘전자점자’ 메뉴를 새로 만들었다. 이 메뉴를 누르면 해당 정보가 전자점자로 변환돼 시각장애인이 점자정보단말기를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또 점자프린터 출력용 파일도 동시에 제공해 점자정보단말기가 없어도 그 내용을 점자로 인쇄해 읽을 수 있도록 했다. 전자점자 서비스는 충주시청 누리집뿐만 아니라 열린 시장실, 문화관광, 아동친화도시, 통합예약, 보건소 등 관련 사이트에서도 제공된다. 문의 043-120 공감 정책 2030 세계박람회는 부산에서! 지난 6월 21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제170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2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이 실시되면서 2030년 세계박람회 유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지위가 박탈됐거나 유치를 철회해 2030 세계박람회 유치는 우리나라(부산)·이탈리아(로마)·사우디아라비아(리야드)와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30 세계박람회 개최지는 유치계획서 제출(9월), 3차 발표(11~12월), 현지 실사(2023년 초), 4차 발표(2023년 6월), 5차 발표(2023년 11~12월)를 순서대로 거쳐 2023년 11~12월 최종 결정된다. 회원국 3분의 2 이상이 출석해 3분의 2 이상 표를 받아야 한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연설을 통해 우리 정부의 강력한 유치 의지와 부산의 개최 역량을 전 세계에 알렸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최적의 개최지, 부산’을 주제로 한 연설에서 유라시아와 태평양을 잇는 지리적 위치, 연중 쾌적한 해양성 기후,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한 여행 환경 등 부산의 매력을 소개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영상메시지를 통해 2030 부산세계박람회가 미래의 세계를 즐기고 체험하는 축제가 될 것이라며 우리 정부의 강력한 유치 의지를 표명했다. - 삼성·현대 등 10대 기업도 유치 협력 강화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서는 정부의 노력뿐 아니라 해외 생산 시설과 영업망 등 국제 협력망(글로벌 네트워크)은 물론 외국 정부에 영향력이 있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이하 유치위)는 지난해 말 한국산업연합포럼, 삼성전자·현대자동차·SK·LG·롯데지주·포스코·한화·GS·현대중공업·신세계 등 10대 기업, 중견기업연합회 등과 차례로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민관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 또 국제박람회기구 회원국의 고위급 인사를 접촉하고 재외공관 등을 활용해 전방위적 유치 교섭 활동을 벌이고 있다. 배우 이정재, 그룹 방탄소년단(BTS), 가상 인간 로지(ROZY) 등을 홍보대사로 위촉해 개최 도시인 부산의 인지도를 높이고 유치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노력도 함께하고 있다. 유치위는 대국민 홍보도 강화해 범국가적 유치 열기를 끌어올릴 예정이다. 부산에서는 유동 인구가 많은 공공기관, 주요 관광지와 도시철도, 버스 등 대중교통 시설을 이용해 시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서울 코엑스 광장 옥외 전광판에 미디어아트 형식의 홍보 영상과 유치 응원 메시지를 초고화질로 노출하고 광화문과 여의도 버스환승센터, 도시철도 안전문(스크린도어)과 조명 광고 등에도 적극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보유 인프라를 활용한 홍보 활동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프로축구 K리그1 울산현대축구단 유니폼에 세계박람회 유치 로고를 넣었다. LG전자는 뉴욕·런던 전광판 광고를 활용하고 있으며, 롯데는 백화점·마트 등 매장에서 홍보 영상을 내보내고 있다. 한화는 리조트에 홍보 영상과 자료를 비치했고, 현대기아차는 프랑스 파리 현지에서 차량 홍보를 진행했다. 편의점 업체 BGF리테일은 전국의 CU편의점 매장에 설치된 디지털 광고판을 통해 세계박람회 유치 홍보 영상을 내보내고 있다. 에어부산은 여객기 25대를 활용해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지 음원을 송출 중이다. 주류업체인 하이트진로와 대선주조 등은 유치 홍보 문구를 담은 상표띠를 부착하고 있다. - 한국이 유치하면 세계 3대 행사 모두 개최 세계박람회는 인류가 직면한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미래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기회다. 1885 파리세계박람회의 전구, 1904 세인트루이스세계박람회의 비행기, 1970 오사카세계박람회의 무선전화기 등 당대 인류의 꿈과 희망이 깃든 혁신 제품들이 세계박람회를 통해 전 세계에 소개됐다. 2010 상하이세계박람회는 역대 최대 관람객인 7,300만 명이 찾았다. 중국은 이를 통해 48조 원 상당의 생산 유발 효과와 63만 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누리며 국가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5 밀라노세계박람회는 145개 나라, 2,200만 명의 관람객을 유치해 63조 원의 경제효과와 15만 명의 고용 창출을 했다. 2020년 세계박람회를 개최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는 행사장인 제벨알리 일대를 글로벌 기업과 신생기업(스타트업)이 입주하는 산업단지로 육성하고 있다. 부산이 세계박람회 유치에 성공하면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첫 등록박람회다. 1993년 대전과 2012년 전남 여수에서 세계박람회가 열렸지만 모두 인정박람회였다. 국제박람회기구가 공인하는 세계박람회는 두 가지로 나뉜다. 주제 제한 없이 5년 주기로 6개월 동안 열리는 등록박람회와 특정 분야를 주제로 등록박람회 사이에 3개월 동안 열리는 인정박람회다. 이 가운데 경제적 효과나 위상이 더 높은 건 등록박람회다. 공식적으로 ‘세계박람회(World Expo)’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도 등록박람회다. 규모도 차이가 크다. 전시 면적에 제한을 두지 않는 등록박람회와 달리 인정박람회는 최대 25ha(약 7만 5,000평)까지 가능하다. 인정박람회는 개최국이 국가관을 건축해 참가국에 유·무상으로 임대하지만 등록세계박람회는 개최국이 부지만 제공하고 참가국이 자비를 들여 국가관을 세운다. 등록박람회는 수십조 원에 달하는 생산·부가가치 유발과 수십만 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는 대규모 행사다. 이 때문에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행사로 불린다. 2030 세계박람회까지 유치하면 우리나라는 세계 3대 행사를 여는 일곱 번째 나라가 된다. 부산은 국제박람회기구 설립 이후 세계 14번째 등록박람회 개최 도시가 된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의 오사카(2회)와 아이치, 상하이, 두바이에 이어 네 번째다. - 경제 유발 효과 60조 원 넘어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위원회는 세계박람회 동안 60조 원이 넘는 경제적 유발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추산한다. 산업연구원 자료를 보면, 생산 유발 효과는 43조 원, 부가가치 유발 규모는 18조 원에 달한다. 50만 명에 이르는 고용 창출 효과도 있다. 개최 비용은 약 4조 9,000억 원으로 잠정 추산하고 있다. 유치위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가 고용 창출, 투자 확대 등 막대한 경제적 효과는 물론, 우리나라의 성공적 발전상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라고 본다. 기후변화와 산업 구조 혁신 등 전 지구적 문제에 대한 해법을 세계인과 함께 모색하고 우리나라가 새로운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는 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 선진 정보통신기술(ICT)과 제조업 기술 발전상을 세계적으로 알리고 차세대 기술인 3차원 가상 세계 메타버스와 인공지능(AI), 블록체인 등을 우리 기업이 선도할 것으로 기대한다. 국가브랜드가 높아지면서 우리 기업 제품 이미지도 상승하는 긍정적 효과도 예상한다. 인공지능, 차세대 모빌리티, 6세대(6G) 통신, 메타버스를 중심으로 하는 초연결 미래사회를 주도하는 미래 대한민국의 모습을 확실히 보여주기 위해 부산세계박람회의 주제는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항해’로 정했다. 2030 부산세계박람회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6개월 동안 계속되는 세계박람회를 통해 새로운 기술과 비전을 전 세계에 선보일 기회의 장이기도 하다. 기업과 지구촌 최첨단 혁신 기술의 만남으로 유·무형 비즈니스가 창출되는 장이 열리고 주요 인사 방문과 관람객으로 관광, 문화콘텐츠 등 서비스 산업이 성장한다. 유치위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를 계기로 부산과 남부권을 수도권에 버금가는 제2 경제권으로 만들면 국가 경쟁력 제고는 물론 국토 균형 발전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동북아 해양수도이자 해상, 육지, 항공을 아우르는 물류의 국제허브지역으로 재탄생하면 수도권에 이어 또 하나의 발전축이 생긴다. 남부권 전체가 혁신의 동력을 갖춰 그 효과를 우리나라 전역으로 확산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한 지역 기반 글로벌 기업 탄생으로 유능한 인재 소요 기업환경이 조성돼 지역 인재가 수도권으로 떠나지 않는 미래환경의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수도권 중심으로 자본과 인력이 집중되는 심각한 수도권 블랙홀 현상과 이에 따른 사회·경제적 문제 등 우리나라의 숙원인 지역불균형 문제를 해소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정책주간지 <공감> 공감 현장 중증장애인 취업 돕는 ‘퍼스트잡’ 중증장애인이 비장애인처럼 평범하게 직장에 다니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정부는 중증장애인도 현장 중심의 직업훈련을 제대로 받으면 직장 생활이 가능하다고 판단해 이를 사업화했다. 그 결과는 놀랍다. 중증장애인이 최저임금과 4대 보험이 보장되는 직장에 다니며 일상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이 국립공원공단, 국립생태원 등과 함께 진행하는 중증장애인 취업 활동 현장을 찾아갔다. “처음 일을 시작할 때는 곤충이 조금 무섭기도 했어요. 그런데 하다 보니까 익숙해졌어요. 이제는 무섭지 않고 잘할 수 있어요.” 강원도 춘천시에 위치한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늘해랑보호작업장’. 이곳에서 발달장애인 이이(28) 씨가 근무 중이다. 이 씨는 한국장애인개발원의 현장 중심 직업훈련 프로그램 ‘퍼스트잡(First Job)’을 통해 취업 상담과 함께 현장에 필요한 훈련을 집중적으로 받으며 자립 역량을 키웠다. 곤충 시료 선별사로 일하는 그는 이날도 곤충 시료 작업이 한창이었다. 곤충 시료 선별사는 곤충 연구와 관련해 야생에서 채집한 곤충 시료를 1차적으로 분류하고 정리하는 업무를 한다. 이 씨는 전국 각지 야생에서 공수한 곤충과 낙엽이 섞인 통에서 곤충들을 골라 깨끗이 씻어냈다. 이어 곤충들을 비슷한 종류와 크기별로 모아놓고 핀으로 고정해 건조시키는 작업을 했다. 곤충이 다소 징그럽거나 거부감이 들 수도 있는데 그는 전혀 그런 기색이 없었다. 이 씨가 일하는 늘해랑보호작업장의 김호연 직업훈련 교사는 “직업훈련을 받는 장애인 중에는 ‘곤충 분류 일을 하고 싶지 않다’, ‘원래 하던 일을 하고 싶다’고 거부하는 경우도 많다”면서 “이 씨는 새로운 직무를 해보려고 노력했다. 이런 면에서 다른 사람들과 확연히 차이가 났으며 업무도 일정 수준 이상으로 잘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 곤충 시료 선별사로 일하는 발달장애인 이 씨에게 곤충 선별 작업에서 힘든 점은 없느냐고 물었더니 “처음에는 곤충이 무섭기도 했지만 이제는 괜찮다”며 “하지만 고개를 오랫동안 숙이는 게 힘들고, 집중해 작은 곤충을 봐야 하니까 눈이 피로하다”고 했다. 이 씨는 함께 일하는 장애인 동료들과 협업하는 데 전혀 무리가 없었다. 김호연 교사는 “곤충 시료 작업을 하는 장애인 근로자는 3명이며 함께 일할 때도 있다”면서 “이 씨는 함께 작업하는 동료가 모르면 나서서 알려주기도 하고 ‘일이 끝났다’, ‘다른 사람들은 일이 남았다’ 같은 보고도 가능하다”고 했다. 이 씨는 “(동료들과) 같이 앉아 일할 때는 서로 신경 쓰기도 하고 가끔 스트레스도 받는다. 그렇지만 재미있고 좋다”고 덧붙였다. 온갖 나뭇잎 속에서 분류한 곤충은 ‘○○산 ○○마을’이라는 이름표를 붙여 표본함에 가지런히 놓는다. 이는 이 씨가 글자를 읽고 쓸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작업이다. 그는 기본적인 인지능력도 있고 의사소통 능력도 좋다. 김 교사는 곤충 시료 선별 작업을 하는 근로자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능력으로 ‘곤충에 대한 거부감 없는 태도’와 ‘지시를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을 꼽았다. 이 능력에 가장 잘 맞는 사람이 바로 이 씨였다. 김 교사는 “이 씨의 장점은 어떤 작업이든 시도하려는 마음가짐과 태도였다”며 “뭐든 관심을 갖고 적극성과 자발성을 보였다. ‘저는 못 해요’라는 답변을 하지 않고 웃으면서 참여하는 게 큰 장점”이라고 전했다. - 중증장애인 취업 직종 다양하게 늘려 이 씨가 늘해랑보호작업장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2015년이다. 훈련생 신분으로 직업훈련을 받던 2020년 곤충 시료 선별사 양성 훈련에 참여했고 2021년 늘해랑보호작업장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됐다. 이 씨가 중증장애인임에도 정규직 근로자로 취업할 수 있게 된 것은 2020년 국립공원공단, 국립생태원, 한국장애인개발원이 함께 진행한 ‘곤충 시료 선별사 양성 과정 현장 중심 직업훈련 확대 사업’ 덕분이었다. 한국장애인개발원 직업재활팀 이다흰 대리는 “국립공원공단, 국립생태원, 한국장애인개발원은 협약에 따라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고 지속적인 사회적 가치 창출, 장애인 복지 향상을 위해 사업을 확대했다”면서 “이를 통해 중증장애인을 대상으로 곤충 시료 선별사 양성을 위한 교육과 취업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리는 “곤충 시료 선별 작업은 그동안 연구자나 대학생 등 단기 인력이 참여했지만 시료량과 일손이 부족해 고민이었다”면서 “국립공원공단이 2019년 원주시 소재 장애인보호작업장 중증장애인 4명에게 곤충 시료 교육을 시행한 결과, 선별에 탁월한 능력을 보여 이 사업을 적극 추진하게 됐다”고 전했다. 곤충 시료 선별사 현장 중심 직업훈련은 직업재활시설 내 훈련장애인을 대상으로 맞춤형 현장 중심 직업훈련을 실시한 후 취업으로 연계하는 사업이다. 훈련 기간 중 한국장애인개발원에서는 훈련지원인 인건비와 사업비를 지원하고 국립공원공단에서는 전문교육과 훈련수당을 지원한다. 직업훈련 기간(최대 6개월) 동안 훈련지원인과 중증장애인이 1대 2로 연결된다. 2020년 참여한 훈련장애인은 총 10명이고 2021년 10명 모두 장애인 근로자로 전환됐다. 2021년 참여한 훈련장애인 역시 총 10명이고 2022년 4명이 장애인 근로자로 전환됐다. 올해 훈련 참여자는 총 네 명이다. 2021~2022년까지 취업이 유지되고 있는 인원은 총 13명이고 취업자는 1년 단위 근로계약으로 4대 보험과 최저임금을 보장받는다. 이 중 이 씨는 정규직으로 고용됐다. 그렇다면 이 같은 현장 중심 직업훈련 확대 사업은 앞으로 일자리가 늘어날 전망이 있는 것일까? 이 대리는 “이 사업은 중증장애인도 곤충 시료 선별사로 일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과 중증장애인 취업 직종을 다양하게 늘릴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줬다”면서 “공공기관에서 추진하는 연구 분야에서 선별 작업이 필요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곤충 시료 선별사가 하나의 사례가 돼 다른 분야에서도 장애인 전문 일자리가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부분들은 사업 예산이 확보돼야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일하는 게 좋고 앞으로 더 좋아질 거예요” 이 씨가 훈련생으로 있을 때와 비교해 정규직으로 전환되면서 달라진 점은 무엇일까? 김 교사는 “직장인이 된 이 씨가 월급 관리와 건강관리 등을 스스로 챙길 수 있도록 살펴보고 있다”면서 “정규직 직원이기 때문에 퇴직할 때까지 신분이 확실히 보장되는 게 장점”이라고 했다. 이 씨 역시 “직무에 만족한다. 마음에 든다. 기분이 매우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 씨는 작업장 안에서 동료들에게 인기가 높고 평판도 좋다. ‘일상생활, 직무수행, 작업 습관, 사회성’ 측면을 두루 봤을 때도 ‘사회성’ 부문의 평가 점수가 항상 높게 나올 정도로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성격이 밝다. 중증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극복하고 직장인으로서 사회의 일원이 된 이 씨. 그의 꿈은 “앞으로 더 열심히 일해 지금보다 잘하고 싶은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씨는 자신과 비슷한 장애인 동료들에게 한마디를 전했다. “일을 잘하지 못해도 옆에서 많이 도와줍니다. 곤충도 익숙해지면 무섭지 않아요. 열심히 하려는 마음만 있으면 돼요. 저는 여기서 일하는 게 좋고 앞으로 더 좋아질 것 같아요.” ○ 퍼스트잡(First Job)이란? 한국장애인개발원은 2016년부터 근로 현장에서 중증장애인의 직업훈련을 지원하는 퍼스트잡(First Job)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퍼스트잡은 중증장애인이 기존의 시설 중심이 아닌 취업 현장에서 직업훈련을 받고 고용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공공기관, 제조업체, 카페, 병원 등에서 3~6개월 동안 훈련에 참여(훈련지원인 배치)하고 취업 후에도 수행 기관을 통해 지속적인 사후 지원을 하는 사업이다. 직업훈련은 1일 최소 3시간 이상 주 5일 진행하며 3~6개월 훈련 후 필요 시 최대 6년까지 훈련이 가능하다. 모든 직업훈련은 훈련지원인의 지원을 받아 진행하고 지역사회 적응 훈련도 함께 받는다. 중증장애인 훈련생의 직업 능력뿐만 아니라 사업체의 수요까지 고려해 중증장애인의 취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취업률을 높인다. 특히 직업훈련 시 중증장애인이 정당한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사업체 선정 과정에서 4대 보험과 근로기준법 준수 등 조건을 살펴본다. 2020년부터 현장 중심 직업훈련 확대 사업의 일환으로 ‘곤충 시료 선별 직무훈련’을 새로 개발했다. 현장 중심 직업훈련 확대 사업은 중증장애인이 원하는 새로운 직무를 개발해 중증장애인의 일자리 저변을 넓히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정책주간지 <공감> 한국의 맛 ‘한국식 치킨’ 이전에 닭백숙 복달임 음식에 대한 생각이 날 때다. 예부터 전형적 농경 국가인 우리나라 선조들은 무더운 여름철 몸을 보하기 위해 보통 닭을 먹었다. 목축 국가가 아닌 터라 평소 구하기 어려운 동물성 단백질을 애써 챙겼다. 한동안 대표적 복달임 음식으로 통했다. 그중에서도 닭백숙과 삼계탕이 ‘복달임 메뉴’를 대표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식 치킨’ 이전에 닭백숙이 있었다. 허약한 이들에게 더운 날 닭 국물 한 사발이면 당장 몸이 거뜬해지고 힘이 났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시름시름 감기 앓이를 하면 먹는 음식도 닭 국물이다. 미국 가정에서 환자에게 떠먹여 주는 것도 닭고기 수프였다. <영혼의 닭고기 수프>란 책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몸이나 영혼에 당장 에너지를 주는 것이 닭 국물이다. 과거 유럽에서도 닭은 중요했다. ‘좋은 식사의 최소 조건’이었다. 프랑스의 앙리 4세는 “모든 국민이 일요일에 닭고기를 먹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농목축업이 그리도 발달한 프랑스마저 닭은 기본 고기에 해당했다는 얘기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600억 마리 이상이 도축되는, 또 인류가 가장 많이 기른 동물인 닭은 인간에게 일상에서 쉽사리 접할 수 있는 육식으로 여전히 맛과 건강을 주고 있다. 특유의 냄새가 싫다는 이도 있지만 닭 국물은 맛있고 든든하다. 소화도 잘된다. 요즘은 ‘K-치킨’이 인기가 높지만 원래 우리나라는 닭백숙이나 삼계탕이 전통적 메뉴를 대표한다. <동의보감>에 약으로 처방되던 것이 삼계탕이다. 약병아리 한 마리가 통째 들고 수삼과 대추, 황기, 밤, 은행, 찹쌀을 따로 넣고 곤 다음 다시 한 뚝배기씩 담아 끓여낸다. 들깨를 넣어 걸쭉하고 진하게 끓여내기도 한다. 삼도 닭도 귀하던 시절 ‘계삼탕’(동의보감)이라 부르던 것을 ‘삼계탕’으로 바꿨다. 귀한 순서로 이름 붙이게 마련인데 둘 다 귀했던 터라 이름이야 상관없다. 삼이 무척 귀했던 시절엔 계삼탕, 요즘은 삼계탕이다. 약재가 들지 않으면 닭백숙 또는 닭곰탕이라 한다. 커다란 중닭을 쓰고 국물 자작한 닭백숙은 고기가 주인공이요, 닭곰탕은 닭 국물에 밥을 마는 것이니 밥이 주인공이다. 통닭 한 마리를 잡으니 닭백숙 역시 귀한 음식이었겠지만 작아도 각자 한 그릇씩 먹는 삼계탕만은 못한 대접이다. 닭백숙에는 문어나 낙지를 넣어 해천탕으로 맛과 영양을 보강한 것도 있다. 전복 닭백숙도 같은 원리다. 바다의 귀한 것과 육지의 보양식이 만났으니 얼마나 좋을까? 형편에 따라 사정이 마뜩잖으면 닭을 반 마리만 넣어 반계탕, 국물 시원히 끓여내 닭곰탕으로 즐기면 된다. 삼계탕이나 반계탕, 닭곰탕은 어차피 같은 닭을 고은 국물, 복달임 보양식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닭이 대부분의 종교적 금기에 해당하지 않는 이유도 있다. 따라서 대한항공뿐 아니라 에어프랑스, 아에로플로트 등 외국계 항공사에서도 일찌감치 기내식으로 삼계탕을 채택하고 있다. 약과 음식은 그 뿌리가 같다는 약식동원 사상을 신봉하는 중국, 일본, 홍콩 등 동아시아권은 물론이며 수입음식에 굉장히 까탈스러운 미국에도 삼계탕과 닭죽이 두루 퍼졌다. ‘K-닭’ 삼계탕(닭곰탕) 맛집을 소개한다. ○ 전국의 복달임 음식 맛집 - 닭진미강원집 1962년 개업해 근 60여 년을 서울 남대문시장 안에서 함께 해온 닭곰탕 노포다. 냄비에 육수를 붓고 잘게 찢어놓은 닭고기를 듬뿍 넣어 팔팔 끓여 낸다. 닭곰탕 한 그릇에 다리 한 쪽씩 기본으로 넣어주니 고기를 씹고 따뜻한 국물에 밥을 말아 든든한 한 끼를 채울 수 있다. 중닭 이상을 써 고기에 맛이 잔뜩 들었다. 양념장에 찍어 쫄깃쫄깃 씹을수록 진한 맛이 배어난다.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길 22-20. 문의 02-753-9063 - 은행나무집 문어와 전복, 닭을 넣고 끓여내는 회춘탕은 전남 강진에서만 부르는 명칭이다. 다른 곳에선 해천탕이니 해신탕이니 하는 메뉴다. ‘회춘탕’이란 이름을 쓸 때는 강진군이 육수에 쓰는 약재 등 특별 관리하는 레시피를 지켜야 한다. 한정식으로도 유명한 은행나무집은 회춘탕을 메뉴로 낸다. 토종닭을 통째 넣고 큼지막한 전복과 문어를 넣은 뒤 팔팔 끓여 낸다. 넷이 먹는 한상차림이다. 전남 강진군 강진읍 영랑로4길 30. 문의 061-433-2366 - 홍대 다락투 홍대 앞 거리에서 예전부터 담백하고 깔끔한 맛으로 입맛을 지켜온 집이다. 보드랍게 찢어낸 살을 깔끔한 국물에 말아내 든든한 한 끼를 제공하는 곳으로 남녀노소 모두 즐겨 찾는다. 반찬이라곤 마늘과 김치밖에 없지만 한 뚝배기 안에 모든 맛이 들었다. 진하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국물 그리고 그 위에 얹은 이 집 특유의 다진양념이 밥과 섞여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서울 마포구 와우산로21길 4-3. 문의 02-336-2918 - 파주닭국수 닭 반 마리쯤을 그대로 넣은 닭칼국수다. 우릴 대로 우려낸 진한 육수에 닭다리까지 그대로 든 닭고기를 푸짐하게 찢어 넣었다. 백숙 국물에 칼국수 사리가 만난 셈이다. 아삭한 숙주나물과 배추, 진한 닭국물 그리고 쫄깃한 사리만 담았다. 면발도 쫄깃해 찢은 닭살과 함께 씹는 느낌이 좋다. 매콤한 육수에 말아낸 매운닭국수도 있다. 경기 파주시 새꽃로 307. 문의 0507-1335-8793 정책주간지 <공감> 생활과 건강 노인성 황반변성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황반변성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많아졌고 유병률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발생하기 때문에 ‘노인성 황반변성’이라고도 불리는 이 병은 노인 실명 원인 1위를 차지하는 중요하고도 무서운 질환입니다. 우리는 눈을 흔히 카메라에 비유합니다. 망막은 카메라 중 필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황반은 망막의 중심부로 중심 시력을 담당하는 망막의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황반이라는 곳에 노폐물이 쌓이게 되고, 시세포의 파괴를 일으키거나 신생혈관이라고 하는 나쁜 혈관들이 만들어집니다. 이로 인해 출혈이 발생하거나 삼출액이 발생하면서 시력 저하를 일으키는 병이 바로 황반변성입니다. 황반변성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맥락막 신생혈관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크게 건성과 습성으로 분류합니다. 건성황반변성은 드루젠이라고 하는 형태로, 황반 부위 망막 아래에 노폐물이 쌓이는 형태이며 시세포의 파괴를 서서히 일으킬 수 있는 병입니다. 습성황반변성은 신생혈관으로 인한 출혈, 삼출액 등이 발생하여 급격한 시력 저하를 일으킬 수 있는 병입니다. 두 가지 형태에 따라 치료 및 예후가 다르기 때문에 이를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황반변성의 증상으로 가장 흔히 나타나는 증상은 시력이 떨어지는 것입니다. 시야 가운데가 흐릿하거나 시야 중심에 검게 안 보이는 증상도 나타납니다. 또한 물체가 찌그러져 보이는 증상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노인성 황반변성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질환들도 있습니다. 40~50대 남자에게 많이 발생하는 중심장액맥락망막병증도 중요하게 감별해야 하는 질환입니다. 황반이 붓는 황반 부종은 당뇨망막병증, 망막혈관폐쇄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일어날 수 있는데, 이런 일련의 황반 부종이 노인성 황반변성과 잘 감별해야 하는 질환입니다. 이 외에도 황반에 발생하는 비교적 흔한 질환인 망막앞막, 황반원공 등도 감별해야 하는 황반 질환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보통 노인에서 가장 흔하게 시력 저하를 일으키는 병은 백내장입니다. 눈이 침침하고 시력 저하가 나타난다면 이것이 백내장 때문인지 황반 질환 때문인지 전문가의 진단을 꼭 받아야 합니다. 황반변성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안저검사, 빛간섭단층촬영, 형광안저촬영 등을 진행합니다. 안저검사를 통해서는 황반부의 드루젠, 출혈, 삼출물 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빛간섭단층촬영은 일종의 망막 CT라고 할 수 있는데, 망막의 조직검사에 준하는 영상을 보여줌으로써 미세한 변화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황반변성이 어느 정도로 심한지, 활성인지 비활성인지 등을 알려 치료 방침을 정하는 데 절대적인 역할을 하는 검사입니다. 형광안저촬영은 신생혈관의 유무를 확인하고 습성황반변성을 진단하는 데 매우 중요한 검사입니다. 건성황반변성은 천천히 진행하는 형태로, 황반변성의 진행을 최대한 늦출 수 있도록 황반 영양제를 복용하면서 위험인자, 특히 자외선 노출을 줄이는 것과 함께 식이 조절을 병행해야 합니다. 습성황반변성의 경우 가장 중요한 치료는 눈 속 주사치료입니다. 신생혈관의 활성을 줄이는 주사제를 눈의 흰자에 주사하는데, 말로만 들으면 무서운 치료 방법인 것처럼 생각되지만 비교적 간단하게 외래에서 시행할 수 있는 망막 질환의 흔한 치료법 중 하나입니다. 드물지만 다량의 출혈이 발생한 경우, 수술적 치료를 통해서 해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건성황반변성의 경우 습성황반변성으로의 진행을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합니다. 자가 진단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암슬러 격자라고 하는 진단법이 있습니다. 이것은 바둑판 형태로 그려진 도표인데, 한쪽 눈을 가린 후 이 도표의 한가운데에 초점을 맞춘 뒤 중심부가 가려 보이는지, 주변 선들이 곧게 보이는지, 작은 네모 칸이 모두 같은 크기로 보이는지 등을 평가합니다. 다른 쪽 눈도 반복해 검사를 진행하는데, 이상소견이 관찰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안과로 내원해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황반변성을 예방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정기적인 검사와 평소 위험인자를 조절하는 것입니다. 금연이 매우 중요하며, 자외선을 차단하기 위해 햇빛이 강할 때는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식습관으로는 콜레스테롤이 많은 음식을 줄이고, 녹황색 채소나 등푸른 생선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나이가 황반변성의 가장 잘 알려진 위험인자이기 때문에, 50세 이상이 되면 정기적으로 망막 검진을 받는 것을 추천합니다. 시중에 판매되는 눈 영양제가 황반변성의 예방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문의가 많은데요, 루테인, 지아잔틴 등의 황반 색소를 포함한 황반 보조제를 복용하는 것은 황반변성의 발생을 근본적으로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지만 질환의 진행 속도를 늦추고 후기 황반변성으로의 진행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황반변성 소견이 전혀 없는 건강한 분이라면 눈 영양제를 반드시 복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안성준 교수(한양대학교 안과) 이상재의 클래식 뮤직 클래식 알고 들으면 더 좋습니다 - 낭만주의 3 19세기 말의 마지막 10년과 20세기 초의 14년간, 즉 1890~1914년(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해)의 25년은 서유럽 문화사에서, 아니 정신사에서 그 어느 때보다도 크나큰 변화를 겪었던 시기였습니다. 다윈의 ‘진화론’ 발표 이후, 수 세기 동안 유럽의 정신세계를 지배해 온 인간 중심의 철학이 쇠퇴하기 시작했고, 독일의 철학자 니체의 초인철학에 이르러서는 그 위기감이 절정에 달했습니다. 프랑스 문학의 세기말적인 경향이나 이탈리아 오페라의 사실주의적 특성 그리고 영국 음악의 새로운 부흥 등은 서유럽 이외의 여러 국가에서 발전하기 시작한 민족주의 예술과 함께 이 시대의 문화를 이끌었던 여러 변화였지요. 음악사적으로는 이 기간에 다섯 개의 큰 조류가 발달했는데, 지금부터 그들의 특징과 대표적인 작곡가 및 작품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겠습니다. 리스트와 바그너의 음악을 계승한 대표적 작곡가인 리하르트 시트라우스와 말러는 그들의 웅대한 스케일의 관현악 작품들(시트라우스의 교향시와 말러의 교향곡)로 후기 낭만주의를 완성했습니다. 니체의 철학서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교향곡으로 표현한 시트라우스의 같은 제목의 교향시나, 오스카 와일드의 희곡을 그 내용으로 한 오페라 ‘살로메’ 등은 시트라우스의 뛰어난 관현악기법과 음을 통한 음악 외적 요소의 표현의 극한을 보여주는 걸작들입니다. 그 규모나 작품이 갖는 음악적 중요성 때문에 ‘낭만주의 음악을 종결하는 위대한 몸짓’이라고 일컬어지는 말러의 교향곡들(특히 2, 4, 9번)은 인간의 내면에 항상 자리하고 있는 양면성의 갈등을 다양한 음악적 요소를 통해 묘사한 대작입니다. 회화적 요소들(색채적 효과와 장식적 묘사 등)을 음악 표현의 주된 목표로 해 프랑스 작곡가 드뷔시가 발전시킨 인상주의 음악은 음악 역사를 진정한 의미의 현대 음악으로 이끈 가장 중요한 조류 중 하나입니다. 말라르메의 시를 제재로 한 교향시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 바다의 풍경을 음악으로 묘사한 3부 교향시 ‘바다’, 그리고 오페라 ‘펠레아스와 멜리장드’ 등은 그의 대표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드뷔시 이후 라벨과 루셀 등의 프랑스 작곡가들에 의해 계승된 인상주의 음악의 미학적 특성은 20세기의 많은 작곡가의 창작 정신에 크나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프랑스의 인상주의처럼 회화와 관련된 또 하나의 사조가 독일의 표현주의입니다. 인상주의가 외부 세계에서의 여러 색채적인 변화와 장식적 요소의 아름다움에 초점을 두고 있는 데 반해 표현주의는 인간 내면의 심리적, 정신병리학적인 문제들을 그 소재로 하는 극적인 조류입니다. 대표적인 작곡가로는 제2 비인악파로 불리는 쇤베르크, 베르그와 베베른이 있습니다. 특히 쇤베르크의 실내악 반주가 딸린 성악곡 ‘달에 홀린 피에로’는 세계대전을 예견한 충격적인 예술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파리의 디아길레프 발레단의 연습 피아니스트로 일하던 러시아의 작곡가 스트라빈스키는 1910년 발레 음악 ‘불새’를 발표하면서 일약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습니다. 이후 발표한 발레 음악 ‘페트루시카’와 ‘봄의 제전’은 ‘불새’와 함께 그의 음악 생애 제1기를 대표하는 3대 발레 음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의 모든 작품 가운데 가장 자주 무대에 오르는 수작들이지요. 이들 중 특히 1913년 5월 파리의 샹젤리제 극장에서 초연된 ‘봄의 제전’은 연주 당일, 이 작품을 둘러싸고 벌어졌던 청중들의 엄청난 소동 때문에 더 유명해졌습니다. 이 음악은 한 명의 처녀를 골라 신에게 제물로 바치는 원시시대의 제전 의식을 소재로 합니다. 문학적인 내용을 능가하는 음악 표현의 사실주의적이고 원시주의적인 특성 때문에 원시주의라는 또 하나의 20세기적 조류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관현악법의 화려함과 악곡 구성의 치밀함으로 인해 이 작품은 1차 대전 후의 모든 관현악곡들을 비교하고 평가하는 기준이 되지요. 퍼셀의 사후 200여 년 동안 대륙의 여러 나라들에 주도권을 빼앗겼던 영국 음악은 19세기 말 거장 에드워드 엘가의 출현으로 새로운 부흥기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그의 관현악곡 ‘수수께끼 변주곡’이나 첼로 협주곡, ‘위풍당당 행진곡’ 등은 러시아의 작곡가들(러시아 5인조)에 의해 움트기 시작한 국민주의(민족주의) 음악의 대표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9세기 말 체코의 드보르작, 20세기 초 핀란드의 교향곡 작곡가 시벨리우스(교향곡 2, 5, 7 등이 유명함) 그리고 헝가리의 대 작곡가 바르톡크 등도 민족주의 음악을 발전시킨 뛰어난 음악가입니다. 세기말의 혼란과 새 세기에 대한 새로운 희망, 사라져가는 것에 대한 미학적 위기의식과 다가오는 신조류에 대한 두려움. 19세기 말과 20세기 초를 잇는 1890~1914년의 25년의 기간은 음악사에서 가장 많은 변화와 발전이 있고, 새로운 모색이 시도됐던 시기입니다. 그러므로 지금의 우리에게 남겨진 수많은 걸작들과 그들의 다양성을 모두 설명하기는 몇 권의 책으로도 부족할 것입니다. 맑은 아침 창을 열거나, 하루 종일 분주하게 뛰어다니며 일상의 노예로 허덕이다가 깊은 밤 홀로 책상 앞에 앉을 때, 소중한 여유와 휴식의 시간을 잃어버린 채 숨 가쁘게 달리기만 하다가 문득 지친 어깨가 서러울 때, 100여 년 전 가치의 혼란 속에서 지적인 위기를 느꼈던 후기 낭만주의 작곡가의 위대한 작품을 감상합니다. 새로 20세기를 맞이하며 여러 각도에서 다양한 미학적 시도를 꾀했던 인상주의, 표현주의, 원시주의 그리고 민족주의 음악가들의 훌륭한 작품들을 감상하면서 내일의 희망과 미래에 대한 아름다운 꿈들을 가져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상재 교수(나사렛대학교) 살며 생각하며 고슴도치를 위한 풍선 모자 숲속 동물 마을에 축제가 열렸습니다. 축제의 흥을 돋우기 위해 동물 마을 모두에게 귀여운 풍선 모자도 나누어주었지요. 모두들 머리에 풍선 모자를 쓰고 축제를 즐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동물은 기분이 안 좋아 보입니다. 나눠준 풍선 모자도 쓰지 않았고요. 그 동물은 바로 고슴도치였습니다. 몸에 난 가시 때문에 풍선 모자를 쓸 수 없었던 것입니다. 고슴도치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풍선 모자를 쓰기 위해 몸에 난 가시를 뽑아야 할까요? 아니면 풍선 모자 쓰기를 포기하는 게 나을까요? 이런 동물의 이야기를 우리 사람의 이야기로 바꿔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살아가면서 고슴도치처럼 차별과 소외를 경험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있다면 그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차별을 경험하는 당사자는 이러한 상황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최근 무인정보단말기 ‘키오스크’의 보급과 사용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서는 인건비 절감의 메리트가 있고, 서비스 수요자인 소비자 또한 직관적이고 빠른 사용법에 편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민간 분야에 설치된 키오스크는 최근 3년 사이에 3배 이상이 늘었고, 요식업 분야는 같은 기간 4배에 가까운 증가 폭을 나타냈다고 합니다. 키오스크는 식당이나 카페, 마트, 영화관 등 일상 곳곳에서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키오스크가 모든 이들을 위한 문명의 이기가 될 수는 없습니다. 무인화 시스템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디지털 소외계층’으로 불리는 노령층과 장애인 등이 대표적이고, 무인화 시스템에 익숙하지 못한 많은 사람들 또한 불편함을 느낍니다. 키오스크를 한 번도 사용해 본 적이 없거나, 사용법을 모르는 사람에게 그것은 무용지물입니다. 편리하기는커녕 불편함을 넘어 불안함을 느끼게도 합니다. 노인 중 일부는 무인화 시스템 사용의 어려움으로 지하철 이용을 포기한다고 합니다. 시각장애인은 점자나 음성안내가 제공되지 않아 사용에 많은 어려움을 겪지요. 분명 기술의 발전은 이루어졌지만 모두를 고려하지 못한 디자인으로 인해 누군가는 편리함을 누리지만 다른 누군가는 이전에는 없었던 불편함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얼마 전 저는 지인의 가족 부고 소식을 듣고 조문을 갔습니다. 조의금을 건네기 위해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찾았습니다. 하지만 휠체어를 타고 있는 제게 ATM 터치스크린의 높이는 너무 높았습니다. ATM의 높이 조절이 불가능해 화면을 확인하기 어려웠습니다. 결국 지나가는 다른 분에게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 카드의 비밀번호까지 그분에게 알려주면서요. 운전을 하는 휠체어 사용자들은 주유소 이용에도 어려움이 있습니다. 요즘은 셀프주유소가 대부분이기 때문이죠. 주유소에 들어가서 차를 세운 뒤 도움을 받기 위해 경적을 울려야 하는데요, 그러면 주유하던 다른 손님이 깜짝 놀라 ‘왜 시끄러운 소리를 내지?’라는 표정으로 쳐다봅니다. 경적 소리를 들은 주유소 직원도 ‘왜 젊은 사람이 내리지도 않고 사람을 부르지?’ 같은 표정으로 다가옵니다. 직원에게 저의 상황을 전달하고 나서야 도움을 받아 주유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번거롭고 부담이 되기 때문에 조금 더 비싸더라도 셀프주유소가 아닌 일반주유소를 찾게 됩니다. 당황스러운 경험이 이어지고 실패가 반복되다 보면 누구나 움츠러들 수밖에 없습니다. 식당에서 밥을 먹고, 마트에서 물건을 사고, 영화를 보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우리는 많은 활동을 하며 살아갑니다. 앞으로도 일상에서 키오스크를 비롯한 무인화 시스템을 많이 만날 것이고, 셀프 서비스의 높은 의존도를 확인할 것입니다. 하지만 무인화 시스템의 개발과 설치에 있어 다양한 사람의 상황을 고려하지 못한다면 누군가는 그 환경 속에서 위축될 수밖에 없습니다. 기술의 발전과 시대의 변화 속에 누군가는 고슴도치가 되어 차별과 소외를 경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고슴도치가 쓸 수 없는 풍선 모자를 만들지 말고, 고슴도치도 쓸 수 있는 모자를 만들어야 합니다. 누구나, 상황에 따라 고슴도치가 될 수 있습니다. 그때 우리는 말하고 표현해야 합니다. 내 몸의 가시가 문제가 아니라고, 내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풍선 모자를 바꿔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러면 다른 동물들은 그 말에 귀 기울이며 공감할 수 있어야 합니다. 풍선 모자에서 머리에 닿는 부분을 조금만 바꾼다면 누구나 쓸 수 있는 풍선 모자를 만들 수 있음을 생각해야 합니다. 모두가 모자를 쓰고 즐기는 축제를 만들 때입니다. 최국화 앵커(KBS) 문화재 이야기 안동 병산서원 류성룡(1542~1607)의 학문과 업적을 기리기 위한 곳으로 안동에서 서남쪽으로 낙동강 상류가 굽이치는 곳에 ‘화산’을 등지고 자리하고 있다. 류성룡은 도학·글씨·문장·덕행으로 이름을 날렸을 뿐만 아니라, 임진왜란 때 성곽 수축·화기 제작을 비롯해 군비 확충에 힘써 많은 공을 세운 인물이다. 이곳은 원래 풍악 서당으로 풍산 류씨의 교육기관이었는데, 류성룡이 선조 5년(1572)에 이곳으로 옮겼다. 그 후 광해군 6년(1614)에 존덕사를 세워 그의 위패를 모시고, 1629년에 그의 셋째 아들 류진의 위패를 추가로 모셨다. 철종 14년(1863)에는 임금으로부터 ‘병산’이라는 이름을 받아 서원이 되었다. 서원 내 건물로는 위패를 모신 존덕사와 강당인 입교당, 유물을 보관하는 장판각, 기숙사였던 동·서재, 신문, 전사청, 만대루, 고직사가 있다. 특히 만대루는 서원 누각이 가져야 하는 기능을 잘 유지하면서, 경관을 이용하는 전통적인 조경 기법을 잘 살렸다. 인공적 조작과 장식을 억제하고 건축의 기본에 충실한 성리학적 건축관을 잘 보여주는 우리나라 서원 누각의 대표작이다. 안동 병산서원은 선현 배향과 지방교육을 담당해 많은 학자를 배출했다. 1868년 대원군의 서원철폐령 때에도 남아 있었던 47개의 서원 중 하나이며, 한국 건축사에 있어서도 중요한 유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