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으로 읽는 국정 제174호 2022. 4 발행: 문화체육관광부 www.mcst.go.kr 발행인: 황희 발행일: 2022. 4. 1. 제작협력: (주)도서출판 점자 www.kbraille.net 문의: 02-3426-7212, 044-203-3016 음성 사서함: 02-2092-9000 (7511) 이 책자에 수록된 내용은 정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손끝으로 읽는 국정 차례 사람의 향기: 전국장애인동계체전 4관왕 노르딕스키 김민영 선수 4 알짬 정보: ‘제42회 장애인의 날’ 슬로건 공개 외 14 공감 정책: 검찰 사칭·금전 요구 받았다면 찐센터로 연락하세요 29 공감 현장: 장애인 콜택시 배차 최적화 울산정보산업진흥원 39 한국의 맛: ‘살아서 맛나리라’ 48 BF 문화 한걸음: 꿈은 이루어진다 57 생활과 건강: 찌릿찌릿 허리 통증,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 67 이상재의 클래식 뮤직: 모차르트, 하이든, 베토벤의 ‘고전주의 음악’ 76 살며 생각하며: 패럴림픽, 우리 모두의 경기 85 문화재 이야기: 서울 고종 어극 40년 칭경기념비 94 사람의 향기 전국장애인동계체전 4관왕 노르딕스키 김민영 선수 - “한 발 한 발 내디디며 세계무대까지 나아가겠습니다” 지난 2월 13~16일 사흘간 강원도 일대에서 열린 ‘제19회 전국장애인동계체전’에서 가장 빛나는 선수 중 하나가 전남장애인체육회 소속 노르딕스키 김민영이다. 그는 바이애슬론과 크로스컨트리에서 각각 금메달을 2개씩 획득하며 4관왕에 올랐다. 이 대회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김민영은 한국 노르딕스키의 떠오르는 샛별이다. 우석대에서 특수교육학을 전공하는 그는 “동계패럴림픽에 출전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Q. 최우수선수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A. 전국장애인동계체전에서 4관왕을 이뤘다는 사실이 여전히 꿈만 같습니다. 최우수선수에 선정된 것도 그렇고요. 메달을 확인할 때마다 “아, 꿈이 아니구나!” 하면서 놀라움의 감정이 뒤섞입니다. 간혹 저와 관련된 뉴스를 접할 때마다 조금 쑥스럽기도 하고요. Q. 어떻게 운동선수의 길을 걷게 됐나요? A. 저는 시각장애인이면서 청각장애인입니다. 사물의 형체만 알아볼 정도의 시력을 갖고 있고, 보청기를 통해 소리를 듣습니다. 장애가 있다 보니 매사 침착해지더라고요. 어린 시절부터 조심스레 행동하는 게 습관이 됐어요. 특수학교인 은광학교에 진학한 뒤 체육선생님의 권유로 운동을 시작했는데, 그때 내면의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모습이 발현됐어요. 체계적으로 몸을 움직이다 보니 후련한 기분이 들었고요. 그러던 어느 날, 선생님께서 스키캠프에 참여할 의사가 있는지 물어보셨어요. 전남장애인체육회가 주관하는 스키캠프에 참가해 스키를 처음 접하게 됐습니다. 도구를 활용해 내 몸을 움직이고, 눈 위를 걷고 달리고 활강하는 짜릿함이란…. 이런 저를 눈여겨보신 코치님께서 “정식으로 스키를 배워보면 어떻겠냐”고 권하셨어요. Q. 노르딕스키는 어떤 종목인가요? A. 노르딕스키는 북유럽에서 유래한 스포츠입니다. ‘설상의 마라톤’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을 만큼 체력 유지와 안배가 중요합니다. 장애인 노르딕스키 종목은 평지와 언덕 등 일정 코스를 빠르게 완주하는 ‘크로스컨트리’와 스키와 사격이 결합된 ‘바이애슬론’으로 나뉩니다. 때때로 크로스컨트리가 지루하지 않느냐는 말을 듣곤 합니다. 아마도 코스가 길어서 그런 것 같아요. 크로스컨트리는 새하얀 설원을 사력을 다해 올라가는 과정에서 인간 내면의 투지와 도전 정신을 엿볼 수 있는 매력적인 스포츠예요. 경사로를 내려갈 때에는 인내를 보상받는 듯한 기분이 들죠. 바이애슬론은 사격 덕분에 주목도가 높은 편인데, 표적을 맞히지 못했을 때 더 많이 달려야 하기에 역전 승부가 가능한 스포츠입니다. 스키를 처음 접할 때 “넘어지는 것부터 배워야 한다”는 말을 듣곤 하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것 같아요. ‘스키’ 하면 대개 활강하거나 기문을 스쳐 지나듯 돌며 내려오는 모습을 연상하는데, 그 종목은 알파인스키입니다. 알파인스키는 안전 등을 이유로 두툼한 옷을 입고 넘어지는 법을 먼저 배우기도 해요. 노르딕스키는 얇고 활동적인 스키복을 입습니다. 선수들은 “최대한 넘어지지 말자”고 해요. 넘어지는 것보다 균형 잡는 법을 더 중요하게 배웁니다. Q. 2016년 첫 출전이었으니 6년 만에 쾌거를 이뤘네요. A. 당시에는 출전하고 완주하는 것 자체가 목표였어요. 장애인 노르딕스키의 지원이나 훈련 체계 등이 지금에 비해 단단하게 자리 잡지 못했고, 시설이나 인력 등에서 지역 간 편차도 있던 것으로 기억해요. 어려운 상황에서도 코치님들은 늘 선수들을 독려하고 격려해주셨어요. 성적이나 성과에서 무한정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그것에 연연하지 않고 스포츠로서 스키를 즐길 수 있도록 가르쳐주셨죠. 그런 부분이 오늘의 성과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해요. 저는 이번 대회에서 기쁨과 아쉬움을 동시에 느꼈어요. 4관왕에 올랐고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건 꿈같은 일이지만 경쟁 상대였던 선수가 사정상 출전하지 못했거든요. 설원에서 정정당당하게 만나고 싶었는데…. 그 선수뿐 아니라 더 많은 선수들과 함께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도록 분발할 겁니다. Q. 가이드러너와 호흡이 중요하다고 들었습니다. A. 귀에 찬 수신기를 통해 가이드러너의 신호와 안내로 코스를 완주합니다. 경기뿐 아니라 훈련할 때부터 서로 호흡을 맞춰야 하죠. 김철영 가이드러너와 눈의 질감이나 스키의 상태 등을 고려해 속도를 조절하면서 완주를 반복했어요. 어느 구간에서는 속도를 내고, 어느 구간에서는 속도를 늦추자며 전략을 짜기도 하죠. 김철영 가이드러너는 전남체육회 소속 현역 바이애슬론 선수예요. 바이애슬론에서 사격을 할 때는 상승했던 심박을 낮게 조절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어려워 많은 조언을 구하기도 했어요. Q. 아쉽거나 힘든 점이 있다면요? A. 장비나 훈련일정 등에 있어 전남장애인체육회가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스키 연습장이 강원도 대관령 쪽에 있기에 오가는 길이 다소 번거롭기는 합니다. 가까운 곳에 시설이 갖춰져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곤 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A. 예전에는 동계올림픽과 동계패럴림픽을 담담하게 지켜보기만 했는데, 이번 전국체전에서 좋은 성과를 냈기 때문인지 올해 베이징 대회는 더 뜨겁게 응원하고 공감했어요. 훈련이나 여타 대회 등에서 자주 만나는 신의현·원유민 선수가 이번 베이징패럴림픽에 출전했기에 더욱 마음이 쓰이더라고요. 언젠가 그들과 같은 무대에 서고 싶다는 꿈을 꿉니다. 그날을 위해 열심히 눈을 헤치면서 나아가는 선수가 될 겁니다. 항상 지지해주시는 아버지께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 싶어요. 장애인 노르딕스키에 꾸준한 관심을 가져주십시오. 저도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김수정·신혜령 기자 알짬 정보 ‘제42회 장애인의 날’ 슬로건 공개 외 01. ‘제42회 장애인의 날’ 슬로건 공개 보건복지부가 오는 4월 20일 ‘장애인의 날’ 행사를 앞두고 ‘장애의 편견을 넘어,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라는 슬로건을 공개했다. 이 슬로건은 장애에 대한 편견을 넘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을 받지 않고 권리를 보장받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27개 장애인단체로 구성된 ‘장애인의 날 행사 추진협의회’의 투표를 통해 결정됐다. 한편 ‘장애인의 날’ 행사에는 장애인복지 및 사회발전에 기여한 이들에게 ‘올해의 장애인상’이 주어진다. 문의 129 02. 중증장애인생산품 생산시설·품목 지정 보건복지부는 신규 중증장애인생산품 생산시설과 생산품목을 3월 중순부터 순차적으로 지정하고 있다. 중증장애인생산품 생산시설은 근로자의 70% 이상을 장애인으로, 장애인 중 60% 이상은 중증장애인으로 고용해야 한다. 총 83개소가 신규·재지정 신청을 완료했으며, 1차 서류 심사 및 2차 현장 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된다. ‘중증장애인생산품 우선구매 특별법’에 따라 공공기관은 중증장애인생산품을 매년 1% 이상 우선 구매해야 한다. 품목은 꿈드래 쇼핑몰(www.goods.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복지부 정책 담당자는 “공공기관의 우선구매 제도 등을 활용한 생산시설의 판로 확보가 앞당겨져 중증장애인의 일자리 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의 129 03. 발달장애인을 위한 자료 제작 안내서 발간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발달장애인에게 고용정보를 알기 쉽게 제공하기 위해 ‘알기 쉬운 자료 제작 안내서’를 발간했다. 알기 쉬운 자료란 단순한 단어와 문장을 사용하고 내용의 이해를 돕는 삽화를 넣어 발달장애인이 읽기 쉽게 만든 자료를 뜻한다. 이번 안내서 제작은 공공기관 중 선도적으로 지침을 마련한 것으로, 타 기관에서도 발달장애인에게 중요한 정책정보를 알기 쉽게 제공할 때 참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내서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 누리집(www.kead.or.kr) 직업영역개발 자료실에서 내려 받을 수 있다. 아울러 공단에서 개발한 최신 고용정보 3종도 위와 같은 방법으로 받아볼 수 있다. 문의 1588-1519 04. 전남 영광군, 시각장애인용 점자 지역상품권 발행 전남 영광군이 시각장애인이 지역화폐를 이용하는 데 불편하지 않도록 QR코드에 이어 점자를 도입했다. 영광군은 중증 시각장애인의 지역화폐 사용 편의 향상을 위해 점자가 적용된 ‘지류형 영광사랑상품권’을 최근 발행했다. 발행 규모는 15억 원이며, 모두 오만원권으로 총 3만장을 유통시켰다. 앞서 영광군은 경증 시각장애인을 위해 QR코드를 적용한 상품권을 발행해 큰 호응을 얻었다. 점자가 적용된 지류형 영광사랑상품권은 3월 말부터 관내 금융기관 31곳에서 판매에 들어갔다. 가맹점 2,525곳에서 사용할 수 있다. 영광군 관계자는 “앞으로 점자 적용 상품권을 일만원권까지 확대 발행해 시각장애인이 상품권 이용 과정에서 불편함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문의 061-350-5114 05. 카페 ‘I got everything’ 설치 지원 한국장애인개발원이 중증장애인 공공·민간 연계 신규 일자리 창출사업의 일환으로 카페 ‘I got everything’ 설치를 지원한다. 기간은 연중 상시며, 신청 대상은 유휴 공간을 무상 제공해 카페를 위탁 또는 직접 설치·운영하고자 하는 공공기관, 민간기업 등이다. 지원금은 한 곳당 5,000만 원~8,000만 원이다. 카페 설치 유형이나 면적, 고용 인원 등에 따라 지원금은 심사 후 차등 지원된다. 영업 표지와 매뉴얼, 지원금 범위 내 인테리어 시공비 및 표준화 장비구입비, 카페 운영 및 홍보 전략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방문 및 등기우편 접수가 가능하고, 사업 세부 내용과 신청서 양식은 한국장애인개발원 누리집(www.koddi.or.kr) 내 공지사항에서 내려 받을 수 있다. 문의 02-3433-0600 06. 무장애 관광정보 누리집 ‘열린관광 모두의 여행’ 무장애 관광정보 누리집 ‘열린관광 모두의 여행’(access.visitkorea.or.kr)이 공개됐다. 이 누리집에는 텍스트 크기 조정이나 음성 지원, 시각적 편의를 높인 고대비 보기 등의 기능이 있어 실질적 수요자인 장애인, 고령자 등의 정보 접근성이 높다. 추천 여행코스, 편의시설 등 무장애 관광정보 검색 기능과 여행코스 및 이동 경로 지도 서비스,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 영상, 발달장애인을 위한 홍보영상 등 장애 유형별 맞춤 콘텐츠를 담았다. 아울러 장애인·고령자·영유아 동반가족 등 수요자 유형별 무장애 추천코스, 7,500건 이상의 관광명소·숙박시설·음식점 정보를 제공한다. 문의 033-738-3000 07. 세종점자도서관, ‘쉽게 읽는 훈민정음’ 점자도서 발간 세종점자도서관이 개관 기념으로 국립한글박물관에서 편찬한 ‘쉽게 읽는 훈민정음’을 점자도서로 제작해 보급했다. 세종시가 ‘순우리말 한글 도시’인 데다 도서관이 한글을 모티브로 설계된 건물임을 고려해 제작된 것이다. 지난해 11월 세종시 보람종합복지센터 1층에 문을 연 세종점자도서관은 점자·음성도서 등 대체자료를 발간하며 시각장애인 정보문화의 허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점자프린터와 녹음실, 열람실 등을 갖추고 있고 비장애인을 대상으로 장애인식개선 교육도 하고 있다. 문의 044-862-0033 08. 코로나19 유행에 따른 장애인 돌봄 강화 장애 학생들의 학습 보조 및 장애인 돌봄 강화를 위한 ‘장애 학생 돌봄 활동지원 서비스 특별지원급여’와 ‘활동지원사 코로나19 돌봄 한시지원’이 3월부터 제공되고 있다. 장애 학생 돌봄 활동지원 서비스 특별지원급여는 코로나19 유행에 따라 휴교 및 원격·단축 수업 등으로 등교를 하지 못하는 장애 학생들의 가정 내 돌봄 부담 해소를 위해 추가 지원한다. 지원 대상은 장애 학생 활동지원 급여수급자인 초·중·고등학교 재학생(1만 7,000여 명)으로 월 20시간(29만 6,000원)을 최대 4개월(3~6월)간 지원한다. 수급자 본인부담금은 없다. 서비스를 받으려면 주민등록 주소지 관할 읍·면·동 주민센터에 ‘사회보장급여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활동지원사 코로나19 돌봄 한시지원’은 코로나19 확진 및 자가격리된 장애인에게 서비스를 제공한 활동지원사에게 재택치료 및 격리기간(7일) 내 1일 4만 8,000원, 최대 33만 6,000원을 지원해 활동지원사에게 추가수당을 제공하고 장애인 돌봄을 강화하는 서비스다. 장애인 확진자와 자가격리자는 24시간 활동지원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으며, 가족·친인척 등을 통한 가족 돌봄도 가능하다. 장애인 활동지원 수급자의 보호자가 확진·자가격리된 경우에는 월 20시간 ‘보호자 일시 부재’ 특별급여를 추가로 지원한다. 또한 활동지원 수급 대상이 아닌 중증장애인이나 가족(동거인) 확진이나 자가격리 경우에도 월 120시간의 활동지원을 받을 수 있다. 문의 044-202-3342 09. ‘2022년 재활 응원글 공모전’ 개최 국립재활원이 장애인의 재활을 응원하고 재활 의지를 높이고자 ‘2022년 재활 응원글 공모전’을 개최했다. 성공적인 재활 치료 사례, 지역사회 복귀, 자립 등을 주제로 한 이번 공모전은 공모대상을 국립재활원의 입원환자뿐만 아니라 전 국민으로 확대하여 진행했다. 당선작은 액자로 제작하여 국립재활원에 전시하고, 온라인으로는 국립재활원 인스타그램, 네이버 블로그, 유튜브 등에 게시된다. 심사 결과는 4월 13일 국립재활원 누리집(www.nrc.go.kr)을 통해 발표하며, 시상식은 4월 20일 장애인의 날에 실시할 예정이다. 문의 02-901-1570 김수정 기자 공감 정책 검찰 사칭·금전 요구 받았다면 찐센터로 연락하세요 -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보이스피싱 예방 “내 아들을 죽인 얼굴 없는 검사 김민수를 잡을 수 있을까요?” 보이스피싱을 당한 아들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면서 ‘가짜 검사 김민수’를 잡아달라고 한 국민청원이 2020년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전북 순창에서 취업을 준비하던 20대 청년은 보이스피싱 일당에게 속아 돈을 뜯기고 사흘 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그의 가족들은 이를 납득하기 어려웠다. 피해자가 이직 준비를 하며 도시에 나갈 꿈에 부풀어 있었기 때문이다. 피해자의 아버지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호소글을 올리면서 알려진 사연은 끔찍했다. 검사와 수사관이라고 사칭한 이들은 번갈아 가며 열한 시간 동안 피해자를 압박했다. 미리 만들어놓은 가짜 검사 신분증을 보내 믿게 만들었다. 조직적이고 정교한 범행 수법에 피해자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보이스피싱에 당한 줄 모르고 혼자 괴로워하다 생을 마감했다. 무엇이 그를 이토록 두렵게 한 걸까? 당시 보이스피싱 일당이 보낸 검사 신분증이 진짜인지 감별해주는 장치가 있었다면 청년의 선택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 ‘찐센터’ 통해 365일 24시간 피해 접수 지난 2020년 기준 한 해 동안 기소된 보이스피싱 가운데 약 40%가 검찰을 사칭한 범죄였다. 처음에는 검사 이름만 사칭하더니 가짜 신분증, 가짜 재직증명서, 가짜 구속영장까지 등장했다. 전문가 입장에서는 가짜 서류임을 쉽게 판별할 수 있지만 검찰 서류에 익숙하지 않은 국민은 이를 진짜 서류라고 믿고 피해를 입게 된다. 검사, 수사관 등을 사칭하며 범죄에 연루돼 예금 보호가 필요하다는 이유 등으로 돈을 요구하는 형태다. 이에 서울중앙지방검찰청(서울중앙지검)은 발상의 전환을 시도했다. 보이스피싱이 피해 규모가 크고 회복이 어려운 심각한 범죄인만큼 피해 방지를 위해 수사기관 사칭 여부를 신속히 상담하는 국가 서비스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었다. 서울중앙지검은 2020년 9월 인권 감독관 산하에 ‘보이스피싱 서류 “진짜인지 알려줘” 콜센터(찐센터)’를 설치해 업무를 시작했다. 찐센터 직통번호 010-3570-8242(빨리사기)를 통해 365일, 24시간 담당 수사관들이 신속하고 정확하게 보이스피싱에 사용된 검찰 관련 서류를 확인하고 진위 여부와 검찰 소환, 조사 여부를 안내하고 있다. 2021년 12월까지 총 7,421건의 신고가 찐센터에 접수됐다.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에게 찐센터가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다. 서울중앙지검은 ‘2021 정부혁신 우수사례 통합 경진대회 왕중왕전’ 민원제도 분야에서 찐센터 사례로 대통령상인 금상을 받았다. 서울중앙지검은 기억에 남는 피해 방지 사례를 두 가지 소개했다. A씨는 검사라고 신분을 밝힌 남성과 네 시간가량 전화 통화를 했다. 남성은 A씨에게 “금융감독원에 재산을 등록해서 조사해야 하니 돈을 계좌에서 인출하라”고 요구했다. 수사 공문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받은 A씨는 별다른 의심 없이 요구대로 정기예금을 해지해 1,000만 원을 인출했다. A씨는 다행히 돈을 전달하기 전에 찐센터로 전화를 걸었다. 찐센터에서 남성이 보내준 공문이 위조임을 확인해 금전적 피해로 이어지는 것을 막았다. B씨는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범에게 가짜 공무원증과 구속영장을 전달받고 보이스피싱범의 지시에 따라 현금을 인출해 보이스피싱범이 지정한 장소로 가던 중에 찐센터에 연락했다. 허위 사실을 파악한 찐센터에서 112에 대신 신고해 피해를 방지했다. - 신고 땐 타인 휴대전화 또는 유선전화 사용해야 안전 국내에 보이스피싱 피해가 처음 발생한 건 2006년으로 알려져 있다. 수법도 지능화되어 노인뿐 아니라 젊은이들의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범인들은 늘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고 법망을 피해갔다. 말단 조직원을 잡아들이면 그뿐 해외에 있는 총책임자는 또 다른 조직원을 모집해 범행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실제 존재하는 검찰 서류를 위조해 보이스피싱에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악성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게 하고 발신 번호를 검찰청 전화번호로 조작하는 사례도 많다”며 수법의 정교함을 설명했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3년간 보이스피싱 피해 금액은 1조 7,000억 원에 달한다. 나날이 지능화되고 고도화되는 보이스피싱 범행 수법에 누구도 방심할 수 없다. 의심스러운 번호로부터 받은 검찰 관련 서류가 있다면 365일 24시간 ‘보이스피싱 서류 “진짜인지 알려줘” 콜센터(찐센터)’로 주저 말고 연락하기를 권한다. 받은 서류를 휴대전화로 촬영해 보내면 더욱 신속한 확인이 가능하다. 이때 주의 사항이 한 가지 있다. 보이스피싱범과 연락했을 경우 악성 앱이 휴대전화에 설치돼 있으면 찐센터로 전화를 걸어도 보이스피싱 조직으로 연결될 우려가 있다. 다른 사람의 휴대전화나 유선전화를 사용해 연락하는 것이 안전하다. ○ 검찰 사칭 보이스피싱, 이것만은 꼭 기억하세요! - 검찰은 어떠한 경우에도 현금을 인출해 오도록 하지 않습니다. - 검찰은 전화를 끊고 다시 걸겠다고 해도 어떠한 불이익을 주지 않습니다. - 검찰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서류를 보내거나 길에서 만나 서류를 주지 않습니다. 주간 정책정보지 <공감> 공감 현장 장애인 콜택시 배차 최적화 울산정보산업진흥원 - 빅데이터 분석해 교통약자에게 이동의 자유를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이 버스·지하철·택시 등 일반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거나 이동하기는 여전히 쉽지 않다. 장애인 콜택시는 2005년 제정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에 따라 장애인들의 이동과 편의를 위해 도입됐다. 현재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각각의 이름으로 장애인 콜택시를 운영하고 있지만 해마다 늘고 있는 이용객에 비해서는 운행 차량이 부족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2020년 한국장애인개발원이 펴낸 ‘장애인콜택시 전국 통합체계 마련을 위한 연구’에 따르면 온라인으로 301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장애인 콜택시 평균 대기시간은 48.2분에 이르렀고 최대 대기시간은 240분이었다.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은 빅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차고지와 배차 위치를 지정함으로써 이용객이 늘어났음에도 장애인 콜택시 대기시간을 이전과 같게 유지해 지난 2022년 1월 ‘이달의 한국판 뉴딜’에 선정됐다. 심사위원들은 “취약계층의 문제를 발견해 스마트기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우수사례로 빅데이터를 행정에 결합해 시민들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는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반을 마련했으며 장애인에게 이동의 자유를 제공하는 초월적인 가치를 창출했다”고 평가했다. - 빅데이터 분석 최적 차고지와 배차 위치 지정 빅데이터란 디지털 환경에서 생성되는 데이터로 숫자뿐 아니라 문자·영상 데이터를 포함하는 대규모 데이터를 말한다. 컴퓨터와 인터넷, 모바일 기기 이용이 생활화되면서 사람들이 도처에 남긴 디지털 발자국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빅데이터는 그 자체보다도 데이터 간 융합이 이루어질 때 더욱 큰 가치가 창출된다. 교통 분야를 예로 들면 예전에 지하철 승차권으로 역별 승차권 판매량과 요금수입 등의 정보만 알게 됐다면 최근에는 지하철 이용자의 기종점, 환승지점, 이용노선, 통행시간, 혼잡구간 등도 알 수 있다.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은 2019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빅데이터 수집·분석·유통 생태계 조성을 위해 추진한 ‘교통 빅데이터 플랫폼 및 센터 구축 사업’에 선정됐다. 이 사업의 하나로 울산시 교통약자들을 대상으로 2019년 8월부터 2021년 말까지 총 18억 원을 투입해 빅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차고지와 배차 위치를 지정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다. 울산시의 경우 장애인 콜택시의 차고지가 한 곳에 있어 대기시간이 길다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교통 빅데이터 플랫폼’의 장애인 콜택시 운행정보, 교통카드 데이터 등을 확보해 빅데이터를 분석했다. ‘교통 빅데이터 플랫폼’은 디지털 뉴딜 데이터 댐의 핵심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다. 산업 전반에 필요한 양질의 데이터를 공급하기 위해 과기정통부가 금융·환경·문화·교통·유통 등 분야별로 데이터의 수집·가공·분석·유통 등을 지원하고 있다.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이 활용한 교통 데이터는 장애인 콜택시 현황, 이용자 콜 정보, 출발지, 도착지, 장애 유형, 휠체어 탑승 여부, 승하차 시간 등 약 65만 7,000건의 운행 데이터와 장애인 등록현황, 교통카드 데이터 등이었다. 울산시는 장애인복지서비스지원협회로 출퇴근하는 장애인 전용차량 ‘부르미’ 62대, 장애인의 이용이 없을 때는 일반 이용으로 전환하는 장애인·비장애인 종합 이용차량 37대, 개인차량으로 자가 출퇴근하는 장애인용 택시 21대를 보유하고 있으나 차고지가 한 곳에 불과해 대기시간 지연 등의 애로사항을 겪었다. - 장애인 콜택시 사용량 80% 증가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은 빅데이터 기반 공간별 수요 특성을 도출해 행정동별 대기시간을 파악할 수 있었고 수요 및 대기시간을 고려한 차고지를 도출할 수 있었다. 분석 결과 도출된 차고지 후보 여섯 곳 중 한 곳을 추가 배치함으로써 대기시간 단축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최적의 차고지를 추가 배치한 결과 장애인 콜택시 사용량은 2020년 일평균 800콜에서 2021년 일평균 1,500콜로 80%가량 증가했음에도 배차 시간은 전년과 동일한 15분을 유지하고 있다. 울산시는 도출된 차고지 후보의 남은 다섯 곳에 대해서도 향후 추가 배치를 검토하고 있다.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의 ‘교통 빅데이터 융합기술’은 장애인 콜택시뿐만 아니라 울산 지역의 시내버스 노선 개편, 노인보호구역 지정, 관광동향 분석 등 다양한 정책 지원에도 활용되고 있다.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은 이 밖에도 디지털 전환을 위한 전문인력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특수학교, 정보소외계층 초·중등학교(약 3,000명)의 소프트웨어 교육 접근성을 강화하고 인공지능 분야의 신산업 육성을 위해 2020년부터 4년 동안 총 56억 원을 투입해 1,300여 명의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구자록 울산정보산업진흥원 원장은 “빅데이터 사업은 디지털 경제 기반이 되는 데이터 댐을 만드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교통약자 및 울산시민들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데이터 및 인공지능에 기반한 과학적 행정이 완성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울산시와 함께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주간 정책정보지 <공감> 한국의 맛 ‘살아서 맛나리라’ - 곰삭은 김치야 반갑다 한식 대표 식문화 아이콘은 김치다. 김치야 사철 맛있다지만 특히 김장김치가 곰삭은 요즘 김치찌개 맛이 가장 좋을 때다. 김칫국물에 맛이 드니 당연히 응용 요리도 맛좋다. 김칫국도 김치전도 김치만두까지 요즘 것이 제대로다. 김치는 한식의 필수 구성요소다. 밥, 국과 함께 상차림의 반찬 가짓수 ‘첩’에도 들지 않는다. 그만큼 기본으로 여겼다. 우리는 김치를 상고 시대부터 먹어왔다. 김치에 관한 다양한 기록이 나온다. 채소를 절여 만든 ‘침채’가 ‘딤최(딤채)’를 거쳐 김치가 됐고 ‘동침’은 동치미가 됐다. 한자로는 장아찌를 총칭하는 ‘지’로 썼다가 김치만 따로 저로 독립했다. 김장은 예전부터 담갔지만 처음에는 무가 기본이었다. 먼 훗날인 18세기에 이르러서야 배추김치가 추가됐다. 임진왜란 이후 들어온 고춧가루도 그때야 대중화돼 배추와 함께 김장독에 들어갈 수 있었다. 김치의 주재료는 다양하다. 배추와 무는 물론이며 대파, 쪽파, 오이, 열무, 알타리, 순무, 갓(겨자잎), 고들빼기(고채), 고수, 고구마순 등 다양한 채소가 김치가 될 수 있다. 심지어 과일도 김치가 된다. 한식재단 전통식품 연구자료에 따르면 현재 실제로 존재하며 전수되고 있는 김치 가짓수가 100여 종에 이른다고 한다. 고춧가루와 젓갈을 넣고 담근 배추김치는 순식간에 한식 밥상을 지배했지만 불과 100여 년이 지난 후 생산원가 불균형과 쌀 섭취량 감소, 육류 반찬 공급 증가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독보적인 반찬 지위를 위협받고 있다. 하지만 김치는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김장, 김치를 담그고 나누는 문화’로 등재되면서 유산균 발효식품이자 건강식품으로 알려져 여전히 세계적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국내 섭취량은 감소해도 오히려 해외에서 김치 소비는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김치는 저장 음식으로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산균이 건강에 많은 이로움을 준다. 역시 염도가 문제이긴 하지만 요거트와 치즈 등의 유산균보다 김치 유산균은 장내 생존력이 더 길어 장 건강에도 좋다고 한다. 김치는 밥뿐 아니라 고기와 라면, 국수 등 웬만한 한식 ‘주식’에 모두 어울린다. 적당히 맛이 든 김치를 쭉쭉 찢어 밥술 위에 올리면 한 그릇이 뚝딱이다. 맨밥이 그러할진대 국밥이나 누룽지, 칼국수는 더하다. 김칫국물은 어디에 넣어도 기본은 한다. 감칠맛을 내는 다양한 재료가 든 복합 양념이라 최고의 조미료 구실을 한다. 살짝만 닿아도 혀끝이 찌르르한 붉은 김치를 보기만 하면 당장 식욕이 아지랑이처럼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볶아먹어도 지져먹어도 끓여도 맛좋은 봄날의 김치 음식 잘하는 집을 몇 곳 찾아봤다. ○ 전국의 김치 맛집 - 굴다리식당 집에서처럼 한 번에 끓이다가 사발에 담아주는 가정식 김치찌개 집이다. 비계가 붙은 큼지막한 돼지고기를 뭉텅뭉텅 썰어 넣고 오래 끓였다. 만화 <심야식당>에 나오는 ‘어제의 카레’처럼 맛이 제대로 들어 고깃덩이를 씹을 때도 김치찌개 특유의 새콤한 맛이 배어난다. 서울 마포구 새창로 8-1. - 장호왕곱창 일명 ‘짤라’집으로 통하는 이 집은 시원한 전골식 김치찌개 맛집이다. 육수에 고기를 충분히 넣고 통배추 김치찌개를 올려 팔팔 끓여낸다. 한소끔 끓고 나면 라면사리를 넣고 다시 한번 끓여낸다. 큼지막한 돼지고기 한 점에 김치를 둘둘 말아먹으면 더욱 좋다. 서울 중구 순화동 6-16. - 솔밭가든 게국지는 충청도 해안가의 김장김치 활용 요리다. 태안은 김장김치가 곰삭은 겨울부터 게장국물로 맛을 낸 김치찌개를 집에서 끓이는데 그게 게국지다. 솔밭가든은 가정식 게국지보다 꽃게와 새우 등 건더기를 통째로 넉넉히 넣고 끓여낸 게국지 전골이 맛있다. 충남 태안군 안면읍 장터로 176-5. - 신라초밥 1977년 개업한 경남 마산의 초밥 노포다. 코스 메뉴 중 독창적으로 개발한 ‘김치초밥’을 시그니처로 올린다. 김치를 초밥에 싸 썰어낸 김치초밥은 코스 메뉴 마지막쯤에 등장하는데 그간 먹었던 생선회와 조림, 튀김 등의 마무리로 썩 훌륭하다. 젓갈을 많이 쓰지 않아 시원한 ‘경상도식’ 김치가 달콤한 초밥과 잘 어울린다.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서1길 8. - 천이오겹살 서울 합정동에서 김치삼겹살을 잘하기로 소문난 집. 냉동삼겹살과 오겹살을 번철에 올리고 그 기름에 새큼한 김치를 지져먹는다. 잘 익은 김치를 지지면 기름진 삼겹살과 궁합이 아주 좋다는 것은 한국인 누구도 안다. 서울 마포구 양화로7길 12. 주간 정책정보지 <공감> BF 문화 한걸음 꿈은 이루어진다 ○ 빌리 엘리어트 영국 북부 탄광촌에 사는 11세 소년 빌리는 매일 복싱을 배우러 가는 체육관에서 우연히 발레 수업을 봅니다. 빌리는 토슈즈를 신은 여학생들 뒤에서 동작을 따라합니다. 빌리에게 재능을 발견한 발레 선생님 윌킨슨 부인은 빌리에게 특별수업을 해주고, 로얄발레학교의 오디션을 보라고 권유합니다. “발레는 여자들이나 하는 것”이라며 반대하는 아버지 몰래 신나게 춤을 추던 어느 날, 빌리는 불쑥 체육관에 찾아온 아버지와 맞닥뜨립니다. 발레를 반대하던 아버지도 아들을 물심양면으로 돕고, 빌리는 로얄발레학교 오디션에 합격합니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속담이 잘 통하지 않는 요즘, 빌리는 계급이나 빈부의 격차를 이겨내고 잠재된 능력을 마음껏 펼치는 ‘용’인 셈이죠. 이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빌리를 응원하게 될 겁니다. 또한 이 영화는 영국 광산 노동자들의 파업 사태도 잘 드러내 평론가로부터 극찬을 받았습니다. 정보: 2000/영국, 프랑스/극영화/장편/110분/12세 이상 관람가/감독 스티븐 달드리/출연 제이미 벨, 줄리 월터스, 게리 루이스 배리어프리 버전: 연출 정재은/내레이션 이요원/제작지원 효성그룹 ○ 드림빌더 주인공 미나는 자상한 아빠, 귀여운 햄스터 ‘비고’와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빠의 재혼으로 새로운 가족 ‘제니’와 자매가 되면서 평온하던 일상에 변화가 찾아오고, 급기야 비고를 잃을 위기에 처합니다. 어느 날 밤 우연히 꿈속 세상을 발견한 미나는 그곳에서 마치 영화처럼 꿈을 만드는 드림빌더를 만납니다. 미나는 소중한 반려 햄스터 비고와 평온한 일상을 되찾기 위해 깜찍한 계획을 세웁니다. 사랑하는 아빠마저 자신의 말보다 제니의 말에 더 귀를 기울이자 드림빌더의 세계에서 제니의 꿈을 조정하기로 한 거죠. 모두가 잠든 밤, 상상하는 모든 것이 이루어지는 꿈의 세계! 꿈을 만들어 내는 세계라는 새로운 관점과 함께 꿈의 소중함도 느낄 수 있는 영화입니다. 정보: 2019/덴마크/애니메이션/장편/80분/전체 관람가/감독 킴 하겐 젠슨 배리어프리 버전: 연출 오성윤/내레이션 안희연/제작지원 효성그룹 ○ 완득이 남들보다 키는 작지만 누구보다 큰 존재인 아버지, 언제부터인가 가족이 되어버린 삼촌, 그리고 고등학생 완득이. 가진 것도, 꿈도 희망도 없는 완득이는 담임선생님 동주가 없어지길 희망합니다. 입만 열면 막말을 하는 동주가 완득이에게 오지랖에 가까울 정도로 관심을 쏟기 때문이죠. 오밤중에 쳐들어와 아버지, 삼촌과 술잔을 기울일 정도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동주는 존재조차 모르고 살았던 친엄마를 만나 보라고 권하고, 완득이는 친엄마가 필리핀인이라는 것을 안 뒤 혼란을 겪습니다. 서로에게 멘토이자 멘티가 되어주는 모습, 철천지원수 같지만 가족만큼이나 따뜻한 모습에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청소년 소설로는 이례적으로 70만부가 판매되며 화제의 베스트셀러로 오른 동명소설이 원작입니다. 이 영화에서 완득이의 친엄마로 나오는 이자스민 씨는 실제 필리핀 출신의 이주 여성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습니다. 정보: 2011/한국/극영화/장편/107분/12세 이상 관람가/감독 이한/출연 김윤석, 유아인 배리어프리 버전: 연출 이한/내레이션 최강희 ○ 별리섬 스펙을 충족시킬 수 있는 아르바이트를 찾아 별리섬으로 들어온 신입 영어 강사 한기탁, 3년 차 베테랑 수학 강사로 근무하는 정석은 개성 강한 아이들을 가르치게 됩니다. 여기에 미래의 첩보원을 꿈꾸는 허나라, 뷰티 유튜버를 꿈꾸는 신봉선, 중2병을 앓고 있는 나중희, 더러운 짓만 똑같이 하는 쌍둥이, 첫 수업부터 보이지 않는 차상구까지 다양한 인물이 등장하지요. “끝까지 잡아준 사람… 처음이었어요, 선생님이. 고마워요.” 상구는 ‘어차피 모든 선생님들이 이 섬을 떠날 거야’라고 생각하면서 마음을 닫았지만, 한기탁이 진심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점차 달라집니다. 상구는 자신이 받은 관심과 사랑을 나누고 싶어서 선생님이라는 꿈까지 갖게 되지요. 분위기가 자칫 가라앉을 수 있지만, 구수한 사투리와 재치 있는 유머 감각이 있어 결코 지루하지 않습니다. 뚜렷한 꿈을 찾고 나아가는 모습을 통해 꿈과 열정, 소통이라는 분명한 메시지를 전합니다. 진심과 공감은 변화의 계기를 가져올 겁니다. 정보: 2018/한국/극영화/단편/30분/전체 관람가/감독 배종/출연 변요한, 공승연, 박희순 배리어프리 버전: 연출 배종/내레이션 신온유 * 배리어프리 영화 공동체 상영 이용 방법 -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 누리집(http://barrierfreefilms.or.kr) 접속 후 바로 신청하거나 신청서를 내려 받은 뒤 이메일로 접수 - 문의 02-6238-3200, barrierfreefilms@gmail.com 생활과 건강 찌릿찌릿 허리 통증, 허리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 척추 질환은 연령이 증가하면서 척추에서 발생하는 전형적인 퇴행성 병변입니다. 척추의 대표적인 구조물은 척추체, 추간판, 인대, 그리고 후관절을 비롯한 다양한 뼈로 이루어집니다. 추간판은 척추체 사이에서 움직임을 보존해 주고 충격을 완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정상적으로 척추체 사이에 있어야 하는 조직입니다. 후관절은 여러 척추체를 연결해 주고, 황색인대를 비롯한 다양한 인대는 척추의 안정성을 유지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구조물은 신경이 지나가는 척추관을 형성해 신경을 보호합니다. 척추관을 구성하는 구조물은 연령이 증가하면서 다양한 변화가 발생하는데, 이로 인한 대표적인 질환으로 추간판탈출증과 척추관협착증이 있습니다. 추간판탈출증은 수핵의 수분이 빠져 나가면서 푸석해지고 어떠한 압력의 증가로 인해 추간판이 빠져 나와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입니다. 척추관협착증은 추간판을 비롯해 후관절과 황색인대 등이 비후되어 척추관을 좁혀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입니다. 두 질환 모두 하지로 내려가는 신경을 압박해 다양한 신경학적인 증상을 유발합니다. 두 질환 모두 하지 통증 또는 저린감이 압박되는 신경의 분포에 따라 나타나지요. 심각한 압박으로 신경이 손상을 받게 된다면 감각 저하나 마비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더 심한 경우에는 대소변 장해까지 발생하는 마미증후군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척추관협착증의 경우 일반적인 추간판탈출증과 구별되는 증상이 있습니다. 바로 보행 시 하지 통증이 더 심해지고 쭈그려 앉거나 쉬면 통증이 호전되는 신경학적인 간헐적 파행이 특징이지요. 혈관성 파행도 있는데 이는 보행 시나 쉬는 자세에서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것으로, 하지의 혈관 질환으로 인하여 발생합니다. 정확한 진단은 신경학적인 증상을 기본으로 해 MRI, CT 등을 통한 정밀검사로 내릴 수 있습니다. CT는 뼈 구조를 보기 좋은 검사이며 MRI는 신경 및 연부 조직과 추간판을 비롯한 근육 등의 변성도 확인이 가능한 검사입니다. 비록 고가이나 MRI 검사는 정확한 판단을 위해 필요합니다. 두 질환의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수술입니다. 척추 질환 자체로 인하여 생사의 문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감내할 수 있는 정도의 통증이라면, 일상생활에 제약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면, 보존적인 치료로 증상을 유지하는 것이 치료의 시작입니다. 즉, 반드시 수술이 필요한 마비 등 신경학적인 결손이 발생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수술이 선행될 필요는 없습니다. 보존적 치료의 일반적인 순서는 안정 가료를 비롯한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등이 있고, 증상의 호전이 없다면 신경차단술을 비롯한 다양한 시술이 도움이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고가의 시술보다 신경차단술을 선호하는데, 그 이유는 아직까지는 시술이 신경차단술에 비해서 월등한 효과가 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지속적인 시술 후에도 증상의 호전이 없다면 종국에는 수술적인 치료가 요구됩니다. 추간판탈출증의 경우 내시경이나 현미경을 이용해 신경을 보호하는 뼈 구조물을 일부 제거하고, 탈출된 추간판 조각을 제거해 신경을 풀어주는 수술을 시행합니다. 대부분은 5cm 미만의 절개로 가능합니다. 척추관협착증의 경우에는 신경을 압박하는 뼈와 인대를 비롯한 다양한 구조물을 제거해야 합니다. 광범위한 절개가 필요할 뿐 아니라 척추의 불안정증이 유발될 가능성이 있다면 나사못을 이용한 고정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척추 질환은 연령이 증가하면서 발생하는 퇴행성 질환이므로 뚜렷한 예방법은 없습니다. 다만 지연시키기 위한 방법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세와 스트레칭입니다. 요추는 정상적으로 배가 나오는 C자 형태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각각의 추간판에 걸리는 압력을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따라서 몸을 굽히는 동작이나 자세는 추간판 질환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앉거나 보행 시 허리를 펴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또한 의자와 침대를 이용한 생활도 필요합니다. 복근이나 허리 주변 근육을 꾸준히 강화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척추를 잡아주는 허리 근육이 강해지면 척추의 퇴행을 막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빠르게 걷기, 수영, 등산, 간단한 에어로빅 등을 통해 허리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하는 게 좋습니다. 다만 통증이 있는 상태에서는 무리한 운동은 하지 않습니다. 통증이 호전되는 양상이라면 점차 운동량을 늘려 근육 운동 등을 하면 됩니다. 오래 앉아 있는 것은 서 있거나 누워 있을 때보다 척추에 가해지는 압력이 훨씬 큽니다. 시간당 1회 정도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돌며 몸의 긴장감을 없애 주거나 틈틈이 스트레칭을 통해 굳은 척추 근육과 인대를 풀어주십시오. 전형준 교수(한양대병원 신경외과) 이상재의 클래식 뮤직 모차르트, 하이든, 베토벤의 ‘고전주의 음악’ 서양음악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자주 ‘고전음악’, ‘고전주의 음악’이라는 말을 접합니다. 이는 ‘고전문학’이라고 칭하는 그것과 같은 의미를 가집니다. 따라서 고전음악은 대중음악, 상업음악, 민속음악 등과 여러 면에서 다릅니다. 음악 그 자체가 갖는 본질적인 가치와 하나의 예술로서의 음악미, 다시 말해 ‘순수한 미학적 가치’만을 그 창작과 연주의 목표로 하지요. 감상하는 사람들도 그러한 심미적 가치를 찾으려고 애쓰는 순수한 대상으로서의 추상예술을 말합니다. 우리가 흔히 ‘클래식 음악’ 또는 ‘예술음악’이라고 말하는 것이 바로 이것이죠. 고전주의 음악이란 고전주의 시대(1750~1820) 동안 성행했던 특수한 음악, 즉 그 전의 시기인 바로크 시대와 그 후의 시기인 낭만주의 시대의 음악과 확연히 구별되는 뚜렷한 양식적 특성을 가진 음악을 통틀어 일컫는 말입니다. 고전음악의 여러 시대들 중 약 70년간을 지배했던 서유럽의 음악을 한정적으로 부르는 용어이지요. 바흐의 죽음(1750년)과 함께 바로크 시대가 끝날 무렵, 프랑스에서는 궁정을 중심으로 매우 밝고 경쾌하고 화려하며 장식적인 음악이 유행했습니다. 이 시기의 음악을 흔히 ‘로코코 양식’ 혹은 ‘갈랑 양식’의 음악이라고 합니다. 바로크 음악에서 찾을 수 있는 격정이나 대위법적인 완성미, 고전주의 음악에서 두드러지는 형식미나 균형미 등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바로크와 고전주의 시대를 연결하는 교량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음악사적으로는 매우 중요한 양식입니다. 고전주의 시대에도 많은 음악가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작품들을 쓰고 연주했습니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곡가는 세 명에 불과합니다. 너무나도 친숙한 모차르트와 하이든, 베토벤이 바로 그들이죠. 이 세 작곡가는 고전주의 시대의 대표적 작곡가로 언급되지만, 그들 각자의 삶이나 음악관, 창작 세계 등은 매우 다릅니다. 하이든은 이전부터 전해 내려오던 음악가에 대한 전통적인 인식, 즉 영주의 궁정에 소속되어 필요에 따라 음악을 작곡하고 연주하는 일에 대해 큰 불만이나 저항 없이 음악가로서의 생을 성실히 산 사람입니다. 그는 휴가를 원하는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간절한 뜻을 영주 에스테르 하지 공에게 전달하고자 각 단원들이 자신의 파트가 끝나면 차례로 퇴장하는 독특한 형식의 곡(고별 교향곡)을 작곡했습니다. 자신이 작곡한 음악을 들으며 꾸벅꾸벅 조는 귀족들을 놀라게 하기 위해 교향곡 제2악장의 조용한 선율 한가운데에 엄청나게 큰 포르테의 코드를 삽입(놀람 교향곡)하기도 했죠. 그는 매우 소박하고 겸손한 성격의 소유자였고 유머 감각이 뛰어났습니다. 음악이라는 매개를 통해 많은 것을 담고 표현했던 참다운 의미의 예술가였죠. 모차르트는 그가 모시고 있던 잘츠부르크의 영주를 따라다녔습니다. 그러나 여행을 할 때마다 14등급으로 나뉜 하인들 중 가장 천한 대접을 받았던 요리사의 바로 윗자리 즉, 13번째 자리에서 식사하는 자신의 지위를 견디지 못했습니다. 마부나 짐꾼, 목공보다도 더 못한 취급을 받자 빈으로 떠났지요. ‘예술가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그에 부합하는 인정과 존중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직접 행동으로 옮긴 그는 예술가로서의 자신의 가치를 확인했던 최초의 작곡가였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유럽의 각국을 누비며 박수갈채를 공기처럼 호흡하며 살았기에 자신에 대한 강한 긍지가 이러한 결단에 큰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 또한 이것은 완벽한 기술과 뛰어난 음악성을 지녔다는 점, 음악의 존재가치에 대한 확실한 믿음, 사회적 통념에 대한 저항 등이 강하게 표출된 사건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음악사상 최초의 프리랜서로서 채 10년을 넘기지 못하고 가난과 질병으로 세상을 떠납니다. 그가 남긴 600곡이 넘는 작품들이 오늘날 세계 각지에서 널리 연주되고 있지요. 그 속에서 그의 예술적 고뇌와 고독한 몸부림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베토벤은 음악사상 최초로 자신이 작곡한 작품의 판매 수입만으로 삶을 영위한 작곡가입니다. 물론 대부분의 수입은 우리에게는 별로 알려지지 않은 스코틀랜드 민요의 4성부 편곡을 통해 얻었지만요. 그는 하이든처럼 영주의 보호 아래 활동하면서 안락을 구하지도 않았고, 모차르트처럼 외로운 투쟁의 끝에 죽음을 맞이하지도 않았습니다. 베토벤은 음악적 능력뿐 아니라, 귀족사회가 붕괴되고 시민사회로 옮아가는 시기였던 시대가 중요한 역할을 차지했습니다. 그가 한 예술가로서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하고 음악사에 한 획을 그을 수 있게 만들었죠. “나는 음을 통해 철학을 말하는 음의 시인이 되겠다”고 말한 그의 고귀한 목표를 마침내 달성할 수 있었던 겁니다. 그리하여 업적과 다음 시대에 미친 영향이 가장 큰 대작곡가의 한 사람으로 일컬어지게 되었습니다. 계몽사상과 프랑스혁명, 뒤이은 숱한 전쟁 그리고 질풍노도의 시대와 코스모폴리탄이라는 개념. 변화와 혼란 속에서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은 자신의 가치를 찾고 그 속에서 독특한 자신만의 세계를 완성했습니다. 그들이 작곡한 수많은 걸작들로 우리의 하루하루가 아름답고, 윤택해지고 향기로워졌습니다. 그들의 위대한 정신이 시공을 초월하여 우리의 삶에 크나큰 울림을 줬기 때문이지요. 이상재 교수(나사렛대학교) 살며 생각하며 패럴림픽, 우리 모두의 경기 ‘2022 베이징동계패럴림픽’이 3월 4일부터 13일까지 개최됐습니다. 코로나19, 그리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스포츠계에도 불안감이 조성됐지만 올림픽은 지구촌의 대축제입니다. 우리는 스포츠를 통한 평화와 화합, 그리고 인류애의 실천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패럴림픽(Paralympics)은 하반신 마비의 ‘Paraplegic’과 올림픽의 ‘Olympic’을 합성한 말로, Para는 그리스어로 ‘함께, 나란히’라는 뜻을 가집니다. 패럴림픽에 출전하는 모든 선수들은 올림픽에 출전하는 비장애인 선수와 마찬가지로 장애로 인해 차별받지 않고 자신이 가진 실력을 발휘하며 정정당당히 경쟁하는 기회를 얻습니다. 같은 스포츠인으로서 동등한 대우를 받아야 하죠. 하지만 패럴림픽과 장애인 선수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은 많이 부족합니다. 올림픽과 달리 패럴림픽 중계방송 대부분은 생방송이 아닌 녹화중계이고, 이마저도 새벽 시간대에 편성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연스레 국민의 관심이 멀어질 수밖에 없지요. 방송국은 시청률을 이유로 편성 시간을 최대한 줄일 수밖에 없지만, 패럴림픽 경기 시청을 원하는 시청자 입장에서는 큰 소외감을 느끼고, 결국 패럴림픽은 장애인만의 반쪽짜리 축제로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장애인 앵커로 활동 중인 저에게도 큰 아쉬움으로 다가왔습니다.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사실 저 역시도 예전에는 패럴림픽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못했고, 알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변하고 있습니다. 장애와 비장애를 너머 균등한 기회가 주어지는 점, 장애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장애인식개선의 필요성은 장애인 스포츠에서도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변화의 기류는 방송가에도 나타났습니다. KBS는 변화의 선두에 서서 발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지난 ‘2020 도쿄패럴림픽’ 당시 중계 시간을 대폭 늘렸습니다. 무엇보다 다른 점은 대회 기간 내내 제가 메인 뉴스인 ‘9시 뉴스’에서 패럴림픽 소식을 전했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막중한 임무가 생기면서 ‘과연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앞서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내 패럴림픽을 보다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잘 전해서 장애인식개선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바람과 소명 의식으로 바뀌었습니다. 패럴림픽 기간 동안 낮 12시 뉴스와 밤 9시 뉴스에서 패럴림픽 소식을 전했습니다. 패럴림픽 종목을 섭렵하기 위해 하루 2~3시간만 자는 강행군을 이어갔고, 틈틈이 스포츠 뉴스를 돌려보면서 패럴림픽 관련 소식에서 놓치는 부분이 없도록 노력했습니다. 피로가 누적돼 입안이 온통 헐고 입술에 하얗게 포진이 내려앉았습니다. 그러나 TV를 통해 제 모습을 지켜본 시청자들의 반응도 뜨거웠습니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장애에 대한 편견을 깨는 계기가 됐다”는 반응부터 “패럴림픽 종목의 관전 포인트를 알려 달라”는 질문까지 다양한 시청자 후기가 줄을 이었습니다. 소진된 체력을 회복하느라 애를 먹기는 했지만, 패럴림픽과 장애인 스포츠를 많은 이들에게 알릴 수 있어 뿌듯했습니다. 선수들도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태권도의 주정훈 선수는 “남과 다르다는 이유로 동정의 대상이 되는 게 아니라, 동경의 대상이 될 수 있도록 멋진 경기를 펼칠 것”이라고 말했고, 양궁의 조장문 선수는 하늘에서 응원하는 남편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을 남겼습니다. 도쿄패럴림픽에서의 새로운 시도와 변화는 ‘2022 베이징동계패럴림픽’에서의 더 큰 도전으로 이어져 나갔습니다. 제가 직접 동계패럴림픽 전 종목을 취재하고 뉴스를 통해 특별영상을 내보내기로 한 것입니다. 방송국 입장에서는 큰 모험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저를 포함한 방송국 스태프, 그리고 선수들 모두가 한마음으로 뭉쳤고, 모든 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습니다. 영하 15도의 혹독한 추위를 경험하기도 했지만 현장 취재 덕분에 동계패럴림픽 종목에 대해 제대로 알릴 수 있었습니다. 휠체어를 타고서는 못 올 거라 생각했던 스키장의 하얀 설원을 밟는 경험은 황홀했습니다. 스포츠에 대한 열정으로 꿈을 향해 나아가는 선수들의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에 대한 반성도 할 수 있었습니다. 고소공포증이 심하지만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파라스노보드의 박수혁 선수는 “승패를 떠나 그동안 고생했던 자신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습니다. 선수들은 저마다의 역경을 딛고 일어섭니다. 포기하지 않는 집념과 끈기는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었고 장애인식개선에도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장애와 비장애의 구분이 무의미합니다. 올림픽과 패럴림픽에 대한 관심이 고루 뜨거운 사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패럴림픽이 장애인만의 반쪽짜리 대회가 아닌 우리 모두의 경기와 축제가 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팀 코리아 파이팅! 최국화 앵커(KBS) 문화재 이야기 서울 고종 어극 40년 칭경기념비 고종(재위 1863~1907)의 등극 40돌을 기념하고, 그의 나이 51세에 ‘기로소’에 들어간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비석. 비를 보호하는 비전 안에 있다. 또한 이 비석에는 고종이 처음으로 나라 이름을 ‘대한제국’으로 고치고 황제의 칭호를 사용한 것을 기념하는 의미도 담겨 있다. 기로소는 정2품 이상의 문관 중 70세 이상 된 자를 우대하는 제도로, 고려 때의 기영회를 계승한 관제다. 조선 태조가 60세 되던 해에 친히 기영회에 들어갔는데, 이후 왕들이 오래 살지 못해 기로소에 들어가는 이가 없자 숙종과 영조 등이 60세를 바라보는 나이라 해 미리 앞당겨 들어간 것을 본받아 고종은 신하들의 건의에 따라 51세에 들어갔다. 비석은 귀부, 비몸, 이수로 구성돼 있다. 비몸 앞면에는 황태자인 순종의 글씨가 있으며, 비문은 윤용선이 짓고 민병석이 썼다. 비를 보호하기 위한 건물은 앞면 세 칸, 옆면 세 칸의 정자형 건물로 건물 기단 둘레에 돌난간을 설치했다. 이 건물의 남쪽에 설치한 문은 돌기둥을 세우고 철문을 달았는데, 문의 가운데 칸에는 무지개 모양의 돌을 얹어 ‘만세문’이라는 이름을 새겨 넣었다. 이 문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인이 떼어 가서 대문으로 사용하던 것을 광복 이후 찾아와 복원한 것이다. 비를 보호하는 비전은 20세기 초 전통적인 건축 양식의 틀이 해체되기 직전에 세워진 건물로, 당시 이러한 유형의 건물 중 대단히 아름다운 자태를 드러낸다. 이 시기에 세워진 덕수궁의 다른 여러 건물과 함께 중요한 연구자료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