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으로 읽는 국정 제168호 2021. 10 발행: 문화체육관광부 www.mcst.go.kr 발행인: 황희 발행일: 2021. 10. 1. 제작협력: (주)도서출판 점자 www.kbraille.net 문의: 02-3426-7212, 044-203-3016 음성 사서함: 02-2092-9000 (7511) 이 책자에 수록된 내용은 정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contents 사람의 향기: 국내 1호 음성해설 방송작가 서수연 씨 4 알짬 정보: 삼양·오뚜기 컵라면에 점자 표기 외 15 공감 정책: 강한 경제와 민생 버팀목 위한 2022 예산안 25 공감 현장: 발달장애 청년 위한 맞춤형 일자리 46 재활과 건강: 삼킴장애, 음식을 삼킬 때 힘이 들고 사레가 걸린다면 59 이동우의 음악칼럼: 행복 68 살며 생각하며: 완벽한 접근성이 필요하다 84 문화재 이야기: 정읍 내장산 단풍나무(천연기념물) 94 사람의 향기: 국내 1호 음성해설 방송작가 서수연 씨 “장애·비장애 구분 없이 함께 즐기는 콘텐츠를 만듭니다” 음성해설은 본래 시각적 매체에 접근이 어려운 시각장애인을 위한 배리어프리 콘텐츠다. 그런데 최근에는 비장애인에게까지 인기를 얻고 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오디오 콘텐츠가 주목을 받으면서 ‘새로운 감상 기법’으로 음성해설을 손꼽기 시작한 것이다. 20년간 음성해설의 길을 걸어온 서수연 작가는 “뿌듯하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시각장애인뿐 아니라 어르신, 언어를 배우는 어린이, 외국인 등으로 수요가 늘어난다면 국내 음성해설 시장이 커지고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콘텐츠 또한 다양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Q. 만나서 반갑습니다. A. 안녕하세요. 2003년 KBS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걸렸네’를 시작으로 20여 년간 음성해설 대본을 집필하고 해설하는 방송작가 서수연입니다. ‘더 킹: 영원의 군주’, ‘대장금’, ‘CSI: 과학수사대’ 등의 드라마와 영화 ‘블라인드’, 연극 ‘트랜스 십이야’ 등 6,000편 이상을 해설했어요. 올해는 드라마 ‘로스쿨’, ‘런온’, ‘알고있지만’, 넷플릭스 오리지널 ‘마이 네임’과 연극 ‘김이박이 고등학교에 입학할 때’의 해설을 맡았어요. Q. 어떻게 이 일을 시작하게 됐나요? A. 처음에는 한 케이블방송사의 작가로 일했어요. 기획부터 게스트 섭외, 편집 등 프로그램 제작 과정을 두루두루 경험했지요. 힘들었지만 프로그램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었고, 그 경험이 음성해설 콘텐츠 제작의 자산이 되었습니다. 우연한 계기로 2001년부터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에서 낭독봉사를 시작했는데, 사명감보다는 ‘책 읽기를 좀 더 의미 있게 해보자’고 생각했어요. 그때의 인연으로 미디어접근센터에서 음성해설 작가 제안을 받았죠. 낭독봉사가 삶의 전환점이 된 셈입니다. Q. 음성해설을 처음 시작했던 때를 기억하나요? A.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KBS 드라마 ‘대추나무 사랑걸렸네’에 참여했는데, 지금이라면 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배리어프리 콘텐츠가 첫발을 떼던 시기라 이렇다 할 이론서나 체계가 잡혀 있지 않았어요. 요즘은 영상을 파일로 제공해주지만 그때만 해도 방송을 비디오로 녹화해야 음성해설을 할 영상을 마련할 수 있었죠. 항상 본방송 시간에 맞춰 대기해야 했어요. 음성해설 대본을 작성하기 위해 같은 영상을 연거푸 되돌리다 보니 종종 비디오 플레이어가 고장 나기 일쑤였죠. 수리점에 들고 가면 “도대체 어떻게 사용했기에 이 정도로 망가졌나요?”라는 말을 자주 들었어요. 다소 생소한 작업이다 보니 우왕좌왕하고 자주 헤매기도 했죠. 음성해설 방송을 시청한 뒤 재활사이트 게시판에 남긴 시각장애인의 코멘트를 길잡이 삼아 노하우를 찾아갔어요. 그 시간은 제게 큰 성취감과 보람을 안겨주었습니다. 음성해설 작가로의 방향을 굳히게 됐고요. 지금도 그때 받은 코멘트를 종종 들여다봅니다. Q. 음성해설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인가요? A. 대개 ‘화면해설’로 불리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음성해설이라는 표현이 더 정확합니다. 화면해설이라고 하면 영화나 드라마 등 영상매체만 해당되지만, 음성해설 작가는 뮤지컬이나 사진, 수목원의 식물 설명, 그림책 등 작품이나 매체의 구분 없이 일하기 때문이죠. 가장 중요한 건 ‘정보의 선별’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간상으로나 지면상의 이유로 장면의 모든 부분을 설명하기란 불가능해요. 하지만 장면에서 결코 놓쳐서는 안 되는 주요 대목은 있기 마련이고, 그것을 간략하게나마 이해하기 쉬운 음성해설 대본으로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드라마 같은 경우가 그러한데요, 오프닝 장면에서 목적성이나 주제를 소품 혹은 글자체 등을 통해 은연중 표현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런 키포인트는 꼭 짚어줘야 시각장애인도 좀 더 깊게 작품에 몰입할 수 있습니다. 여백의 미도 중요합니다. 특정 장면에서 이야기 전체를 아우르는 소품이 등장할 때가 있는데, 그걸 직접적으로 해설하는 것도 좋지만 “○○가 무언가를 바라본다”는 식으로 시각장애인에게 상상의 여지를 주는 것이 중요해요. Q. 이 일의 장점, 그리고 아쉬운 점을 꼽는다면요? A. 많은 방송작가들이 밤을 새우곤 하는데, 저는 눈을 좀 붙이다가 새벽에 깨서 작업하는 편이에요. 그때가 조용한 시간대라 그런지 집중이 잘됩니다. 혼자 묵묵히 작업하기 때문에 시간 분배가 자유로운 게 장점이에요. 가끔 사람이 그리울 때도 있지만, 그때는 ‘얼른 마감부터 하자’는 생각으로 자신을 다독여요. 아쉬운 점이라면 인력 부족과 공급 부족을 들 수 있습니다. 각종 기관에서 음성해설 작가를 양성하고 있지만, 현장에서 원하는 전문가가 되기까지는 많은 시간과 경험이 필요합니다. 또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을 만큼 작품 제작이 활발해야 하는데, 아쉽게도 제작비 등의 문제로 소극적인 실정이에요. 화면해설방송 의무편성 비율이 10%를 겨우 지키거나 넘기는 데 그치고, 다채로운 프로그램도 지원하지 못하고 있죠.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은 화면해설을 제공하지 않고요. 영국에서의 유학 생활을 더듬어보면, 화면해설이나 음성해설이 매우 활발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작품이 제작되고 있었어요. 그만큼 배리어프리 콘텐츠에 관심이 많죠. 우리나라도 배리어프리 콘텐츠에 대한 여건과 인식이 좀 더 나아지길 바라봅니다. 아울러 제작자들이 시청각 장애인에게 조금만 더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A. 지난 8월에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 온라인으로 주최한 ‘2021 무장애예술주간 프리뷰’ 행사에 참석했어요. 각 분야 창작자 및 문화예술 관계자들이 모여 각종 배리어프리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이었죠. 음성해설이 스크린 밖을 나와 다양한 작품으로 확산되는 것을 보면 가슴이 벅차올라요. 장애로 인해 한정된 콘텐츠만 볼 수밖에 없는 현실, 같은 작품을 봤으나 부득이하게 벌어지는 격차…. 그런 것들이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에 벽을 쌓는다고 생각합니다. 음성해설이 그 단차를 조금이나마 낮추고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든다고 생각해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극장에 나란히 앉아 음성해설이 가미된 영화와 연극을 보고, 무대 조명과 효과에 대한 감상까지 함께 나눌 수 있는 그날이 오기를 기원합니다. 김수정·신혜령 기자 알짬 정보 삼양·오뚜기 컵라면에 점자 표기 외 01. 삼양·오뚜기 컵라면에 점자 표기 삼양식품과 오뚜기가 시각장애인을 위해 컵라면에 점자 표기를 도입했다. 그간 시각장애인은 라면을 구매할 때 점자 표기 제품이 없어 불편함을 겪었다. 삼양식품은 점자가 표기된 불닭볶음면과 삼양라면 컵라면을 출시했다. 제품 이름을 각각 ‘닭’ ‘삼양’으로 축약해 점자로 용기 하단에 표기했다. 용기 외부에 만질 수 있는 선을 새겨 넣어 이를 통해 물의 양을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삼양식품은 올해 상반기부터 용기 제작 업체에 점자와 외부 물 확인선 삽입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출시를 준비해왔다. 제품 개발에는 시각장애인 유튜버 ‘원샷한솔’이 참여했다. 삼양식품은 원샷한솔의 모교인 한빛맹학교에 점자 표기 컵라면을 기부하고, 점자 표기를 다른 제품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오뚜기도 점자를 표기한 ‘컵누들 김치·얼큰 쌀국수’ 컵라면을 내놓았다. 오뚜기는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의 협조를 받아 용기에 제품명, 물 붓는 선,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여부를 점자로 표기했다. 오뚜기는 앞으로 컵라면 전 제품으로 점자 표기를 확대할 방침이다. 문의 080-940-3333(삼양식품), 080-088-1212(오뚜기) 02. 서울 마포경찰서, 시각장애인 위한 점자·음성 민원 서식 도입 시각장애인이 고소나 범죄경력조회, 정보공개청구 등 경찰 민원을 더 쉽게 낼 수 있도록 하는 점자·음성 서식이 도입됐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9월 6일 전국 경찰관서 최초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음성(QR코드) 민원 신청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날부터 마포경찰서 민원실에는 집회 신고서, 고소장, 범죄경력조회 신청서, 성범죄·아동학대 관련 범죄전력조회 요청서, 정보공개청구서 등 점자와 음성으로 변환 제작된 민원 서식 5종이 비치됐다. 그간 시각장애인이 경찰에 민원을 내기 위해서는 서식을 읽고 내용 작성을 도와줄 담당자나 보조인이 동석해야 했다. 이 때문에 민원의 주체인 시각장애인이 접수 과정에서 수동적 역할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찰은 서식 제작에 앞서 한국장애인소비자연맹, 대한안마사협회,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등 관련 단체의 의견을 받아 반영했다. 경찰 관계자는 “점자·음성 서식 도입은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세심한 치안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취지”라며 “이번 시각장애인을 위한 치안 서비스가 전국 경찰관서와 타 부처, 행정기관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의 182 03. 남양주시, 시각장애인 한국어회화 강사 ‘이어톡’ 사업 시작 경기 남양주시가 시각장애인을 한국어회화 강사로 양성해 외국인을 대상으로 회화 전화 교육을 하는 ‘이어톡’ 사업을 시작했다. 남양주시는 지난해 안마 등 특정 분야에 한정된 중증 시각장애인의 새로운 일자리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시각장애인도 비교적 쉽게 도전할 수 있는 한국어회화 전화 교육인 ‘이어톡’ 사업을 마련했다. 본격적인 사업 시작에 앞서 시각장애인 대상 한국어회화 강사 양성과정을 통해 17명의 시각장애인 강사를 양성한 남양주시는 최근 한국어회화 교육을 희망하는 외국인 17명과 이들을 연결해 성공적인 첫 교육을 마쳤다. 이번에 양성된 시각장애인 강사들은 앞으로 한국어회화 교육을 희망하는 외국인 근로자나 다문화가정 여성들과 연결돼 매 회마다 총 16차례에 걸쳐 전화 교육을 진행하게 된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일자리의 양과 질도 중요하지만 사회 배려계층을 위한 일자리 발굴은 그 양과 상관없이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처음 진행되는 사업인 만큼 우선 세 차례에 걸쳐 외국인 90여 명을 대상으로 이어톡 사업을 시범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의 031-590-2114 04. 국정원, 첫 장애인 신입 공채 진행 국가정보원이 창설 60년 만에 처음으로 장애인 대상 7급 직원을 선발한다. 국정원은 해외정보, 북한정보, 과학기술(전산), 어학(영어) 등 총 4개 부문에서 장애인 대상 신입 공채를 진행한다. 서류심사 합격자는 10월 중 발표되며, 11월 1·2차 면접과 신체검사를 거쳐 선발된 최종합격자는 내년 초 특정직 7급으로 임용된다. 국정원 관계자는 “장애인 채용 전형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우수한 인력을 발굴하는 채용의 한 축”이라며 “앞으로도 장애인 채용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정원은 지난해 10월과 올해 2월에 장애인 경력 채용을 한 바 있다. 당시 선발된 직원들은 특정직 6급으로 임용돼 현재 소프트웨어 개발과 재정·회계 등 분야에서 근무하고 있다. 문의 02-558-9600 05. 올해 전국체전 무관중으로 열린다 오는 10월부터 경상북도 곳곳에서 열리는 제102회 전국체전과 제41회 전국장애인체전이 무관중 경기로 치러진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선수단은 대회 참가 48시간 전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고 음성으로 확인된 경우에만 전용 차량으로 이동해 체전에 참가할 수 있다. 만일 경기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 해당 종목 경기를 중단하고 경기장을 최소 이틀 이상 폐쇄한다. 이후 체전 진행 여부는 대한체육회와 경북도가 협의해 결정한다. 아울러 손님맞이에는 인공지능 안내 로봇을 활용하고, 도내 23개 시·군 누리소통망(SNS) 채널을 통해 개·폐회식을 생중계할 예정이다. 전국체전은 10월 8일부터 14일까지, 전국장애인체전은 10월 20일부터 25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문의 054-880-3289 공감 정책 강한 경제와 민생 버팀목 위한 2022 예산안 - 강한 경제·민생 버팀목 위한 확장적 재정 기조 유지 ‘강한 경제와 민생 버팀목’을 내세운 2022년도 정부 예산안이 2021년 본예산(558조 원)보다 8.3% 늘어난 604조 4,000억 원 규모로 편성됐다. 정부는 코로나19 방역 상황이 지속되고 위기극복·경기회복·격차해소·미래대비를 위한 재정 수요가 긴요한 만큼 확장적 재정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8월 31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2022년 예산안 및 2021~2025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확정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시기 정부가 해야 할 역할과 재정투자 방향을 분명하게 담아 2022년도 예산안을 604조 4,000억 원 규모로 편성했다”며 “‘완전한 회복과 강한 경제’를 위해 2022년도 예산도 확장적으로 짰다”고 말했다. 이어 “2022년 예산은 코로나19 완전 극복과 국가 미래를 위한 전략적 투자에 집중하는 예산”이라며 “무엇보다 코로나19 완전 극복에 전력을 다하고 국가 미래를 위해 전략적으로 투자해 선도국가로 도약하는 토대를 확고히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2022년 예산안 발표문’을 통해 “위기극복·경기회복·격차해소를 위해 2021년 예산 총지출 증가율 8.9%에 이어 2022년에도 8%대 확장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며 “내년 국가채무가 965조 원에서 1,068조 원으로 늘어나지만 세입여건 개선 등으로 내년 재정수지 적자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2차 추가경정예산 기준 -4.4%에서 -2.6%로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2022년 예산안은 더 강한 경제회복과 글로벌 강국으로 도약, 포용적 회복과 지역균형발전 등 양극화 대응, 탄소중립·디지털 전환 등 미래형 경제구조 대전환, 국민보호 강화와 삶의 질 제고 등 4대 중점투자로 구성됐다. - 더 강한 경제회복과 글로벌 강국으로 도약 정부는 더 강한 경제회복과 글로벌 강국으로의 도약을 위해 일자리 예산을 30조 1,000억 원에서 31조 3,000억 원으로 확대하고, 공공·민간 일자리 211만 개 창출·유지 등 버팀목 역할을 지속하기로 했다. 노인·장애인 등 일자리 92만 개, 저소득층 자활근로 6만 6,000개 등 취업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일자리를 101만 개에서 105만 개로 확대하고, 청년 고용장려금 연 최대 960만 원 신규 지급, 소프트웨어(SW) 인력 5만 9,000명 양성 등 106만 명의 민간 취업도 지원할 계획이다. K-글로벌 백신허브 구축을 위해 내년에 6,649억 원을 투자하는 등 2026년까지 2조 2,000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1조 원 규모의 민관 합동 ‘K-글로벌 백신 펀드’에 500억 원을 출자하고 국산 백신 1,000만 회분 구매(1,920억 원), 원부자재·생산공정 연구개발(R&D) 68억 원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내년 상반기까지 코로나19 국산 1호 백신 상용화, 2025년까지 백신시장 세계 5위 달성(2021년 9위)을 적극 뒷받침할 계획이다. 또한 사회간접자본(SOC) 분야에 역대 최대 규모인 27조 5,000억 원을 투자한다. 특히 도시 경쟁력 강화를 위한 광역교통망, 스마트시티 등 SOC 고도화·첨단화 프로젝트에 20% 이상 확대한 3조 4,000억 원을 투자하는 한편, 수도권 GTX-A·B·C 본격 추진을 위해 6,000억 원을 반영했다. - 포용적 회복과 지역균형발전으로 양극화 대응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보장성 강화 및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기준중위소득을 2015년 이후 최대치인 5.02% 인상하는 등 생계·의료·주거 등 7대 급여를 15조 원에서 16조 4,000억 원으로 확대하고, 아프면 쉴 수 있도록 질병·부상 때 최저임금의 60% 수준을 지원하는 한국형 상병수당을 263만 명 대상으로 시범 실시한다. 아울러 내년부터 고용보험이 신규 적용되는 저소득 플랫폼 종사자 20만 명 및 임시·일용직 43만 명의 사회보험료 지원 등 전 국민 고용보험도 차질 없이 추진할 계획이다. 코로나19 이후 신양극화 대응에도 나선다. 교육·주거·의료·돌봄·문화 등 5대 부문 격차 완화 투자를 36조 9,000억 원에서 41조 3,000억 원으로 늘린다. 서민·중산층 국가장학금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해 5~8구간 지원 단가를 67만 5,000원~368만 원에서 350만~390만 원으로 인상하고, 저소득 청년 월 20만 원 월세 한시특별지원, 공적임대주택 21만 호 신규 공급 등 격차 완화가 필요한 곳을 촘촘하게 지원한다. 아울러 돌봄 질 제고를 위해 청소년쉼터, 성폭력피해상담소 등 여성가족부 시설 중심으로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보수를 최대 9.4%까지 차등 인상한다. 노인, 장애인, 한부모·다문화가족, 국가유공자 등 취약계층 대상 지원 예산을 21조 6,000억 원에서 23조 3,000억 원으로 확대하고 한부모가족의 자립 유도 및 생계 안정 지원을 위해 한부모가족 대상 선정 시 소득공제 30%를 신규 도입(+1만 4,000명)하고, 생계급여 수급가구 양육비를 월 20만 원으로 두 배 올린다. 국가유공자 예우·편의 증진을 위해서는 기본보상금을 5% 인상하고, 고령·저소득 참전유공자 등 대상 생계지원금 월 10만 원, 연 25만 원 한도의 위탁병원 약제비를 신규 지원한다. 또한 거리두기 4단계 지속 등을 감안해 소상공인 손실보상을 위해 올해 추가경정예산 1조 원에 더해 1조 8,000억 원을 추가 보강하고 ‘코로나19 위기극복-폐업·재기-창업·성장’ 단계별 맞춤형 지원을 3조 9,000억 원으로 세 배 이상 확대했다. 만기 도래, 대출한도 초과 등으로 금융절벽에 놓인 저신용소상공인 등에게 1조 4,000억 원의 긴급자금을 공급하고, 경영위기업체에는 2,000만 원의 긴급경영개선 자금을 지원한다. 재창업을 희망하는 폐업 소상공인과 신사업 창업을 희망하는 준비된 창업자에게는 교육과 함께 2,000만 원의 사업화 자금을 지원하는 한편 소상공인 6만 명에게는 온라인 판로진출 기회를 제공한다. 지역균형발전과 지역혁신을 위해 재정보강, 인프라, 지역뉴딜, 지방소멸대응 프로젝트 등 4대 패키지에 52조 6,000억 원을 투자한다. 지방소멸대응 특별양여금 연 1조 원을 신설해 지방교부세 22조 7,000억 원 증가 등 지방재정을 25조 원 보강하고, 23개 국가균형발전프로젝트와 생활SOC에 12조 1,000억 원을 지원한다. 또 주민체감형 지역균형뉴딜 가속화를 위해 13조 1,000억 원, 인구감소지역으로 인구유입·정착 등을 위해 2조 7,000억 원을 지원하는 한편, 특별지방자치단체 출범에 맞춰 부산·울산·경남 등 메가시티 선도모델 기획·컨설팅 및 초광역 시범협력 등 223억 원을 지원한다. 이 밖에도 농림·수산·식품 예산은 23조 4,000억 원으로 3.4% 확대하고 소득안정, 농어촌 활력제고 등에 집중 투자하며, 고령농 생계안정을 위해 농지연금 가입 기준을 65세에서 60세로 완화한다. 농업·수산 공익직불제에 2조 4,000억 원을 지원하고, 농촌공간정비·어촌뉴딜 300 등 농어촌 활력제고 프로젝트 대상지역을 345개로 확대해 5,586억 원을 투자한다. - 탄소중립·디지털 전환 등 미래형 경제구조 대전환 ‘2050 탄소중립 원년’으로 탄소중립기본법에 따른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상향 등에 대응해 11조 9,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친환경차 50만 대 달성, 생활밀착형 숲 108곳 조성 등 에너지·산업·모빌리티·국토 4대 부문의 저탄소화를 지원한다. 내연자동차·석탄발전 등 재편분야 종사자 15만 명 직무전환, 사업재편기업 5,000억 원 금융지원 등 공정한 전환을 선제 지원한다. 이와 함께 녹색금융 7조 6,000억 원을 공급하고 탄소포집기술(CCUS) 기술 개발 등 금융·R&D·제도 등 전반의 인프라도 보강한다. 아울러 2조 5,000억 원 규모 기후대응기금 신설, 온실가스감축인지예산제도 시범도입 등 새로운 재정 제도를 병행하기로 했다. 디지털·그린 뉴딜, 사람중심 휴먼 뉴딜 등 한국판 뉴딜 2.0 안착을 위해 33조 7,000억 원을 투자하고 2025년까지 160조 원(지방비·민간 포함 시 220조 원) 투자 계획 이행을 충실히 뒷받침한다. 구체적으로 메타버스 등 초연결 신산업 육성을 비롯한 국민체감형 디지털 전환에 9조 3,000억 원, 스마트 그린도시 구축 등 글로벌 그린 강국 도약을 위해 13조 3,000억 원, 사람투자·청년대책·격차 해소 등 휴먼 뉴딜에 11조 1,000억 원 투자할 예정이다. 또한 20대 신기술 분야 인재 육성에 2조 원을 투자해 인공지능(AI), 시스템반도체 등 미래 신산업 선도 혁신 인재를 집중 양성하고 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한 과학자(979명) 등을 양성한다. 차세대반도체·탄소저감 등 뉴딜 2.0으로의 고도화를 뒷받침하는 R&D를 3조 6,000억 원으로 48.1% 대폭 확대 반영했으며, 백신·치료제 개발 등 신·변종 감염병 대응 R&D를 확대(4,424억 → 5,117억 원)한다. BIG3 등 미래주력산업에 선도 투자(2조 4,000억 → 2조 8,000억 원)하는 한편, 초정밀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845억 원) 개발과 같은 우주·양자·6G 등 미개척 분야 프론티어 전략기술개발에 7,000억 원을 반영했다. - 국민 보호 강화와 삶의 질 제고 백신 9,000만 회분(mRNA 8,000만 회분 + 국산 1,000만 회분) 신규 구매(2조 6,000억 원) 및 보관·배송·접종 등 전 국민 백신접종 등을 위해 3조 5,000억 원을 투자하고,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대상 확대(12~17세로 확대, 18~26세 저소득층 지원) 등 국가필수예방접종 지원을 강화한다. 중증환자 입원을 위한 충분한 병상 확보(약 1만 개), 선제적 진단검사 확대 등 진단·격리·치료의 방역 전 단계에 1조 8,000억 원을 지원하고 공공의료 인프라 확충을 위해 권역별 감염병 전문병원 구축(기존 4곳 + 신규 1곳) 및 35개 지방의료원 병상·장비 확충을 지원한다. 아울러 코로나19 백신 개발, 신·변종 감염병 대응 기술 개발 및 방역체계 고도화 등 백신 자주권 확보 연구개발에 5,000억 원을 투자한다. 자연재해·생명보호·생활환경 분야별 3대 위험요인 제거를 위한 국민안전 3·3·3 프로젝트 투자를 21조 8,000억 원으로 확대하고, 코로나 블루에서 일상회복 등을 위해 정신건강에 3,000억 원을 지원하며 산업안전을 위한 영세사업장 위험기계 5,000대를 전면 교체한다. 아동수당 지급 연령을 7세 미만(83개월)에서 8세 미만(95개월)으로 확대해 돌봄 부담을 경감(+43만 명, 국비 +4,000억 원)한다. 0~1세 영아수당 월 30만 원 및 첫만남이용권 200만 원(1회)을 신규 지급하고 3+3 공동육아휴직제도를 신규 도입하는 등 친가족 5대 패키지 지원을 4조 1,000억 원으로 늘린다. 또한, 아동학대 지원 효율화를 위해 재정지원체계를 복지부 일반회계로 일원화하고 지원 규모를 1,000억 원 이상으로 40% 수준으로 늘리고, 보호종료아동 자립수당(월 30만 원) 지원을 3년에서 5년으로 기간을 늘렸으며 입양아동 위탁보육가정 보호비 월 100만 원도 신규 지원하는 등 위기아동에 대한 투자도 대폭 강화했다. 이와 함께 첨단기술 핵심 전력 증강 및 차세대 미래 무기 개발 등을 위한 국방 R&D 확대(4조 3,000억 → 4조 9,000억 원), 교육 훈련 과학화(1,000억 원 → 2,000억 원) 등 국방예산 전체 규모를 52조 8,000억 원에서 55조 2,000억 원으로 늘렸다. 병사 봉급은 국정과제 목표인 67만 6,000원(병장기준), 급식 단가는 1만 1,000원으로 인상하고 장병 3:정부 1 매칭을 통해 전역 때 1,000만 원 목돈 마련을 지원하는 등 군 사기진작에 4조 7,000억 원을 투자한다. 국내기업 해외진출 연계 등 전략적 공적개발원조(ODA)를 4조 원으로 확대하고 유엔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 진출, 평화통일 기반 구축 등 국익증진 외교·통일 투자를 6조 원으로 확충한다. 주간 정책정보지 <공감> 공감 현장 발달장애 청년 위한 맞춤형 일자리 - 전국 최초 컨소시엄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푸르메소셜팜’ 막바지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8월 말. 경기도 여주시 오학동 ‘푸르메소셜팜 여주농장’에 도착하자 4,200㎡ 규모의 거대한 유리온실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온실 안에는 이날 아침에 심은 방울토마토 모종 1만 주가 가득했다. 스위텔 품종 7,000주와 네뷸라 품종 3,000주다. 스위텔은 국내 3개 농장에서만 생산되는 희귀 품종으로 과육이 단단하고 당도가 높으며 식감이 좋기로 유명하다. 김병두 푸르메소셜팜 대표는 “오늘 심은 방울토마토는 내년 8월까지 1년 동안 재배할 예정”이라며 “장애인이 1년 내내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기 위해 올해 4월 유리온실을 완공했다”고 말했다. - 컨소시엄형 장애인표준사업장 1호 푸르메소셜팜은 전국 최초의 컨소시엄형 장애인표준사업장으로 푸르메재단(30억 원), 여주시(2억 원), 한국지역난방공사(3억 원)가 공동으로 출자했다. 여기에 SK하이닉스가 건축비 50억 원을 추가로 출자하고 제품 구매 등 판로도 지원한다. 이날 여주시 공무원과 자원봉사자, 한국지역난방공사 직원 등 27명이 푸르메소셜팜 직원과 함께 모종을 심었다. 컨소시엄형 장애인표준사업장은 민간이 주도하는 기존 장애인표준사업장과 달리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이 기업과 협력해 설립한다. 정부는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작업시설, 편의시설, 장애인 출퇴근용 승합차, 장애인 고용관리 전문가 비용 등 총 투자액의 75%까지 최대 20억 원을 지원한다. 푸르메소셜팜에서 채용한 장애 청년들은 자신의 적성과 역량에 맞는 업무를 수행하며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1차로 15명을 뽑았고, 올해 4월 2차로 16명을 채용하는 등 네 차례에 걸쳐 38명을 선발해 모두 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 이들은 오전·오후 두 팀으로 나눠 하루 네 시간씩 방울토마토와 버섯을 재배하거나 포장하는 일을 하고 매달 100만 원가량 급여를 받는다. 앞으로 12명 더 채용해 모두 50명의 발달장애 직원이 근무할 예정이다. 김병두 대표는 “직원 38명 가운데 37명이 지적·자폐성 장애를 지닌 발달장애인이다”라고 설명했다. - 발달장애인 취업률 23%에 불과 국내 발달장애인은 약 25만 명으로 추산된다. 정규 학교에서 특수교육과 직업교육을 받지만 청년이 된 이들이 갈 곳은 턱없이 부족하다. 15세 이상 발달장애인 약 20만 5,000명 가운데 취업자는 약 4만 7,000명으로 취업률은 23.3%(2020년 기준)에 불과하다. 지체장애인의 취업률 44.4%는 물론 전체 장애인 평균 취업률 34.9%에 견줘도 턱없이 낮다. 그나마 취업 가능한 곳도 지자체의 보조금을 받는 한시적 사업인 복지관이나 학교, 도서관에서 하는 청소 등 허드렛일이 대부분이다. 30세 발달장애 아들이 자립할 일터가 부족한 현실을 바꾸려는 한 부모의 간절한 마음이 푸르메소셜팜을 만든 배경이다. 2019년 3월 이상훈(68), 장춘순(64) 씨 부부는 마땅한 일자리가 없는 발달장애 청년과 그 가족의 고통을 해결하는 데 사용해달라며 30억 원 상당의 땅을 푸르메재단에 기부했다. 푸르메재단은 발달장애 청년을 위한 맞춤형 일자리를 농업에서 찾았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제조업과 달리 농업은 작물의 성장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다. 곁순을 제거했더니 본줄기가 잘 자라고 유인 줄에 묶은 줄기가 위쪽으로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성취감을 느끼며 자신감을 키울 수 있다. 유리온실에서 모종 심기를 마치고 뒷정리하던 발달장애인 신다희(33) 씨는 “여기 선생님이나 직원들은 ‘이렇게 못하냐’고 압박하지 않는다. 늘 존댓말을 쓰면서 가족처럼 친절하게 가르쳐줘서 일하는 게 편하다”고 말했다. 푸르메소셜팜에 오기 전 장애인복지관 카페에서 바리스타로 2년 동안 일하면서 약 40만 원의 월급을 받았다는 그는 “장애인은 가뜩이나 취업하기 어려운데 코로나19로 더 힘들어졌다. 이런 곳이 여러 군데 생기면 좋겠다”고 전했다. - 장애인표준사업장 전국으로 확대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장애인에게 적합한 편의시설을 갖추고 최저임금 이상 급여를 지급하는 등 안정된 일자리를 제공하는 컨소시엄형 장애인표준사업장은 신다희 씨의 바람대로 다른 지방자치단체로 확산되고 있다. 올해 4월 강원도 원주시와 6월 경기도 고양시가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원주시는 이르면 연말까지 표준사업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푸르메소셜팜은 유리온실을 설계할 때부터 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했다. 생산성을 높이려면 배지(인공 토양)를 최대한 많이 배치해야 하는데, 직원들이 작업할 때 불편하지 않도록 배지 사이 간격을 오히려 20% 정도 넓혔다. 김병두 대표는 “원예용 승강기도 상승·하강·이동 속도를 낮춰달라고 특별 주문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전체 부지가 1만 1,800㎡ 규모인 푸르메소셜팜은 연간 70톤의 농산물을 생산하는 게 목표다. 올해 4월 처음 심은 방울토마토 모종 1만 주는 2개월 뒤부터 수확해 SK하이닉스 등 기업에 ‘스낵토마토 90g’ 상품으로 하루 3,000개씩 납품했다. 2층 버섯재배·가공시설(500㎡)에서는 버섯을 재배한다. 유리온실 바깥에는 건물 골조를 올리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10월 완공을 목표로 베이커리카페(720㎡)와 장애청년 직원들의 교육·여가 공간이 들어설 교육·사무동(330㎡)을 짓고 있었다. 김병두 대표는 “처음에는 생산성을 걱정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좋아졌다”며 “수동적이던 직원들이 지금은 책임감을 가지고 활기차게 나서는 등 많은 변화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직무를 세분화해 직원마다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은 뒤 생산성이 크게 좋아졌다. 정부에서 파견한 직무지도원(농업기술 지도사)도 직무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장애인 직원을 돕고 있다. - 31년 만에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 고용노동부는 코로나19로 구직활동이 위축된 장애인이 원하는 일자리를 찾고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도록 2차 추가경정예산 49억 원을 확보해 취업지원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중증장애인에게 사업장 현장 훈련 기회를 줘 취업으로 연계하는 ‘중증장애인 지원고용’ 사업 대상 인원을 5,000명에서 6,000명으로 늘린다. 중증장애인과 장년 장애인에게 인턴 기회를 줘 직무 능력 향상과 정규직 취업 가능성을 높이는 ‘장애인 인턴제’ 대상 인원을 400명에서 600명으로 확대한다. 진로 설계 컨설팅, 일 배움, 현장 체험과 졸업 뒤 취업 연계 프로그램 등으로 취업을 지원하는 장애학생도 5,000명에서 7,000명으로 늘린다. ‘중증장애인 지원고용’은 사업 현장에 직무지도원을 배치해 직무수행에 필요한 현장 훈련과 직장 적응을 도와 취업으로 연계하는 제도다. 6일 이내 사전 훈련 뒤 3~7주 동안 현장 훈련을 한다. 훈련생에게 훈련 수당을 주고 사업체에 훈련 보조금 등을 지원한다. 푸르메소셜팜도 네 차례 채용 때마다 1~3주 동안 중증장애인 지원고용을 활용했다. 장애인 인턴제는 취업 사각지대에 놓인 중증·장년 장애인에게 인턴 경험을 통한 직무 능력과 조직 적응력 향상으로 정규직 전환의 기회를 확대하는 제도다. 이 외에 정부는 31년 만에 장애등급제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수요자 중심으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정부는 장애인의 권리의식 신장과 복지 욕구 다변화를 반영해 소득·돌봄·건강·자립 등에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주간 정책정보지 <공감> 재활과 건강 삼킴장애, 음식을 삼킬 때 힘이 들고 사레가 걸린다면 맛있는 음식을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인간의 가장 큰 행복 중 하나일 것입니다. 좋은 사람을 만날 때, 좋은 음식과 음료를 함께 나누어 먹는 것 또한 우리에게 즐거움을 선사합니다. 하지만 음식을 먹을 때 자꾸 힘이 들고 사레가 걸린다면 어떨까요? 즐거운 자리에 함께하기 어려울뿐더러 먹고 싶은 음식을 자유롭게 먹지 못해 삶의 질이 떨어질 것입니다. 심한 삼킴장애가 있는 경우 영양 상태가 불량해지고 음식물이 기도로 흡인되면서 폐렴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시행한 연구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노인 인구 세 명 중 한 명이 다양한 정도의 삼킴장애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따라서 삼킴장애의 진단과 치료는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삼킴장애의 원인으로는 뇌졸중, 파킨슨병 등 뇌신경계 질환이 가장 흔하게 보고되나, 노화가 진행하면서 다양한 이유에 의해 일시적이거나 지속적인 삼킴장애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삼키는 것은 음식물을 씹어 형성된 덩어리를 구강 뒤쪽으로 이동시키는 ‘구강 단계’, “꿀꺽” 하는 삼킴 반사가 유발되면서 기도가 닫히고 음식이 식도 입구까지 이동하는 ‘인두 단계’, 음식물이 식도로 들어가 연동운동에 의해 위로 이동하는 ‘식도 단계’의 세 단계로 이루어집니다. 이 중 어느 단계에서라도 이상이 있으면 삼킴장애가 유발됩니다. 삼킴장애를 의심할 수 있는 주요 증상으로는 삼킴의 시작이 어렵다든지, 음식물이나 침을 입술 주변으로 흘린다든지, 음식물이 목에 걸리는 느낌이 들거나, 사레가 빈번히 나타나거나, 음식물을 삼킨 이후 목소리가 걸걸해지는 것, 삼킬 때마다 숨이 찬 느낌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는 것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삼킴장애의 평가는 재활의학과 전문의에 의한 병력 청취 및 신체 검진으로부터 시작됩니다. 재활의학과 전문의는 다양한 삼킴장애의 증상을 평가하고, 구강, 인두기의 삼킴에 대한 신체 검진을 시행해 삼킴장애의 원인을 유추합니다. 뇌졸중 이후 삼킴장애 등 그 원인이 비교적 명확한 경우도 있지만, 원인이 불명확한 상황도 많습니다. 이때는 검진 결과에 따라 혈액 검사, 엑스레이 등의 영상 검사, 신경근육질환 감별을 위한 근전도 등의 전기진단 검사, 위·식도의 구조적 이상을 보기 위한 내시경 검사, 식도 연동운동 이상을 확인하기 위한 식도내압 검사 등을 추가로 시행할 수 있습니다. 이비인후과, 신경과, 소화기내과 등 관련 전문가와 협진도 고려됩니다. 삼킴장애의 원인에 대한 평가와 더불어 삼킴장애의 심한 정도에 대한 기능 평가를 수행하게 됩니다. 이는 대개 비디오투시 검사를 통해 이루어집니다. 검사 시 환자는 앉은 상태에서 조영제가 포함된 다양한 형태의 음식을 섭취하게 됩니다. 비디오투시 영상을 통해 재활의학과 전문의가 삼킴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살펴보면서 기도로 음식물이 넘어가는지, 음식이 구강 및 인두에 얼마나 남는지, 삼킴 반사가 적절한지 등을 평가해 삼킴장애의 심한 정도를 결정하고 적절한 재활 치료 방침 및 안전한 음식물의 형태를 추천하게 됩니다. 삼킴장애의 치료는 크게 재활 치료와 음식물 형태의 변경으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재활 치료는 주로 작업치료실에서 진행되며, 삼킴장애를 줄이기 위한 턱 당기기(음식이 기도로 들어가지 않도록 머리를 앞쪽으로 약간 숙이고 턱을 당김), 노력 삼킴(음식을 삼킬 때 모든 근육을 사용해 최대한 쥐어짜듯이 삼킴) 등의 보상훈련을 연습하게 됩니다. 또한 작업치료사가 볼, 턱, 입술 부위의 감각을 자극하고, 면봉 또는 설압자를 이용해 목젖 주위를 부드럽게 자극해 삼킴 반사를 유도하거나, 턱 밑과 목 주위의 근육을 전기로 자극하는 치료도 병행됩니다. 음식물은 환자의 씹는 능력, 혀 및 입술의 적절한 움직임 정도에 따라 고형식 형태를 다지거나 가는 등으로 변경하는 것을 교육하게 되며, 더 중요하게는 물과 같은 유동식의 점도를 환자 평가 결과에 따라 조정하게 됩니다. 물과 같이 점도가 낮은 유동식들은 매우 빠르게 구강 및 인두를 통과하는데, 삼킴장애 환자는 이에 적절하게 대처하지 못해 주로 유동식에서 사레가 자주 걸리는 것을 보게 됩니다. 이 경우 점도 증진제를 이용해 유동식을 좀 더 끈적하게 만들어 섭취하는 교육이 이루어집니다. 많은 경우 재활 치료에 의해 삼킴장애가 호전되면서 경구 식이를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나 삼킴장애로 인해 심한 영양결핍이 발생하거나 폐렴의 위험성이 높은 경우 의료진은 관을 이용한 경관식이를 상의하게 됩니다. 경관식이를 통해 영양상태가 호전되고 재활 치료에 잘 참여하게 되면서 삼킴장애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코에 관을 넣는다는 것 때문에 단순히 이를 거부하기보다는 의료진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결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삼킴장애의 원인 및 정도는 매우 다양해 진단과 치료가 일괄 적용될 수는 없습니다. 삼킴장애가 의심되는 경우 꼭 전문의의 진료 후 필요한 평가 및 검사를 시행해 치료 방법을 결정할 것을 권합니다. 김원석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이동우의 음악칼럼 행복 저 아이, 정말 사랑스럽지 않나요 저 아이가 정녕 놀랍지 않나요 정말 소중한 아이 아닌가요 세상에 태어난 지 1분도 채 안 된 저 아이 난 미처 몰랐어요, 사랑이라는 것을 통해 우리가 저토록 사랑스러운 딸을 얻게 되리라고는 하지만 사랑으로 태어난 저 아이는 정말로 아름답지 않나요 이 아이가 얼마나 예쁘냐면 진짜 천사가 내려준 최고의 선물 정말이지 난 정말 행복한 아빠랍니다 우린 천국의 은총을 받은 게 틀림없어요 우리 두 사람을 통해 새 생명 하나를 만드신 하느님의 능력은 나로선 감히 이해할 수 없는 경지 하지만 사랑으로 태어난 저 아이는 정말로 아름답지 않나요 정말 사랑스러운 아이 아닌가요 생명과 사랑은 알고 보면 같은 것 생명은 바로 우리 딸 아이샤 우리 딸 이름의 뜻이 바로 생명이랍니다 그리고 론디, 이 생명을 직접 잉태한 당신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거야 사랑으로 만들어진 저토록 사랑스러운 아이를 만나는 것은 - 스티브 원더 ‘Isn’t she lovely’ 전문 그날 밤도 아내는 밤잠을 설치며 자는 아기의 기저귀를 수시로 확인하고 있었습니다. 연신 큰 한숨을 내쉬며 같은 말만 반복했습니다. “아이참, 또 안 쌌네. 이상하다. 왜 안 싸지?” 저도 같은 말만 되풀이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오늘은 꼭 쌀 것 같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자. 울지도 않고 잠도 잘 자잖아.” 딸이 태어나고 백일이 조금 지나서였을 겁니다. 아기는 참 사랑스럽고 예뻤습니다. 특별히 예쁠 때는 아기가 자고 일어났을 때였어요. 흔히 아기들은 잠에서 깰 때 우는 경우가 많은데, 딸은 항상 웃으며 일어났거든요. 생글생글 옹알옹알 잠에서 깨어나는 아기는 엄마 아빠의 마음을 늘 편안하게 해주었습니다. 아기를 낳고 기르는 세상 모든 부모는 같을 것입니다.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고들 하죠. 그렇게 잘 자라 주던 아기에게 어느 날 심상치 않은 일이 생겼습니다. 갑자기 그야말로 어느 날부터 갑자기 똥을 싸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아니, 일부러 안 쌀 리는 없을 테니 못 싸는 것이 맞았을 겁니다. 이제 갓 백일을 넘긴 아기니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좀 이상했습니다. 똥을 못 싸면 불편하거나 배가 아프지 않았을까요? 그러면 자연히 못 먹고 못 자고 수시로 울거나 칭얼댔을 텐데 아기는 전혀 그렇지 않았거든요. 그렇게 일주일이 지나고 열흘이 지나갔습니다. 부모는 참 멍청했지요. 울지 않으니 괜찮다고, 이러다가 한방에 다 쌀 거라고 막연히 기다리고만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그 후로도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더 이상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집 근처 소아청소년과를 갔어요. 그곳 의사선생님이 “선천성 거대결장증의 증상으로 보이니 어서 큰 병원으로 가야 한다”며 소견서를 써주셨습니다. 다급해졌습니다. 핏덩이 같은 아기를 안고 병원으로 뛰어 본 부모는 다 아실 겁니다. 더욱이 그때 저는 거의 실명에 가까운 상태였으니 그 상황을 더는 자세히 설명하기가 고통스럽습니다. 물어물어 찾아간 병원에서 신속히 여러 검사가 진행되었습니다. 웬만하면 울지 않는 아기의 찢어지는 울음소리를 듣는 동안의 하루는 지옥이었습니다. 하지만 지옥의 문은 아직 열리지도 않았던 걸까요? 결과를 들려주시는 의사선생님의 목소리가 무거웠습니다. “여기 사진 보이시죠? 장의 일정 구간에 똥이 가득 쌓여 있어요. 이 부분의 장이 운동을 못 해서 똥을 항문까지 못 보내고 있어요. 거대결장증이 맞는 것 같습니다. 수술해야겠습니다.” 아내는 흐느끼기 시작했고, 제가 여쭈었습니다. “수술은 어떤 방식인가요?” “복부 절개를 하고 장의 일정 구간을 잘라내서 다시 이어줍니다. 그리고 항문을 배 밖으로 내놓고 일 년 동안 입원해야 합니다.” 아내는 주저앉았고 저도 더 이상 생각도 말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이 수술의 권위자라는 분의 말씀이었으니까요. 시간도 없을뿐더러 다른 병원의 다른 의사를 찾을 이유도 없었습니다. 순간 저는 말을 꺼내기 시작했어요. 이 말을 하지 못했다면 그날로부터 우리 가족은 지금과는 매우 다른 길을 걸었을 겁니다. “선생님, 그런데 왜 아기가 이 상태에서도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 수 있을까요? 당장 위급한 상태가 아니라면 일주일만 더 기다려보고 수술을 결정해도 늦지 않겠죠?” 그렇게 하자는 의사의 말씀에 천근 같은 한숨을 몰아쉬고 저희 부부는 바둥거리는 아기를 다시 품에 안았습니다. 그날도 아기는 똥을 싸지 않았습니다. 일을 하러 나간 아내는 틈날 때마다 제게 전화를 했고 저는 아기 발을 부여잡고 기도하고 또 기도했습니다. “평생 이 아기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겠습니다. 아무것도 강요하지 않겠습니다. 약속합니다. 그러니 똥만 싸게 해주세요. 제발 똥만 싸게 해주세요.” 그날도 아기는 똥을 싸지 않았습니다. 다음날, 그러니까 병원을 다녀온 지 사흘째 되던 날입니다. 일을 마치고 돌아온 아내는 곧바로 부엌으로 들어가 뭔가 음식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뭘 만들고 있냐는 제 물음에 아내는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습니다. 조용히 잠든 아기를 확인하고는 제게 할 말이 있다며 다가와 앉았습니다. “오늘 낮에 약국에 갔었어. 아기들이 먹는 변비약이 있다고 하더라고. 그런데 약사님이 약을 챙기다 말고 왜 이걸 찾느냐고 물었어. 그래서 사정 얘기를 다 털어놨거든? 그런데 아기가 뭘 먹고 있냐고 묻는 거야. 모유 수유 한다고 했지. 그랬더니 그럼 엄마는 뭘 먹고 있냐고 또 묻더라. 그래서 처음엔 미역국을 만들어 먹다가 모유가 잘 나와서 얼마 전부턴 일반식 한다고 했거든. 라면이나 중국음식이나 피자, 치킨도 먹는다고 했더니 약사님이 화를 내더라고. 엄마 맞냐면서 약도 안 주는 거야. 컴퓨터로 뭘 쓰더니 프린트를 주더라고. 식단이라면서, 당장 이렇게 만들어 먹으래. 그리고 냉동된 모유는 당장 버리라고 했어. 지금 미역국부터 만들어놨어. 저녁도 일부러 굶고 왔어. 약사님 말씀대로 하면… 정말 될까?” 아내는 미역국에 밥을 말아 허기를 채우고는 잠이 들었습니다. 냉동 보관 중이던 모유는 모두 버렸고 다시 시작한 산모 모유 식단에 초집중했습니다. 아내는 출산 직후부터 모유 수유가 수월했습니다. 친정어머니와 시어머니가 정성껏 만들어주시는 음식을 열심히 먹었지요. 하지만 두어 달 그렇게 먹던 아내는 미역국만 봐도 토가 나올 지경이라면서 슬슬 외부음식을 먹곤 했습니다. 그래도 모유가 잘 나오자 아무 거리낌 없이 먹고 싶었던 모든 걸 먹곤 했지요. 라면, 빵, 짜장면, 짬뽕, 치킨, 피자에 마시지 않는 콜라까지요. 저도 뭐라 하지 않았습니다. 모유도 잘 나오고 아내도 음식 스트레스에서 해방되는 것 같았으니까요. 사실 약사님이 해준 조언과 지시에 저는 반신반의했습니다. 나흘째도 닷새째도 아기의 기저귀 안에는 그토록 기다리는 것이 묻어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늦은 밤 힘없이 앉은 부부는 별 말이 없었습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출근 준비를 하는 아내 때문에 잠에서 깬 저는 눈을 비비다가 소리쳤습니다. “쌌다!” 저는 또 소리쳤습니다. “냄새 안나?” 저와 아내는 아기 방문을 열었고 아기는 생글생글 옹알옹알 혼자 바둥거리며 놀고 있었습니다. 저보다 먼저 아기에게 튀어간 아내는 빛의 속도로 기저귀를 벗겼고 저보다 더 크게 소리쳤습니다. “똥이다! 와! 똥 쌌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아기가 똥을 쌌어요!” 그날의 기쁨과 환희를 무엇에 견줄 수 있을까요? 백 년근 산삼을 발견했대도, 제가 복권 일등에 당첨됐대도, 앨범이 수백만 장 팔렸대도 그렇게 기뻤을까요. 그때 그 아기는 이제 열다섯 살 숙녀가 되었습니다. 물론 그때 이후로는 한 번도 같은 일을 겪지 않았습니다. 초등학교 때 영어시험 빵점을 맞고 온 날도, 계단에서 까불다 넘어져 앞니가 부러졌을 때도, 늦잠을 자다가 학교에 지각을 했던 날도, 우산을 잃어버린 날도, 아빠와 약속을 어긴 날도, 거짓말하다가 들킨 날도 저는 별 말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그날 아기의 발을 부여잡고 하느님과 약속한 게 있으니까요. 딸아이 때문에 화가 나거나 걱정이 되는 순간에는 그날 찍어둔, 기저귀를 가득 채운 똥 사진을 아내와 보곤 합니다. 딸은 밥을 먹고 나면 반드시 음악을 틀어놓고 제 앞에서 춤을 춥니다. 그리고 화장실로 갑니다. 화장실 문이 닫히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저는 혼자 웃습니다. 딸이 춤을 출 때 가끔 제가 틀어놓고 같이 춤을 추는 노래가 있습니다. 스티비 원더의 Isn’t she lovely. 모두 좋아하는 노래일 거라 생각합니다. 딸이 태어나고 만든 노래라지요? 한바탕 춤을 추고 나면 딸은 화장실로 가고, 저는 주저앉아서 생글생글 옹알옹알 혼자 웃곤 합니다. 이동우(가수 겸 코미디언) 살며 생각하며 완벽한 접근성이 필요하다 사람에게는 산소 외에도 삶을 이어가는 또 다른 큰 요소들이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우리 사회 곳곳에 흐르는 전기다. 전기는 집, 학교, 사무실, 자동차, 심지어 손목에서까지 흘러 들어가 생활에 많은 도움을 준다. 단 1초라도 전기가 흐르지 않는다면 우리가 사는 도시는 마비된다. 그러므로 전기는 우리가 쉬는 숨처럼 중요한 존재다. 전기는 주거지에서 그 빛을 발한다. 전기를 사용하는 가전제품이 없다면 아마 사람은 삶을 이어가는 데 큰 장애를 겪을 것이다. 정수기가 없다면 깨끗한 물을 단시간에 얻을 수 없고, 전기밥솥이 없다면 주식인 밥을 짓기 어렵다. 인덕션레인지, 하이라이트, 전자레인지 등 식품을 가열하는 조리 기구가 없다면 정상적인 식생활을 하기 어려울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세탁기, 청소기, 공기청정기, 비데 등이 없다면 깨끗하고 청결한 생활을 하기가 쉽지 않다. 텔레비전과 라디오가 없다면 사회활동을 하거나 여가를 보내는 데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어린 시절에도 가전제품은 있었지만, 오늘날처럼 다양하진 않았던 것 같다. 당시에는 ON, OFF, 강, 중, 약, 채널 이동 스위치만 제어할 수 있다면 가전제품을 아주 쉽게 조작할 수 있었다. 그런데 가전제품에 좀 더 다양한 기능이 탑재되면서 편해야 할 가전제품 사용이 조금씩 불편해졌다. 특히 버튼 조작에서 터치 조작으로 바뀌면서 시각장애인은 사용하기조차 어려운 지경에 놓였다. 기본적으로 리모컨을 통해 제어가 가능한 TV 역시 음성 안내가 없기에 채널 이동 말고는 쓸 수 있는 기능이 없다. 즉 시각장애인은 웹, 앱 등 온라인생활뿐 아니라 주거생활에서도 많은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이다. 가전제품 접근성 결여가 시각장애인에게만 불편한 건 아니다. 최근 우리 집은 밥솥을 바꿨다. 어머니께서 밥상을 차리시면서 “밥은 잘 지어지는데 용량이 좀 크고, 밥을 조금만 오래 둬도 색깔이 변하네…”라고 말씀하시기에 최근 밥맛 좋기로 소문이 난 회사 제품을 구입했다. 그런데 이 밥솥이 어머니께 불편한 도구가 돼 버렸다. 그 이유는 날씬하고 얇은 밥솥의 작은 터치 조작부 때문이다. 물론 다이얼 조작부를 통해 기본적으로 탑재된 음성 안내를 따라가면 밥 정도는 누구라도 능히 지을 수 있다. 그러나 보온, 밥솥 살균, 재가열 등은 작은 터치 조작부를 이용해야 한다. 그 조작부가 변하지 않는 고정 버튼이라 할지라도 시각장애인은 물론 노인에게도 사용이 어렵다. 작은 터치 조작부가 불편으로 다가온 것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홀로 생활하는 시각장애인이나 시각장애인으로 구성된 가정은 어쩔 수 없이 버튼 조작부가 탑재된 예전 가전제품을 사는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진다. 가전제품 구매 기준은 누구나 다르지만, 최신 기능을 탑재한 가전제품을 사는 건 엄연한 소비자의 선택이 아닌가. 그런데 그 선택이 접근성 결여 때문에 막히고 있다니…. 모든 가전제품이 터치 조작부를 설치하다 보니 아예 필요한 가전제품을 사지 않거나 터치 조작부에 점자를 부착해 제한된 기능만 사용하게 된다. 이제는 웹 접근성, 앱 접근성뿐만 아니라 가전제품 접근성에도 우리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최근 가전제품 접근성에 관한 긍정적인 소식이 들렸다. 미국의 접근성 전문가인 루시 그레코(Lucy Greco)가 지난 1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LG전자 신형 드럼세탁기의 접근성을 비평하는 영상을 올렸다. 시각장애인인 루시 그레코는 “LG전자의 드럼세탁기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조작할 수 있고 사용자 평이 좋아 샀지만 터치식의 화면과 무한으로 돌아가는 다이얼 때문에 자신과 같은 시각장애인에게는 사실상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LG전자는 루시 그레코에게 직접 연락해 현재 사용 중인 제품의 조작부를 읽을 수 있도록 점자로 만든 스티커를 제작해 설치했다. 또한 스티커에 표기된 점자의 의미와 간단한 조작법을 설명하는 안내문을 점자로 제작해 전달했다. LG전자는 이를 계기로 자사 가전제품을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도록 고객 접근성 강화에도 나섰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대기업의 접근성 강화 행보의 중심에는 ‘ESG’가 있다”고 말한다.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영문 첫 글자를 조합한 단어로, 기업 경영에서 지속 가능성을 달성하기 위한 세 가지 핵심 요소다. 지속 가능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대되고 기업의 역할과 책임이 중요해지면서 재무적 성과뿐만 아니라 비재무적 성과가 기업 경영의 중요한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간 기업의 장애인 관련 활동은 사회공헌 측면에서 많이 다뤄졌지만, ESG 시대가 본격화하면서 접근성에 공을 들이는 등 적극적으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변화하는 추세다. 기업들의 접근성 노력이 필요한 이유는 장애인도 제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고객이기 때문이다. 제품이나 서비스에 유니버설 디자인과 접근성을 반영하는 것이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고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 전략이기에 가전제품 접근성 역시 웹, 앱 접근성처럼 보편화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하지만 이는 기업의 성장을 위한 노력이기에 ‘완벽한 접근성’으로 이어지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장애인차별금지법’에는 웹 접근성에 대해 명시돼 있으나, 어떠한 부분에서 어떻게 접근성을 지키지 않으면 어떠한 법에 저촉되는지까지는 나와 있지 않다. 접근성이 결여된 서비스를 접하면 이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은 각종 기관에 민원 등을 신청하게 되고, 해당 사안을 강력하게 제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 접근성이 보편화하기 위해서는 접근성이 보장된 미국처럼 ‘21세기 통신 및 비디오 접근성법’이라는 강력한 법률로 강제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기업들은 접근성 탑재 및 구현을 당연시할 것이고, 고령화 사회, 각종 질병 등으로 어려움을 겪게 될 사람들도 자사의 제품을 판매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권순철(칼럼니스트) 문화재 이야기 정읍 내장산 단풍나무(천연기념물) 가을철 단풍 명소인 내장산국립공원 내 단풍나무가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나무의 높이는 16.87m, 밑동 둘레는 1.13m, 가슴높이 둘레는 0.94m이고 수령은 290년 정도 된 것으로 추정한다. 내장산의 단풍나무 중 가장 규모가 크다. 단풍나무 단목으로는 첫 천연기념물 지정 사례다. 이 나무는 내장사와 용굴 진입로인 금선계곡 탐방로(조선왕조실록길)에서 30m 정도 이격된 산비탈 하부에서 자생하고 있다. 나무의 특정 유래는 없으나 ‘내장산에서 잃어버린 어머니를 찾아 헤매는 아들의 효심에 감동한 산신령이 내장산에서 가장 많은 수종을 붉게 만들었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 단풍나무는 가을철 내장산 단풍경관을 이루는 대표 수종이자 상징목으로, 예로부터 신증동국여지승람에 조선팔경의 하나라고 기록돼 있다. 아름다운 경관으로 유명해 해마다 전국에서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다. 고시문을 포함한 다양한 시문, 예술작품에도 등장한다. 이 나무는 경사가 급한 특이환경에서 퇴적층과 하부 기반암의 균열부에서 생육함에도 불구하고 생육 상태가 양호하다. 주변의 수목과도 잘 어우러져 외형적으로 웅장한 수형을 이루는 등 학술적·경관적 가치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