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으로 읽는 국정 제220호 2026. 2. 발행처: 문화체육관광부 www.mcst.go.kr 발행인: 최휘영 발행일: 2026. 2. 1. 제작협력: (주)도서출판 점자 www.kbraille.com 문의: 02-3426-7511, 044-203-3014 음성 사서함: 02-2092-9000 (7511) 이 책자에 수록된 내용은 정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손끝으로 읽는 국정 차례 그곳에 가면: 정선 나리소 전망대 4 아름다운 사람: 시각장애인 관련 논문으로 박사학위 취득한 시각장애인 윤선미 씨 8 알짬 정보: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 장애인 쉼터 개소 등 21 공감 정책: 장애인 고용의무 불이행 사업체 명단 공표 등 30 공감 현장: 국내 최초 시각장애 아동 놀이 교구 개발 박귀선 담심포 대표 41 특집: 광복 80주년 기념 특별전 ‘우리들의 이순신’ 57 건강한 생활: 달콤한 유혹의 대가 ‘당뇨’, 합병증으로부터 내 몸 지키기 66 함께 일하는 세상: 장애인취업성공패키지와 범부처 취업 지원사업 76 살며 생각하며: 돌고 돌고 돈다 84 그곳에 가면 정선 나리소 전망대 강원특별자치도 정선군에 위치한 나리소 전망대는 동강의 물줄기와 산세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동강이 뱀처럼 휘어지며 만든 물돌이동 지형을 볼 수 있다. 나리소 전망대는 고성리와 덕천리를 잇는 1.4km의 나리소 탐방로 중간 지점에 있다. 걷는 길 자체가 산책처럼 가볍고 평탄해, 특별한 장비나 등산 경험 없이도 갈 수 있다. 이곳에 가면 동강의 푸른 물길과 아름다운 기암절벽, 백운산 자락의 소나무 숲 등이 어우러져,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하다. 조용한 물의 흐름은 동강 수경의 인상적인 첫 모습을 안겨준다. 물길은 덕천리 파랑새 하늘벽 앞의 동강 물살 중 가장 깊은 하방소를 맴돈다. 전망대의 한편으로는 소골 마을 방향의 바리소 경관도 펼쳐지는데, 바리소란 놋쇠로 만든 밥그릇인 바리처럼 오목하게 생긴 지형을 말한다. 나리소 전망대는 동강 12경의 하나로 꼽힌다. 영월 한반도 지형, 정선 아리힐스(병방치) 스카이워크 전망대와 함께 한반도 지형을 관망할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선정한 ‘사진 찍기 좋은 녹색명소’로도 선정됐다. 입장료는 따로 없으며, 연중무휴로 언제든 자유롭게 방문할 수 있다. 다만 주차장이 별도로 마련되어 있지 않아 차량 이용 시 갓길 주차를 해야 해 주의가 필요하다. 인근에 있는 매월 2, 7일마다 열리는 정선아리랑시장과 옛 강원도민들이 살던 집을 재현한 정선아라리촌도 가볼 만하다. 주소: 강원특별자치도 정선군 신동읍 고성리 산6-4 이용시간: 연중무휴, 상시 개방 문의: 1544-9053 아름다운 사람 시각장애인 관련 논문으로 박사학위 취득한 시각장애인 윤선미 씨 - “장애 인식개선 활동 통해 다름 이해하는 교육 펼치고 싶어요” 지난해 시각장애인 윤선미 씨는 ‘시각장애인의 인구사회학적 요인, 중독 행위, 정신건강 및 라이프스타일과 만성질환 간의 연관성’을 분석해 삼육대학교에서 생애 두 번째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최근 화이트케인자립생활센터장으로서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무료 건강 상담과 통증관리 세미나를 시작한 그는 “시각장애인의 보건과 건강을 담당하는 기관을 설립하고 싶다”라는 꿈을 밝혔다. 그 누구보다 희망찬 새해 발걸음을 뗀 윤선미 씨를 만났다. Q. 만나서 반갑습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지난해 4월부터 ‘화이트케인자립생활센터’ 센터장으로 일하고 있는 윤선미입니다.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에 있는 이곳은 장애인 자립생활 센터입니다. 이곳에서 저는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무료 건강 상담과 통증관리 세미나를 하고 있어요. 질병에 대한 지식이나 관리뿐 아니라 통증 완화를 위한 자가 관리 방법 등을 교육합니다. 또한, GRS(Good News of Relief from Suffering) 프로젝트를 통해 현대인들의 통증을 경감시키고 회복할 방법을 교육하고 있어요. 지난해 11월,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운영하는 장애인 스포츠 바우처 실시 가능 기관으로 승인받아 1:1 맞춤형 스포츠 재활 운동 강좌도 열었어요. 시각장애인뿐만 아니라 뇌병변 및 지체장애인들에게 재활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죠. Q. 지난해 삼육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습니다. A. 예, 생애 여섯 번째 학위이자 두 번째 박사학위를 취득했어요. 박사학위 논문 제목은 ‘시각장애인의 인구사회학적 요인, 중독 행위, 정신건강 및 라이프스타일과 만성질환 간의 연관성’입니다. 중증 시각장애인의 흡연·음주 등 중독 행위, 식습관·식생활 등 라이프스타일과 만성질환 진단 간의 연관성을 분석했어요. 시각장애인은 사회생활이 제한적이라 중독 문제를 심각하게 겪습니다. 비장애인보다 건강 관련 정보가 현저히 부족하니 증상이 나타나도 잘 알아차리기 힘들고요. 저는 실태 파악을 위해 총 450명의 시각장애인을 직접 만나거나 전화로 설문했어요. 그 작업이 결코 녹록하지 않았습니다. 옆에서 설문 문항을 듣던 가족이 “그런 쓸데없는 일에 왜 시간을 쓰냐”라며 전화를 빼앗기도 했고, 설문보다는 본인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분들도 계셨죠. 하지만 그러면서 시각장애인의 제한된 삶, 외로움 등을 더 뼈저리게 실감했습니다. 필요한 게 무엇인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확실히 알게 되었죠. 4개월이 꼬박 걸린 인터뷰 시간은 분명 멀미 날 정도로 힘겨웠지만, 논문 집필 기간 중 가장 값진 경험을 남겨주었습니다. Q. 시각장애인으로서 시각장애인의 어려움을 어루만지셨네요. A. 그런 셈이지요. 저는 생후 6개월 무렵, “아이가 눈을 자꾸 찡그리고 비빈다”는 주변 이야기에 부모님이 서울대학교 병원에 데려갔고, 그곳에서 선천성 백내장 진단을 받았어요. 돌이 지난 뒤 백내장 수술을 받았으나 안타깝게도 실패했어요. 두 돌이 지나 재수술을 받았는데 “시력은 여섯 살까지 교정되니 두고 보자”고 진단받았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오른쪽 눈은 실명했고, 왼쪽 눈은 1m 앞 구분조차 힘들어졌어요. 그제야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았죠. 세월이 흐른 뒤, 그나마 보이던 왼쪽 눈이 망막박리가 되어 빛조차 보지 못한 채 1년 반을 생활했습니다. 수술 후유증 탓인지 포도막염에 걸려 1년간 6번의 수술을 하기도 했고요. 2년 전부터는 녹내장이 시작돼, 흐릿한 형태에 얇은 검정 천 두세 겹이 덮인 듯 보여요. 색깔 구분이 거의 되지 않고요. Q. 어린 시절 많은 어려움이 있었겠습니다. A. 저는 일반 학교에 입학했어요. 부모님께서는 제 눈이 안 좋다고만 생각했던 것 같아요. 집 주변에 특수학교가 있지도 않았고요. 맨 앞자리에 앉아도 칠판 글씨나 선생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별다른 도리가 없었어요. 고맙게도 선생님과 친구들이 많은 도움을 주었지요. 제 눈이 되어준 친구들과 아직도 연락하며 지내요. Q. 학위 취득하기까지 어떤 과정을 겪었나요. A. 시각장애인이 사용하는 스크린리더나 점자정보단말기를 사용할 줄 몰라요. 점자를 천천히 읽을 수는 있어도 방대한 점자 자료를 읽기엔 어렵고요. 다행스럽게도 2004년, 두 번째 석사학위를 시작했을 때 장애 학생 학습 도우미 제도가 생겼어요. 도서관에서 책을 찾아주고 과제도 도와주고 학교 내 이동도 도와주는 장애 학생 학습 도우미 덕분에 공부를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가장 큰 힘이 되어준 사람은 남편이에요. 미국인인 남편은 물리치료사로서 보건학과 영양학을 전공했어요. 저를 위해 영어 관련 논문과 자료, 교재를 구하기까지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삼육대학교에도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삼육대학교는 장애 학생에게 등록금의 50%를 장학금으로 지급하고 있거든요. 어려움에 직면하는 순간마다 도움의 손길을 베풀어준 많은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Q. 어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이 있다면요. A. 예전에는 이해할 수 없는 상대에 대해 ‘어떻게 저럴 수 있지?’ 생각했어요. “좋은 게 좋은 거야”라는 말을 정말 싫어했죠.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면서 몸 이곳저곳이 아팠어요. 중환자실에서 한 달 반 동안 온갖 줄을 매단 채 누워 있던 적도 있고, 폐 수술을 받아 산소통을 집에 비치해야 한다고 할 정도로 악화됐어요.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에 장기기증 희망등록을 하곤 2주 동안 펑펑 울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오늘이 삶의 마지막 날이라면 이렇게 슬퍼하면서 보낼 것인가? 하고 싶은 일을 기쁘게 하다가 마감할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후자를 선택했고 이후 건강 원칙을 지키며 삽니다. 다행히도 건강이 회복됐고, 매일 보람 있는 일을 찾아 행복을 경험하면서 삽니다. 깊은 신앙심도 큰 도움이 되었어요. Q. 강의 및 연구 활동도 궁금합니다. A. 처음 대학에 출강한 건 1998년입니다. 미국에서 딴 자격증을 가지고 물리치료학과, 간호학과와 보건학과 및 관련 대학원, 평생교육원 등에서 강의했죠. 방학 땐 해외 대학교와 교육 및 훈련 기관으로부터 초청받아 특강을 열었어요. 장애 인식개선 강사로도 활동 중입니다. 직장 내 장애 인식개선 자격증을 2022년 취득했지만 그간 대학원 수업과 논문 작성으로 활동하지 못했거든요. 경남 합천영상테마파크 강의를 시작으로 중학교, 육아종합지원센터, 거제 식물원 등 전국을 누비며 장애 감수성을 키우고자 활동하고 있어요. Q.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A. 어렸을 적부터 피아노 치는 것을 좋아했지만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어요. 다른 일정들이 없다면 온종일 피아노 앞에 앉아 있고 싶어요.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에게 레슨받는 것이 작은 계획입니다. 아울러 지난 60년간의 삶을 책으로 펴고 싶어요. 장애 인식개선 강사로서도 다름을 이해하는 교육을 계속 펼치고 싶어요. 더불어 사는 사회에 따뜻함을 나누는 데 한 모퉁이를 담당하고 싶습니다. 더 나아가 시각장애인의 보건 건강을 담당하는 기관을 설립하고 싶어요. [글상자] 시각장애인을 위한 무료 건강 상담 화이트케인자립생활센터에서는 지난해 9월부터 시각장애인을 위한 무료 건강 상담을 하고 있다. 질병에 대한 지식이나 관리, 통증 완화를 위한 자가 관리 방법, 건강에 대한 일반적인 궁금증을 자세히 알고 싶은 분의 참여를 기다린다. 문자로 이름과 나이, 상담받고자 하는 간략한 내용을 전송하면 동료 상담가가 선착순으로 전화를 드려 상담 일정을 잡는다. 문의 010-7252-1888 [글상자 끝] 김수정 기자 알짬 정보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 장애인 쉼터 개소 등 01.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 장애인 쉼터 개소 강원특별자치도 원주시에 장애인 쉼터가 2월 문을 연다. 이곳은 강원특별자치도 첫 장애인 쉼터로, 외부 활동이 어려운 장애인과 그 가족이 함께 편안하게 휴식하고 재충전할 수 있는 공간이다. 교류 활성화를 통해 사회적 고립 예방과 관계 형성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됐다. 옛 태장 1동 행정복지센터를 리모델링해 조성했다. 원주시는 쉼터 운영 수행기관을 공개 모집했으며, 심의를 통해 역량과 전문성을 종합, 최종 수행기관을 선정할 계획이다. 문의 033-742-2111 02. 경상남도 산청군에 장애인회관 개소 경상남도 산청군이 장애인회관을 완공하고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 장애인회관에는 지체장애인협회, 농아인협회, 시각장애인복지연합회, 장애인부모연대 등 4개 장애인단체와 지체장애인편의증진센터, 수어통역센터, 시각장애인주간보호센터, 장애인생활이동지원센터, 장애인가족지원센터, 발달장애인 주간활동센터, 청소년 발달장애인 방과후활동센터 등 7개 시설이 입주한다. 분산된 노후 시설을 한곳으로 통합함으로써 장애인 복지서비스의 연계와 협업이 크게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의 055-970-6000 03. 국립장애인도서관, 발달장애인 위한 ‘읽기쉬운책’ 제작 국립장애인도서관이 발달장애인과 느린 학습자 등을 위해 기존의 책 내용을 이해하기 쉽게 재구성한 ‘읽기쉬운책’을 제작, 배포했다. ‘읽기쉬운책’ 제작은 발달장애인과 느린 학습자의 독서를 돕는 사업의 취지에 공감한 저자의 저작권 동의와 출판사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추진됐다. 장류진 작가의 ‘일의 기쁨과 슬픔(창비)’, 이정모 작가의 ‘저도 과학은 어렵습니다만(바틀비)’ 등 베스트셀러를 비롯해 발달장애인의 자립에 도움이 되는 육아, 생활, 요리 관련 책들이 포함됐다. 문장 길이, 어휘 수준, 문단 구성을 변형하되 원저자의 다단계 검토를 거쳐 제작됐다. ‘읽기쉬운책’은 광역대표도서관, 공공도서관, 특수학교 등 660개 기관에 2만 7,000여 권이 배포됐다. 문의 02-590-6336 04. ‘원샷한솔’, 에세이 ‘후회하지 않고 사랑하는 법’ 출간 유튜브 채널 ‘원샷한솔’을 운영하는 시각장애인 김한솔 씨가 에세이 ‘후회하지 않고 사랑하는 법’을 펴냈다. 김 씨는 이 책을 통해 부모의 이혼, 두 명의 새어머니, 아빠의 죽음 등 ‘가족’이라는 말이 가장 불편했던 과거를 고백하고, 반려견 토리와 함께하는 일상을 기록했다. 레버시신경병증으로 시력을 잃은 김 씨는 2022년 유튜브 채널 ‘원샷한솔’을 개설해 시각장애인의 일상을 보여주는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있고, 시각장애인 최초로 실버 버튼과 골드 버튼을 받았다. 문의 02-2179-5618(위즈덤하우스) 05. 교통약자·외국인 위한 제주버스 서비스 대폭 강화 제주특별자치도가 교통약자와 외국인 관광객 편의를 높이기 위한 버스 정보 안내 서비스를 개선했다. 주요 내용은 ▲버스 내 도착 정보 수어 영상 방송 송출 대상 정류소 확대 ▲추자도 마을버스 내 버스정보시스템(BIS) 장비 구축·개통 ▲버스 내 중국어·일본어 안내 방송 송출 등이다. 특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청각장애인에게 버스 정보를 제공하고자 수어 영상 방송의 송출 대상 정류장을 기존 388개에서 688개로 대폭 늘렸다. 송출 위치도 승객용 안내기 화면 내 좌측 하단부에서 상단부로 이동시켰다. 문의 064-120 06. 경상북도 안동시, 통합돌봄서비스 시행 경상북도 안동시가 3월부터 통합돌봄서비스를 시행한다. 통합돌봄서비스는 노인·장애인과 같은 돌봄 취약계층을 방문, 의료·요양, 일상 돌봄, 주거 환경 개선, 퇴원 환자 연계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신청 가구를 대상으로 돌봄 필요도를 판정한 뒤 대상자의 건강 상태와 생활 여건에 맞는 맞춤형 서비스를 적합한 기관과 연계해 제공한다. 안동시는 보건·복지·의료 분야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늘어나는 돌봄 수요에 체계적으로 대응해 지역사회 돌봄 공백을 줄여 나간다는 방침이다. 문의 054-853-6000 07. 우리은행, 시각장애인 인터넷뱅킹 전자점자 서비스 도입 우리은행이 시각장애인의 금융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전자점자 생성 솔루션’을 도입하고 인터넷뱅킹 주요 메뉴에 전자점자 서비스를 적용했다. 전자점자 생성 솔루션은 인터넷뱅킹 화면에 표시된 금융 정보를 점자 파일로 변환해 제공하는 서비스다. 표·수치 등 복잡한 금융 정보까지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시각장애인의 이용 빈도와 점자 활용도가 높은 핵심 메뉴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우선 적용했다. 계좌조회, 거래내역조회, 이체결과조회 등 필수 금융거래 화면을 비롯해 대출이자 납입내역서와 퇴직연금 자산잔고 현황, 신탁 보유자산 현황, 공과금 납부내역 등 개인의 주요 금융 정보가 포함된 조회 화면에서도 전자점자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문의 1588-5000 공감 정책 장애인 고용의무 불이행 사업체 명단 공표 등 01. 장애인 고용의무 불이행 사업체 명단 공표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장애인 고용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업체를 공표했다. 장애인 고용률이 2023년 12월 3.17%에서 2024년 12월 3.21%로 상승함에 따라, 명단 공표 사업체 수는 319개소로 전년(328개소) 대비 9개소 감소했다. 다만 공공부문의 의무고용률이 2023년 3.6%에서 2024년 3.8%로 상승함에 따라 국가·지자체 및 공공기관의 공표 사업체가 각각 18개소, 17개소로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다. 명단 공표를 계기로 장애인 고용이 개선되는 성과도 있었다. 고용저조 사업체를 대상으로 인사관계자 간담회, 장애인 고용 컨설팅 등 이행지도를 한 결과, 498개소에서 2,873명의 장애인이 신규로 채용되었다. 2026년부터는 불필요한 서류제출 요건 삭제 등 기업 부담을 줄이고, 3년 연속 공표 사업체 구분 공표 등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공표 제도가 개선된다. 이와 함께 기업의 고용의무 이행을 지원하기 위해 컨설팅 등을 확대하고,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설립을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을 병행할 예정이다. 문의 고용노동부 장애인고용과(044-202-7498) 02. 국립재활원, ‘재활 분야 디지털의료기기 사용적합성 수행 참고자료’ 발간 국립재활원이 ‘사용적합성 평가’의 수행 방법과 절차를 정리한 ‘재활 분야 디지털의료기기 사용적합성 수행 참고자료’(이하 참고자료)를 발간했다. 사용적합성 평가는 2022년 7월부터 모든 의료기기 품목의 인·허가 과정에서 반드시 수행해야 하는 절차로 도입됐으나, 실제 의료진 등을 대상으로 평가를 수행하고 위험관리를 해야 하므로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는 분야다. 이번 참고자료는 최신 국제 사용자 안전 기준을 반영해 구성됐다. 특히 재활 분야 디지털의료기기의 사용적합성 평가에서 요구되는 위험관리 연계 요소 등을 포함해, 산업계가 최신 규제에 맞춰 평가를 수행할 수 있도록 실무적인 지침을 제시했다. 또한, 식약처 기준 및 국제규격의 요구사항을 충실히 반영해 구성됐으며, 자료 활용 방법 안내와 사용적합성 평가를 포함한 사용적합성 엔지니어링 프로세스의 단계별 수행 절차로 이루어져 있다. 국립재활원 누리집(www.nrc.go.kr) 내 재활연구소 발간 자료 메뉴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문의 국립재활원 재활연구소(02-901-1966) 03. 26년 만에 의료급여 부양비 폐지 올 1월부터 의료급여 부양비 제도가 폐지됐다. 부양비는 실제로는 가족에게 부양받고 있지 않아도 가상의 소득을 지원받는다고 간주하는 제도이다. 의료급여는 수급자의 소득 기준을 판단할 때 간주 부양비를 소득으로 반영해 현실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부양비 폐지로 그간 불합리했던 수급자격 문턱이 개선되어 비수급 빈곤층이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의료급여 수급자들의 정신과 상담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외래 상담료 지원 횟수가 확대되고, 급성기 정신질환자의 초기 집중치료를 위한 수가도 인상된다. 하반기부터는 요양병원 중증 입원환자에 대한 간병비 지원이 추진될 계획이다. 또한, 과다 외래 의료 이용자에 대한 본인 부담 차등제가 본격 시행된다. 문의 보건복지부 기초의료보장과(044-202-3087) 04. 전북특별자치도 첫 장애인 건강검진기관 문 열어 전북특별자치도 남원시에 있는 남원의료원이 장애인 건강검진기관에 적합한 시설·장비·인력 등을 갖추고 운영을 시작했다. 남원의료원 운영 개시는 그간 장애인 건강검진기관으로 지정·운영되는 곳이 없었던 전북특별자치도 내 첫 사례이다. 장애 친화적인 시설과 장비 구축은 물론, 건강검진 과정에서 수어 통역 등 의사소통 지원 등을 위한 인력을 갖췄다. 의료진과 종사자를 대상으로 장애 이해 교육 등을 실시하여 장애인 건강검진 서비스 제공 역량을 강화하는 등 건강검진 과정에서 장애인의 불편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문의 보건복지부 장애인건강과(044-202-3194) 05. 나에게 필요한 163가지 복지서비스, 복지멤버십이 알려드려요 보건복지부가 복지멤버십(맞춤형 급여 안내) 안내 사업에 지방자치단체 복지서비스 34종을 추가하여, 전체 안내 대상 사업을 129종에서 163종까지 확대했다. 복지멤버십은 가입자의 나이·소득·재산 등을 분석하여 국민이 받을 수 있는 복지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안내하는 제도다. 지난해부터 중앙부처 2종 사업을 추가하여 129종의 복지서비스를 안내 중이다. 12월에는 ▲국민기초생활수급자·중증장애인 세대 수도요금 감면(서울) ▲산후조리비 지원사업(부산) ▲다자녀가정 양육비 지원(강원 영월군) 등 다양한 지자체 복지서비스 34종을 추가했다. 확대한 지자체 복지서비스는 2026년 지자체 사업 계획에 따라 안내 예정이다. 문의 보건복지부 급여기준과(044-202-3144) 06. 1월부터 장애인연금 월 최대 43만 9,700원 지급 1월부터 장애인연금 급여액이 물가상승에 따른 기초급여액 인상을 반영, 월 최대 43만 9,700원 지급되고 있다. 장애인연금 급여는 근로 능력의 상실·감소로 줄어드는 소득을 보전하기 위한 성격의 기초급여와 장애로 인하여 추가로 드는 비용을 보전하기 위한 성격의 부가급여로 구분된다. 기초급여의 경우 장애인연금법 제6조에 따라 전년도 전국소비자물가변동률을 반영하여 매년 일정 금액씩 인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2026년 장애인연금 기초급여액은 전년도 기초급여액(34만 2,510원) 대비 7,190원 인상된 34만 9,700원으로 결정됐다. 기초급여액 인상으로 장애인연금을 받는 중증장애인은 1월 급여지급일(1월 20일)부터 기초급여액 34만 9,700원과 부가급여 9만 원을 합산해, 월 최대 43만 9,700원을 받게 됐다. 한편 장애인연금을 신규로 신청하고자 하는 중증장애인은 주민등록상 주소지와 관계없이 전국 읍·면·동 주민센터에 방문하여 신청하거나 복지로(www.bokjiro.go.kr)를 통해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다. 문의 보건복지부 장애인자립기반과(044-202-3321) 대한민국정책브리핑(www.korea.kr) 공감 현장 국내 최초 시각장애 아동 놀이 교구 개발 박귀선 담심포 대표 - “시각장애 아동도 맘껏 읽고 놀 수 있게 한 땀 한 땀 희망을 만들어요” “일본에는 시각장애 아동을 위해 손으로 만든 점자 촉각 동화책이 5만 권이나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한 권도 없다는 게 충격이었죠.” 천을 활용해 책을 만드는 북아트 작가로 활동하던 박귀선 씨는 20여 년 전 한 공익단체가 인터넷 카페에 올린 글을 보고 눈을 의심했다. 세상에 책이 이렇게 많은데 정작 시각장애 아동을 위한 그림책은 한 권도 없다는 내용이었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시각장애인 할머니를 곁에서 지킨 그의 마음이 움직였다. 그는 점자 촉각 교구재를 만들어달라는 공익단체의 호소에 다른 9명의 작가와 함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당시는 북아트라는 개념조차 생소한 때였다. 더군다나 점자로 만들어야 하다 보니 대부분의 작업을 모두 만나서 진행해야 했다. 맹학교 선생님들의 검수와 수정 작업에도 시간이 걸렸다. 지난한 작업 끝에 마지막까지 남은 작가는 그를 포함해 단 3명. 이들은 1년 반 이상을 꼬박 이 책에 매달린 끝에 동화책 ‘아기새’를 완성했다. 겁 많은 아기 새가 용기를 내서 힘차게 하늘로 날아오른다는 내용이었다. 그가 아기 새를 다시 만난 건 그로부터 몇 년 뒤였다. 2013년 아이 하원을 위해 어린이집을 찾았다가 맹학교 선생님인 학부모를 알게 됐다. 그가 ‘아기새’ 작가인 걸 안 학부모는 전국 맹학교에 그 책이 더 필요하다면서 조금 더 만들어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얼마나 힘든 작업인지 알기에 고민했으나 아이들에게 손가락으로 빛을 찾아주는 길을 외면하기 힘들었다. 주변의 공예작가 세 명과 의기투합해 전국 13개 맹학교와 점자도서관 등지에 보낼 총 17권을 2년여에 걸쳐 만들었다. 제작비는 사비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충당했다. 맹학교 선생님들의 열렬한 호응에 박 씨는 본격적으로 이 일에 뛰어들었다. 2025년까지 그가 개발해 맹학교 및 특수학급, 시각장애아 가정 등에 기증한 놀이 교구재는 총 20종, 4만여 개에 달한다. 더 많은 아이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사회적 기업 ‘담심포’를 설립하고 기업의 참여를 유도했다. 경기 양주시 작업실에서 만났을 때 가장 눈에 띈 건 ‘아기새’였다. 처음으로 만들었다는 그것에는 오감을 자극하는 요소가 많았다. 북슬북슬한 엄마 새의 날개, 아기 새들을 품어준 나무, 떼었다 붙일 수 있는 구름에 딸랑이는 소리까지 얼마나 정성을 들였는지 한눈에 보였다. 한글로 먼저 이야기를 적고 그 위에 투명한 점자 라벨을 한 땀 한 땀 붙여놓았다. 개발도 제작도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았다는 그의 이야기가 절로 이해가 됐다. Q. 시각장애 아동을 위해 나선 이유가 뭔가? A. 할머니가 시각장애인이었다. 어릴 때 모시고 다니면서 ‘눈이 불편하면 못하는 게 너무나 많다’는 걸 간접적으로 경험했다. 비장애 아동은 볼 게 충분한데도 부모들은 계속 더 새로운 걸 찾지 않나. 시각장애 아동은 그런 경험을 하지 못한다는 게 너무 안타까웠다. Q. ‘아기새’ 이전에는 점자 동화책에 그림이 없었나? A. 그림책이라는 개념이 없었다. 나도 처음에는 안 보일 거라 생각하고 흑백으로 만들려고 했다. 그런데 실제로는 전맹보다 저시력 아동이 더 많다. 소재와 색을 다양하게 넣어 책을 만든 이유다. 우리 교구는 세탁기에 빨아 쓸 수도 있다. 기존의 점자 교구재나 책은 귀하기도 하고 망가질 수도 있어 아이들이 혼자 사용하는 데에 한계가 많았다. 우리 책은 천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안전하고 뭐가 묻어도 괜찮다. Q. 일본에는 시각장애아를 위한 책이 많다고. A. 맹학교 학부모들이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준 후 대기실에서 기다리면서 수업이 끝날 때까지 교구재를 만들었다고 들었다. Q. ‘아기새’ 이후 새로운 교구재를 개발했다. A. ‘아기새’를 추가로 보급하니 맹학교 선생님들이 아이들이 집에 가지고 갈 수 있는 책을 만들어주면 좋겠다고 하더라. 한 학교에 한두 권 정도밖에 보내지 못했으니 아이들이 집에 가져가는 건 물론 교실마다 두기도 어려웠다. 맹학교 선생님들이 보조 교구재가 없으니 직접 만들어 쓰기도 했는데 역부족이었던 거다.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무엇이든 만들어만 주면 정말 잘 쓸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슬펐다. 그래서 만든 게 ‘혼자서도 잘해요’였다. 단추를 잠그고 지퍼 올리고 신발 끈 묶는 연습을 하는 책이었다. 점자도 아이들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부드러운 소재로 만들었다. 아이들이 점자를 편안하게 접하면 실제 학습에 들어갈 때 훨씬 친근하게 생각하고 잘 흡수한다고 하더라. Q. 제작 수량이 상당했는데. A. 아이가 집에 가져가서 볼 수 있게 많이 만들어달라고 해서 200권을 만들었다. 내 블로그에 만드는 법을 적어놓고 봉사자를 모집했다. 전국에 봉사 동아리가 10여 개 만들어졌다. 그들과 함께 작업해 2년 정도 걸렸다. 그래도 아이가 크는 속도를 못 따라가더라. 아이가 배울 시기를 놓치는 걸 보고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 대량으로 보급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사회적 기업가 육성 사업에 신청해 교육을 받고 2019년 담심포를 설립했다. Q. 담심포는 어떻게 운영되나? A. 우리가 개발한 교구재를 만들기 키트로 제작했다.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들이 키트를 구매해 사내 봉사 및 사회공헌 활동 등을 통해 제작한 뒤 다시 우리에게 보내주면 이를 검수해 필요한 곳에 보내는 방식이다. 운 좋게 사회공헌 사업을 운영하는 회사가 많이 참여하는 대회에서 설립 초기 2년 연속 최우수상, 대상을 받아 생각보다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 Q. 검수 작업을 직접 한다고. A. 불량률이 5% 정도 나온다. 인형을 거꾸로 바느질한다든지 점자가 있어야 할 자리가 아닌 다른 곳에 붙어 있기도 한다. 상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만들어오는 경우도 있다. 이를 검수하지 않고 보낼 경우 받는 분은 상처받는다. 안전사고 위험도 있다. 검수 후에는 하나하나 선물처럼 깨끗하게 포장해 보낸다. Q. 교구재를 많이 개발했는데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나? A. 선생님이나 학부모의 피드백을 통해 얻는다. 제품을 보내주면 잘 쓰고 있다며 사진을 보내오는데 가끔 우리가 전혀 예측하지 못한 사진이 온다. 예를 들면 ‘토끼 단어카드에 토끼 모양을 만들어 놓았더니 아이가 색칠을 했더라. 3세 지능을 가진 시각장애 아동이 색칠 공부를 하면서 단어를 배우고 나뭇잎의 생김새를 알았다’는 피드백도 있었다. 아이가 마음껏 색칠 놀이를 할 수 있도록 계속 보내주겠다고 했다. 더 큰 색칠 놀이 세트도 만들었다. Q. 기억에 남는 사례가 많겠다. A. 초등학교 3학년 과정에 윷놀이가 있는데 보조 교구재가 점자로 된 윷놀이 판뿐이었다. 진짜 윷을 던지면 다칠 수 있고 어디로 떨어졌는지도 잘 모르니까 실제 윷놀이를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주사위 각 면에 ‘도-개-걸-윷-모-뒷도’까지 새기고 안에 딸랑이를 넣어 주사위 위치를 찾을 수 있도록 했다. 테스트를 위해 학교로 보내니 선생님이 전맹 아이와 저시력 아이가 신나게 윷놀이하는 영상을 보내줬다. 놀이에서 늘 소외된 전맹 아이가 처음부터 끝까지 본인이 주도해서 윷놀이를 한 것이었다. 처음으로 아이가 놀이의 주체가 돼서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고 교과서 연계 보조 교구재에서 놀이 교구재로 개발 방향을 바꿨다. Q. 피드백을 통해 개발 방향까지 바꿨다는 게 인상적이다. A. 비시각장애 아동이 이 교구재로 시각장애 아동과 함께 놀면서 장애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놀이에 초점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Q. 시각장애 인식개선을 위해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A. 거대한 변화보다는 작은 불편부터 고쳐나가는 게 인식개선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편의점에서 음료를 사더라도 어떤 맛을 고를까 신경 쓰지 않나. 시각장애인의 경우 선택의 여지가 없다. 대부분 음료수에 점자가 ‘음료’로만 쓰여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 브랜드가 식혜 음료에 점자로 하트를 표시해서 골라 먹을 수 있게 했다. 킥보드·자전거 등이 노란색 시각장애인 유도선을 피해 주차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 아니지 않나. 조금만 신경 쓰면 가능한 일이 많다. 담심포의 뜻은 ‘깊고 맑은 포구’다. 화려하지 않아도 들어오는 배들을 안아주는 엄마 품 같은 곳, 그곳을 지켜온 박 대표는 몇 해 전 건강 문제로 큰 파고를 맞았다. 그리고 빠르게 가는 것보다 계속해서 이 사업을 이어 나가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개발 목표도 연 다섯 개에서 두 개 정도로 줄였다. 앞으로도 담심포는 느리지만 묵묵히, 시각장애 아동의 내일을 품어줄 것이다. 정책주간지 특집 광복 80주년 기념 특별전 ‘우리들의 이순신’ 광복 80주년과 충무공 이순신 장군 탄신 480주년을 맞아 지난해 시작된 ‘우리들의 이순신’ 특별전이 3월 3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 2에서 계속된다. 이번 전시는 이순신 자료를 집대성한 국립중앙박물관 최초의 이순신 특별전이다. ‘난중일기’와 ‘임진장초’ 등 이순신이 직접 남긴 기록을 중심으로 전쟁 영웅을 넘어 인간 이순신의 내면과 감정, 그리고 시대가 만들어온 상징으로서의 이순신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이번 전시는 총 4부로 구성되는데, 1부는 ‘철저한 대비, 그리고 승리’, 2부는 ‘시련과 좌절의 바다를 넘어’, 3부는 ‘바다의 끝에서 나를 돌아본다’, 4부는 ‘시대가 부른 이름’이다. 관람객은 이번 전시에서 국보 6건 15점을 포함해 총 258건 369점의 전시품을 볼 수 있다. 또한, 연계 체험 프로그램 ‘감각으로 만나는 우리들의 이순신’도 참여할 수 있다. 전시 경험을 다색 판화 엽서로 제작할 수 있고, 인간 이순신의 이야기를 다섯 가지 영상으로 감상하는 디지털 체험도 할 수 있다. 촉각·청각·시각을 활용한 다감각 체험을 통해 시각장애인 등 모든 관람객의 접근성을 고려했다. - 뛰어난 리더십 갖춘 명장, 이순신 이순신은 어떤 인물일까? 이순신은 임진왜란 때 한산도대첩과 같은 여러 해전을 승리로 이끈 명장으로, 뛰어난 리더십과 전술을 겸비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존경하는 위인으로 꼽힌다. 이순신은 어린 시절부터 문과 공부를 하다, 21세의 나이에 무과로 전향했다. 무과는 3년마다 정기 시험이 열렸는데, 활쏘기와 승마, 창술 등을 통해 강한 체력과 기술을 측정했다. 이순신은 무과에 응시했으나 말에서 떨어져 부상으로 탈락했다. 그러나 도전을 멈추지 않았고 32세의 나이에 급제했다. 전쟁의 기운이 감돌자, 조정은 하급 장교직에 있던 이순신을 전라좌도 수군절도사로 임명한다. 1592년 일본의 최고 권력자인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전쟁 경험과 신무기를 장착, 조선을 장악하려 했다. 이에 이순신은 거제도 옥포만 일대에 상륙했고, 약탈하는 일본군 함대를 격파했다. 합포와 적진포에서도 해전을 벌여 일본군을 물리쳤다. 같은 해 8월 벌어진 한산도대첩은 임진왜란에서 조선이 거둔 가장 큰 승전이다. 이순신은 한산도 남쪽 견내량에서 일본군이 출현했다는 정보를 입수, 전라우수영과 경상우수영으로 구성한 연합 함대로 출전한다. 견내량은 물살이 빠르고 암초가 많은 지역. 이때 준비한 전술이 바로 학이 날개를 펼치는 듯한 모양의 ‘학익진’이다. “신에게는 아직도 전선이 12척이 있습니다. 죽을힘을 다해 막아 싸운다면 오히려 할 수 있을 것입니다.”(‘이충무공행록’ 중에서) 명량해전은 가장 극적인 전투였다. 이순신은 모함을 받아 파직당한 상태였는데, 1597년 원균이 이끄는 조선 수군이 칠천량에서 궤멸하자, 조정은 이순신을 통제사로 임명한다. 그는 전투 하루 전 “필사즉생, 필생즉사(반드시 죽고자 하면 살고, 반드시 살고자 하면 죽는다)”라는 글을 남겼다. 그리고 울돌목의 거센 물살을 이용해 왜선 130여 척을 격파하고 수적 열세를 뒤집는다. 이순신은 노량해전에서 최후를 맞는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죽자 일본군은 철수 작전을 서둘렀다. 이 소식을 접한 이순신은 명나라와 수륙 합동 작전을 펼쳐 일본군을 섬멸하기로 한다. 일본군의 저항 속에 이순신은 총탄을 맞았으나 전열이 흐트러질 것을 우려해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는 말을 남긴다. 이로써 7년간의 기나긴 전쟁도 종결된다. - 국내 최초로 공개되는 유물 이번 전시에서 눈여겨볼 점은 이순신의 인간적 내면이다. 이순신은 어머니를 하늘과 같다 하여 ‘천지’라고 표현했는데, ‘난중일기’에는 항상 어머니의 안부를 걱정하는 아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임진왜란에 참전한 일본의 영주 가문이 보관해 온 유물도 국내 최초로 공개된다. 다치바나 무네시게 가문의 투구와 창, 금박투구, 그리고 나베시마 나오시게 가문이 소장했던 ‘울산왜성전투도’ 병풍,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초상화도 공개된다. 임진왜란을 다른 시각에서 볼 수 있는 귀한 자료다. 이순신이 남긴 기록은 전쟁의 기록인 동시에 내면의 기록이다. 패배와 좌절, 위기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자 했던 그의 결단은 새해를 맞이한 우리에게 큰 울림과 응원을 줄 것이다. 전시기간: 2026년 3월 3일까지(2월 17일 휴관) 운영시간: 월·화·목·금·일요일 10:00~18:00, 수·토요일 10:00~21:00 관람요금: 성인(만 25세~만 64세)은 5,000원/어린이 및 청소년(만 7세~만 24세)은 3,000원/미취학 아동(만 6세 이하) 및 노약자(만 65세 이상)는 무료/등록장애인과 그 동반 1인은 무료(설 연휴 2월 15~18일 모든 관람객 무료 입장) 관람문의: 1644-7169(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 고객센터) 건강한 생활 달콤한 유혹의 대가 ‘당뇨’, 합병증으로부터 내 몸 지키기 민족의 명절 설이 다가오면 진료실 풍경도 조금 달라집니다. 명절을 지내고 난 뒤 유난히 피로를 호소하며 찾아오시는 환자분들이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내원한 50대 남성분도 그랬습니다. 며칠간 목이 자꾸 마르고 화장실을 자주 들락거렸지만, ‘명절이라 좀 무리해서 피곤한가 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고 합니다. 하지만 검사 결과 당뇨를 판정받았습니다. “제가 당뇨병이라고요?”라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지요. 당뇨병은 혈액 속 포도당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은 상태를 말합니다. 공복 혈당이 126mg/dL 이상이거나 당화혈색소가 6.5% 이상일 때 진단하는데, 문제는 증상이 없어 방치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혈액은 이미 끈적한 설탕물처럼 변해 온몸의 혈관을 서서히 녹슬게 합니다. 우리 혈관을 ‘수도관’이라고 상상해 보세요. 맑은 물 대신 끈적한 설탕물이 계속 흐르면 어떻게 될까요? 처음엔 괜찮아 보여도 시간이 흐를수록 관 안쪽은 녹슬고 망가집니다. 우리 혈관도 마찬가지입니다. 당뇨를 방치하면 혈관 벽이 서서히 허물어지며 온몸의 장기를 공격하기 시작합니다. - 내 몸의 에너지 열쇠, 인슐린 우리 몸이 활기차게 움직이려면 포도당이라는 연료가 세포 속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이때 세포 문을 열어주는 열쇠가 바로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입니다. 당뇨병은 이 열쇠에 문제가 생긴 상태입니다. 열쇠가 만들어지지 않거나, 녹슬어서 문이 잘 열리지 않는 것이죠. 문이 열리지 않으니 연료는 혈액 속에 둥둥 떠다니다가 결국 소변으로 버려집니다. 우리 몸은 연료가 가득 차 있어도 정작 쓰지를 못하니 늘 허기를 느끼고 쉽게 지칩니다. 어떤 분은 식사를 잘해도 살이 자꾸 빠지기도 하고, 어떤 분은 남은 에너지가 지방으로 쌓여 급격히 체중이 늘기도 합니다. - 머리부터 발끝까지 찾아오는 무서운 합병증 당뇨가 정말 무서운 이유는 합병증 때문입니다. 당분으로 끈적해진 혈액이 혈관을 막거나, 온몸의 장기를 야금야금 망가뜨립니다. 굵은 혈관이 막히면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처럼 생명을 위협하는 사고가 발생합니다. 더 세심하게 살펴야 할 것은 눈과 신장의 미세혈관입니다. 특히 당뇨망막병증은 망막 혈관을 터뜨려 소중한 시력을 앗아갑니다. 이미 시각에 불편함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남은 시력을 보존하기 위해 정기적인 안저 검사를 반드시 받으셔야 합니다. 신장이 망가져 몸이 붓고 소변에 거품이 생기는 것 또한 당뇨가 보내는 위험 신호입니다. - 감각을 잃어버리는 발, ‘손’으로 세심하게 가장 안타까운 사례는 ‘당뇨발’ 환자입니다. 당뇨가 오래되면 신경이 손상되어 발의 감각이 무뎌집니다. “발이 저리다”, “화끈거린다”, “남의 살 같다”는 느낌이 든다면 신경 손상을 의심해야 합니다. 한 환자분은 구두 안에 작은 돌멩이가 들어간 줄도 모르고 온종일 걷다가, 저녁에 양말이 피범벅이 된 것을 보고 응급실을 찾았습니다. 통증을 느끼지 못하니 상처를 방치하게 되고, 결국 조직이 괴사해 발을 절단하는 상황까지 가기도 합니다. 시각장애가 있다면 더 신경 써야 합니다. 매일 저녁, 눈 대신 손으로 발을 보살펴주세요. 손가락 끝으로 발바닥과 발가락 사이를 꼼꼼히 만져보며 혹시 부은 곳은 없는지, 열감이 느껴지는 곳은 없는지 확인하는 습관이 소중한 두 발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예방법입니다. - 달콤한 유혹을 이기는 식사법 떡국, 전, 식혜 등 설 명절 음식은 당뇨 환자에게 당분 폭탄과 같습니다. 가족과 즐거운 식사를 아예 피할 수는 없겠지요. 아래 두 가지 방법만 실천해도 혈당 관리에 큰 도움이 됩니다. 첫째, 빨리 흡수되는 탄수화물을 조심하세요. 당뇨병이라고 하면 달달한 설탕이나 케이크만 떠올리기 쉽지만, 실제로 더 주의해야 할 것은 ‘빨리 흡수되는 탄수화물’입니다. 흰 쌀밥, 흰 가래떡, 국수, 과일 음료는 혈당을 빠르게 올립니다. 반대로 잡곡, 채소, 식이섬유가 풍부한 음식, 단백질은 혈당이 오르는 속도를 완만하게 만들어 줍니다. 둘째, 식사 순서를 바꿔보세요. 채소를 먼저 드시고, 고기나 생선을 드신 뒤, 밥이나 떡국은 가장 마지막에 조금만 드시는 겁니다. 식이섬유가 먼저 길을 닦아주면 혈당이 급격히 널뛰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천천히 씹는 습관만으로도 혈당의 급격한 변동을 줄일 수 있습니다. - 가족이 건네는 최고의 세뱃돈, ‘건강’ 당뇨병은 본인보다 가족이 먼저 알아차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번 설에 만난 가족이 유난히 피로해 보이거나, 물을 자주 찾고 소변 횟수가 늘었다면 한 번쯤 혈당 검사를 권해보세요. 병원에 함께 가서 설명을 듣고, 식사와 생활 습관을 함께 조정해주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됩니다. 당뇨병 관리는 혼자 견뎌야 할 일이 아니라, 곁에 있는 사람이 함께 방향을 잡아주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 내일의 나를 위한 오늘의 한 걸음 당뇨병 관리의 기본은 균형 잡힌 식사, 규칙적인 운동, 정기적인 진료입니다. 주 3회 이상 하루 30분 정도의 걷기만으로도 혈당 조절에 큰 도움이 됩니다. 실외 활동이 어렵다면 실내 스트레칭이나 제자리 걷기도 충분한 효과를 냅니다. 당뇨병은 하루아침에 생기지도, 하루아침에 나빠지지도 않습니다. 오늘부터 내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들을 무시하지 마세요. 민족 최대의 명절 설입니다. 맛있는 음식보다 더 달콤한 것은 건강한 몸으로 오랫동안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시간일 것입니다. 서연주(‘윙크의사’·내과전문의) 함께 일하는 세상 장애인취업성공패키지와 범부처 취업 지원사업 지체장애인 이 씨는 얼마 전 장애인취업성공패키지에 참여, 컴퓨터 교육을 받았다. 한글과 엑셀, 파워포인트를 배워 문서 작성, 데이터 관리 등의 업무를 익혔고 국가자격증까지 취득해 사무직에 취업했다.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는 게 두려웠지만 일할 기회를 정당하게 얻고 싶어 도전했습니다. 취업 후 정기적인 상담도 받을 수 있어 마음이 편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교육에 참여해 전문가가 되고 싶어요.” ‘장애인취업성공패키지’란 장애인에게 성공적인 취업과 직업 적응을 지원하기 위해 단계별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적인 취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취업을 희망하는 만 18세 이상~69세 이하 장애인 가운데 ‘장애인복지법 시행령’ 제2조에 따른 장애인 기준에 해당하는 사람,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4조 제3항에 따른 상이 등급 기준에 해당하는 사람이라면 참여할 수 있다. 하지만 취업 의지가 없거나 직업훈련에만 관심 있는 경우, 고등학교나 대학교 재학 중인 경우(단, 졸업예정자 및 학점은행제, 사이버대, 방송통신고, 방송통신대, 야간대학 재학생은 참여 가능), 주 30시간(중증장애인 또는 여성장애인 주 35시간) 이상 고용보험 가입(재정지원 일자리 사업 포함) 근로자인 경우, 이미 취업성공패키지에 참여한 경우는 참여가 제한된다. 자세한 제한 대상은 장애인고용공단 장애인취업성공패키지 담당자에게 문의한다. 참여 절차는 어떻게 될까? 구직을 희망하는 장애인은 신청 접수를 한 뒤 참여자를 선정하고 단계별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장애인취업성공패키지 지원 내용은 3단계로 나뉜다. 1개월 이내로 진행하는 1단계에서는 취업 활동 계획을 세운다. 초기 상담 및 직업 평가가 실시되는데, 개인별 취업 활동 계획을 수립한다. 집단 상담 프로그램 및 취업 특강도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 지원 요건을 모두 충족하면 참여 수당 15만 원이 지급된다. 1단계 기본 요건을 모두 충족했다면 2단계가 진행된다. 12개월 이내로 진행되는 2단계는 취업 역량 강화 프로그램으로, 지피지기(취업 코칭) 프로그램과 특화 훈련, 장애인 취업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 국민내일배움카드 훈련과 연계될 수 있으며, 저소득층의 경우 자기 주도적 구직 활동 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지피지기 프로그램 수료 시에는 5만 원~10만 원이 지급되고, 훈련 참여 수당은 월 최대 28만 4,000원이다. 저소득층의 구직촉진 수당은 월 50만 원이다. 조기 취업 시에는 조기 취업 성공 수당이 지급된다. 3단계 프로그램은 6개월 이내로 진행되며 고용 안정 및 유지를 위해 마련된다. 취업자의 경우에는 직장 적응 및 장기근속 격려를 위한 사후관리가 지원되고, 미취업자의 경우에는 일자리 정보가 제공되고 면접을 지원한다. 취업 성공 수당은 3개월 근속 시 30만 원, 6개월 근속 시 40만 원, 12개월 근속 시 80만 원이 지급된다. 범부처 취업 지원사업은 정부 부처 및 지자체, 산하기관 등 장애인 취업 지원 관련 기관의 단편적인 취업 지원 전달 체계를 일원화하고, 통합이력관리 시스템을 구축하여 수요자 중심 서비스를 실현하는 사업이다. 장애인 취업 지원 유관 부처 및 기관과의 연계로 장애인 취업 지원 서비스 인프라 확대 및 서비스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정보 연계를 통해 구직 장애인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적시에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마련됐다. 등록장애인 또는 특수교육법상 특수교육대상자(장애 학생 취업 지원사업 신청 시)가 신청할 수 있다. 이 사업을 통해 구직 장애인은 가까운 행정복지센터에서 공단 취업 지원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고, 장애 학생의 경우 취업 지원사업이나 공단 취업 지원 서비스를 희망하는 학교에서 교육부 나이스 시스템을 통해 서비스를 의뢰할 수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에서 관리하는 장애 체육인에게 필요한 공단 취업 지원 서비스를 연계하고, 구직 장애인이 정부 대표 포털인 정부24에서 공단 취업 지원 서비스를 신청하게 한다. 산재 근로자 중 등록장애인에 대해 공단 취업 지원 서비스를 연계한다. 문의 1588-1519 참고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살며 생각하며 돌고 돌고 돈다 휴대전화로 친구들과 메시지를 주고받다가 까무룩 잠이 들었다. 한 번 잠이 들면 좀처럼 깨지 않는데 무언가 불편한 감각에 정신이 들었다. 눈은 떠지지 않는데 귀만 열렸다. 고막으로 흘러드는 소리는 여자의 흐느낌이었다. 이 야밤에 고요한 촌 동네에서 들을 수 없는 소리였다. 전등을 켜자 형광등이 내 눈꺼풀처럼 껌뻑대며 졸음을 털어냈다. 벽시계를 보니 자정이 넘어 있었다. 내려오는 눈꺼풀을 손등으로 비비며 대청으로 나갔다. 우리 고장은 평지가 많고 물을 가둬놓는 저수지가 곳곳에 있었다. 그 때문인지 가을밤이면 유독 물안개가 짙었다. 어둠은 물안개와 뒤섞여 코앞도 분간하지 못하도록 시야를 가렸다. 으스스한 흐느낌이 계속 퍼져 나갔다. 엄마가 쓰는 안방 장지문이 환했다. 맨발로 딛는 마룻바닥이 차가워 졸음이 완전히 달아났다. 작은 소리로 엄마를 부르며 안방으로 향하자 여자의 흐느낌이 점점 가까워졌다. 몇 번을 불러도 엄마는 대답하지 않았다. 살며시 안방 문을 열었다. 엄마의 이부자리 위에서 모르는 여자가 몸을 웅크린 채 울고 있었다. “누구세요?” 내가 묻자 여자가 눈물 젖은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때마침 밖에서 엄마가 들어왔다. 엄마가 몰고 들어온 서늘한 가을 냄새가 나를 흘깃 살폈다. “곧 우리 조카가 차 꺼내 준다니까 걱정 말고 좀 기다려요. 근데 놀래서 운전대나 잡을 수 있겠어요? 청심환이 어디 있더라.” 엄마가 여자를 안심시키며 서랍을 뒤졌다. 내게는 물을 끓여 따뜻한 차라도 내오라고 시켰다. 떨리는 목소리로 여자가 연신 감사 인사를 했다. 엄마가 어쩌다 야밤에 차를 몰고 나왔냐고 물었다. 그녀는 코를 훌쩍대며 대답했다. 그녀의 아버지는 소와 돼지를 전문으로 보는 수의사였다. 다저녁때 어느 농가에서 긴급한 출장 요청이 들어왔다. 엄마가 그녀 아버지의 성함을 물었다. 우리 집에도 몇 차례 왕진을 왔던 수의사 아저씨였다. 엄마가 자신의 아버지를 안다고 하자 그녀의 떨리던 목소리가 점점 안정을 찾았다. 출장 간 아버지로부터 전화를 받은 그녀는 상황이 다급하니 특정 약품을 가져다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약을 싣고 아버지가 출장 간 농가를 찾아가다 밤안개 때문에 길을 잘못 들어 한참을 헤매다가 우리 동네까지 이른 것이었다. 근처에 사는 주민들이 아니라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마을을 중심으로 가로등이 설치되어 있었지만 워낙 안개가 짙어 길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았다. 더욱이 마을 길은 좁고 곳곳에 작은 도랑이 있었다. 결국 그녀의 자동차 앞바퀴가 길에서 벗어나 도랑에 빠졌다. 깊은 밤 낯선 장소였고 급하게 나오느라 휴대전화도 챙기지 못한 상태였다. 창밖은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둠이었다. 그녀는 공포에 질려 한동안 꼼짝도 못 하다가 이대로 아침까지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판단에 이르렀다. 운전석 문을 열고 나와 무작정 불빛을 찾아 걸음을 옮겼다. 산기가 있는 어미 소 때문에 축사에 불을 켜두고 연신 집과 축사를 오갔다. 그러던 중에 겁에 질린 여자의 목소리를 들었다. “아줌마 살려주세요.” 엄마가 소스라치게 놀라 대문을 슬며시 열자 그 앞에 작은 여자가 벌벌 떨며 서 있었다. 엄마는 울먹이며 도와달라고 애원하는 그녀를 부축해 집안으로 들였다. 여자가 두서없이 상황을 설명했다. 엄마는 대강 알아듣고 상황을 수습하러 나가 옆집 사는 친척 오빠를 깨워 도랑에 빠진 차를 견인해 오라고 했다. 그러고는 청심환을 찾아 여자 손에 쥐여주었다. 그녀는 퉁퉁 부은 얼굴로 연신 감사 인사를 했다. 그사이 친척 오빠가 그녀의 차를 우리 집 앞마당에 가져다 놓았다. 엄마는 그녀를 혼자 보내는 것이 안심되지 않았는지 자동차로 앞장서 그녀가 가려 했던 농장까지 데려다주고 왔다. 다음 날 수의사 아저씨 내외가 음료 박스를 들고 인사를 왔다. 엄마는 별것도 아닌데 뭘 찾아오기까지 하냐며 쑥스러워했다. 그 일을 계기로 수의사 아저씨는 근처에 출장이라도 나오면 우리 집에 들러 소들의 건강 상태를 봐주고 갔다. 얼마 뒤 그녀는 결혼식에 엄마를 초대했다. 나도 예식장에 쫓아가 국수를 얻어먹고 왔다. 10대 시절의 일이라 나는 그날을 까마득히 잊고 살았다. 그러다 그 일이 떠오른 건 퇴근길에서였다. 이직한 근무지는 교통이 불편해 자동차가 있는 활동지원사를 소개받았다. 회사와 집은 차로 20분가량 떨어져 있었다. 출근길에 지원사에게 퇴근 후 일정이 있으니 늦지 말고 퇴근을 시켜달라 당부했다. 나는 종종 지인들의 소개로 집에서 안마 손님을 받았다. 그 벌이도 제법 컸다. 예약은 주로 퇴근 후로 잡았는데 그날은 두 건이나 있었다. 시간을 연신 살피며 활동지원사가 데리러 오기만을 기다렸다. 약속 시간이 10분이 지났다.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이 길게 이어질 뿐 전화는 연결되지 않았다. 설마 하는 생각에 발을 동동 굴렀다. 내가 일하는 사무실은 지하 3층이었고 나는 단독보행이 서툴렀다. 다시 전화를 걸었다. 여전히 연결되지 않았다. 그렇게 20분이 흘러 나는 가방을 들고 사무실을 나섰다. 지팡이를 펴고 복도를 걸어 나가는데 내가 불안해 보였는지 낯선 목소리가 다가와 어딜 찾냐고 물었다. 나는 택시를 타러 가려 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곤란한 목소리로 자신도 근무지를 이탈할 수 없어 그곳까지는 데려다주지 못하지만 1층 로비로 나가는 에스컬레이터를 태워주겠다고 했다. 감사 인사를 하고 그녀의 안내를 받았다. 속으로 지하 3층부터 층수를 헤아려가며 긴장을 놓지 않았다. 1층에 도착했다. 이제부터가 고비였다. 로비에는 방향마다 출입구가 있었는데 나는 택시 정류장이 있는 정문으로 나가야 했다. 지팡이를 짚고 어슬렁대자 내게 몇 차례 안마를 받은 적 있는 미화 여사님이 아는 척을 해 왔다. 내가 택시를 태워달라 매달리자 여사님은 무전기에다 상황을 이야기하고 나를 안내해 택시를 태워주었다. 너무나 감사해 이마가 땅에 닿도록 고개 숙여 고마움을 표시했다. 시간을 보니 아슬아슬하지만 예약 시간에 늦지는 않을 것 같았다. 한시름 놓으며 창밖을 내다봤다. 늘 그렇듯 검은 안개가 눈앞에 자욱했다. 그런데 시련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차가 정체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예약 시간에 맞추지 못할 것 같았다. 손님께 전화를 걸어 예약 시간을 미뤄달라 사정하니 다행히 손님이 양해를 해줬다. 전화를 끊고 나자 아직 전화 한 통 없는 지원사가 괘씸했다. 택시는 가다 서기를 반복했다. 내가 무척 불안해하자 택시 기사가 달래듯 이 구간만 빠져나가면 괜찮을 테니 안심하라고 다독였다. 그의 말대로 정체 구간을 벗어나자 속도가 붙었다. 하지만 미룬 예약 시간이 겨우 10분 남아 있었다. 마음이 다급할수록 무책임한 지원사가 원망스러웠다. 신호등에 걸릴 때마다 곧 도착이니 걱정 말라고 기사님이 안심시켜 주었다. 택시가 마침내 아파트 단지로 들어섰다. 차비를 치르고 가방을 챙기는데 기사가 벌컥 문을 열고 나가서는 뒷문을 열어 주었다. 내가 차에서 내려서자 그가 말했다. “나 노인네여. 무서워 말고 여기 잡어. 내가 계단 앞까지만 데려다줄게.” 예상치 못한 친절이었다. 순간 캄캄한 안개 속이 더 이상 원망스럽지도 무섭지도 않았다. 조심히 잘 들어가라는 기사의 배웅을 받으며 나는 그 가을밤 엄마의 친절이 돌고 돌아 내게 온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이르렀다. 조승리(소설가·에세이스트)